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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사총(四目四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2012년 임진년이 밝았다. 지난해 약계는 어느 해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내세우면서 리베이트 수사망을 더욱 좁혔고, 한& 8228;미 FTA 통과에 따라 의약품 허가& 8228;특허 연계제 도입이 결정되면서 의약품 시장이 크게 위축되게 됐다.그리고 드링크의 최고 종목인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전환됐고, 급기야 약국외판매약 도입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일반 편의점에서 의약품이 판매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이러한 어려움들 속에 무엇보다 약업계에 막대한 적자를 초래할 정부의 일괄약가인하의 시행은 지난해의 어려움에 비해 가중된 험난한 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이러한 험난한 변화에 맞서 개개 조직들은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있겠지만, 정부정책이나 한미FTA 따른 변화와 같은 거시적인 변화에 맞서기에는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따라서 이와 같은 큰 파고에 대항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약업계 전체의 단결이 절실하고, 이를 가능하게 해줄 리더십이 절실한 것이다.올해와 같이 어려운 현실을 지켜보며, 이 난국을 넘어설 약업계의 단결을 위해 특히 필요한 리더십은 순(舜)임금의 ‘사목사총(四目四聰)’의 리더십이 아닐까한다.‘사목사총’은 사방을 두루 보고, 귀를 활짝 열어 세상을 듣는다는 뜻으로, 작금의 약업계의 변화를 잘 주시하고 그 대안을 미리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중국 역사상 가장 태평성대를 누린 시대로 일컬어지는 요순시대의 순임금이 즉위하자마자 사방으로 문을 열게 하고 사방으로 듣고, 사방으로 살피며 ‘사목사총’을 가장 먼저 행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특히 어려운 시기일수록 조직의 모든 눈과 귀를 활짝 열어 주변 환경과 잘 소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우리 사회에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경제가 어렵고 사회적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힘겨운 현실에서 사람들은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는 출렁이는 세계경제 그리고 그로인한 국내 경제 상황의 어려움,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단순한 소통에 능한 것 뿐만 아니라 사방을 살펴 변화에 대응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단했던 한 해를 보내고 더 큰 위험이 닥쳐올 새해를 맞이하는 이때, 그런 리더십 아래서 단결하는 것만이 눈 앞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따라서 우리 약업계에도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사방으로 통하도록 사목의 비전과 사청의 리더십을 절실히 요청하는 바이다.2012-01-18 06:35:00데일리팜 -
김구회장, 민초약사와 소통후 결단을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가 협의했다는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논란이 시군구 약사회 총회를 계기로 증폭되고 있다. 복지부와 대약 사이의 협의 사실이 알려진 후 들끓었던 약사 여론은 '6개품목 한정설'로 다소 누그러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가 다시 복지부가 민주통합당에 30품목을 언급하면서 약사 여론은 걷잡 수 없는 양태로 번지고 있다.애초부터 '일부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라는 복지부와 대약 간 협의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약사들은 '협의안'이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다소 유보적 태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복지부와 대약이 협의안과 관련 '핑퐁게임'하듯 '6품목이네' '30품목이네' 서로 다른 소리를 내자 협의동기부터 과정, 협의안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의구심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협의안 실체는 무엇인지, 이번 협의안으로 슈퍼논란이 아예 종식되는 것인지 등 모든 사안에 하나하나 물음표를 붙이고 나서는 것이다.6만 약사를 대표하는 김구 집행부가 오래된 논란을 복지부와 협의로 풀어보겠다며 나선 것은, 권한을 위임받은 '리더그룹'으로서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자 권한 범위일 것이다. 리더에게는 회원 뜻을 받드는 것도 중요한 덕목이지만, 약사직능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회원들의 뜻과 배치되더라도 새로운 길을 결행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중차대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구 회장 역시 약사들의 반발을 예상하면서 수도없이 되뇌이고 고독하게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 심경이 누구보다 진지했을 것이라는 점을 의심할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하지만, 김구 집행부는 '엄청난 파장을 내포한 결단'을 결행하면서 민초 약사들과 소통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약은 시군구 총회 현장을 통해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지금 돌아가는 정황으로 보자면 협의 내용은 시도지부장 선에서 더이상 아래로 확산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약이 금명간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시군구 약사회장 등에게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점이다.더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김구 회장 등 집행부가 리더로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타당한 이유와 약사직능에 대한 비전도 뚜렷하게 있을 것이다. 이 소신과 비전으로 약사 사회를 적극 설득해야 한다. 그야말로 진인사 대천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약사들이 복지부와 협의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김구 회장 집행부는 다른 각도의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리더가 결단을 내려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지만, 조직원 대다수가 '노'라고 할 때 리더는 조직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역할도 해야하기 때문이다.2012-01-16 12:16:48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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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약사 설득이 안되는 이유분회 총회 시즌을 기점으로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과 집행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대약의 협의 명분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또 약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추진된다고 해도 약사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복지부는 민주당 보건복지위원들과 만나 2월 약사법 상정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편의점에서 판매할 가정상비약도 30여 품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임채민 장관 발언도 나왔다.민초약사들의 반발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복지부 행보를 보면 거의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복지부가 야당에 협조를 요청하고 설명을 할 정도면 협의안의 윤곽은 모두 나와 있다는 이야기다.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복지부 입장에서 약사회와 협의도 안 된 내용을 보고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지금 시점에서 김구 회장 대 회원 담화나 의협에서 이슈가 있을 때 마다 발송되는 대회원 서신 정도는 나왔어야 했다.1월 각 분회마다 열리는 정기총회는 좋은 기회였다. 약사들과 직접 만나 약사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였다. 50명이 넘는 회장단과 상임이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상비약을 편의점에서 파는 협의안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이런 질문을 받고 어느 약사가 찬성을 하겠는가?회원들은 지부장, 분회장를 통해 듣는 정보와 언론기사가 전부다. 약사들은 대약의 명확한 입장과 방향을 듣고 싶어 한다.이번주부터 대약 집행부가 전국을 돌며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약사회 관계자는 "지부장들과는 협의 과정과 내용 등을 공유하고 있다"며 "집행부도 답답하다. 그러나 협의과정에 있는 문제를 모두 밝히고 갈 수는 없는 만큼 이해를 해 달라"고 말했다.대회원 설득, 이제 지부나 분회 손을 떠났다. 대약이 직접 민초약사들의 이해를 구하고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그냥 놔두기에 약사들의 상처가 너무 크다.2012-01-16 06:35:00강신국 -
[칼럼] 어느새 '반려의약품' 된 발기부전치료제삶의 질 개선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비아그라와 그외 발기부전치료제들의 복음은 어디까지 전파됐을까? 보건복지부의 최근 발표를 보면 그 경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복지부가 서울과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어르신 500명을 대상으로 성생활 실태를 조사해보니 응답자 100명 중 66명꼴로 성생활을 한다 답변했다.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노인 331명 중 168명은 발기부전치료제를 구입한 적이 있었다.발기부전치료제는 이제 '반려의약품'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고혈압이나 당뇨치료제 못지 않게 희락추구의 존재로서 인간이 충만한 삶을 영위하는데 발기부전치료제는 더 이상 사치품목일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은 잊은 채 인생 대부분을 집한 채 마련하고 양육하며 가정을 책임졌던 어르신들에게 1만원에 달하는 반려의약품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경제적 부담이다. 또 성이 가벼워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드러내놓고 처방받고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 공식 루트인 병의원과 약국에서 발기부전 이야기를 하는데 여전히 어르신들이 민망해 하시는 것같다고 한 약사는 말한다.복지부 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다. 약국에서 정품 발기부전치료제를 구입한 경우는 미약했다. 86명 만이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매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르신들은 성인용품점과 노점판매상, 전단지를 통한 구매에 눈을 돌렸다. 비아그라를 시발점으로 발기부전치료제가 속속 상륙했을 때 한 성의학 교수는 "세상에는 두 종류가 있다. 발기부전약을(무상) 구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웃자고 한 말이지만 발기부전약에는 경제적 장벽이 높다.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관리도 까다롭다.비아그라 특허 만료가 임박하자 국내 제약회사들이 제네릭 개발에 나섰다. 혀 위에서 샤르르 녹는다는 필름형, 껌처럼 씹어먹는 츄형, 흡수가 빠르다는 세립형 등 20여개 제약사가 뛰어들었다. 다양한 제형 개발이 노린 점은 '파트너 모르게' '더 빠른 효과'다. 그렇더라도 제약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가격인하로 이어진다면, 건강한 성생활을 희구하는 어르신들에게 낙수효과를 주지 않을까 기대된다. 당국도 어르신들이 좀더 간편하고 저렴하게 정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정책 개발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 복지차원에서 말이다.2012-01-12 12:22: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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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 일괄인하 대응 아쉽다처음엔 '하나'처럼 보였던 약가 일괄인하 정책에 대한 국내·다국적 제약사들의 행보가 갈라지고 있다.약가인하 정책이 발표된 당시 제약협회 만큼 저돌적이진 않았다 하더라도 KRPIA 역시 평소완 달리 발빠르게 성명을 발표하는 등 약가인하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또한 KRPIA는 기자 간담회를 따로 갖고 약가인하 정책의 부당함을 피력했으며 정책 시행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각 회원사들의 입장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다국적제약사들의 태도는 소극적으로 변해갔다.국내사들이 제약인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국회 복지위를 찾아가 입장을 토로하는 동안 다국적사들은 침묵을 지켰다.또한 현재 많은 국내사들이 약가인하 고시 취소 소송을 준비중이지만 다국적사들은 사실상 소송에서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현재까지 일본계 제약사 1곳 만이 소송참여를 결정했을 뿐 최근까지 유력하게 소송을 검토했던 모 다국적사를 포함해 대다수 업체들이 약가 소송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본사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기자의 질문에 소송 진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 다국적사만 3곳이 넘었었다.그러면서 다국적사들은 지나치게 제약업계 국수주의 팽배를 탓한다. 국내사와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에두른다.꼭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출시 예정 신약이 많든, 워킹그룹을 통한 약가보상을 위한 것이든, 그 어떤 이유든 간에 다국적사들은 국내 제약업계에게 힘을 실어 줄 작은 액션이라도 이어 가야 했다.정녕 자신들의 말처럼 '함께 가는 사이'라면 말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은 단순 이익을 떠나 국내업계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본사에 건의하고, 국내사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외자라고 편가르지 말라'고 성토하기 전에 말이다.2012-01-11 06:35:49어윤호 -
'약값깎아 건보재정 땜방' 언제까지보건복지부는 6일 "한미 FTA 발효와 약가 인하 등에 대응하겠다"면서 '2012년 제약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제약산업을 전문 제약기업, 글로벌 제네릭 기업, 글로벌 메이저 기업 등 3대 유형으로 재편해 차별화된 지원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이렇게 함으로써 2020년까지 글로벌 신약개발 10개, 세계수출시장 점유율 5.4%, 글로벌 기업 12개를 만들어 세계 7대 제약 강국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화시대 관주도 계획 경제를 '대한뉘우스'로 감상하는 느낌이다.복지부 보험약제과가 기계로 잔디 깎듯이 모든 약가를 53.55%까지 강제 인하시킨 후 생명과학진흥과가 나서 이 위에 새로운 씨앗을 파종하겠다며 나선 모양새가 이번 경쟁력 제고방안이 나오게 된 배경일 것이다. 일종의 달래기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국내 제약산업계는 이 방안에 대해 "복지부가 나름 이것 저것 다양하게 건드리며 최선을 다한 것처럼 보이나 여전히 섭섭하고, 실효성도 의문으로 남는다"는 반응 일색이다. 한국제약협회나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등 제약산업계 어느 곳도 복지부 방안에 대해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일체 논평을 하지 않았다.실제 복지부 방안은 일괄 약가인하로 인한 제약산업계 피해액 2조5000억원과 견줘보면 언발에 오줌누기 정도다. 이번 방안으로는 일괄 약가인하를 도저히 상계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조5000억원은 '몸의 멍'처럼 기업들에게 오랫동안 남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예산부처가 아닌 복지부가 '심청 애비 심경'으로 각종 재원을 끌어다 지원에 나선다지만 연간 1200억원정도 수혈하는데 머무를 뿐이다. 제약회사들은 이 중에서도 겨우 500억원 정도만 제약산업계에 흘러든다고 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혁신기업에 대한 1년 약가인하 유예도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소 3년은 돼야 실효성이 담보된다는 것이다.복지부가 세계 7대 제약강국의 비전을 달성하려면 국내 제약산업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제약산업을 건강보험 재정을 지탱하는 도구로 보는 한 비전은 한낱 구호로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앞으로 인구 노령화와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면 건강보험 재정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뻔하다. 통틀어 10여조에 불과한 제약산업을 주물러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정책이 잘 먹힌다는 이유로 산업만 손보다가는 산업은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제약산업을 건보재정에 들어다 받치는 네가티브 정책보다 산업을 육성시킴으로써 그 과실이 건보재정에 녹아들도록 하는 포지티브 정책개발이 시급하다. 영국이 그렇게 하고 있다. 제약회사들이 약속한 성장 목표를 더 달성한 경우 기금을 내도록 하는 방식 말이다.작금 정부의 일괄 약가정책의 정당성은 금명간 법정에서 가려질 터지만 그 결과에 상관없이 정부는 근원적인 산업 육성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기조처럼 제약산업을 다운사이징 함으로써 건보재정 안정화를 모색하는 정책은 그 한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책이 지속되면 국내 제약산업도 약화시키고, 결국에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활동무대만 만들어 건보재정에 외려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게도 구럭도 잃기 전에 원천적인 사용량을 통제하고, 제약산업 선진화 지원 기금도 더 확충하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에서 거침없이 뛸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책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할 것이다.2012-01-10 06:4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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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약사 눈물엔 공감…그러나 좁은 문으로집근처에 도로가 있다. 2차선이다. 차량도 드문드문 다닌다. 동네 사람들은 너나없이 건널목 대신 도로 한복판을 가로질러 다닌다. 30미터 정도 위에 신호등 있는 건널목이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동네사람들은 이웃의 무단횡단에 대해 서로 반감을 보이지 않는다.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서로 묵인하는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어느 날 한 경찰관이 태연스레 길을 건너던 나를 불러 세웠다. 왜?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섰더니 무단횡단이라며 범칙금을 부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범칙금은 5000원 정도였던 것같다. 장난이 싸움이 된것 같은 심경이랄까? 무척 기분이 상했었다. 경찰이 말한 도로교통법 위반을 머리로는 받아들이겠는데 마음으로는 좀처럼 용납되지 않았다.지난 토요일 저녁, 한 약사회 총회 석상에서 울먹였다는 그 약사의 심경이 황당했던 그 날의 내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 약사는 "요즘 약사 집단이 잠재적 범법자로 몰리는 기분이며 불안하고 슬프다"고 말했다. 전문가인 약사로서 20년 이상 별탈없이 잘해왔다고 느꼈던 자부심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약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종업원이 건네준 일반약 조차 고발되는 세태에 약사들은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 없다.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무자격자가 일반의약품을 건네주는 것도 '위법은 위법'이다. 전의총이 팜파라치를 고용해서 위법현장을 의도적으로 적발했든, 약준모가 동영상을 찍어 고발했든 보건소는 고발 주체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 문제를 절차대로 처리해야 한다. 다만, 종업원이 약을 건네줬을 때 약사가 개입했는냐와 같은 참작 요인은 결국 법정까지가서야 그 효력을 인정받게되는 상황이니 약사들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약사들의 눈물은 그래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약사들의 관행적 태도를 무턱대고 옳다고 만은 할 수 없다. 약국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회 속에 '약사가 약사임을 배타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길'은 모든 의약품을 약사가 '전문 정보를 제공하면서 직접 건네주는 방법' 밖에는 없다. '약국에서도 종업원들이 일반약을 파는데 슈퍼에서는 왜 안되느냐'는 억지논리가 일반인들의 귀에는 솔깃하게 들리는 탓이다.'1약국 1약사'가 대부분인 약국 현실 때문에 이 같은 한정된 조건 위에서 약사의 역할을 규정하다보면 비 약사들의 엉뚱한 주장에 힘을 보태는 꼴 밖에 되지 못한다. 따라서 약사의 배타적 전문성 위에서 약사가 직접 의약품을 통제하려는 전향적 자세와 피눈물 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참으로 힘드는 길이지만, 인식 전환의 시대에서 해법은 좁은 문으로 갈 수 밖에 없다.2012-01-09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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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편의점 판매, 문제는 패러다임 전환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 국회 상정 무산, 이어서 바로 대한약사회의 국민불편 해소방안 협상 제안, 이에 대한 복지부의 환영과 일반의약품 편의점 판매 발표, 이에 대한 반발로 김구집행부에 대한 퇴진 요구 등이 급박하게 연말연시 약사사회를 강타하고 있다.복지부와 약사회간 일반약 편의점 판매 협의방안을 놓고 약사사회가 내홍에 빠져있는 가운데 집행부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원칙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불가피론을 이야기하는 현실론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복지부와 약사회간 일부 일반약 편의점 판매 추진에 대한 약사사회의 반대여론이 80%에 가깝다.약사법 국회상정이 무산된 직후 약사회의 최대 패착은 전선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누가 봐도 유리한 국면에 어렵게 점령한 고지에서 스스로 내려와 버린 것이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서 적도 아군도 모두 놀라게 만들며 그로키 상태인 정부에 협상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마치 FTA 날치기 통과로 무너져 내리기 직전의 한나라당에게 등원의 다리를 놓아 준 모 야당처럼 말이다.쫄지 말고 전선을 명확히 해야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한 마디로 이는 약사회의 자신감 결여다? 더 이상 동력이 없다? 일할 사람이 없다. 지쳤다? 여러 현실적인 이유를 내세운다. 겉으로 보면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핵심은 따로 있다. 그것은 12월 이전에 약사회가 전선을 확실히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작년 6월로 되돌아가 보자. 그때 약사회편이 있었나? 언론도 엠비도 여권도 정부도 모두 합쳐 약사회를 공격했다. 한마디로 약사사회가 초토화된 형국이었다.그 상황에서 그나마 겨우 약사회에 힘을 실어준 것이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과 언론노조나 언소주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었다. 그리고 힘을 실어준 명분은 국민들의 안전성, 종편광고확대, 재벌몰아주기 반대, 중산층 몰락 저지, 의료민영화 반대 등이었다. 그래서 겨우 99대 1의 낙동강 보다 더 쪼그라든 상황에서 알량하나마 대치 전선을 만들었던 것이다.그러나 이제 정작 그야말로 악전고투 속에 전선이 5대5로 되자 약사회 집행부는 스스로 쫄아서 이 모든 전리품을 버렸다. 이는 작년 10월경부터 어느 정도 조짐이 보였다. 반MB 반종편은 어느 정도 약사회가 동의하나, 구체적으로 들어가 친재벌 반서민 노선의 반한나라당 전술이나 약사들을 죽이려는 왜곡보도를 일삼는 반조중동 전술에는 합의하지 않았다.그래서 국회에서 약사법 상정이 무산되자마자 약사회 내 친한나라당과 조중동에 밉보이지 말자는 측에서 이 국면에 협상에 나서는 것이 약사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즉각 협상에 나선 것이다. 좀 국면이 유리해 지자 약사회가 시각을 시민의 측면이 아닌 약사회의 입장으로 바로 돌아선 것이다.그러나 누누이 강조해왔지만 이제는 이익단체들도 자신들의 이익만 바라봐서는 이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언제나 핵심은 시민들의 관점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 어느 정도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사회에 우리가 이미 살고 있는 것이다. 약사의 이익은 전면이 아니라 그에 따라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을 뿐이다.그래서 작년 중반 이후 약사회에서는 줄기차게 국민건강권 차원에서 안전성을 강조하고 취약시간대 국민 불편의 정부 책임 강화, 종편 먹여 살리려는 광고확대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이를 기반으로 야당이나 시민단체 언론노조 등과 같이 했고, 2주 만에 100만 서명도 받아낸 것이다.이때까지는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약사회에서 의약품 약국외 판매 문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역할을 했었다. 그러다 가장 유리한 순간 하루아침에 스스로 작년 6월로 되돌아간 것이다. 스스로 위축되어 시민들의 건강권, 의약품 안전성 이슈를 버리고 약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특수장소 확대 협상으로 돌아간 것이다.의사결정 구조에서 약사회의 힘은 그리 강하지 않아다른 한편으로 정반대로 협상론은 약사회가 스스로를 너무 힘이 있다고 과신하면서 생긴 오판이기도 하다. 약사회가 복지부와 합의만 하면 모든 일이 다 끝나리라는 무모한 확신이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의제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의약품 약국외 판매 문제만 해도 정부나 MB, 한나라당, 야당, 국회, 시민단체, 약사회, 의사회 등이 얼기설기 서로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제였다.그래서 향후 약사회와 복지부가 이를 합의했다고 해서 그대로 간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는 현 국회의 반응에서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와 약사회간 상비약 편의점 판매 합의와 관련해서 국회 관계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한 국회 관계자는 "복지부가 공식적으로 수정 의견을 제시한 것도 아니고 일개 단체와 협상한 내용에 국회가 반응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복지부와 약사회가 합의했다고 해서 국회가 부화뇌동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야당 일각에서는 약사회가 스스로 원칙을 버리고 자충수를 두었다고 비판하며 국민들의 구입불편해소에 부합할 수 있는 내용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 복지부와 약사회 합의가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으로 "약사회에 우리가 좌지우지될 이유가 없다. 오남용과 종합편성채널 퍼주기 의혹 등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법안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이다.이번 합의로 그 동안의 약사회 주장은 직능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쇼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약사회 때문에 이견을 제기한 것이 아닌 만큼 이번 합의도 법안심사 과정에서 고려할 사안은 아니라며 국회의 입장에서 이 법안을 독자적으로 진행시킬 것이라는 측면을 강조했다.즉 약사회의 바람대로 갈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회는 지금도 이 문제를 의약품 오남용문제나 종편특혜문제에서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약사사회가 다시 조직을 정비하여 진정 시민들을 위한 정책으로 나간다면 아직도 방법은 있다. 그것이 진정 시민들(건강권 문제에서)도 약사회도 사는 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의 입장발표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약사회도 시민을 중심에 둔 패러다임의 변화에 부합해야보건의료단체연합과 시민단체들은 일반약 슈퍼판매 협상에 나선 복지부와 약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반발하며 '약사회와 복지부는 의약품 약국외 판매에 대한 밀실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야간, 휴일 의료공백 해결을 위한 근본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이 단체들은 "복지부와 약사회가 협상하는 내용은 실질적인 의료공백 해결과는 거리가 먼 형태"라며 "슈퍼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복지부의 모습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하며 슈퍼판매는 약의 안전성 관리 구축 문제와 야간·휴일에 대한 의료공백 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이후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또 그동안 슈퍼판매와 관련한 약사법 개정을 꾸준히 반대해 오던 약사회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국민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일부 의약품을 약국외 에서 팔 수 있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스스로 정한 원칙과 명분을 버린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비판했다.이 단체들은 "슈퍼판매는 보건의료 제도의 큰 변화를 초래하는 방안으로 절대 졸속적으로 처리되면 안된다."며 "의약품의 안전성과 편의성은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슈퍼판매가 필요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규제 속에서 진행할 것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이 문제에 대해 약사회 투쟁위에에서 활동했던 한 약사가 "나는 대한민국의 약사라면, 적어도 동네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지켰다면, 이명박 정부의 주장을 반대 해야 한다고 본다. 근본적인 대인이 서울과 제주에서 올해부터 시행 될 것"이라고 주장한 내용이다.그 대안으로 "서울은 보건소와 약국이 저녁시간과 공휴일에 당번 의원, 당번 약국의 형태로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운영이 될 예정이다. 제주는 약국이 지자체의 제정으로 당번 약국의 형태로 운영 된다고 한다. 약사회는 이 2가지 형태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에 대한 국민 만족도를 조사하고, 그 중 하나만이라도 근본적인 대안으로 사회적 합의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것이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라고 국민으로부터 면허권이 부여된 대한민국의 약사의 숙명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며 "의약품은 상품이기 이전에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공공재이다.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약사회가 깨닫길 바란다."고 주장했다.적극적으로 보면 이번 문제는 약사회가 이 시민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가 할 일은 쫄아서 복지부와 협상하고 MB에게 손을 벌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은 의제확장이다. 시민들을 중심에 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박근혜 위원장조차 복지를 부르짖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가 할 일은 부실한 보건의료시스템의 국가 차원의 구축에 일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의약품 편의점 판매라는 의제를 넘어 시민사회를 위한 새로운 의제를 선점하고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사는 길이다.2012-01-09 06:36:11데일리팜 -
"슈퍼판매, 자승자박 아닌가요?""도대체 지금의 사태는 누가 만든 것입니까. 20여년 약국 운영하면서 요즘처럼 불안하고 힘들 때가 없는 것 같네요"구약사회 총회에서 한 여약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회원들을 향해 내뱉은 말이다.전국 시도지부 약사회들이 정기총회 시즌에 들어갔다.각 분회들은 복지부와 약사회 간 일반약 슈퍼판매 전향적 협의와 관련 김구 회장의 불신임 투표와 퇴진 결의문을 경쟁적으로 내 놓고 있다.6만 약사들은 지금, 일반약 슈퍼판매로 시작된 약사 사회의 불신과 위기를 대한약사회에 대한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는 듯하다.울먹이며 묻는 여 약사의 말에 한 고령의 약사가 말을 이어 받았다."지금의 상황에 대해 약사회에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회원님들, 지금의 사태가 자승자박이라는 생각은 안 해 보셨습니까"약사는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약국 팜파라치 사태를 돌이켜보자고 했다.카운터 고용 약국을 비롯해 복약지도를 하지 않는 약국, 임의조제를 하는 약국까지 팜파라치들의 영상만보면 약국들은 ‘불법 천국’이라는 것이다.물론 전문적으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몰래카메라를 들이대는 전문 팜파라치들에게 당해낼 재간이 있는 약국은 별로 없을 것이다.하지만 그 이전에 약사로서 자존감과 당위성을 지켜가기 위해 한 치의 부끄러운 점이 없는지 개개인의 약사들도 한번쯤은 돌아볼 때가 왔다.'복약지도를 하려고 해도 환자들이 들어주지 않는다' '동네약국에서 가족이 도울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변명을 하기에는 위기가 너무 가까이 와 있다.배가 방향을 잃고 표류 중이라면 배의 키를 잡고 있던 선장에게 책임을 묻고 그에 걸 맞는 처벌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하지만 더불어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던 선원들의 행동은 어떠했는지도 한번쯤은 돌이켜 볼 일이다.2012-01-09 06:35:44김지은 -
[칼럼] 약가소송-용의 해 뱀꼬리가 어른 거린다괴이하다.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에 분기탱천했던 제약업계가 고요하다. 엊그제 장충체육관의 함성이 또렷한데, 그 여운은 그 날로 끊겼다. 한껏 부풀었다 시간이 지나면 꺼져버리는 비누거품처럼 말이다. 흑룡의 해 벌써 뱀꼬리가 어른 거린다. 약가인하 소송이 그렇다. '벌떼소송'을 벌이겠다던 제약업계 결기는 온데 간데 없다. 소송에 나서는 제약회사 수가 예상에 크게 못미친다는 말이 나온다. 분노는 봄 눈처럼 녹아내렸다. 소송을 부추기려는 것은 아니다. 말하려는 것은 제약업계가 언제나처럼 출발점에서는 호랑이의 대범함이지만, 결승점에서는 고양이의 움츠림이라는 점이다. 2010년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도입 때도 그랬다. 가까이는 일괄약가 인하 제도 도입을 앞두고 천명했던 공장가동 중단이나, 대규모 장외집회가 모두 그렇게 사그라 들었다.큰 틀에서 일괄약가제도를 위협적 요인으로 보지 않는 곳은 없다. 국내 제약업계도, 다국적 제약회사들도 걱정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각론에선 갈린다. 이해득실이 스며들기 때문이며, 그래도 '나는 괜찮겠지'하는 턱없는 낙관론 때문이다. 월급제에서 연봉제로 바뀌어도 '나 만큼은 더 받을 수 있다'는 그 막연한 기대감에 스스로 지갑을 열어 돈을 덜어내는 개인들과 일맥상통이다.어김없다. 제약업계 안에서 흘러 나오는 말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가 아직 보여주지 않은 카드 때문이란다. '신약적정가격' 마련을 위한 워킹그룹 활동에 자칫 소송이 영향을 미칠까봐 주춤거린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소송은 본사의 소관'이라고 내세우는 외국계 제약회사들도 결국엔 신약가격에 목을 메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도입신약이 많은 국내 상위 제약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경험칙상 예쁜짓에 적정한 답례가 있었던가?승자독식은 매력적이다. 승자독식에는 '네가 죽어야 내가산다'는 살벌한 논리가 감춰져있다. 이윤창출이 목적인 기업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결과의 혹독함은 '숲의 비유'에서 쉬 읽을 수 있다. 숲은 낙락장송 몇 그루로 조성될 수 없다. 다양한 생명체의 뿌리가 서로 혀 있고, 잎새들이 빛을 더 받기위해 남보다 빨리 자라는 경쟁을 벌인다. 1년생 풀뿌리나 음지식물 모두 숲의 구성요소다.약가소송의 출발점은 뭐였던가. 당장 개별기업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었다. 제약업계 분노가 폭발지경일 때 제기된 소송의 의미는 정부의 무리한 정책에 대한 저항이었다. 한 정책을 막음으로써 미래 또다른 무리한 정책까지 미연에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시간이 흐르면 목표 의식에 혼선이 빚어지고, 변수가 가세하면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은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 같지는 않다. 기업이라는 '집단지성'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용머리는 사라지고 뱀꼬리가 어른 거린다.2012-01-05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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