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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가려움-긁기 악순환 차단…듀피젠트, 결절성양진 해법 부상"

  • 손형민 기자
  • 2026-04-10 06:00:44
  • IL-4·13 억제 기전으로 근본 원인 접근…가려움 감소·개선
  • "3주 내 증상 완화 체감"…임상·현장서 일관된 효과 확인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피가 날 때까지 긁어도 멈출 수 없는 극심한 가려움으로 환자 삶을 무너뜨리는 '결절성 양진(prurigo nodularis)' 치료 환경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질환의 근본 기전을 표적하는 생물학적제제 '듀피젠트(두필루맙)'가 등장하면서 기존 대증 치료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치료 전략 재정립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결절성 양진은 피부질환 중에서도 가장 극심한 가려움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환자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며 "최근에는 듀피젠트와 같이 질환의 근본 기전을 표적하는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패러다임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결절성 양진은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단단한 결절과 함께 극심한 만성 가려움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환자의 80% 이상에서 가려움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절반 이상은 2년 이상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장애, 우울감 등 정신적 부담도 커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는 낮은 질환 인지도다. 아토피피부염 등과 혼동되면서 정확한 진단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진단 방랑이 흔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만성화와 동반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질환 기전 역시 단순 피부질환과는 다르다. 면역계와 신경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2형 염증 반응이 핵심으로, 인터루킨-4(IL-4), IL-13, IL-31 등이 가려움을 유발하고 이를 증폭시키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이 같은 병태생리에 기반해 등장한 치료제가 사노피의 듀피젠트다.

듀피젠트는 IL-4와 IL-13 신호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으로, 단순 염증 완화가 아닌 질환의 근본 원인을 차단하는 접근이다. 이를 통해 가려움 자체를 감소시키고 긁는 행동을 줄이며, 결과적으로 병변 개선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을 유도한다. 

글로벌 임상연구에서도 듀피젠트는 가려움 개선(WI-NRS 4점 이상 감소) 환자 비율이 위약 대비 약 3배 높았고, 3주차부터 빠른 증상 개선이 확인됐다. 24주 시점에는 피부 상태가 깨끗함 또는 거의 깨끗함에 도달한 환자 비율도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한 교수는 "기존 치료는 염증을 비특이적으로 억제하는 데 그쳤다면, 듀피젠트는 2형 염증의 핵심 사이토카인을 직접 억제해 질환의 근본 원인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가려움이 줄어들면 긁는 행동도 감소하고, 결국 병변 개선까지 이어지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Q. 결절성 양진 환자들이 겪는 가려움의 정도와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어느 정도인가?

결절성 양진의 가장 큰 특징은 가려움의 정도가 매우 극심하다는 점이다. 가려움의 정도는 통상 WI-NRS(최대 가려움증 수치평가척도, 0~10점)로 평가하며, 0점은 가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 10점은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가려움을 의미한다. 

결절성 양진 환자는 이 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중증(7점 이상)을 넘어 매우 심한 가려움으로 분류되는 8점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 비율도 상당히 높다. 가려움뿐 아니라 따가움, 통증, 찌르는 느낌과 같은 이상 감각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증상은 삶의 질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피부 질환이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지표인 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 피부질환 삶의 질 지수)를 보면, 결절성 양진 환자는 건선 환자보다 훨씬 큰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불안과 우울, 수면 장애, 피부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하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는 환자도 있다. 이처럼 "너무 가려워서 죽고 싶다"고 토로하는 환자들이 있을 정도로, 결절성 양진은 환자에게 매우 큰 고통을 안기는 질환이다.

Q. 결절성 양진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이전에는 제2형 염증 반응을 직접적으로 표적하는 치료법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도포하는 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병변이 단단해 연고가 피부에 잘 흡수되지 않는 경우 스테로이드를 병변 내 직접 주사하기도 한다. 

병변 개수가 많아 개별 주사가 어려운 경우에는 광선 치료로 피부의 전반적인 염증을 줄이고, 광선 치료만으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해당 치료법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나, 환자 대다수가 고령이라는 점에서 치료 적용에 어려움이 따른다. 예를 들어 광선 치료는 밀폐된 치료기 안에 옷을 벗고 수 분간 서 있어야 하는데, 60~80대 고령 환자에게는 이 과정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면역억제제 역시 부작용 위험이 있고 사용 범위도 제한적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됐거나 암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이 어렵고, 면역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위험도 존재한다. 결국 이러한 한계로 인해 결절성 양진 치료가 연고 중심으로 제한돼 충분한 치료 반응을 얻기 어렵다. 

국제가려움증연구포럼(IFSI), 미국 및 유럽 치료 가이드라인상 듀피젠트와 같은 생물학적제제는 광선 치료나 면역억제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바로 권고된다. 생물학적제제는 사실상 결절성 양진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Q. 기존 치료와 비교해 듀피젠트가 갖는 기전적 특성 및 임상적 가치는?

기존 치료는 전반적인 염증을 비특이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이었다면, 듀피젠트는 결절성 양진 발병의 핵심 기전인 제2형 염증 반응의 주요 매개 물질인 IL-4와 IL-13을 직접 억제함으로써 질환의 발병 원인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와 기전적 차이가 있다. 

듀피젠트는 질환의 근본 원인을 표적해 가려움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만큼, 가려움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긁는 행동도 감소하고 피부 병변 역시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면역학적 이상이 조절되면 신경계와 염증 반응 사이에 형성되는 가려움증-긁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아울러 듀피젠트는 다른 적응증에서 장기간 사용된 경험과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차별점이다. 

실제로 결절성 양진은 반복적인 긁기 행동과 관련이 깊은 질환으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심하게 긁는 과정에서 유사한 형태의 병변으로 진행해 두 질환을 동반하는 환자도 존재한다. 이런 환자들에게 듀피젠트는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부비동염 등 다수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어 동반 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나 내과적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도 비교적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Q. 실제 듀피젠트 투여 후 환자들의 증상 개선 효과는 어떠한가?

듀피젠트는 임상 연구에서도 치료 시작 후 3주 이내 가려움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3~4주 내 가려움이 크게 완화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간염, 투석, 종양 과거력 등으로 면역억제제 사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투여 주기는 2주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시행하도록 명시되어 있으며, 듀피젠트는 가려움과 긁기의 악순환을 차단함으로써 긁는 행동을 줄이고, 그에 따라 피부 병변도 함께 호전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이처럼 근본적인 악순환이 끊기면 치료 중단 이후에도 호전된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 

Q. 결절성 양진 환자와 결절성 양진을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당부하거나 전하고 싶은 말 있다면?

결절성 양진은 질환명 자체가 생소해 환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지 못하면 단순한 습진 혹은 타 피부과 질환으로 오인되어 정확한 진단 없이 방치되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진단 방랑이 발생하기도 한다.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면 증상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생물학적제제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고 치료를 이어가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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