-
㉕돋보기 대신 노안 치료 복합점안제 '유브지'유브지(YuvezziⓇ, 카르바콜 및 브리모니딘 타르트레이트 점안액 2.75%/0.1%, Tenpoint Therapeutics)는 올해 1월 미국 FDA에서 성인의 노안(presbyopia) 치료제로 승인된 복합 점안제이다. 이 약은 부교감신경 작용제인 카르바콜(carbachol)과 알파 교감신경 수용체 작용제인 브리모니딘(brimonidine)을 결합한 제제이다. 노안은 눈이 점차 가까운 사물을 선명하게 보는 능력을 잃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40세 이후부터 증상이 나타나며, 책을 읽을 때 글씨를 더 멀리 떨어뜨려야 잘 보이게 된다. 눈 안쪽에는 색깔 있는 홍채 뒤에 투명한 수정체가 있다. 수정체는 모양을 바꾸어 빛을 망막에 집중시켜 시각을 형성한다. 젊은 시기에는 수정체가 부드럽고 유연하여 쉽게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어 가까운 물체와 먼 물체 모두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40세 이후에는 수정체가 점차 단단해져 형태 변형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근거리 작업이 어려워진다.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노안을 완전히 멈추거나 되돌릴 방법은 없다. 다만 안경, 콘택트렌즈, 약물, 수술 등을 통해 교정할 수 있다. 노안을 교정하지 않으면 두통이나 눈의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유브지는 기존에 녹내장 치료제로 사용되던 카르바콜과 브리모니딘 타르트레이트를 결합하여 노안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이다. 카르바콜은 동공 수축 작용을 하고, 브리모니딘 타르트레이트는 동공 확장을 억제한다. 두 성분을 함께 사용하면 핀홀 효과(pin hole effect)가 발생하여 동공 크기가 줄어들고, 중심부에 초점을 맞춘 빛만 눈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 결과 초점 심도가 증가하고 근거리 및 원거리 시야가 모두 선명해진다. 유브지의 FDA 승인은 두 건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BRIO I 연구에서는 복합요법이 각 단일 성분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으며, 이는 고정용량 복합제 승인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BRIO II 연구에서는 모든 주요 근거리 시력 개선 지표를 달성하였고, 8시간 동안 양안 나안 근거리 시력(BUNVA)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3줄 이상의 시력 향상이 확인되었다. 또한 양안 나안 원거리 시력(BUDVA)에서는 1줄 이상의 시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유브지는 하루 1회, 각 눈에 1방울씩 점안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사용 시 주의사항으로는 시야 흐림, 망막 박리 위험, 홍채염, 혈관 기능 부전 악화 등이 있다. 흔한 이상반응(발생률 5% 이상)으로는 점안 시 안구 통증, 시력 저하, 점안 시 자극감, 두통 등이 보고되었다. 노안(Presbyopia)이란 무엇인가? 노안은 연령 증가에 따라 발생하는 생리적 시기능 저하로, 근거리 시력 감소를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인 노화 관련 안과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40대 중반 이후부터 증상이 나타나며, 이는 조절능력(accommodation)의 점진적인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노안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삶의 질과 시각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노안의 주요 병태생리 기전은 수정체의 경화(lens sclerosis)와 탄성 감소로 설명된다. 정상적인 조절 과정에서 수정체는 모양체근(ciliary muscle)의 수축과 이완에 따라 곡률을 변화시켜 다양한 거리의 물체에 초점을 맞춘다. 연령 증가에 따라 수정체 단백질(주로 crystallin)의 변성과 축적, 그리고 단백질 간 교차결합(cross-linking)이 증가하면서 수정체는 점차 단단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수정체의 변형 능력을 제한하여 조절 시 충분한 곡률 변화를 유도하지 못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근거리 초점 형성이 어려워지고, 근거리 시력 저하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수정체의 두께 증가와 핵(nucleus) 부위의 밀도 증가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정체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섬유가 축적되는 구조를 가지므로, 나이가 들수록 중심부가 압축되고 경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광학적 특성에도 영향을 미쳐 굴절력 조절의 유연성을 감소시킨다. 한편, 모양체근의 기능 변화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어 왔으나, 다수의 연구에서는 모양체근의 수축 능력은 비교적 유지되는 반면, 경화된 수정체가 이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 문제로 보고된다. 이는 노안이 근육 기능 저하보다는 수정체 자체의 기계적 제한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 질환임을 시사한다. 동공 또한 시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동공 크기의 변화는 초점 심도(depth of focus)를 조절하여 시력에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동공 수축은 핀홀 효과를 통해 근거리 시력을 일부 보완할 수 있으나, 이는 노안의 근본적인 병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며 보조적인 역할에 해당한다. 임상적으로 노안은 근거리 작업 시 흐림, 초점 전환의 지연, 눈의 피로, 두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진단은 주로 근거리 시력 검사 및 조절력 평가를 통해 이루어지며, 환자의 연령, 증상, 시각적 요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한다. 치료 전략은 크게 광학적 교정(돋보기, 다초점 렌즈), 수술적 방법, 그리고 약물 치료로 구분된다. 최근 미국 FDA에서 유베지(Yuvezzi) 점안액이 승인되면서 노안 치료에 있어 약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약물 치료는 국소적이고 비침습적이며 가역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 수정체(Lens)는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가? 수정체는 안구 내에서 홍채와 유리체 사이에 위치한 투명한 이중볼록(biconvex) 구조로, 시각 형성 과정에서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정확한 상을 맺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수정체는 각막과 함께 안구의 주요 굴절 매체로 작용하며, 특히 조절을 통해 다양한 거리의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수정체는 해부학적으로 크게 수정체낭(lens capsule), 수정체상피(lens epithelium), 수정체섬유(lens fibers)로 구성된다. 수정체낭은 수정체를 둘러싸는 탄력성 있는 기저막으로, 수정체의 형태를 유지하고 외부와의 경계를 형성한다. 수정체상피는 전면에 존재하는 단층 세포층으로, 세포 분열과 분화를 통해 새로운 수정체섬유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수정체섬유는 수정체의 대부분을 구성하며, 중심부의 핵(nucleus)과 주변부의 피질(cortex)로 구분된다. 이러한 섬유세포는 핵과 세포소기관이 소실된 특수한 구조를 가지며, 이는 빛의 산란을 최소화하고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수정체의 주요 기능은 굴절력 조절과 조절 기능이다. 빛은 각막을 통과한 후 수정체에서 추가적으로 굴절되어 망막에 초점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근거리 시에서는 모양체근의 수축에 의해 섬모체대(zonules)의 장력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수정체가 보다 구형으로 변하면서 굴절력이 증가한다. 반대로 원거리 시에서는 모양체근이 이완되어 수정체가 평평해지고 굴절력이 감소한다. 이러한 동적 형태 변화는 수정체의 탄성에 의존하며, 정상적인 시각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또한 수정체는 고도로 정렬된 단백질 구조, 특히 crystallin 단백질을 통해 높은 투명성과 굴절률을 유지한다. 수정체는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주로 방수(aqueous humor)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고 대사산물을 제거한다. 이러한 무혈관 구조는 광학적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지만, 동시에 산화 스트레스나 단백질 변성에 취약한 환경을 형성하기도 한다. 연령 증가에 따라 수정체는 점진적인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되며, 단백질의 변성 및 축적, 수분 함량 변화, 그리고 섬유 간 결합 증가로 인해 탄성이 감소하고 경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조절 기능의 저하로 이어져 노안의 주요 병태생리적 기반이 된다. 따라서 수정체는 정교한 구조적 조직과 생화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투명성과 가변적 굴절력을 유지하며, 시각 형성 및 조절 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특성은 정상 시각 기능 유지뿐 아니라 노화 및 질환과 관련된 시기능 변화 이해에 있어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 노안의 수술적 및 비수술적 치료법은? 노안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와 같은 시력 보조 기구를 사용하거나, 각막 또는 수정체에 대한 외과적 수술을 통해 교정할 수 있다. 각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자연적인 조절 기능을 회복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안경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목표라면, 노안 교정은 근시, 원시, 난시를 포함한 원거리 시력 결함의 교정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교정은 일반적으로 선택된 시술 과정에서 함께 달성된다. 기능적으로 노안 치료법은 주로 교정 가능한 시력 영역에 따라 구분된다. 시력 영역은 근거리(30~40cm), 중간거리(60~80cm), 원거리(1m 이상)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목표 굴절률이란 특정 시술을 통해 추가적인 보조 장치 없이 선명한 시력을 얻을 수 있는 범위를 의미한다. 단초점 인공수정체(intraocular lens, IOL)는 한 가지 시력 영역만 교정하는 반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두 개 이상의 시력 영역을 동시에 교정할 수 있다. Figure 1은 노안의 비수술적 및 수술적 교정 방법을 도식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녹색 선은 가까운 물체에서 오는 빛을, 파란색 선은 먼 물체에서 오는 빛을 의미한다. a. 정상적인 눈에서는 멀리 있는 물체가 중심와에 선명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이 경우에는 눈 전체의 굴절력이 가까이 있는 물체에 선명하게 초점을 맞추기에 충분하지 않다. b. 볼록 렌즈에 해당하는 돋보기 안경을 사용하면 빛이 더 촘촘하게 모여 가까운 물체는 망막에 선명하게 초점이 맞춰지고, 멀리 있는 물체는 망막 앞쪽에 초점이 맞춰진다. c. 다초점 콘택트렌즈는 여러 영역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물체는 렌즈 중앙부를 통해 선명하게 초점이 맞춰지고, 가까이 있는 물체는 굴절률이 더 강한 주변부를 통해 망막에 선명하게 상이 맺힌다. d. 다초점 엑시머 레이저 절제술은 각막 중심부에 더 강한 굴절 영역을 생성하여 근거리 시력을 향상시키고, 각막 주변부에는 덜 강한 굴절 영역을 생성하여 원거리 시력을 향상시킨다. e. 핀홀 원리는 눈의 광축에 거의 평행한 빛만 중앙 구멍을 통해 눈으로 들어오게 하여, 서로 다른 거리에 있는 물체가 망막에 선명한 초점을 맺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부교감신경작동제 점안액이나 중앙에 작은 빛 투과 고리가 있는 인공수정체를 사용하여 구현할 수 있다. f. 수정체낭에 삽입된 회절형 다초점 인공수정체에 의한 빛의 굴절 및 회절을 나타낸 모식도. 인공수정체는 입사광을 여러 초점으로 나누는 동심원형 회절 영역을 가지고 있다. 동공(Pupil) 크기를 조절하는 주요 요인은 무엇인가? 동공은 눈의 일부로서 망막으로 향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동공 크기의 변화가 망막에 형성되는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즉 조리개 크기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과 이미지의 심도에 영향을 준다. 수동 조리개를 사용하는 카메라의 경우를 보면, 조리개를 열면 이미지 센서(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은 증가하지만 심도는 얕아진다. 반대로 조리개를 좁히면 센서에 도달하는 빛의 양은 감소하지만 심도는 깊어져 더 넓은 거리 범위의 피사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또한 동공 크기가 작아지면 렌즈에 닿는 빛의 면적이 줄어들어 렌즈로 인한 광학적 왜곡이 감소하고, 그에 따라 시력이 향상될 수 있다. 따라서 동공이 확장되면 더 많은 빛이 들어와 피사체를 쉽게 감지할 수 있지만 시력의 선명도는 저하될 수 있으며, 반대로 동공이 축소되면 빛의 양은 줄어들지만 더 선명하게 피사체를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조절은 주로 홍채의 두 가지 근육, 즉 홍채 괄약근(sphincter pupillae)과 홍채 확장근(dilator iridis 또는 dilator pupillae)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동공 크기 조절의 가장 핵심적인 기전은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에 의해 매개된다. 부교감신경계는 동안신경(oculomotor nerve)을 통해 신호를 전달하여 무스카린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이에 따라 홍채 괄약근이 수축하면서 동공 수축(miosis)이 일어난다. 반면 교감신경계는 α-아드레날린 수용체를 통해 홍채 확장근을 자극하여 동공 확장(mydriasis)을 유도한다. 이 두 신경계의 균형은 동공 크기 조절의 기본적인 생리적 기반을 형성한다. 광 자극(Light stimulus)은 동공 크기를 조절하는 가장 직접적인 외부 요인이다. 밝은 환경에서는 망막의 광수용체가 자극되어 동공광반사(pupillary light reflex)가 활성화되고, 이는 부교감신경 경로를 통해 동공 수축을 유도한다. 반대로 어두운 환경에서는 교감신경계의 활성 증가로 동공이 확장되어 더 많은 빛이 망막에 도달하도록 한다. 또한 조절 반응(accommodation response)도 동공 크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근거리 물체를 볼 때 나타나는 조절-수렴-축동(accommodation–convergence–miosis) 반응의 일환으로 동공이 수축하며, 이는 초점 심도를 증가시켜 근거리 시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반응은 시각적 선명도를 높이기 위한 생리적 적응 기전으로 이해된다.(Figure 2). 연령(Age) 역시 동공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동공의 최대 확장 능력이 감소하는 노인성 축동(senile miosis)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홍채 근육의 반응성 감소와 자율신경 조절 능력의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야간 시력 저하와도 연관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약물(drugs)과 전신 상태(systemic conditions)는 동공 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콜린성 작용제는 동공 수축을 유도하는 반면, 항콜린제나 교감신경 작용제는 동공 확장을 유발한다. 또한 정서적 상태(emotional state), 인지적 부하(cognitive load), 통증 등도 교감신경 활성 변화를 통해 동공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동공 크기는 자율신경계의 균형, 광 자극, 조절 반응, 연령, 약물 등 다양한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된다. 이러한 생리적 기전은 시각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며, 특히 노안 치료에서 동공 조절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 개발의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된다. 노안에 대한 약물치료에서 축동제(miotic agents)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현재 노안 치료용 약물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동공 수축을 유도하여 핀홀 효과를 통해 초점 심도를 증가시키는 약물(miotic agents)이며, 다른 하나는 수정체의 구조적·기능적 보존을 목표로 하는 약물(lenz softer)이다. 그러나 수정체의 생체역학적 특성 회복을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약물은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승인된 치료 옵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안은 연령 증가에 따른 수정체의 탄성 감소 및 조절력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생리적 시기능 변화로, 근거리 시력 저하를 주요 특징으로 한다. 최근에는 비침습적 치료 전략으로서 축동제(miotic agents)를 활용한 약물 요법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동공 크기 조절을 통한 광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축동제의 주요 작용 기전은 홍채 괄약근에 작용하여 동공 수축(miosis)을 유도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콜린성 작용제(cholinergic agonists)는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여 동공을 축소시키며, 이로 인해 핀홀 효과(pinhole effect)가 발생한다. 동공이 작아지면 초점 심도(depth of focus)가 증가하고, 주변부 광선의 산란이 감소하여 망막에 도달하는 상의 선명도가 향상된다. 이러한 광학적 변화는 조절력의 감소를 보완하여 근거리 시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현재 대부분의 노안 약물 치료법은 부교감 신경 경로를 통해 초점 심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일시적인 동공 축소를 유도하여 핀홀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축동제는 노안 치료를 위해 단독 요법 또는 다른 축동제나 다른 약물과의 병용 요법으로 사용되었다. 대부분은 병용 요법으로 사용되었지만, 단독 요법으로 연구된 약물은 필로카르핀(pilocarpine)과 펜톨아민(phentolamine) 두 가지뿐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축동제는 콜린성 무스카린 수용체 작용제(muscarinic receptor agonist)인 필로카르핀(pilocarpine) 계열이다. 제품으로 부이티(Vuity) 및 클로시(QLOSI)는 M3 무스카린 수용체를 자극하여 홍채 괄약근의 수축을 유도하고 동공 축소(miosis)를 발생시킨다. 이로 인해 핀홀 효과(pinhole effect)가 발생하여 초점 심도(depth of focus)가 증가하고 망막에 도달하는 주변 광선의 산란이 감소하면서 근거리 시력이 개선된다. 동시에 모양체근(ciliary muscle) 수축을 유도하여 일부 조절력 증가를 유발할 수 있으나, 이로 인해 두통이나 눈의 피로와 같은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 먼저 부이티(VuityⓇ)는 2021년 최초로 승인된 노안 치료용 점안제로, 주성분인 필로카르핀 1.25%가 동공 수축을 유도한다. 하루 1~2회 점안 시 약 6~10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되며, 임상 연구를 통해 근거리 시력 개선 효과가 입증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비교적 높은 농도로 인해 일부 환자에서 두통이나 야간 시야 감소가 보고된다. 이후 개발된 클로시(QLOSIⓇ)는 필로카르핀 농도를 0.4%로 낮춘 제제로 2023년에 승인되었다. 하루 1~2회 점안으로 최대 8시간의 효과를 제공하며, 고농도 제제 대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유의한 근거리 시력 개선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저농도 전략은 장기 사용 시 안전성과 내약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접근이다. 한편 비즈(VIZZⓇ, LENZ Therapeutics)는 아세클리딘(aceclidine) 1.44%를 기반으로 한 약제로 2025년에 승인되었으며 기존 필로카르핀 계열과는 다른 약리적 특성을 갖는다. 아세클리딘은 홍채 괄약근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동공 수축을 유도하면서 모양체근에 대한 과도한 자극을 상대적으로 줄인다. 이로 인해 조절 경련과 관련된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도 근거리 시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약제는 2분 간격으로 2방울 점안하는 투여 방식을 사용하며 약효는 최대 10시간까지 지속된다. 최근에는 단일 콜린성 작용을 넘어 복합 기전을 활용한 약제도 승인되었다. 유베지(Yuvezzi)는 콜린성 작용제와 교감신경 억제제를 병용한 복합제병용한 복합제로, 한 성분은 홍채 괄약근을 자극하여 동공 수축을 유도하고 다른 성분은 α-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억제하여 동공 확장을 방지한다. 이러한 이중 기전은 동공 축소 상태를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약효 지속 시간을 연장시키고, 일정한 초점 심도를 유지함으로써 시력의 질적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이와 같이 노안 치료에 사용되는 축동제는 공통적으로 동공 크기 조절을 통한 광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하지만, 성분에 따라 수용체 선택성, 작용 부위, 부작용 프로파일, 지속 시간에서 차이를 보인다. 필로카르핀은 강력한 축동 효과와 함께 조절근 작용을 동반하는 반면, 아세클리딘은 보다 선택적인 작용으로 부작용 감소를 목표로 한다. 또한 복합제는 약효 지속성과 시각적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축동제 기반 약물은 노안 치료에서 수정체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중요한 비침습적 치료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향후에는 수용체 선택성 향상과 복합 기전의 최적화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브지(카르바콜 및 브리모니딘 타르트레이트 점안액) 2.75%/0.1%)의 약리기전은 어떠한가? 유베지는 노안 치료를 위한 복합 점안제로, 동공 크기 조절을 기반으로 근거리 시력을 개선하는 약리학적 기전을 가진다. 이 약제는 상호 보완적인 두 가지 작용 성분을 통해 동공 수축 유도와 그 지속 효과를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기능적 시력 향상을 유도한다(Figure 4). 첫째, 카르바콜(carabchol)은 무스카린 수용체와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하는 부교감신경 작용제이다. 필로카르핀이 주로 M3 무스카린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과 달리, 카르바콜은 보다 광범위한 수용체 작용을 가지며 강력한 축동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카르바콜은 동공 수축을 유도하는 효과가 강하고 지속 시간이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 홍채 괄약근의 수축을 유도하고 동공 축소를 일으킨다. 동공이 축소되면 핀홀 효과가 발생하여 초점 심도가 증가하고, 망막에 도달하는 주변부 광선의 산란이 감소함으로써 상의 선명도가 향상된다. 그 결과 중심부를 통과하는 광선이 망막에 보다 정확히 초점을 형성하게 되어 근거리 시인성이 개선된다. 둘째, 브리모니딘(brimonidine)은 알파-2 아드레날린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교감신경 작용제이다. 이 성분은 동공확대근과 관련된 시냅스 전 신경 말단에 작용하여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억제하고, 동공 확장을 유도하는 교감신경 신호를 감소시킨다. 그 결과 동공확대근의 활성이 저하되어 동공 확장이 억제된다. 또한 브리모니딘은 축동제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일부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카르바콜과 브리모니딘의 병용은 동공 수축 유도와 동공 확장 억제를 동시에 작용시켜 축소된 동공 상태를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이러한 이중 기전은 단일 작용제 대비 약효 지속 시간을 연장시키며, 수 시간 동안 안정적인 근거리 시력 개선 효과를 가능하게 한다. 이와 같은 복합 기전은 근거리 시력 개선과 원거리 시력 보존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동공을 과도하게 축소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초점 심도 증가를 유도하여 원거리 시력의 유의한 저하 없이 기능적 시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유베지는 동공 크기 조절이라는 광학적 원리를 약리학적으로 구현한 복합제제로, 빠른 작용 발현과 지속 효과를 동시에 제공하며 노안 치료에서 비침습적이고 가역적인 치료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브리모콜은 작용 기전이 필로카르핀과 유사하거나 더 강력할 수 있어, 동공 수축과 관련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두통, 시야 흐림, 야간 시야 저하와 같은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안전성을 충분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 유브지(YUVEZZIⓇ)의 허가임상은 어떠한가? 유비지의 노안 치료 효과는 45세에서 80세 사이의 노안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두 건의 3상(Phase 3), 무작위배정(randomized), 이중눈가림(double-masked), 대조 임상시험인 BRIO I 및 BRIO II 연구를 통해 평가되었다. 두 연구 모두 굴절교정수술 후 환자 및/또는 인공수정체 삽입 환자(pseudophakic)를 포함하였다. BRIO I 연구는 교차(crossover) 설계로 진행되었으며, 총 182명의 참가자가 등록되어 각 눈에 유비지(YUVEZZI), 카바콜(carbachol), 브리모니딘 타르트레이트(brimonidine tartrate)를 최소 3일의 세척기간을 두고 각각 1회 점안받았다. 이 연구는 복합제인 유비지가 각 단일 활성 성분(monotherapy) 대비 우월성을 가지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한편 BRIO II 연구에서는 총 436명의 참가자가 무작위로 배정되어 각 눈에 유비지 또는 위약(vehicle)을 1회 점안받았으며, 각 군에는 218명씩 포함되었다. 이후 참가자들은 6개월 동안 하루 1회 점안 치료를 지속하였고, 이어서 추가 6개월간 공개연장(open-label extension) 연구에 참여하였다. 두 연구의 주요 평가 변수는 어두운 환경(메소픽 조건)에서 양안 비교정 근거리 시력(binocular uncorrected near visual acuity, BUCNVA)이 기준치 대비 3줄(15글자) 이상 개선되면서 동시에 양안 비보정 원거리 시력(binocular uncorrected distance visual acuity, BUCDVA)이 1줄(5글자) 이상 감소하지 않는 참가자의 비율로 정의되었으며, 이는 근거리 시력 개선과 원거리 시력 유지라는 임상적 유용성을 동시에 평가하기 위한 복합 지표이다. 두 연구 결과, 유비지는 투여 후 30분 시점부터 효과가 발현되어 최대 8시간까지 지속적인 노안 개선 효과를 나타내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단회 투여뿐 아니라 반복 투여 조건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되었다(Table 1). 유브즈 허가임상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BRIO I 및 BRIO II 임상시험 모두에서 1차 평가 변수는 근거리 시력의 개선을 기반으로 설정되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근거리 시력 향상과 함께 원거리 시력의 유의한 감소가 없음을 동시에 만족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 변수는 실제 임상에서 환자가 경험하는 기능적 시력 개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즉 시력표 상의 문자 인식 능력(letter score)의 향상이 반드시 일상생활에서의 독서 편의성이나 시각적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환자 보고 결과(patient-reported outcomes)나 삶의 질 지표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본 임상의 중요한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약물의 효과 지속시간은 대체로 수 시간(약 6~10시간)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하루 종일 지속적인 시력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제한적이다. 특히 저녁 시간이나 야간 활동 시에는 약효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임상 적용 시 환자의 생활 패턴에 따른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두통이 비교적 높은 빈도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동공 축소 및 조절 기전 변화와 관련된 약리학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이상반응은 환자의 장기 복약 순응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고려된다. 더불어 동공 축소에 따른 야간 시력 저하 가능성 역시 중요한 안전성 고려사항으로, 특히 저조도 환경에서의 시각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BRIO I 연구의 경우, 복합제와 개별 성분 간 비교를 통해 조합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두었으나, 실제 임상 환경에서 중요한 비교 대상인 기존 치료제와의 직접 비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적 타당성에 한계가 있다. 이는 해당 약제가 실제 임상에서 차지할 위치를 명확히 규정하는 데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BRIO II 연구에서 일정 규모의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안 치료가 장기간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수년 단위의 장기 안전성 자료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지속적인 동공 변화 및 조절 기전에 대한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요구된다. 유베지의 임상적 의의는 무엇인가? 유베지는 노안(presbyopia) 치료에서 기존의 광학적 보정(예: 돋보기, 다초점 렌즈)이나 수술적 접근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학적 치료 옵션으로서 중요한 임상적 의의를 가진다. 특히 이 약제는 동공 조절 및 조절력 개선을 유도하는 기전을 통해 근거리 시력을 향상시키면서도 원거리 시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임상 3상 연구(BRIO I 및 BRIO II) 결과에 따르면, 유베지는 단회 점안 후 30분 이내에 효과가 발현되며 최대 8시간까지 근거리 시력 개선 효과를 유지하였다. 또한 양안 비교정 근거리 시력(BUCNVA)의 유의한 개선과 함께 양안 비보정 원거리 시력(BUCDVA)의 저하 없이 시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단일 성분 제제 대비 복합제의 시너지 효과를 시사하며, 실제 임상 환경에서 기능적 시력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유베지의 또 다른 중요한 임상적 의의는 비침습적이고 가역적인 치료 옵션이라는 점이다. 수술적 치료와 달리 조직의 영구적 변형을 유발하지 않으며, 투약 중단 시 효과가 소실되어 환자의 선택권과 안전성을 높인다. 더불어 1일 1회 점안이라는 간편한 투여 방식은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굴절교정수술 후 환자나 인공수정체 삽입 환자(pseudophakic)를 포함한 다양한 환자군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점은, 기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환자군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따라서 유베지는 빠른 작용 발현, 선택적 시력 개선, 우수한 안전성 및 편의성을 기반으로 노안 치료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약물로 평가될 수 있으며, 향후 노안 관리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1. Thomas Kohnen et al. “Treatments for Presbyopia” Deutsches Ärzteblatt International | Dtsch Arztebl Int 2025; 122: 501–7. 2. Elisabeth Waldemar Jakobsen “Brimonidine eye drops reveal diminished sympathetic pupillary tone in comatose patients with brain injury” Acta Neurochirurgica (2023) 165:1483–1494). 3. Andrzej Grzybowski et al. “Pharmacological Treatment in Presbyopia” J. Clin. Med. 2022, 11, 1385. 4. HamdiaGulAslam et al. “FDAapprovalofaceclidine(Vizz):anewchapterin nonsurgicalpresbyopiamanagement” Annals of Medicine & Surgery(2025)87:6967–6969. 5. Andrzej Grzybowskia et al. “An updated systematic review of pharmacological treatments for presbyopia” Advances in Ophthalmology Practice and Research 4 (2024) 220–225. 6. Nikola Grujic et al. “Neurobehavioral meaning of pupil size” Neuron 112, October 23, 2024. 7.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6-04-03 06:00:54최병철 박사 -
"제네릭 난립 주범, 기형적 '공동생동'…전면 금지해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을 통한 다품목 제네릭 구조 탈피, 신약 중심 제약산업 체질 개선을 예고한 가운데 약가를 넘어 '허가 제도'에 대한 맹점을 진단해 혁신할 필요성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1개 수탁 제약사와 3개 위탁 제약사 1개 성분에 대한 공동생물학적동등성 시험으로 제네릭을 시판허가해주는 속칭 '1+3 제도'를 운영중인데, 이를 전면 폐지하는 행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 큰 틀에서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국내 세계수준의 임상의사 인력을 신약 개발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29일 서울 영등포 소재 성균관대 의약품규제과학센터에서 만난 이재현(성균관대약대) 센터장은 "오늘날 한 개 성분에 수 백여개 제네릭이 난립하는 근본 원인은 높은 약가가 아니라 공동생동 허가제도"라고 피력했다. 생동성 시험을 직접 실시하지 않고 수탁 제약사에게 공동생동을 위탁한 제약사에게도 제네릭 판매 허가를 주는 공동생동 1+3 제도에 대해 이재현 센터장은 "전세계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형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타인이 시행한 생동성 시험 데이터를 돈을 주고 구매해 똑같은 쌍둥이 제네릭을 허가 받은 뒤, 상품명과 포장만 바꿔 시장에 출시해 수익을 내는 회사를 과연 제약사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게 이 센터장 표현이다. 이 센터장은 "(과거 무제한에서)1+3으로 줄긴 했지만, 공동생동허가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제네릭 수탁사 1곳 당 1곳에게만 위탁 허가권을 주는 1+1도 말이 안 된다"며 "규제과학에 대한 기본을 훼손하는 제네릭 난립 근본 원인이다. 모양, 성분, 용량이 다 똑같은 약이 왜 제약사와 상품명, 포장만 다르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생동성 데이터가 1개 있으면, 해당 제약사에게만 품목허가를 줘야 한다. 공동생동식의 허가제도가 유지되다보니 대체조제가 안 되고 제네릭이 난립하는 구조가 유지된다"며 "제약사란 간판만 걸면 위탁생산할 수 있게 허용해선 안 된다. 잘못 운영되고 있는 허가 정책, 공동생동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허가 정책이 제대로 바로 잡히면, 약가 관리도 한층 합리적으로 짤 수 있다. 오리지널과 퍼스트 제네릭까지만 브랜드 제네릭 권한을 주고 그리고 나머지 제네릭은 노브랜드 제네릭으로 상품명을 쓰지 못쓰고 성분명으로 허가를 내주는 정책을 설계할 수 있다"며 "이게 돼야 제네릭 활용도를 높일 정책이 가능해지고, 성분명 처방 논란도 사라진다. 제품명 자체가 성분명으로 허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형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국내에 풍부한 임상의사 인력을 기초과학이 필수적인 신약 개발로 유입시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이 센터장 견해다. 신약 개발 단계가 신약 물질 발굴, 임상시험을 통한 약효·안전성 입증, 시판허가 판매로 이뤄지는데, 이 중 우리나라 최대 강점인 임상시험 분야 의사 인력을 신약을 만드는데 쓸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자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신약 개발은 정부 약가정책이나 제약사가 만드는 게 아니라 그 나라의 생명과학 분야 과학이 발전하고, 신약물질 연구가 계속 늘어나야 이를 토대로 나오는 것"이라며 "내가 생각하는 신약 인재 양성은 결국 의사 인력 활용이다. 한국이 신약 임상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강력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행정을 펴는 게 신약 강국 지름길"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대학병원을 신약개발 센터로 지정하고, 근무 의사들 사람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신약 벤처, 스타트업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확대하는 정책 등으로 의사들이 신약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제약산업학과, 규제과학학과 이런 차원으로 신약 창출은 어렵다. 의사를 블록버스터 신약 기반으로 쓰겠다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나아가서 낡은 약사법 개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약사법은 1950년대 이후 아직도 제네릭 중심 법률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의약품을 제조·생산하는 자가 제약사인데, 신약 개발자가 제약사로서 품목을 승인 받는 제도가 없다"고 했다. 이어 "약사 기본법을 큰 틀에서 하나 만들어서 약사인력 관리를 하고, 의약품 안전관리법에서 합성의약품, 신약 승인 등을 담당하고, 바이오의약품법 아니면 첨단 생물의약품법 등 합성약과 별도로 바이오 의약품을 구분해야 한다"며 "정부의 규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문제다. 제조업 중심의 약사법을 기본법화하고, 의약품 유통관리와 합성의약품 허가·관리법과 생물의약품법을 따로 운영하는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2026-03-30 06:00:50이정환 기자 -
"젤잔즈, 안전성 우려 재평가…장기 투여 근거 축적"[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궤양성대장염 치료 전략이 장기 관해 유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치료 옵션 선택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제제와 함께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가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화이자의 '젤잔즈(토파시티닙)'를 둘러싼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MACE)과 혈전증 등 안전성 이슈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코호트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안전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송은미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초기에는 JAK 억제제의 기전적 특성상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임상 데이터를 보면 예상과 달리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생물학적 제제와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 점막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급성 장염과 달리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관해와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질환으로, 환자의 상당수가 평생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국내 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환경 변화 영향으로 유병률이 늘고 있으며, 특히 20~40대 젊은 환자 비중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사회활동이 활발한 연령대에서 환자가 증가하면서 장기적인 질환 관리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여기에 치료 환경 변화도 맞물리고 있다. 기존에는 단계적으로 치료 강도를 높이는 스텝업 전략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보다 빠르게 치료 강도를 조정하는 ‘가속 스텝업’ 전략이 임상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치료 목표 역시 단순 증상 개선을 넘어 내시경적 관해 등 질환의 근본적인 염증 억제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는 추세다. 문제는 높은 재발률이다. 환자의 80% 이상이 재발을 경험하고 일부는 중증으로 진행되는 만큼, 초기 관해 유도 이후에도 염증을 안정적으로 억제하는 치료 지속성이 장기 예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이에 장기 관해 유지를 위한 치료 전략과 함께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약제 안전성을 검증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JAK 억제제는 도입 초기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MACE), 혈전증, 감염 및 악성종양 발생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성은 주로 고령 환자가 많은 류마티스관절염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된 것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 비중이 높은 궤양성대장염 환자군에 동일하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또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기저질환, 연령, 병용 치료 여부 등에 따라 이상반응 발생 양상이 달라질 수 있어 국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실제 데이터 확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내 대규모 인구 기반 코호트 분석이 진행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데이터를 활용해 2019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중등도-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젤잔즈 투여군(521명)과 TNF 억제제 투여군(1295명)의 중증 이상사례(SAE)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것이다. 분석 결과, 전체 중증 이상사례 발생률은 젤잔즈 투여군에서 100인년 당 4.41, TNF 억제제 투여군에서는 5.33으로 두 치료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혈전색전증, 대상포진·결핵 등 기회감염, 악성종양 발생 위험에서도 양 군 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송 교수는 "합병증 발생은 약물 자체보다는 환자의 연령이나 기저질환 등 개별 위험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환자별 위험도를 고려한 치료와 모니터링이 병행된다면 젤잔즈는 충분히 장기 투여가 가능한 치료 옵션"이라고 평가했다. Q. 급여 기준 등을 고려했을 때 탑다운 방식으로 치료제를 투입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아직 현실적으로 스텝업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알고 있다. 국내 궤양성 대장염 치료 환경은 탑다운 방식과 전통적인 스텝업 전략 사이의 실질적인 절충안인 가속 스텝업(Accelerated Step-up)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환자의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기존 치료제에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지체 없이 다음 단계의 강력한 치료제로 전환함으로써 질병 초기에 신속하게 관해를 유도하는 전략이었다. 과거에는 5-아미노살리산(5-ASA) 제제로 치료를 시작해 면역조절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단계적 방식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증상이 심한 중증 환자군에서는 초기부터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사용한다. 특히 이러한 초기 대응 이후에도 질환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일 경우, 국내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맞춰 생물학적 제제나 젤잔즈와 같은 소분자 제제(JAK 억제제)를 초기에 도입하고 있다. Q. 치료제 전환을 고려할 때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준에 따라 교체하게 되나 질병의 중증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환자의 증상 심각도와 내시경으로 확인되는 염증의 정도를 살피고, 혈액 및 배변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질병의 상태를 평가한다. 이러한 중증도에 따라 기대 효능이 가장 높은 치료제를 선정하는 것이 첫 번째 기준이며, 치료제 안전성이 두 번째다.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선택의 기준은 환자의 임상적 특징뿐만 아니라 기저 질환에 따른 안전성, 그리고 환자의 개별적인 선호도와 생활 패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과거에는 선택 가능한 치료제가 제한적이었으나, 최근에는 투여 경로와 주기가 다양한 신약들이 도입되면서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춘 정교한 치료 설계가 가능해졌다. Q. 젤잔즈 코호트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는 비교적 오랜 기간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어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받는 TNF 억제제 투약군을 대조군으로 설정하여 젤잔즈와의 반응을 직접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연구 결과, 젤잔즈의 안전성 프로파일이 기존 생물학적 제제인 TNF 억제제와 대등한 수준임이 확인됐다. 연구 초기에는 기전적 특성상 젤잔즈 투여군에서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전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실제 분석 결과 두 치료군 간의 중증 이상사례 발생률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해당 연구는 수행 과정에서 초기 약물 투약 용량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용량별 안전성 및 유효성 차이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하지 못했다는 점이 주요한 제한점으로 꼽히고 있다. 선행 연구인 ORAL Surveillance 등을 통해 JAK 억제제의 용량 차이가 안전성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이미 시사된 바 있었으며, 이번 연구에서도 투여 용량에 따른 임상적 결과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Q. 젤잔즈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가 주기적으로 발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젤잔즈와 같은 JAK 억제제 처방 시 합병증 발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존재하나, 지금까지 보고된 국내외 임상 데이터들은 이러한 우려가 실제 위험으로 직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강력하고 신속한 효과를 지닌 젤잔즈를 통해 염증 상태를 조기에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오히려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환자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서양인과 비교했을 때 동양인 환자군에서 혈전증이 발생하는 절대적인 확률과 수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관찰되었다. 서양인은 상대적으로 큰 체구와 비만 인구 비중 등의 요인으로 인해 혈전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는 반면, 동양인은 일반 인구 대비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흐름은 유사하나 절대적인 발생 건수 자체는 낮은 경향을 보인다. 과거 JAK 억제제의 안전성 경고가 주로 50~60대 이상의 고령 환자가 많은 류마티스 관절염 데이터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궤양성 대장염 환자군은 대부분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령 환자가 주를 이루는 류마티스 관절염 데이터에서 제기되었던 혈전증 등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Q. 실제 처방 현장에서의 임상 경험이 연구 데이터상의 결과와 효과 및 안전성 측면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가? 국내 다기관 연구와 실제 임상 현장의 처방 경험을 종합한 결과, 젤잔즈를 포함한 JAK 억제제 도입 초기에 제기되었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실제 진료 환경에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 수준임이 확인됐다. 특히 기전상 발생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대상포진의 경우 의료진의 철저한 사전 예방 접종과 면밀한 모니터링이 병행되면서 우려했던 것만큼의 심각한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젤잔즈의 가장 큰 강점은 매우 신속하고 강력한 효과에 있었으며, 이는 증상의 빠른 개선이 절실한 환자들에게 즉각적인 치료 혜택을 제공하는 핵심적인 지표가 되었다. Q. 많은 전문가가 치료제 스위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여 기준을 비롯해 현재 치료 환경이 직면한 한계점이 무엇인가? 서구권의 의료 현장에서는 질병 초기부터 강력한 치료제를 투입하는 탑다운 전략이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 개선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 강조되었으나, 국내의 경우 국민건강보험 체계와 재정적 한계로 인해 조기 강력 치료의 적용에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임상 현장에서는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라도 조기에 강력한 옵션을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유연성이 환자들의 치료 성과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최근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서로 다른 JAK 억제제 간의 교체 투여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효능을 보인다는 점이 입증됨에 따라, 특정 JAK 억제제에 반응이 불충분하더라도 다른 기전적 특성을 지닌 JAK 억제제로의 전환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Q. JAK 억제제가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갖는 임상적 의미를 평가하다면? 소분자 제제는 국내 시장에 도입된 지 비교적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궤양성대장염 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의료진 사이에서도 해당 치료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존재했으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젤잔즈 등을 처방해 온 교수들의 경험과 데이터를 공유한 결과 우려했던 합병증 발생 위험은 예상보다 낮았으며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임이 확인됐다. 특히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어 일상적인 외출조차 부담스러웠던 중등도-중증 환자들에게 복용 편의성이 높은 경구용 소분자 제제는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되었다. 최근 젤잔즈를 필두로 가용한 치료제 선택지가 3종 이상으로 확대되고 신약 개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환자들이 질환에 대한 용기를 잃지 않고 의료진과의 긴밀한 상의를 통해 자신에게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해 유지의 핵심이다.2026-03-30 06:00:42손형민 기자 -
가르시니아-녹차추출물 건기식, 함께 먹으면 다이어트 2배?지난 2025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판매 업체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을 섭취한 후 발생한 이상사례(간 손상 등)의 인과관계가 높다고 확인되어 '체지방 감소 기능성의 건강기능식품과 함께 섭취를 피할 것'과 '드물게 간에 해를 끼칠 수 있고, 섭취 기간 중 알코올 섭취를 피할 것'을 소비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과 SNS 광고는 여전히 '탄수화물 컷팅', '시너지 효과'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올 뿐, 식약처의 안전관리 요청은 스크롤 맨 밑의 작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다. 이에 더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2월 '2026년 식품 등의 기준 및 규격관리 시행계획'을 통해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녹차 추출물 등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의 병용섭취 금지 등 관리 강화를 예고했다. 건강기능식품에 '병용 금지'라는 안전성 규제를 꺼내 든 이면에는, 약사가 알고 확인해야 할 간독성(Hepatotoxicity)의 약리학적 문제가 존재한다. 현재 식약처가 인정한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는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녹차추출물 등 고시형 원료 4종, 시서스추출물, 콜레우스 포스콜리 추출물, 풋사과추출물, 락토바실러스 가세리 BNR17 등 개별인정형 원료 28종이 등재되어 있다. 등재된 기능성 원료들의 안전성 시험 결과는 해당 성분 단독으로, 정해진 섭취량 내에서 먹었을 때를 전제로 한다. 기전이 유사할 수 있는 2 ~ 3가지 서로 다른 성분의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동시에 먹었을 때, 혹은 의약품과 함께 먹었을 때 간의 대사 효소(CYP450)와 해독 시스템(Phase II conjugation)에 어느 정도 과부하가 걸리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식약처가 우려하는 것은 특정 원료의 문제가 아니라, 병용 섭취로 인해 간의 대사 능력을 초과하여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대사 과부하의 문제이다. 식약처에서 예시로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녹차추출물을 콕 집은 이유는 이들의 작용 기전과 누적되어 보고된 이상사례 때문이다.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의 핵심 성분인 히드록시시트릭산(HCA)은 간에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될 때 필요한 효소인 'ATP-citrate lyase'를 경쟁적으로 억제하고 뇌에서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서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간세포의 염증 반응과 지질 과산화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간독성 데이터베이스(LiverTox)에는 가르시니아 섭취 후 수 주에서 수개월 내에 급성 간염 및 간부전이 발생한 임상 케이스가 보고되고 있다. 녹차 추출물의 핵심 성분인 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EGCG)는 적정량에서는 항산화제로 작용하지만, 과량으로 섭취할 경우 오히려 '산화 촉진제'로 작용할 수 있다. 과량의 EGCG는 간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직접적인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대량의 활성산소 (ROS)를 발생시킨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간의 핵심 해독 물질인 글루타치온이 급격하게 소진되며, 활성산소에 노출된 간세포는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EGCG로 하루 800mg이상 섭취하면 AST 및 ALT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결론짓고 제품 라벨에 ‘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EGCG)를 하루 800mg 이상 섭취하지 말라’는 문구를 부착하도록 하고 제품도 하루 섭취량 기준 800mg 미만이 되도록 규정했다. 온라인 알고리즘은 고객의 몸 상태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단지 체지방 감소와 다이어트만 강조할 뿐이다. 규제가 강화되고 부작용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증가할 때, 약사는 약리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고객의 다이어트 루틴을 안전하게 재설정 해줘야 한다. 1. 체지방 감소 기능성 제품은 한 가지만 섭취하도록 안내한다. 식욕 억제, 지방 분해 등 목적이 다르다며 여러 성분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일시적 간기능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약사는 환자의 현재 몸 상태와 식습관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기전의 성분 한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섭취를 중단하도록 제품의 교통정리를 해주어야 한다. 2. 다이어트 처방약에 포함된 '녹차추출물' 중복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을 안내한다. 비만 클리닉 처방전 속에는 열생성 촉진, 체지방 감소 등의 목적으로 '다엽가루(녹차추출물)'제제가 비급여로 포함된 경우가 있다. 환자가 이를 모른 채 시중의 녹차추출물 제품을 추가로 섭취하면 EGCG 일일 섭취량을 초과하게 된다. 또한 아세트아미노펜, 스타틴계열 이상지질혈증약, 항진균제 등 간 대사를 거치는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는 다이어트 보조제가 경쟁적 대사 저해를 일으킬 수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3. 체지방 감소 제품을 고객이 먹는 순간을 고려해 반드시 금주할 것을 당부한다. 여성분들이 가장 흔하게 겪을 수 있는 문제 상황은 체지방 감소 성분 제품을 섭취하는 타이밍이다. 저녁 식사나 술자리의 칼로리 흡수를 억제하겠다는 생각으로 음주 전이나 직후에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알코올 대사로 인해 간에 과도한 산화적 스트레스가 발생한 상태에서 가르시니아나 녹차추출물 등이 흡수되면, 대사 병목 현상이 악화되어 간 손상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따라서 체지방 감소 제품을 섭취할 때는 섭취 당일 전후로는 금주가 필요하다는 약사의 안내가 필요하다. 2026년 체지방 감소 기능성 성분의 병용 섭취 금지 및 관리 강화는 체지방 감소 성분 시장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광고 문구만 보고 여러 성분을 조합해 먹던 상황에서 성분과 기전을 이해하는 전문가인 약사의 조언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고객의 약력을 확인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설계해 주는 것. 그것이 쉼 없이 노출되는 건강기능식품 광고 속에서 고객이 약국을 찾을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참고자료 1) 식약처,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제품 관련 안전관리 협조 요청, 2025,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2) 2026년 식품등의 기준 및 규격관리 시행계획, 2026, 식품의약품안전처 3) 건강기능식품 기능별 정보 -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 식품안전나라 4) R. B. Breemen et. al. Hepatotoxicity of dietary supplements containing Garcinia gummi-gutta (L.) N. Robson. Pharmaceutical Biology, 63(1), 2025, 912-924 5) LiverTox: Clinical and research information on drug-induced liver injury: Garcinia Cambogia. NIH, 13, Feb, 2019 (updated) 6) EFSA panel on food additives and nutrients sources added to Food (ANS), Scientific opinion on the safety of green tea catechins. EFSA Journal, 16(4), 2018, 5239 7) Amending Annex III to regulation (EC) No 1925/2006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as regards green tea extracts containing (-)-epigallocatechin-3-gallate. Commission Regulation (EU) 2022/2340 of 30 Nov. 20222026-03-27 12:02:54데일리팜 -
명동은 지금 '약국 전쟁'… 6개월 새 19곳 신규 개업[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대표적인 관광 메카 상권인 서울 중구 명동 지역 내 약국 개설이 붐을 넘어 유례없는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작년 하반기에만 신규 약국 9곳이 문을 열며 무한 경쟁에 접어들었다'는 보도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신규 약국 10곳이 추가로 개설되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모습입니다. 보도는 시작에 불과했던 거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 현재까지 6개월간 새롭게 문을 연 신규 약국은 19곳으로, 수치로 따져 보자면 열흘에 한 곳씩 신규 약국이 개설된 셈입니다. 현재도 개설을 준비 중인 약국들이 있어 일각에서는 신규 약국이 기존 약국 수를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명동뿐 아니라 내·외국인이 집중되며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성수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월 1억원을 호가하는 높은 임대료와 약국 포화에도 계속해 신규 진입이 이뤄지는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K-뷰티 붐이 꼽힙니다. 소위 '한국인 객단가 5천원, 일본인 객단가 5만원, 중국인 객단가 50만원'이 약국에서 통용되며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고 있다는 건데요, 상품 구성 역시 의약품 위주의 일반 약국들과 달리 화장품과 마스크팩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드럭스토어형 약국이 보편화되는 추세입니다. 형형색색 눈길 사로잡는 K-드럭스토어…약국이야? 화장품 가게야? K-드럭스토어를 표방하는 신규 약국의 가장 큰 특징은 빨강, 노랑, 파랑, 보라 등 약국만의 시그니처 색을 사용해 한눈에도 약국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일반약 위주의 전통적인 약국 진열 방식도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베스트 셀러 위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노스카나, 애크논, 멜라토닝, 애크린, 큐립, D-판테놀 같이 선호도가 높은 연고·크림류와 매출 기여도가 높은 화장품, 마스크팩이 함께 진열되는 방식이죠. 화장품과 마스크팩을 입구에 진열하고 현지어가 가능한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도 보편적인 흐름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예 태블릿 PC 화면을 켜두고 효능·효과나 사용방법 등을 영상으로 재생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K-드럭스토어 약국의 경우 일반 약국들에서 수요가 높은 감기약, 소화제, 해열진통제, 영양제 등은 구색 맞추기일 뿐 메인에서는 빗겨나 있습니다. 마트형·창고형 약국이 수백평대 규모경쟁에 나서는 것과 달리 이들 약국의 크기는 6평부터 120평까지 무려 20배가 차이납니다. 6개월간 개설된 약국 19곳의 평균 규모는 36.4평으로 고전적인 처방·조제약국 크기인 15평을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평균 면적인 36평을 초과하는 약국도 8곳이나 됩니다. 성수 역시 올해 1월과 2월 중심 번화가인 연무장를 따라 5곳의 신규 약국이 개설됐습니다. 처방·조제 형태를 제외한 일반약·화장품 판매 중심 약국은 4곳입니다. 성수 약국은 명동 보다는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범위를 넓혀 지난해 8월 개설된 약국까지 포함해 최근 개설된 약국 5곳의 평균 면적을 내보면 26평으로 10여평 더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눈여겨 볼 부분은 명동과 성수 약국 중 일부가 네트워크 형태를 띄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레디영약국, 베리뉴약국, 퓨어약국이 동일한 콘셉트와 인테리어 등으로 체인 형태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 찍고 피부 타입 진단까지…사는 곳에서 체험하는 곳으로 K-드럭스토어를 표방하는 약국들의 특징은 단순 '소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약국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진화시키고자 하고 있다는 겁니다. 약국 캐릭터와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을 넘어 레디영약국은 약국 내에서 즉석사진인 인생네컷을 찍을 수 있는 포토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비용 없이 무료로 누구나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경험의 공간으로 약국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것입니다. 피부 타입을 진단할 수 있는 테스터 역시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피부 고민에 적합한 화장품 등을 맞춤형으로 추천해 주는 방식입니다.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약국에서는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해 스탬프 미션을 완료하면 키링과 샘플을 주는 팝업 행사도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체험과 관심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재미와 흥미, 체험 등을 망라하는 공간으로 K-드럭스토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전략입니다. 재미냐 vs 호객이냐 의견 분분…연동형 임대료 논란도 다만 재미와 체험을 추구하기 위한 행위가 약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호객에 해당하느냐는 부분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무상 드링크나 일반약 샘플을 제공하는 게 아니다 보니 위법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일련의 행위들이 소비자들을 현혹할 만한 호객행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역 약국가는 약국 수가 급격히 늘고 포화되면서 이같은 경쟁이 한 층 더 치열해 질 수 있다는 데 우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외국인 직원의 고객 응대와 의약품 추천 등도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현지 언어나 다국어 사용이 가능한 외국인 직원이 소비자들을 응대하는 것은 물론 의약품을 추천하거나 사용법 등을 복약하는 사례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거죠. 일반약 샘플링 역시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매출 연동형 임대료 부분 역시 논란의 대목입니다. 명동지역 일부 약국이 월세 1억, 1억2000만원 같이 고정형 임대료를 책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부 약국의 경우 매출 연동형태로 임대로를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약과 화장품 매출의 각각 특정 퍼센트 만큼을 책정해 임대료로 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매출의 70% 이상이 화장품 매출인 점을 착안해, 여기에 보다 높은 퍼센트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령 A약국의 매출 1000만원 가운데 일반약이 300만원, 화장품이 700만원이라면 300만원 가운데 10%를, 700만원 가운데 15%를 월세로 책정하는 셈법이라는 거죠. 면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화장품을 주로 판매하는 로드숍에서 약국으로 전환된 사례인데, 근무 인력 등이 일괄 인수인계되면서 면허만 대여해 약국으로 전환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상태입니다. 지역 약사회 역시 지자체와 간담회를 갖고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강력한 행정지도를 요청했습니다. 변수현 서울 중구약사회장은 "단기간 내 비정상적인 약국은 필연적으로 과당 경쟁을 유발하며 호객행위, 무자격자에 의한 의약품 판매, 외국인 관광객 대상 난매 등 불법·탈법 행위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크다"면서 "자본 유입에 따른 면허 대여 가능성과 조제실 부존재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사전 점검과 사후 관리를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K-뷰티와 함께 일고 있는 K-드럭스토어 개설 붐. 한국 제품의 뛰어난 효능·효과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서 긍정적이지만 유례없는 개설 붐과 논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2026-03-26 12:10:22강혜경 기자 -
"가운 벗고 신약등재 감별사로...약사 전문성 시너지"[데일리팜=정흥준 기자]신약이 개발돼 세상에 나오더라도 환자가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건강보험 급여 등재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보험재정의 균형이 결정된다. 그 중요 관문을 지키고 있는 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약제관리실이다. 약제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약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실무부서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데일리팜은 병원·약국 임상 경험을 살려 약제관리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진우(38)·최재영(34) 과장을 만났다. 약사 가운을 벗고 새로 맡게된 일은 어떤 업무인지, 어려움과 만족감은 무엇인지 솔직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둘 다 입사 1~2년차다. 약사로서의 이력은 어떻게 되나. 송진우(이하 송): 2023년에 약대 졸업 후 세브란스병원 약무국에서 2년간 근무했다. 병실조제파트-특수조제파트-약무정보파트-외래조제파트를 경험하고, 작년 6월에 심평원에 들어오게 됐다. 최재영(이하 최): 나도 졸업 후 병원 야간약사와 약국 근무 경험이 있다. 심평원에는 2024년 12월에 입사해 이제 1년이 조금 지났다. 다른 선택지도 있었는데 왜 심평원을 선택했나. 송: 병원 근무를 하면서 시스템이 잘 갖춰진 조직에 강점이 있다고 느꼈다. 약제 급여기준 설정이나 절차가 궁금해지면서 심평원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 최: 졸업 후에 사회약학에 관심이 커졌다. 환자 치료 접근성을 위한 신약 등재와 기등재 관리에 관심이 생기면서 지원하게 됐다. 공적 영역에서 의약품을 접근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심평원 입사를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있나. 송: 약사 구인에 편의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건 없었다. 대학교, 연구기관, 제약사, 병원, 약국 등에서 경력 1년 이상이 있으면 자기소개서만 제출하면 된다. 필기시험은 면제된다. 요건만 충족하면 면접에 응시할 수 있고, 입사 시에도 4급(과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약제관리실에서 무슨 업무를 맡고 있나. 송: 작년 6월부터 신약등재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담당하는 업무는 신약의 급여 등재와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다. 위험분담약제의 기준 확대에 따른 비용효과성 검토, 위험분담약제 재계약의 적정성 검토 등을 맡고 있다. 최: 신약등재부 안건팀에 소속돼 있다. 2024년 12월에 입사해 1년이 갓 넘었다. 결정 신청된 신약이나 위험분담 약제의 급여기준 확대, 기간 만료 관련 평가 안건이 배정되면 임상적 유용성, 비용 효과성 등을 평가 기준에 따라 검토한다. 그 결과를 약평위에 상정하고 있다. 병원·약국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되나. 송: 상급종병에서 항암제나 중증질환 약제를 많이 다뤘다. 그때 접하던 약제들이 급여 등재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 업무를 담당할 때 참고했던 약제 정보나 급여기준, 가이드라인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최: 나는 입사 직전까지 약국에서 근무해 현재 업무와 큰 접점은 없었다. 다만, 약학 전공자로 공부해 온 기간이 있어 새로운 영역을 탐구할 때 배경지식들이 도움이 된다. 입사 전 가졌던 심평원에 대한 이미지와 달라진 게 있나. 송: 처음에는 경직된 조직 문화가 어렵지 않을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굉장히 수평적이고 서로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돼 있다. 최: 약대 졸업할 때가 돼서야 심평원에 근무 약사가 있고, 약제 관리 업무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입사해보니 심평원이 담당하는 약제 업무가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걸 알았다. 업무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뭔가. 송: 최근 출시 신약은 고가라 비급여로 사용하기에는 환자 부담이 크다. 급여화에 대한 요구를 많이 받는데, 급여만 기다리는 분들의 요구사항을 무작정 받아줄 수 없다는 게 어려움이다. 최: 새로운 질환에 대해 계속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업무의 장점이자 어려운 점이다.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송: 신약등재부 업무상 약평위에서 적정성을 심의하게 되는데, 검토한 안건의 급여적정성이 인정될 때 성취감이 느껴진다. 최: 검토했던 신약이 등재되는 순간이다.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배울 게 많다. 앞으로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며 업무에 임하려고 한다. 심평원에 관심이 있는 약대생이나 약사들에게 해줄 말이 있나. 송: 병원이나 약국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겠지만, 심평원에서만 할 수 있는 업무들이 존재한다. 다른 곳에서의 업무와는 또 다른 보람이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 업무 특성상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힘든 일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느낀다. 임상 외에 공적인 영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채용을 하는 동안 지원해보길 바란다.2026-03-24 06:00:55정흥준 기자 -
"약국은 매장 이전 노동 환경…약사가 덜 힘든 공간이 먼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우리 회사의 미션은 명확합니다. 약사가 오래 일해도 덜 힘들고, 환자가 편안히 상담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약국 인테리어를 ‘디자인’ 이전에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인테리어 업체가 있다. 10년 간 약 300여 곳의 약국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생각자국 하민선 대표는 약국을 단순한 매장이 아닌 ‘지역 건강 거점’으로 정의한다. 생각자국이 지향하는 약국 공간은 화려함보다 지속 가능성에 가까웠다. 약사의 몸과 동선, 그리고 환자의 경험까지 함께 설계하는 구조다. 그런 업체가 약사들과의 소통 채널을 넓히기 위해 최근 데일리팜 ‘약국 Q&A’에서 약국 인테리어 부분을 맡았다. 하 대표는 “사소한 질문도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궁금한 부분을 해소해 드리는 동시에 약국 공간 설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공간에는 생각이 남는다”…약사의 철학을 설계하다 하 대표는 ‘생각자국’이란 업체 이름에는 ‘공간에 남는 생각의 흔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약국 인테리어를 단순한 시공이 아닌 약사의 업무 방식과 철학이 구조로 남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했다. 하 대표가 초기 약국 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약국이라는 업종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그래서 이후 약사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를 쌓으며 약국의 생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약국은 의료기관이면서 동시에 상담과 건강관리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인 만큼 공사가 아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설계 전 의뢰 약사와의 인터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하 대표가 설계 과정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 원칙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취향 없는 설계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약사님들이 ‘전 취향 없으니 알아서 해주세요’란 말씀을 많이 하시지만 사실 취향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워낙 업무가 바빠 자신의 취향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을 뿐이죠.” 그는 레퍼런스 이미지와 디자인 사례를 통해 일종의 ‘이상형 월드컵’ 방식의 선택 과정을 유도한다. 그 결과 약사 스스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순간이 온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불편을 당연하게 두지 않는 것’이다. 현장에서 그가 마주한 약국들은 예상보다 많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조제대 높이로 인한 목 통증, 상부장 위치로 인한 어깨 부담, 비효율적 동선으로 인한 불필요한 이동 등이다. “오랫동안 근무하며 익숙해진 환경이다 보니 약사님들이 불편함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인테리어 구상 전 기존 약국을 직접 방문해 동선과 작업 환경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가 ‘약국 인테리어는 디자인 이전에 약사의 하루 노동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현장의 문제는 종종 예쁜 디자인 뒤에 가려지곤 한다. 하 대표가 기억하는 한 사례는 외관상 카페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약국이었다. 그러나 실제 약사는 극심한 불편을 호소했다. 문제는 구조였다. 투약대는 병원 인포데스크처럼 설계돼 복약지도 시 상체를 숙여야 했고, 조제대는 높이와 깊이가 맞지 않아 임시 작업대를 따로 사용해야 했다. 심지어 진열 공간도 부족해 판매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그는 디자인보다 운영 구조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선 동선이 정리돼야 약사가 편하게 일할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 “약국은 카페나 단일 브랜드 매장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수백, 수천가지 의약품을 다루고 규격도 다 제각각이죠. 그런 진열장이나 전반적인 동선을 설계하는 것이 곧 약사님의 업무 효율성과 상담 매출 구조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 대표가 강조하는 약국 설계의 핵심은 세가지 흐름이다. 환자 이동 동선, 약사 업무 동선, 제품 접근 동선. 이 세 가지가 충돌하지 않도록 구조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하 대표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설계 변화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사 이후 일반약 매출이 증가했다는 약사들의 피드백이 대표적이다. 다만 그는 인테리어의 역할을 과장하지 않는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평면 구조 검토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동선이 정리되면 이후 디자인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재방문이나 상담 전환율은 결국 경험의 문제입니다. 공간은 그 경험을 만들어주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 이전에 약국 환경 파악·운영 계획부터 고민해야” 약사들이 약국 인테리어 과정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예산과 공간 효율이다. 하 대표는 이때 상권과 운영 계획을 먼저 고려할 것을 조언한다. 인테리어에 얼마를 쓸것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어떤 약국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기준부터 명확히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 취향도, 유행도 좋지만 약국의 상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보실 것을 권해요. 상권에 따라 약국 인테리어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더불어 이 약국을 몇 년 정도 운영하실건지, 양도 양수 계획이 있는지도 주효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약국 운영 계획서를 작성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하 대표는 그간 온라인 Q&A 상담을 통해 약사들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사소한 질문도 부담 없이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 업체의 경우 자연스럽게 실질적인 정보 아카이브도 쌓일 수 있단 점이 온라인 소통의 장점이다. 이번 데일리팜 ‘약국 Q&A’ 입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하 대표는 약사들에 다양한 정보도 제공하고 받은 질문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설계 인사이트를 축적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약국 인테리어를 보다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약사님들의 고민이 곧 저희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약사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좋은 약국은 ‘철학이 담긴 구조’에서 시작됩니다. 약국 인테리어는 예쁜 공간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 수년간 일하게 될 환경을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공간이 바뀌면 약사의 업무 방식과 환자의 반응도 함께 바뀔 수 있아고 생각합니다.”2026-03-23 06:00:42김지은 기자 -
"고령층 폐렴, 치명적 예후 부각…예방 전략 재설계 필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폐렴이 고령층 사망과 기능 저하를 동시에 유발하는 주요 질환으로 떠오르면서, 예방 전략 재설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폐렴 발생 이후 예후가 더 치명적인 만큼, 진단 이후 치료 중심 접근에서 예방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김창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고령층 폐렴의 임상적 위험성과 함께 백신 전략 변화, 국가예방접종사업(NIP) 개선 필요성을 짚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폐렴은 2024년 기준 국내 사망원인 3위로,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주요 사망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내 인구 구조를 고려할 때 폐렴의 질병 부담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폐렴구균 감염은 고령층에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65세 이상에서 폐렴구균 균혈증 사망률은 약 60%, 수막염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이나 기능 저하가 남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질병 부담에도 불구하고 성인 예방접종 체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질병관리청의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평가에서도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 대상에서 상위 우선순위로 제시됐지만, 실제 제도 반영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23가 다당질백신(PPSV23)과 13·15·20·21가 단백접합백신(PCV)이 허가돼 있으며, 대한감염학회는 2025년 권고안을 통해 65세 이상 성인 및 고위험군에서 PCV20 1회 접종 또는 PCV15와 PPSV23 순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질병 부담이 높은 혈청형을 중심으로 예방 전략을 재편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성인 NIP 확대 필요성↑…'연령 세분화'도 대안 폐렴구균 예방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기반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소아의 경우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단백접합백신 접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성인은 여전히 개인 부담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예방접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사각지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 교수는 "성인 예방접종은 제도적으로도, 인식 측면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치료 중심 의료 구조에서 예방을 자연스럽게 포함시키기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령 기준을 보다 세분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고령층을 구분하고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70대 중반 이후 기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김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NIP에 포함시키려는 백신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재정적 한계도 존재한다"며 "이런 점에서 연령 기준을 보다 세분화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층에서의 질병 부담과 입원율, 중증도, 기능 저하 등을 고려하면 예방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이득은 충분히 크다"며 "성인 NIP 확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층 폐렴, 진단보다 발병 이후가 문제" 김 교수는 고령층 폐렴을 단순 감염 질환이 아닌 "사망 위험과 장기적인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으로 규정했다. 고령층에서는 노화에 따른 면역 기능 저하가 기본적인 취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면역 방어 능력이 떨어지면서 폐렴구균과 같은 병원체가 쉽게 침투하고 감염 이후에도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당뇨병, 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 등 다양한 기저질환이 동반되면서 위험은 더욱 커진다. 임상 양상이 비특이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교수는 "고령 환자에서는 발열이나 기침 같은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의식 저하나 전신 쇠약 등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는 사례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연하 기능 저하로 인한 흡인 위험 역시 주요 요인이다. 음식물이나 분비물이 기도로 유입되면서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질환의 중증도를 더욱 높인다. 무엇보다 회복 이후 기능 저하가 중요한 문제로 남게된다. 감염은 호전되더라도 근력 감소와 신체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사례가 많고, 이전 상태로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교수는 "고령층에서는 폐렴에 걸리는 것보다 발병 이후의 예후가 더 치명적이다. 치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 접근으로 전환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폐렴구균 예방은 침습성 감염 이후를 막는 것뿐 아니라, 점막 단계에서 균의 정착과 전파를 억제해 폐렴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백신 전략 변화도 언급했다. 최근에는 20가 단백접합백신(프리베나20)과 같이 혈청형 범위를 확장한 백신이 등장하면서 예방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PCV20은 기존 PCV13 대비 7개 혈청형(8, 10A, 11A, 12F, 15B, 22F, 33F)이 추가된 백신으로 침습성 질환 가능성과 질환 중증도, 항생제 내성 등을 고려해 주요 혈청형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혈청형 개수가 많다는 점에서 다당질백신이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점막 면역을 통해 감염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단백접합백신이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감염학회에서도 20가 백신을 권고하고 있으며, 권고안을 바탕으로 NIP 역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국내 연구에서도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약 51%가 PCV20에 포함된 혈청형으로 확인되면서, 실제 질병 부담을 반영한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김 교수는 "폐렴구균 혈청형은 100가지가 넘지만 중요한 것은 개수가 아니라 질병 부담이 큰 혈청형을 얼마나 포함하느냐"라며 "도미넌트 혈청형을 커버하면 일부 혈청형만으로도 전체 감염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6-03-23 06:00:40손형민 기자 -
약과 영양제로 튜닝하는 건강구독사회, 진짜 필요한 건?[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아침마당, 매불쇼 등을 통해 약사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훈 약사(52·서울대)가 다섯번째 책 '건강 구독 사회'를 출간했다.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 정재훈의 식탐,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로 모르는 소식의 과학'이 푸드라이터로서 주로 음식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번 책은 약과 영양제에 관한 얘기다. 건강 구독 사회는 약과 영양제로 몸을 튜닝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젊음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은 값비싼 영양제나 다이어트 주사제가 아닌 운동, 식사, 수면, 스트레스 관리, 사람들과의 연대와 관계라는 근본을 강조한다. '약사가 추천하는 단 하나의 영양제' 같은 답은 이 책에는 없다. 오히려 '결핍도 문제지만, 과잉은 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인지 출시 20일 만에 건강 구독 사회는 교보문고 건강·취미 부문 10위에 랭크됐다. 이 책의 출발 역시 건강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 변화에서 시작돼 우리가 약을 대하는 방식, 믿음과 불안, 기대와 과장을 낱낱이 소개한다. 특히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위고비, 마운자로, 성장호르몬 주사 열풍부터 1조원 규모의 비타민 시장까지 믿고 맞는 것들의 정체를 과학과 심리의 언어로 해부해 냈다. 그 중 무릎을 탁 칠만한 내용들을 뽑아봤다. '부드러운 약', 건강기능식품 약은 이미 아픈 사람을 위한 물질이며 약을 먹는다는 건 내 몸이 고장 났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위다. 그래서 우리는 약을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의사가 그만 먹으라고 할 때를 기다린다. 반면 영양제는 어떤가. 햇살이 비치는 주방, 헬스장 락커룸, 사무실 책상. 등장인물은 환자가 아니라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다. 영양제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픈 욕망의 소산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검색해서 사 먹고, 안 먹으면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을 느낀다. 이런 감정의 지도 위에서 건강기능식품은 '부드러운 약'으로 재탄생한다. 약처럼 생겼지만 약처럼 무섭지는 않은 것, 질병과 싸우는 대신, 미리미리 관리하는 나라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효과가 불분명하고 의사가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도 우리가 영양제 통을 쉽게 높지 못하는 진짜 이유다. 약은 위험을 끝까지 추적하고 문서화하기 때문에 무섭게 보이고, 건강기능식품은 위험을 충분히 추적하지 않기 때문에 순하게 보인다. 사람들은 이 착시를 진실로 믿으며 약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영양제는 최대한으로 늘리는 역설적인 선택을 한다. 이 모든 과정에는 과학적 데이터뿐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 안심과 자기 이미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나는 이 얽힘을 '믿음의 과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과학의 언어 위에 우리의 간절한 믿음이 겹겹이 덧씌워진 상태, 그것이 바로 영양제의 세계다. 약의 반격, 건강의 소비재화 그런데 이번에는 영양제가 약을 넘보는 게 아니라, 약이 우리 삶 속 영양제의 영토로 밀려들고 있다. 반격의 신호탄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쏘아 올려졌다. 이제 이 약을 욕망하는 사람들은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환자들이 아닌, 조금 더 날씬해지고 옷 태를 살리고 싶어하는 직장인,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부, 이미 날씬하지만 더 완벽한 몸매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환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건강을 사는 이야기, 말하자면 건강의 소비재화다. 원래는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쓰이던 약들이 이제는 정상에서 더 멀리 가기 위해 사용된다. 바야흐로 약의 반격이 시작됐다. 과거의 약이 결핍을 채우고 고장을 수리하는 치료의 도구였다면 지금의 약은 정상 범주의 몸을 원하는 방향으로 더 끌어올리는 향상의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 역시 그렇다. 논란은 있지만 의학적 근거는 분명히 존재한다. 여러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특발성 저신장 아동이 치료를 받았을 때 성인 최종 키가 평균 4~6cm 증가한다. 의료적 결정은 언제나 이득과 위험의 저울질이다. 당장 죽고 사는 문제라면 부작용 위험이 커도 치료를 감행하지만 최종 키를 불확실하게 4~6cm 늘리는 문제라면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인위적으로 늘린 5cm의 키가 아니라,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부모의 단단한 태도다. 그 단단함 속에서 아이는 비로소 자기만의 속도로, 자기만의 높이까지, 가장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건강은 반짝하고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일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복잡한 현실 대신, 명쾌한 '단 하나의 원인'을 찾아내고 싶어 한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소화, 배변, 활력-는 그 어떤 유전자 검사나 최신 AI 알고리즘보다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데이터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체 문해력이다. 정재훈 약사는 '그래서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세 가지 답을 제시한다. 1. 두려움 없이 먹어라. 공포 마케팅에 속지 마라. 적당히 먹는다면 세상에 나쁜 음식은 없다. 2. 영양제는 구원이 아니라 도구다. 부족함을 채우는 방편일 뿐, 삶을 구원하는 마법이 아니다. 약은 외로워야 하고, 영양제는 최소한이어야 한다. 3. 최고의 식단은 관계다. 함께, 즐겁게 먹어라. 그는 이번 저서에 대해 과도한 서사, 마케팅의 폐해를 짚고자 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TV만 틀면 나오는, SNS 알고리즘을 점령한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에 나도 모르게 혹하게 되는 마음을 들여다 보고자 책을 쓰게 됐다는 것. "키성장 건기식 같은 제품들이 어떤 식으로 팔리는지 검색해 보기도 했는데, 그 때문인지 제 SNS 타임라인이 키성장 영양제로 도배돼 버렸어요. 성인 키도 크게 해준다는 허무맹랑한 광고까지 뜨는 과장광고를 기술적으로 걸러내는 게 어렵지 않을 텐데, 오히려 계속 알고리즘에 띄우는 거대 IT 기업들이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독자들과 얘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책을 쓰면서 그 역시 젊음, 날씬함, 오래 살고 싶은 마음 같은 감정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젊게, 날씬하게,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건강이 삶의 지상 목표가 되는 데 대해서는 약사지만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Healthism(건강지상주의)이라고 부르는 건강 집착은 소소한 즐거움에 만족하는 삶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죠. 오히려 이런 과도한 불안은 건강을 소비재로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그가 바라는 방송활동과 저자활동의 목표는 불안을 자극하는 잘못된 건강 정보를 가려내고 삶의 소소한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일관된 메시지 전달이다. "타깃으로 했던 3040 독자는 물론 20대와 장년층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었다는 피드백을 주실 때 뿌듯하죠. 진짜 건강에 대한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하고 싶고,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건강은 삶을 지탱하는 베이스캠프이지, 정복해야 할 산의 정상이 아니라는 말도 꼭 덧붙이고 싶네요."2026-03-21 06:00:42강혜경 기자 -
봄철 늘어나는 알레르기 환자, 저강도 염증 영양상담봄날의 햇살이 드리워야 할 3월이건만, 바람·비·햇살이 오락가락 한다. 기온 변동이 큰 날씨는 공기 중 알레르겐의 부유 시간을 늘려, 비염부터 피부 가려움까지 알레르기 환자들을 자극한다. 실제로 국내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더라도 알레르기 비염 진료 인원은 최근 10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약국 현장에서 만나는 알레르기 고객은 환경 변화만큼이나 그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특정 계절에만 일시적 불편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중 코 점막의 예민함, 피부 가려움, 목·눈의 불편감, 장 과민성까지 복합적으로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즉, 요즘의 알레르기 고객은 불편증상만 있는 게 아니라 재발이 잦고 회복이 느린 고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패턴의 변화 속에 주목되는 개념이 바로 '저강도 염증(low-grade inflammation)'이다. 저강도 염증이란 겉으로는 열감·부종·통증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체내 염증 신호가 낮은 수준으로 지속되는 상태를 뜻한다. 이 상태가 누적되면 점막과 피부 장벽이 반복적으로 자극 받고, 산화 스트레스가 쌓이며, 면역 항상성 유지 능력이 흔들릴 수 있다. 그 결과 알레르기 반응이 한 번 촉발되면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발 패턴이 고착화되기 쉽다. 이러한 관점을 반영해 오늘은 약사답게 상담하기 네번째 원칙인 '통합적 관점으로 확장하기'의 네번째 주제로서, 저강도 염증 케어부터 시작하는 알레르기 영양상담 전략을 정리하고자 한다. 1. 저강도 염증 베이직 케어: 염증 매개 반응 억제를 통한 빠른 회복과 재발 감소 알레르기 반응은 흔히 히스타민 중심으로 이해되지만, 실제로는 IgE 매개 반응에 의해 류코트리엔, 프로스타글란딘, 사이토카인 등 다양한 염증 매개물질이 동시에 분비된다. 여기에 대사과정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까지 가중되면 점막과 조직이 반복 손상되고, 이러한 불안정성이 다시 과민 반응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알레르기 영양상담의 출발점은 면역 조절 이전에 염증 매개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 부담을 낮추는 데 두는 것이 적절하다. 이 단계에서 고려하기 좋은 원료가 '프로폴리스추출물(이하 프로폴리스)'이다. 프로폴리스는 CAPE·크리신·갈랑긴 등 다양한 폴리페놀 및 플라보노이드를 함유하며, 이들 성분은 항염·항산화 작용을 나타낸다. 알레르기 영양상담의 기초 항산화 관리 단계에서 활용하기 좋은 원료로 꼽히는 이유다. 연구 근거 측면에서는 퀘르세틴이 알레르기 관련 데이터가 비교적 풍부한 성분으로 언급되지만, 실제 약국 상담에서는 기능성 표시, 가격, 복합 설계 여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알레르기 항산화 영양제는 단일성분 고함량 제품보다는 프로폴리스 기반으로 비타민C, 셀렌, 퀘르세틴, 루틴 등 식물영양소가 함께 설계된 복합 구성이 임상현장에서 더 활용하기 좋다. 2. 저강도 염증 시스템 케어: 전신 면역균형 유지를 통한 알레르기 재발 감소 알레르기는 겉으로 보면 면역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상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Th1/Th2 불균형, 조절 T세포 기능저하, 점막 장병 취약성 등이 함께 얽힌 면역조절 이상으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하다. 특히 비강·기관지·피부·장 점막은 외부 항원과 가장 먼저 접촉하는 면역 장벽인데, 이 장벽의 균형이 무너지면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반응하고 회복은 느려진다. 알레르기 고객 중 감기를 자주 앓거나, 피로가 오래 지속되고, 컨디션이 저하될 때 증상이 심해지는 등 복합적 건강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 지점에서 우선 고려할 수 있는 영양소는 비타민D다. 비타민D 수용체는 T세포와 수지상세포 등 주요 면역세포에 널리 발현되어 있으며, 비타민D는 조절 T세포(Treg) 분화와 면역 반응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알레르기와 함께 피로, 잦은 감염, 햇빛 노출 부족이 동반되는 고객이라면 비타민D를 중요한 상담 포인트로 적용할 수 있다. 피로 누적 시 면역 저하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피로와 면역을 함께 조절할 수 있는 면역영양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전신 면역균형 유지를 위해 한 가지 성분만 과도하게 높인 단일 성분 고함량 제품보다, 면역의 대응과 회복 측면을 균형 있게 설계한 복합 제품을 추천한다. 3. 저강도 염증 마무리 케어: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을 통한 알레르기 신호 안정화 알레르기 케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양성분이 '프로바이오틱스'다. 알레르기 비염·아토피 피부염·식품 과민 등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이 관찰된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내 유익균이 생산하는 단쇄지방산, 특히 부티르산(butyrate)은 장 점막 상피세포의 치밀결합을 강화하고, 항원의 혈류 유입을 줄이며, 조절 T세포 활성화를 통해 전신 면역 반응 조절에 관여하는 신호 물질로 설명된다. 다만 알레르기 병태생리 관점에서 보면, 산화 스트레스 관리가 선행되지 않아 장 점막이 지속적으로 손상되거나 전신 면역균형이 흔들린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해도 그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 따라서 알레르기 영양상담의 우선 순위를 정리하면, 첫째 산화 스트레스 부담을 줄여 점막 및 조직 손상을 낮추고, 둘째 비타민D를 중심으로 전신 면역균형을 보완하며, 셋째 이 환경이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마이크로바이옴 케어로 마무리하는 구조가 된다. 고객의 상황에 따라 세 가지를 동시에 적용할 수도 있고, 단기간의 빠른 케어가 필요한 경우에는 항산화 관리에 우선 집중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알레르기는 한 번 발생하면 감작 경로가 형성되어 쉽게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기후 변화와 일상적 면역 부담 증가가 맞물리면서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알레르기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만큼 온라인에서 프로폴리스, 퀘르세틴, 비타민D 등 알레르기 영양제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흐름을 감안하면, 약국에서는 항히스타민제를 비롯한 약물의 역할과 영양제의 기능을 함께 이해하고 통합 상담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영양제를 활용하더라도 급성기에는 항히스타민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알레르기 증상의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담은 오직 약국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하며, 약과 영양제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 알레르기 상담이 약국 현장에서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2026-03-20 12:00:02데일리팜
오늘의 TOP 10
- 1"혁신형제약 인증 받아야 하는데"…약가 개편 시간차 어쩌나
- 2제네릭 약가 산정률 45%…혁신형·준혁신형·수급안정, 약가우대
- 3항히스타민제·코세척제 판매 '쑥'…매출 지각변동
- 4노보 노디스크, 차세대 '주 1회' 당뇨신약 국내서도 임상
- 5남인순 국회 부의장 됐다…혁신제약 우대·제한적 성분명 탄력
- 6매출 2배·영업익 6배…격차 더 벌어지는 보툴리눔 라이벌
- 7미등재 신약 약가유연계약 시 '실제가' 약평위 평가액 기준
- 8유상준 약학정보원장 직위해제…임명 1년 2개월 만
- 9휴텍스제약, 제네릭 약가재평가 소송 최종 승소…"약가인하 부당"
- 10파마리서치, 리쥬란 유럽시장 확대 속도…후발 공세 대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