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선] 비대면진료, 불편하게 더 불편하게
- 강신국
- 2023-07-17 16: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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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 50여 일이 됐다. 중요 원칙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정해 재진을 원칙으로, 예외적인 초진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게 핵심 골자다. 처방약도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직접 수령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만성질환자라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해당 질환에 대해 1년 이내에 1회 이상 대면진료 경험이 있다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비대면 진료 건수를 확인해 봐야 하지만,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초진·재진 구분 없이 적용됐던 한시적 비대면 진료 때와 비교하면 비대면 진료 건수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따르면 시범사업 이전 17% 정도였던 의료진의 진료 취소율은 40%까지 폭증했고, 특히 소아청소년과 진료 요청 비율은 19.3%였다가 최근 7.3%까지 줄었다.
원산협은 "시범사업 이후 야간·휴일 등 취약 시간대 약 처방이 불가능해져 실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환자 대다수가 초진에 해당하는 경증 환자였는데, 재진 중심 시범사업으로 인해 이들의 비대면 진료 이용이 불가능해 진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러니 플랫폼 업체가 고사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업체 입장에서는 막막한 상황이지만 의·약사나 환자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비대면 진료 건수가 줄었다는 것은 일단 복지부 시범사업이 일차적인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비대면 진료는 보조적인 수단이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초진 제한의 힘이다.
특히 재진 환자라도 비대면으로 진료 받았는데 조제약은 약국에서 직접 수령을 해야 한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대면 진료를 받고, 인근 약국에서 조제를 받는 기존 방식이 더 편할 수 있다. 이 불편함이 시범사업 하에서 비대면 진료 건수 하락의 원인일 수 있다.
보건의료제도 설계의 근간은 불편함이다. 그래야 안전성이 담보되고 오남용이 줄어든다. 의약분업이 그렇다. 원내진료, 원내조제를 받으면 환자 입장에선 무척 편하다. 그러나 조제는 지역약국을 이용하도록 했다. 약사의 이중 점검으로 약의 오남용이 방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의약분업은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약 상당수가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없도록 금지하는 제도였다. 불편하지만 기대효과가 있었다. 약의 오남용 방지와 안전한 투약이 그것이다.
최근 약사회와 약학정보원은 처방전달시스템을 통해 하루 평균 10건이던 비대면 진료 처방 건수가 60건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아쉬운 대목이다.
비대면 진료 처방건수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고 줄어들고 있다는 홍보가 맞는 것 아닐까? 플랫폼과 제휴한 약사회 처방전달시스템이 활성화되지 않는 게 약사들이 더 원하는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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