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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밖으로 나온 약사들…시민과 함께 쓴 3년, 책이 되다

  • 김지은 기자
  • 2026-06-08 06:00:51
  • [인터뷰] 인천시약사회 조성훈 정보통신이사·김두영 청년약사이사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매주 원고를 쓰고 방송을 하면서는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3년 동안 시민들의 건강 질문에 답한 기록이 쌓여 있더라고요.“

인천시약사회 조성훈 정보통신이사(42, 중앙대)와 김두영 청년약사이사(36, 연세대)는 최근 출간을 앞둔 '약사들의 친절한 복약안내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번 책은 인천시약사회가 2023년부터 경인교통방송(FM 100.5MHz) '장수정의 100.5' 프로그램 내 건강정보 코너인 '건강히어로'를 통해 시민들과 나눠온 약물·건강 정보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무려 3년, 150여개 주제에 걸쳐 약사들이 직접 집필한 방송 대본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게 됐다.

인천시약사회 조성훈 정보통신이사, 김두영 청년약사이사. 

조성훈 이사는 "2024년쯤 방송 원고가 꽤 쌓이면서 '이 좋은 내용을 한번 정리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라디오 방송은 한 번 들으면 지나가지만 책으로 남기면 시민들은 물론 약대생, 신입 약사, 학교 보건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책에는 약 보관법과 복용법, 건강기능식품 선택법, 민간요법 검증,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차이 등 약국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이 담겼다.

진행자가 질문을 던지면 약사가 답하는 방송 형식을 그대로 살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개편 바람에도 살아남은 코너…시민 공감이 비결"

김두영 이사는 3년 간 방송이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현장성'을 꼽았다.

그는 "방송국 개편이 6개월마다 진행되는데 다른 코너들은 없어져도 닥터히어로는 6번의 개편을 모두 통과했다"며 "약사들이 현장에서 듣는 질문과 고민을 그대로 전달하다 보니 청취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송에서는 약물운전, 소아 해열제 복용법, 숙취해소제, 콘드로이친, 건강기능식품 선택법 등 시기와 계절, 사회적 관심사에 맞춘 주제들이 다뤄졌다.

조상일 전 인천시약사회장(현 총회의장)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모습. 이때 청취자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이 현 '건강 히어로' 코너 탄생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작가가 질문을 구성하면 약사들이 내용을 다시 풀어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 이사는 "약사들이 방송에서 가장 조심하는 부분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답을 하는 것"이라며 "'반드시 약사와 추가 상담을 받으라'는 말을 항상 덧붙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강·약물 정보 넘치지만 믿을 곳은 부족하다"

인터뷰 내내 두 사람이 강조한 것은 '신뢰'였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건강정보는 넘쳐나지만 무엇이 정확한 정보인지 판단하기는 오히려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조성훈 이사는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과장된 건강기능식품 광고, 약물 오남용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약사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건강정보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방송에서도 청취자들의 돌발 질문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두영 이사는 "생방송에서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오면 부담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시민들이 약사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내가 한 말이 누군가의 건강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지난 3년 간 라디오에서 시민들과 소통해온 약사들. 출간을 앞둔 책의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이번 책이 단순한 건강정보 서적을 넘어 약사의 역할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두영 이사는 "정보 전달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이 약국을 가장 가까운 건강 상담 창구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최근 창고형 약국 등으로 인해 약을 사는 공간으로만 약국을 보는 시선도 있지만 약국은 여전히 가장 접근하기 쉬운 1차 보건의료기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난도 교수가 '앞으로 동네 사랑방으로 남을 곳은 약국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며 "약국이 시민들과 건강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약사회는 초판 1000부 발간을 시작으로 약대생과 신입 약사 교육, 학교 보건교사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향후 방송 내용을 보다 심층적으로 다루는 특집 형식과 숏폼 콘텐츠 제작 등 새로운 소통 방식도 준비 중이다.

조성훈 이사는 "약사들이 3년 동안 공들여 작성한 원고가 결국 한 권의 책이 됐다"며 "책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정확한 건강정보를 접하고 약사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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