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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피린타임

마진없는 약값이 75%…"약국 25억원 환수 취소하라"

  • 김지은 기자
  • 2026-03-16 12:03:01
  • 서울행정법원, 면대 약사 대상 건보공단 25억 재환수 취소 판결
  • “실제 이익 대비 처분 과도”…재처분 4년 지연도 위법 판단해
  • 법률전문가 “약국 원가구조 고려 첫 판결…환수 관행에 제동”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면허대여 약국 환수 처분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환수 처분에도 제동을 걸었다. 

이번 판결은 약국의 원가 구조 특성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고려했다는 점과 함께 취소 판결 이후 장기간 재처분을 미룬 행정청의 권한 행사에도 제한을 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최근 약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재환수 처분 취소 소송에서 공단의 약 25억원 환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판단 이유로 약국의 실 경영 이익을 주효하게 봤다. 약국 원가 구조를 고려할 때 “약국 매출의 75% 이상이 의약품 구매비”라고 짚으며 약국이 부당이익금의 전액을 취한 것으로 보기는 힘든 만큼, 과도한 제재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사건은=사건은 A약사의 면허 대여로 개설된 면대약국 운영에서 시작됐다. A약사는 2008년 한 병원에 면허를 대여했고, 병원 측은 약사 명의로 약국을 개설해 약 22개월간 운영했다.

해당 기간 약국이 공단으로부터 받은 요양급여비용은 약 37억원, 환자 본인부담금은 약 14억원으로 총 51억원 규모였다.

공단은 2017년 해당 약국을 사무장약국으로 판단해 요양급여비용 전액인 약 51억원 환수 처분을 내렸다.

약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서는 패소했다. 반전은 대법원 판결이었다. 

대법원은 2020년 “사무장기관이라 하더라도 개설 명의자에게 요양급여비 전액을 기계적으로 환수하는 것은 비례원칙에 반할 수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이후 환수 처분은 최종 취소됐다.

이후 공단은 불법 개설기관 환수 감경 기준을 새로 마련해 사건을 다시 들여다봤다.

감경 기준을 적용해 환수액을 50% 줄였고, 이에 따라 약 25억3000만원의 재환수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약사는 공단의 재환수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이번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약국 원가 75%는 약값, 약제비 전액 환수는 부당”=이번 판결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약국의 원가 구조를 구체적으로 짚은 대목이다.

재판부는 약국의 경우 요양급여 제공 원가 중 의약품 구매 비용이 대략 75%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요양급여비 상당액은 약국의 이익이 아니라 의약품 구매비용으로 제약사에 이전되는 비용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약국의 실제 영업이익 규모가 환수액 산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공단의 내부 감경 기준에 대해서도 약국과 의료기관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환수 규모뿐 아니라 재처분 시점 자체도 위법 사유라고 봤다. 앞서 환수 처분을 취소한 판결은 2021년 확정됐지만 공단이 재처분 절차에 착수한 시점은 2025년이다. 취소 판결 이후 약 4년 이상 지난 뒤 재처분이 이뤄진 셈이다.

재판부는 행정청이 권한을 장기간 행사하지 않다가 뒤늦게 처분하는 경우 신뢰보호 원칙에 반할 수 있다며 실권의 법리를 적용했다.

◆“공단 환수 관행에 제동, 약국 원가 따진 첫 판결 의미”=이번 판결에 대해 법률 전문가는 약국 환수 기준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약사 측 법률 대리를 맡은 심재범 변호사(심재범 법률사무소)는 “불법개설기관 환수에서 내부 감경 기준이 존재하더라도 개별 사안의 실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으면 처분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국은 요양급여 제공 원가에서 의약품 구매 비용이 대략 75%를 상회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인데, 이번 판결은 이런 점을 구체적으로 고려한 사실상 최초의 판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 선행 처분이 취소된 뒤 재처분을 장기간 지연하면 그 자체로 위법 사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판결은 실권의 법리와 ‘시의 재량’ 관점에서 재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언제든 다시 환수할 수 있다’는 공단의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로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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