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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제약, JPM '참가의 시대' 끝났다

  • 최다은 기자
  • 2026-01-13 06:00:40

[데일리팜=최다은 기자] 국내 제약사들에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는 더 이상 ‘참가 자체로 의미 있는 행사’가 아니다. 무엇을 들고 왔는지, 그리고 그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기준에서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리다. 차세대 먹거리를 증명하지 못한 기업에게 JPM은 기회의 무대가 아니라, 한계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가 바이오·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중심의 무대를 넘어, 국내외 제약사들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JPM은 JP모건이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투자 콘퍼런스로 매년 1월 개최된다. 행사에서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만나 업계 트렌드를 공유하고, 신약 개발과 파트너십 등 주요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주목되는 점은 과거 바이오 기업 중심이던 JP모건 컨퍼런스의 제약사 참여도 강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JPM은 신약 개발 바이오텍이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중심의 행사였다. 최근에는 완제 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석하면서 자사의 파이프라인과 사업 전략을 알리고 있다. 

올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뿐 아니라 유한양행, 한미약품, SK바이오팜,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등 여러 전통적인 제약사들이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제약사들이 직접 메인 발표에 나서지는 않지만, 공식·비공식 미팅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에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알릴 전망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제약사들이 기존 주력 품목의 매출 성장만을 강조하기보다,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JPM 무대를 활용하는 방식이 단기적인 투자 유치나 이벤트성 기술이전보다는, 중장기 성장 전략과 후속 파이프라인을 전제로 협업 가능성을 점검하는 성격이 짙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제약사들이 더 이상 내수 중심 사업 구조에 머물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맞닿아 있다. 약가 인하, 제네릭 경쟁 심화 등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차세대 먹거리’ 확보가 생존 과제로 떠올랐다. JPM이 단순한 홍보 무대가 아니라, 향후 10년을 좌우할 사업 방향성을 점검하는 시험대로 인식되는 이유다.

다만 JPM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글로벌 투자자와 빅파마가 주목하는 것은 막연한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임상 진척도와 차별화된 기전, 상업화 가능성을 갖춘 데이터다. 구체적인 개발 일정과 협업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많은 미팅 속에 묻히기 십상이다.

JPM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시작된 논의는 향후 기술이전, 공동개발,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계약이나 기술이전 성과를 기대하기보단,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경쟁력을 점검하고 글로벌 협업의 단초를 마련하는 것으로도 의미는 적지 않다. 

이번 JPM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어떤 성과를 남길지 당장 가늠하긴 어렵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의 파이프라인과 기술 전략이 어느 수준의 평가를 받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개발 방향성과 상업화 로드맵이 명확한 기업들은 공식 발표 여부와 무관하게 비공식 미팅만으로 의미 있는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내 제약사들에게 이번 JPM은 단순한 ‘참가 이력’을 쌓는 자리가 아니라, ‘참가의 시대’가 끝난 이후 무엇으로 경쟁할지를 점검받는 출발선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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