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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동일 수수료에도 고정비 시각차…거점도매 갈등 복잡한 셈법

  • 김진구 기자
  • 2026-04-09 06:00:58
  • 대웅제약 ‘1% 물류 수수료’ 입장 정리…“기존과 동일하게 지급한다”
  • 유통업계 “인건비‧고정비 상승에 수익↓…도도매로 숨은 비용 전가”
  • 참여-미참여 업체간 엇갈린 셈법…“점유율 확대” vs “투자 리스크”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대웅제약의 블록형 거점도매를 둘러싼 갈등의 내면에는 마진과 수수료율을 둘러싼 수익성 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

대웅제약이 ‘기존 물류 대행 수수료 1%’ 유지를 공식화했음에도, 유통업계는 여전히 ‘생존위기’를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강화한 물류 기준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상승이 결국 일선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유통업계에서 제기된다. 

1% 물류 수수료 지급 논란…대웅제약 “기존과 동일하게 지급”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블록형 거점도매를 둘러싼 갈등은 유통 주도권과 물류 효율화를 명분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면에 물류 수수료 1%의 지속 지급 여부가 자리 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갈등 초기엔 1%의 물류 대행 수수료를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유통업계에선 대웅제약이 거점도매로 전환하며 기존 물류 수수료를 폐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1% 내외인 유통업계 특성상, 저마진 구조에서 물류 수수료 1%가 사라지면 사실상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공포가 확산됐다.

이에 대웅제약은 8일 입장을 명확히 정리했다. 대웅제약은 거점도매 업체에 제공하는 물류 수수료 1%를 기존과 완전히 동일하게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유통업계에서 제기된 수수료 삭감 우려에 대해 대웅제약이 지급 기준을 공식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신 대웅제약은 3000개 넘는 유통업체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던 관리 비용을 소수 거점으로 집중시켜 물류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더샵’으로 주문을 일원화해, 유통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수수료 동일해도 고정비 상승 불가피”…‘숨은 비용’은 누가 감당하나

대웅제약의 입장 정리에도 유통업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수수료율이 유지되더라도, 대웅제약이 요구하는 강화된 물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선 고정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유통업계는 1%의 수수료라는 수치보다 이를 받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숨은 비용’에 주목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거점도매를 통한 의약품 물류 시스템 개선을 위해 ▲1일 2배송 원칙 ▲TMS(운송관리시스템)를 통한 실시간 배송 위치 알림 ▲AI DCM(인공지능 데이터협업관리)을 통한 재고·판매 데이터 실시간 공유 등을 거점도매 업체들에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렇게 강회된 기준이 유통업체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일례로 하루 1회 배송을 2회로 늘릴 경우, 당장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배송 기사들의 업무 강도가 세지는 과정에서 추가 수당이 발생하거나, 배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차량과 기사를 추가 고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단순히 인건비만 증가하는 게 아니라, 물류 상하차 비용과 차량 유지비, 유류비도 두 배로 늘어난다”며 “기존 수수료 체계에서도 수익성이 빠듯했는데, 여기에 물류 고정비가 늘어나면 실질적인 마진은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도매 업체들의 우려는 더욱 크다. 대웅제약이 거점도매로 물량을 집중시키면, 도도매 업체는 대웅제약의 제품을 받기 위해서 거점도매와 거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거점도매 업체들이 상승한 물류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비선정 업체(도도매)로의 공급 마진을 낮게 책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땐 도도매 업체들의 마진이 즉각 감소하게 된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측은 “거점도매와 도도매 간 거래는 업체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에서 “거점도매 업체를 앞세워 숨은 비용을 전가한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이유다.

“수익 줄어도 매출 확대” vs “투자 리스크 너무 커”…엇갈린 셈법

흥미로운 점은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은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입찰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거점도매 참여 업체와 미참여 업체 간 셈법이 엇갈린 결과로 분석된다.

거점도매 참여 업체들은 고정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감소하더라도, 외형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마진이 낮아져도 물량을 집중시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전체 영업이익 총량은 방어할 수 있다는 실리적 판단이다. 장기적으론 대웅제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 거점도매 참여 업체 관계자는 "거점 도매 정책은 단순히 유통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약국 중심의 서비스 혁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거점 선정을 통해 약국 배송 서비스를 최적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참여를 포기한 업체들은 투자 대비 효율을 낮게 평가한다. 인건비 확대와 시스템 구축 등에 수억원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1년 단위 계약’이라는 조건에선 투자 회수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물류 데이터 종속에 대한 불안감도 깊게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은 자사 온라인 플랫폼인 더샵으로 주문을 일원화하고 배송 정보를 실시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에선 이를 영업기밀과 물류 주도권이 제약사로 완전히 귀속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미참여 업체 관계자는 “수수료 1%를 보전받는 대가로 유통업체가 제약사 플랫폼의 단순 배송 대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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