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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약사여! '행복한 출근, 즐거운 퇴근'을'약국이 천국이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나는 약국의 모토를 '행복한 출근 즐거운 퇴근'으로 정했다.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라면 누구나 꿈꾸는 '나만의 행복한 약국'이 될 때까지 많은 노력과 끊임없는 개선이 필요했다.지금도 진행 중인 약국의 변화를 위한 노력은 끝이 없겠지만 이제는 이 또한 약국이 천국인 이유라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사를 통해 오늘이 고단한 후배 약사들의 이야기에 문득 예전 내 근무약사 시절이 떠 올랐다.제약회사 생활을 끝내고 약국가에 나온 첫해, 나 역시 어딘가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배워야 할지도 모른 채로 어릴 때부터 유명했던 약국에 근무를 하게 됐다.조제는 불법조제원에게 배우고, 매약은 카운터에게 배우는 첫날 약국장은 "약파는것은 O부장님께 배우면 전국 최고 수준이 될거예요"라는 이야기를 당연하다 듯 했다. 카운터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약사는 약사를 통해서 교육을 받겠지 하던 난 그날 저녁 퇴근하면서 일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고, 지금 생각하기에도 가장 잘 했던 첫단추 꿰기가 아닌가 싶다.그 이후로 근무했던 약국은 대부분 신입약사들이 가게 되는 문전 조제전문약국이었다. 상담을 배우기도 일반약에 대한 공부를 할 기초도 없이 조제하느라 바삐 지내던 몇 개월 동안 초보약사의 실수로 약을 잘못 넣어 연락을 드리고 다시 조제해서 한시간 넘는 거리를 가져다드리기도 하면서 '두려움 반 책임감 반'의 시간을 지냈다.이후로 다른 약국으로 옮겨봤지만 옮길 수 있는 약국들은 항상 ‘조제공장’에 가까운 약국이었고 불법조제원은 조제보조라는 타이틀을 달고 항상 상주해 있었으며 약사로서 환자의 얼굴을 기억하지도 못하고 처방전과 약의 알수만 맞는다면 기계처럼 '하루세번 식후'식의 복약지도만을 하면서 나 역시 '과연 이게 내가 원하는 약사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결국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 여겨 시장약국도, 동네약국도 근무할 수 있는 오전+오후파트약사로 근무를 하게 됐다. 궁금한 것은 사소한것도 친절하고 상세히 알려주시고 초보약사임에도 믿고 맡겨주시는 국장님덕에 '내 약국을 하면 어떨가?' 하는 생각도 갖게 됐다.후배 약사님들, 그리고 개국을 준비하는 약사님들이라면 꼭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내가 근무약사이기 때문에 근무약사로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든 '이 약국이 내 약국이라면?' , '나라면 어떤 약국을 하고 싶은가'하는 생각 말이다.약국을 열기 위해 엎어진 것만 수차례, 결국 약국을 열게 됐고 그 사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약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먼저 하려고 애썼다. 청소가 안된 약국이 싫다면 직원에게 청소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청소를 했고, 약국을 찾아온 사람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되 나를 불행하게 하는 사람들은 과감히 정리하기도 했다.약국 근무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 도움이 될 수 있는 약국이 되기를 바랐고 약국의 진열부터 POP제작은 물론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하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1년~2년이 지나가고 약국도 안정이 되었으며, 그 사이 약국을 즐겁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약국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공간’이 되어야 하기에 약국의 구성원이 가장 불편하지 않은 약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개선하는 중이다.약국을 하는 것이 재밌고, 약국에 온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겁고, 같이 일을 하는 구성원과 희노애락을 공유하는 것이 소중하다고 느껴지면 그게 행복한 약국이 아닐까?불법조제원도 카운터도 자기들의 핑계로는 필요악이라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는 그런 약국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만 편하고 돈 많이 벌면 된다는 생각에 빠진 약국들을 보면 씁쓸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결국 약사면허에 스스로 침을 뱉는 행위로 약사를 국민의 의식 속에 ‘약싸개 돈벌레’로 만드는 행동이 과연 떳떳한 일일 수 있는지 의문한다.이제 스스로 행복하고 즐거운 약국이 되었다 생각하고 주변을 둘러볼 때, 새내기 약사님들과 개국을 준비(?)하는 근무약사님들 중 한명, 한명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름만 거창한 '개국멘토링프로그램'도 시도해보고 이를 통해 또 다시 배우고 개선하고 만족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물론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 한명이라도 더 행복하고 즐거운 약국을 할 수 있을 마음의 준비가 되고 내 약국을 통해 행복한 출근 즐거운 퇴근을 할 수 있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일은 전국의 많은 약국에서 행복한 선배약사님들이 후배약사님들을 행복하게 키워내는 기회로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약국을 왜 하는가에 대해서 누군가 물어본다면 '내가 노력한 만큼 행복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터'라고 답을 하고 싶다. 물론 경제적 안정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고 불행한 약국도 많아 보인다. 그렇게 지내다보면 직업에 대한 회의가 빨리 찾아오지 않을까?결국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로서 가장 큰 기쁨을 찾기위해서는 ‘같이 있는 구성원이 즐겁게 일하고,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나를 신뢰하고 나역시 그사람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 작지만 다양한 기쁨들이 다양한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그 과정의 연속선이 아닐까 생각한다.오늘도 나의 행복한 출근과 즐거운 퇴근은 계속된다.2014-08-01 12:23:21데일리팜 -
제약 골드러시…가자 라틴아메리카로!1882년 이탈리아 제노바에 살고 있던 어린이 마르코의 엄마는 가난한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당시 세계 5대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로 가정부 일을 하러 떠난다. 엄마로부터 연락이 끊기자 마르코는 엄마를 찾아 밀항을 거듭하며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하지만, 엄마가 이미 다른 곳으로 일자리를 옮긴 것을 알고 광활한 아르헨티나를 누비며 엄마를 찾는다.7~80년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만화 '엄마찾아 삼만리'의 내용이다. 람보르기니,페라가모, 구찌, 조지오 알마니 등 명품 본국인 이탈리아와 국가 디폴트 선언이라는 벼랑끝에 서있는 오늘 날의 아르헨티나를 비교해보면 130년이라는 세월이 가져온 변화가 놀랍기만 하다. 아르헨티나와 라틴 아메리카는 엄마찾아 삼만리의 영화를 다시 누리게 될까.구호는 약점(weakness)의 반영이다. 체중감량, 금연, 저축 등 개인들이 새해마다 ?K아놓는 다짐들과 구호들은 개인이 극복하고자 하는 약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과 기관 등 개인의 차원을 넘어 공공의 영역에서 소비되는 구호들인 경우도 해당 조직이나 사회가 결핍하는 약점을 보여준다. 수출산업화가 핵심적인 화두로 등장한 우리 제약산업의 현실은 내수 중심으로 성장했던 우리의 약한 부분이 해외시장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해외 시장 중에서도 최근 라틴 아메리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봇물 터지듯'이라는 표현으로 이 시장에 대한 다양한 진출 시도와 성과를 보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라틴 아메리카 시장은 수출이라는 선명한 구호를 들고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뒤늦게 두드려보는 신흥시장이어서는 곤란하다. 많은 성장가능성과 사업 기회를 내재하고 있는 반면, 대륙 전반에 드리운 경기둔화의 먹구름도 심상치 않아 두드려봐야 할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수출 전략은 건물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건설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종합적인 기획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틴 아메리카라 부르자우선 우리 산업이 진출할 시장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야 한다.첫째는 명칭. 중남미시장을 지칭하는 용어는 앞으로 라틴 아메리카 시장으로 통칭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하다. 라틴 아메리카(Latin America)는 라틴어에 뿌리를 둔 로망스어군(Romance Language)의 언어가 쓰이는 지역을 말하는데, 리오그란데 강 이북의 앵글로 아메리카가 게르만어파에 속하는 영어를 쓰는 것에 대비해 사용하는 용어라고 한다. 물론 지리적 표현으로 중남미라고도 부르고, 영어로도 중미(Central America) 혹은 남미(South America)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특징을 통해 목표 시장을 정의한다는 관점에서는 언어적, 문화적 측면을 부각하는 라틴 아메리카(Latin America)라는 표현이 더 도움이 된다. 이 지역은 좋은 제품의 개발 못지 않게 언어와 문화같은 시장의 정확한 파악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과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머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과 비즈니스를 진행해 본 사람이라면 ‘헬로(hello)’라는 영어 인사에 전화가 끊기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비지니스에 현지어는 필수다.이 지역 국가들의 비즈니스 특성이 중국처럼 강한 관계(& 20851;系, guan xi)맺음을 매개로 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라틴 아메리카인들은 매우 사회성이 강하고, 이 같은 인간관계가 사업 성사의 필요요건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IMS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은 인터넷 사용인구 중 64% 정도만이 소셜미디어(SNS)를 사용하는데 반해, 라틴 아메리카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94%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국내 한 대학 라틴아메리카 연구소의 '중남미 진출기업 실태 조사분석'에서도 라틴 아메리카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바이어들과의 신뢰관계를 가격경쟁력과 제품의 품질에 버금가는 중요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IMS health나 Frost & Sullivan 같은 대표적인 산업데이터에서도 ‘라틴 아메리카’라는 명명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시장 정보의 확보와 교환에도 이 용어가 도움이 된다.라틴 아메리카의 주요 지표둘째는 지표다. 특히, 성장률, 인구, 산업지표라는 세 가지 개념을 가지고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정의해 볼 수 있다. 산업의 성패를 판단할 때 국가의 성장율은 매우 중요하다. 고성장을 하는 지역들은 일시적으로는 큰 변동폭을 갖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투자의 매력이 높다는 것이 역사적인 경험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평균 6% 대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하며 '중국은 잊어라! 이제는 라틴 아메리카'라는 호기로운 진단들을 ?K아내게 했던 라틴 아메리카는 현재 저성장 장기화의 어두운 먹구름 아래 놓인듯 하다. 지난 7월 초,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등이 내놓은 전망을 살펴보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1월 대비 큰 폭으로 하향 조정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성장률1%대의 브라질과 마이너스 성장의 아르헨티나, 저성장의 굴레에 새로이 진입한 칠레와 멕시코 등 라틴 아메리카의 연간 성장률이 2% 대의 수준이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주를 이룬다. 성장률의 측면에서는 오늘의 라틴 아메리카는 매우 위험한 진출 지역으로 보일 수 있다.반면, 인구 지표를 살펴보면, 라틴 아메리카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인구의 규모는 곧 생산층, 소비층의 두께를 의미하기 때문에 ‘인구’는 모든 경제활동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개념이다. 2014년 현재 라틴 아메리카의 인구는 총 6억명이며, 인구성장률도 세계 평균을 웃돈다. 최근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일본의 아베 총리가 경쟁적으로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을 방문해 장기적인 투자와 협력을 다짐하며, 선물 보따리를 잔뜩 풀어놓은 것은 시장으로서, 또 생산기지로서의 라틴 아메리카의 잠재력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해당 산업의 산업지표 역시 중요한 개념이다. 2013년 기준으로 라틴아메리카의 의약품 시장규모는 700억 달러 수준이다. 또한 의약품 시장의 성장률도 두드러진다. 1%대의 성장률을 가진 유럽과 3%대의 미국과 달리 매년 두 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통적인 대규모 의약품 시장인 브라질과 멕시코, 연간 20%의 의약품 시장 성장률을 기록하며 확고한 3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베네주엘라, 내수 위주에서 교역 강화로 정책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등 라틴 아메리카 주요 국가들의 의약품 산업과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살펴 보았듯이 라틴 아메리카의 주요 지표들은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비슷한 무게감으로 병렬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프레임을 단순화하면 큰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그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정의를 내릴 수 있고, 이는 의사결정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브라질과 멕시코를 중심축으로지난 몇 년간 라틴 아메리카 시장은 저임금과 상대적으로 낮은 규제장벽으로 매력적인 생산지 혹은 어렵지 않은 수출지로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의 의약품 시장 비중이 확대되면서 각국 정부는 자국의 규제기준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강화했고, 규제장벽의 강화는 의약품 시장의 두 자리수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입과 참여를 날로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우리 산업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거점이 될 중심국가를 선정하는 것이다. 지역 수출전략에는 실행과 평가의 중심이 될 거점 국가가 필요하다. 지역 내 국가간 밀접한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고, 공식적, 비공식적 지역 네트워크가 중첩적으로 조밀하게 형성되어 있는 라틴 아메리카의 특성상 거점 국가를 통한 외연의 확대 모델은 더욱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 예로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호혜조약(Reciprocity Agreement)을 통해 국가간의 원활한 교역과 불필요한 규제장벽의 철폐, 규제심사 비용의 절감을 추진 중이다. 2013년 1월, 브라질, 아르헨티나, 쿠바, 콜럼비아의 4개국이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심사서에 대한 호혜적인 인정 조약을 발효시켰고, 멕시코, 칠레, 콜럼비아, 페루 등 4개국도 같은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브라질 규제당국인 ANVISA와 멕시코의 COFEPRIS가 있다.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이 두 국가가 선도자의 역할을 통해 소위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규제당국의 역할과 위상 이외에도, 시장의 규모와 산업의 발전정도, 글로벌화 수준 및 해당국 협력 파트너들의 역량 등을 고려했을 때 브라질과 멕시코가 핵심적인 중심국가가 되어야 한다. 라틴 아메리카의 최대 시장인 브라질은 의약품 시장규모가 2011년 기준으로 260억 달러 수준이며 국가 GDP 대비 의료부문 지출규모도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크다. 멕시코는 세계 10대 의약품 시장이며, 라틴 아메리카의 2대 시장이다. 국내 기업들의 몇 개의 성공사례와 다케다, 다이치 등 일본 기업들의 진출 현황도 멕시코와 브라질을 중심축으로 이루어지는 라틴 아메리카 진출 전략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 콜럼비아, 페루, 칠레 등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주요 의약품 시장에 대한 접근은 브라질 및 멕시코의 거점과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확장해 들어가는 형태의 기획이 필요하다.라틴 아메리카는 매력적이다'어떤 제품으로, 누구와 협력해서, 어떤 형태로' 등 답해야 할 의문 부호는 무척 많다. 거시적인 지표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 이후 당연히 각론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필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컨설팅 회사 역시 국내 기업들의 라틴 아메리카 진출전략의 디테일을 조율하고 협력 파트너를 발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의약품 시장의 규모와 성장률, 인구와 성장률, 규제기준의 조화 노력과 글로벌 협력 의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라틴 아메리카는 분명 매력적이다. 분배에 중심을 두는 정권의 연이은 집권으로 공공재원에서의 의료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가들이 많다는 사실도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들고 세계에서 성공한 모든 산업부문은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라틴 아메리카는 장기적 안목으로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자해야 결실을 볼 수 있는 시장이다.2014-07-31 15:34:31데일리팜 -
리베이트 탕감과 의사들의 자세의사협회 노환규 집행부는 지난해 2월 돌연 의료계의 자정을 선언하면서 불법리베이트와 단절을 고했다. 대한의학회도 함께 했다.당시 제약 영업사원 출입금지 등 우려되는 조치도 수반됐지만 의료계의 이런 움직임은 지지받을만한 행동이었다. 복지부는 환영했고, 의사협회 회원들도 반겼다.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 자정선언은 전적으로 '자의(自意)'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과 연루된 의사들이 무더기 소환될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그로부터 시간이 지났다. 서울시의사회는 최근 '제약회사 리베이트 소명서를 왜 의사가 제출해야 하느냐'며 복지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복지부가 삼일제약 리베이트 사건 범죄일람표상 리베이트 수수자로 명단에 오른 의사들, 그 중에서도 수수금액이 100만원~300만원 미만인 의사 180여 명에게 경고처분을 위한 사전통지서를 보내자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의사협회의 자정선언에 진정성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또 생겼을까? 자정과 단절은 최소한 두 가지가 담보됐어야 한다. 회원 의사들에게 리베이트의 비윤리성을 강조하면서 불법 뒷거래를 하지 않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교육하는 게 첫번째다.또 자체 신고센티를 두고 사후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가령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신고된 회원에 대해서는 윤리위원회를 통해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자체 징계는 물론 복지부에도 관련 사실을 알려야 한다.자정이라거나 단절은 바로 이런 진정성 있는 노력이 있어야 현실이 될 수 있다. 서울시의사회 등의 대응법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복지부는 최근 쌍벌제 시행이전에 100만원 미만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약사 1만1437명에 대해서는 별도 처분없이 주의통보로 사건을 종결짓기로 했다. 1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은 경고처분, 300만원 이상은 자격정지 등으로 수수금액에 따라 접근을 달리하기로 한 것이다.이번 탕감조치는 '원칙대로 집행하라'는 감사원 개선요구를 일정부분 거스르면서 복지부가 전향적으로 추진했다. '의사 봐주기 아니냐'는 식의 여론의 비판까지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복지부 임을기 의료자원정책과장은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쌍벌제 이전과 이후는 상황이 달랐다. 소액 수수자의 경우 엄청난 행정력 소요에 비해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복지부 차원의 종합적인 분석과 판단이 있었다. 이번 조치가 의·약사에 대한 특혜인 것처럼 왜곡되게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임 과장도 우려하고 있지만 사실 특혜시비가 없을 수는 없다. 여기서 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해야 할 것은 이번 조치가 의약품 리베이트와 실질적인 단절로 이어지는 중요한 발판이 되도록 화답하는 것이다. 그래야 특혜시비 비난도 피할 수 있다. 무엇보다 100만원 이상 수수자에 대한 복지부 소명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뜻을 의사협회는 밝혀야 한다.'딴지걸기식' 보이콧에 미래는 없다. 이번 탕감조치로 적어도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정부, 의약계, 제약계 모두가 과거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돼야 불합리하다고 지적되고 있는 리베이트 쌍벌제 허용범위를 확대하는 길도 열릴 것이다.2014-07-28 12:24:39최은택 -
"의협 집행부, 원격민영화 대응책 밝혀야"보건복지부는 지난 16일 원격의료 시범사업 합의사항을 의협이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의정합의 이행추진단 운영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을 통보했고, 대한의사협회는 복지부에 요청해서 21일 원격의료 시범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했다.그러나 이 설명회는 전날 전격적으로 취소됐다. 설명회 자체가 시범사업을 인정하는 것으로 호도될 수 있다는 회원들의 지적에 따라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이번 설명회는 복지부가 나서서 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다. 의협이 요청했다. 하지만 의협은 일방적인 설명회 취소 이후 배경과 향후 원격의료 시범 사업에 대한 입장과 일정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물론 원론적으로 반대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말이다.최근 보건의료노조는 의료 민영화 반대라는 이슈 하에 대대적인 대정부 투쟁을 하고 있다. 도심 집회를 비롯해서 의료 현장에서의 파업도 있었다. 이들의 주장 속에는 의료계의 관심인 현 이슈들이 상당 수 들어있었다. 예를 들면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설립 등의 문제들이 그런 것이다.의협은 원격의료 시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를 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어떻게 반대할지, 원격의료 이외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설립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보건의료노조가 주장하는 의료민영화 반대에 대해서는 어떠한 자세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딱히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이것이 전임 집행부가 의료민영화 반대를 주장하고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하겠다고 한 그 연장선상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언제나 그랬지만 현재는 무척 중요한 시점이다. 전임 회장의 독선적인 회무로 인해 많은 의료계 아젠다들이 논의 없이 설정됐다. 그로인해 전임 회장이 물러났다고 볼 수도 있다. 새 집행부가 들어선지 한 달의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 어떤 방식으로 협회가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밝힌 바도 없고 행동으로 암시한 적도 없다. 많은 회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다.마치 맥이 끊어진 느낌이다. 회원들의 무관심은 만연 되었고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던 비대위원장은 비대위가 한일도 없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퇴를 하고 말았다.아이러니 하게도 노환규 회장의 퇴진과 추무진 회장의 등장 이후 의료계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구호도 논쟁도 사라졌다. 매우 중요한 이슈인 의료계 대 화합의 모습은 어디서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제 전 회원들이 나서는 투쟁은 어려울 것 같다. 그야말로 노환규 퇴진 이후 급작스럽게 진공상태가 된 것이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의료계. 이것이 평온인지 아니면 바닥을 치는 것인지는 기다려 봐야한다.하지만 현 의협을 빗대어 말하기를 '늘 좋은 말은 하는데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는 말이 있음은 새겨들을 만 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태평성대인지 아니면 거대한 쓰나미가 출현하기 전의 폭풍전야인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이제 다시 투쟁의 동력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다. 그냥 이대로 세월에 따라 흘러 갈 것인가? 한 여름의 날씨마냥 답답한 노릇이다.2014-07-28 06:33:12데일리팜 -
윤리경영선포, 헐리우드 액션 안되려면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되면 해당 품목이 급여에서 탈락시키는 '투아웃제' 시행이 또 다시 제약업계 자정의지를 불태웠다.제약협회는 6개월동안 윤리헌장 제정에 몰입했다. 제약사들은 CP전담부서를 만들고 윤리경영 서약서를 받았다.일부 제약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업조직과 마케팅 조직도 개편하면서 투아웃제를 대비했다.그리고 7월 23일 제약인들은 제약협회 강당에 모여 윤리헌장을 선포했다.이같은 그림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행보를 보면 지난 2009년 유통문란품목 약가인하 연동제 시행당시에도 제약인들은 자정결의대회를 갖고 윤리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일각에서 '또 보여주기식 행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는 이유가, 반복되는 자정결의 행보와 맞물려있다.이번에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우선 제약사들이 투명경영을 위해 여기저기서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고, 제약협회도 과거와 달리 성실한 준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윤리헌장 선포식 현장에서는 이같은 기대감이 약간 희석됐다.제약협회는 이번 윤리헌장 선포식을 준비하면서 제약사 CEO들의 참석을 독려했다. 보건복지부장관, 국회보건복지위원장, 식약처장 등 외부인사도 함께 초청했다.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과 정승 식약처장이 참석했고, 복지부에서는 보건의료정책실장이 함께했다. 협회 임시총회 석상에 외부인사가 모습을 드러낸 경우는 사실상 처음이다.하지만 윤리경영을 선도해야 할 최고경영자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조순태(녹십자), 김윤섭(유한), 김원배(동아), 박구서(JW), 이행명(명인), 김정우(종근당), 이관순(한미), 이성우(삼진), 최태홍(보령), 윤성태(휴온스) 등 10여명의 이사장단사 최고경영자들이 외롭게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사장, 이양구 동성제약 사장, 최재희 건일제약 사장 등 자정결의를 위해 함께 동참한 일부 CEO들이 오히려 민망해 지는 분위기였다.그리고 대다수 제약사 CEO들은 대리참석을 시켰다. 그만큼 제약사들이 윤리경영 선포식에 대한 의미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이제 윤리헌장이 선포되고 투아웃제는 시행됐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당연히 제약 CEO들의 마인드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냐에 따라 제약인들의 윤리경영 선포는 힘을 받을수도 있고, 시들해질 수도 있다.윤리헌장 선포식에 나오지 않았던 CEO들이 윤리경영 마인드 또한 가볍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기우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약업계는 지금 큰 변화의 물결에 서있다.2014-07-25 06:14:50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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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동우회,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야식약동우회가 지난 16일 창립됐다. 식약처 퇴직공무원들이 모임의 주축이다.동우회는 회원 간 친목과 상부상조, 회원 복리증진을 위해 만들어졌다. 여기다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식의약 발전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창립목적에 포함시켰다.현재 가입의사를 밝힌 전직 식약처 출신 공무원은 150여 에 달하는 데, 600여명의 퇴직공무원 전원에 가입을 독려할 것으로 알려졌다.타 정부기관은 퇴직자 동우회가 활성화 돼 있는 편이다. 반면 1990년대 말 복지부 외청으로 출범한 식약처는 이런 모임이 없었다. 그만큼 동우회 출범을 반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특히 식약처 승격으로 복지부로 완전 독립된 이후 퇴직자 모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확산됐다.우려의 시각도 없지는 않다. 바로 최근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관피아' 때문이다.물론 동우회 창립은 작년 초부터 진행돼 '관피아' 논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준비돼 왔다.또 창립 목적을 보면 '관피아' 논란과 무관해 보이지만, 오해 소지도 없지는 않다.실제 이 모임에는 식약처 퇴직 이후 관련 민간단체나 산업계에 몸 담고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집행부 대부분이 전직 청장이나 국장 등 고위직 출신인만큼 후배 직원들에게 자의든 타의든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수도 있다.특히 동우회는 전문분야별 퇴직자 연구회를 설립해 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 관련부서와 협의 사업도 개발할 계획이다.식의약 분야에 오래 근무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거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아주는 것은 긍적적인 일이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식·의약 관련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식약청 외청 독립 후 16년만에 만들어진 퇴직자 모임. '돌 다리도 두드려가며 건너라'는 말이 있듯이 이 모임이 '관피아' 소굴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운영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2014-07-21 06:00:50최봉영 -
'선시행 후보완 정책' 좀 지겹지 않나목 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말이 있다. 선택진료 및 상급병실료 제도 개선 수가조정방안 설명회도 딱 그 짝이었다.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5일 대전 을지대학병원에서 '선택진료 및 상급병실료 제도 개선관련 수가조정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는 4일간 대전, 부산, 광주, 서울 등 4개 도시에서 돌아가면서 열린다.비급여 제도개선에 따른 수가조정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온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복지부는 지난 8일 제1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선택진료·상급병실 개선에 따른 수가 개편 방안을 심의·의결하고, 오는 8월부터 선택진료비를 평균 35% 감소하기로 했다. 9월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상이 6인실에서 4인실까지 확대된다.수가체계 조정 등로 인한 손실액은 7460억원, 손실보전액은 7940억원이다. 정부는 비급여 제도개선으로 인한 병원들의 손실분 만큼 보존 해주기로 했다.하지만 보존 방식이 복잡하고 까다롭다. 손실이 나는 부분을 채워주면 쉽겠지만 정부정책은 만만치 않다. 병원들이 수가인상, 신설부분을 찾아 손실분을 스스로 보존 받으라는 방식이다.결국 비급여 제도개선으로 인한 손실보존은 각 병원 보험 심사 담당자들의 몫이됐다. 시간은 많지 않다. 8일 정부정책이 발표되고 제도 시행까지 남은 시간은 23일. 그동안 자신의 병원에서 발생하는 손실분 만큼을 채울 수 있는 수가를 찾아내야 한다.그래서일까. 15일 대전 을지대학병원에서 복지부, 심평원, 병협이 공동으로 개최한 비급여 제도개선 설명회는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 했다.심평원 관계자는 1시간 동안 선택진료와 상급병실료 제도개선에 따른 수가조정방안을 설명했다.이 과정에서 병협 관계자는 "1시간 안에 강의가 끝났지만, 1년 동안 정부와 머리를 맞댄 우리가 봐도 어려운 내용"이라며 "선택진료 개선에 따른 수가조정안은 난이도가 높은 부분이기도 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정부와 머리를 맞댄 병협 관계자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수가조정방안을, 처음 접한 병원 보험심사 담당자들이 자신들의 병원에 맡게 풀어내야 하는 시점이 왔다.충남대병원 보험심사팀 관계자는 "수가조정방안을 하나, 하나 읽지 않으면 우리병원에 어떤 것을 적용해야 하는지 헷갈린다"고 언급했다.이 같은 반응은 결국 정부가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병원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수가조정방안을 마련하기 이전 공청회 등을 통해 병원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면 어땠을까. 제도 시행 20여일 전에 정부정책이 발표되는 일은 앞으로 사라져야 한다. '선시행, 후보완' 정책 좀 물린다.2014-07-17 06:14:50이혜경 -
초등학생인가, 가슴에 이름표까지 달아 주게약사가 위생복을 입지 않은 경우 3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던 규제가 철폐된지 나흘 만에 유사 맥락의 명찰 패용 의무화와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입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신경림 의원 대표 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약사법 21조 3항(약국관리의무)에 명찰 패용 의무 규정을 삽입되고, 이를 위반하는 때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이 골자다. 이번 입법 안의 규제 대상은 의사, 약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으로 포괄적이다.전문인 실명제를 통해 올바른 보건의료 행위를 담보하겠다는 입법 취지는 수긍이 간다. 통상 입법 안이 사회적 여론과 필요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보건의료 소비자들의 요구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자신들이 전문인으로부터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며 늘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해도 명찰 패용까지 법으로 강제화하고, 과태료로 책임을 묻는 방식은 전문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나치게 강제규정한다는 점에서 과도할 뿐만 아니라 추후 이행실태의 점검과 관리의 실효성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약사 가운 의무화 및 과태료를 폐기한 사안과도 엇박자다.따라서 전문인 실명제는 정책적 권고선에서 그쳐야 하며, 관련 전문인이나 전문인들의 단체는 입법 취지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귀담아 들어 보건의료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에 자발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물론 가운을 입고, 명찰을 다는 일은 일견 간단해 보이나 현실에서는 매우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그러나, 전문인들이라면 좀더 스스로를 객관화시켜 보아야 한다. 가운을 입고, 명찰을 다는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함으로써 획득되는 소비자와 신뢰 관계, 그리고 신뢰 관계가 생산하는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 약사 가운만 해도 그렇다. 과태료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났다고 느끼는 약사들 조차 자청해 가운을 입는 것은 복잡 다기한 사회속에서 자신을 냉철하게 객관화시킨 결과물 아니고 무엇이겠는가.2014-07-16 12:2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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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납자 급여제한 공감은 하지만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가입자에게 급여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의 '부정수급 방지대책'을 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한꺼풀 들여다보면 의사들의 저항은 환자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게 부담된다는 얘기로 귀결된다. 그런데 정작 치료를 받아야 할 가입자(환자)는 왜 조용할까?현황은 이렇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일부터 악성 고액체납자 명단을 요양기간에 제공하고 진료 전 단계에서 점검해 전액 본인부담하도록 했다. 만약 이런 환자에게 진료비를 전액받지 않고 급여청구하면 급여비를 주지 않는다.대상자는 1500명 내외다. 건보공단은 이들에게도 관련 사실을 개별 통지했고, 고득영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에 의하면 약 10%에 해당하는 체납자들이 제도 시행이후 체납보험료를 납부했다.정부와 건보공단은 앞으로 급여제한 대상자를 더 확대할 예정인 데 지난해 기준으로 추산하면 108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전면 반발하고 있다. 의사단체 한 곳은 복지부장관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로 고발했다.건강보험 가입자 자격관리 문제는 건보공단의 고유업무인 데 정부와 건보공단이 요양기관에 책임을 전가하고, 경제적 불이익은 물론 환자와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화'까지 떠넘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건정심 공급자협의회가 이 문제에 대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반발은 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런 일은 왜 발생하는걸까. 가입자들은 왜 방관하고 있을까. 우선 의약단체부터 짚고 보자.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의약단체 뿐 아니라 시도단위 지부까지 만나 부정수급대책 시행에 대해 사전협의했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동의를 구했다고 했다.그런데 뒤늦게 의과 의사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정부 측 주장대로라면 의료계의 협의 위반인데, 의료단체가 사전협의 내용을 회원들과 공유하고 의견수렴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사실 이번 대책으로 의료계의 주장만큼 행정적 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다. 문제는 108만명으로 대상이 확대됐을 때 의료기관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는 환자와 다툼소지다. 약국은 의료기관에서 한바탕 소동이 있은 다음에 찾는 곳이기 때문에 걱정할 게 거의 없다.가입자들은 어떤가. 일단 언론보도가 많았다고는 하지만 이런 사실이 제대로 홍보됐는 지 의문이다. 더욱이 1차 대상자가 악성 고액체납자, 다시 말해 납부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공감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다음은? 108만명에는 '차차상위' 계층 등 부담능력이 없는 세대가 상당수 포함될 개연성이 높다.정부는 3개월간 계도기간을 두고 자진납부하면 이전에 이용했던 부정수급액을 탕감해주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없는 돈이 나올 수 있을까? 또 가입자들은 2단계로 대상이 확대되면 그 때부터 반발에 나설건가?데일리팜은 이 문제를 놓고 편집국 내부에서 토론했다. 건보료는 조세와 다르다. 하지만 준조세에 해당하는 점에서 생각해 보자. 세금을 안냈다고 국민 지위를 정지하거나 추방하지 않는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게 하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지도 않는다.이번 조치가 건보료 납부 거부나 당연지정제 폐지논리로 역이용되지 않을까 우려도 없지 않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정부와 의약계 간 사전협의가 충실했느냐, 의료기관의 행정적 부담은 없느냐, 민원이 발생하면 건보공단이 해결해줄 것이냐 등의 시시비비를 떠나 개운치 않은 정부의 행정편의주의를 발견했다.또다시 나오는 이야기지만 공론화 과정, 사회적 합의과정의 부재다. 정부는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징벌적(?)'으로 가해지는 급여제한 조치를 이야기하면서 의약단체만을 상대로 대화하고 협조를 구했다. 그러면서 의료계가 반발하니 전전긍긍이다.정작 가입자는 대상자가 돈을 안낸 사람들이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논의 테이블에서 제외시켰다. 이런 행태라면 건강보험의 사회연대적 가치는 의미가 없거나 훼손된다. 우리는 자신이나 가족이 아닌 가난한 이웃, 타인의 의료이용을 위해서도 건보료를 내고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이번 부정수급대책 논란의 본질은 이렇게 보면 건강보험 재정누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연대'라는 공보험의 가치를 정부 스스로 퇴색시키는 행정편의주의와 몰이해가 자리한다. 의료계는 의도치 않았겠지만 고맙게도 고민할 계기와 시간을 마련해 줬다.돈을 낼 수 있는 사람은 건보료를 내야한다. 1차 부정수급 대책은 그래서 원칙대로 시행되는 게 맞다. 의료계도 협조해야 한다. 그러나 2단계로 넘어가지 전에 우리는 이런 대책이 맞는 것인 지 토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제재라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한 뒤에 시행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정부는 이번 대책이 고의체납과 부정수급에 대한 예방적 조치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난한 사람의 의료이용 제한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런 사회에서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겠는가.2014-07-14 06:14:50최은택 -
[칼럼] 제약사가 일탈 MR과 CSO를 탓하기 전에목소리가 높다. 이달 2일 시행에 들어간 불법 리베이트 관련 품목 투아웃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제약협회가 깃발을 높이 들었다. 오는 23일 임시총회를 열어 불법 리베이트 관행에 작별을 고하는 국제수준의 윤리헌장을 선포한다고 한다. 협회는 전에도 초지일관 유통투명화를 이루지 않고는, 제약산업 발전도 없다는 일관된 주장을 대외에 알리며, 회원사들도 각성해 달라는 안쓰러운 호소를 해 왔다. 그 결과일까, 사회·제도적 요구 때문일까. 제약사들도 따라서 깃발을 들기 시작 했다. 이곳 저곳에서 경쟁적으로 CP(공정경쟁규약 자율준수 프로그램) 서약식을 진행하고 있다.뭔지 석연치 않다. 제약업계의 진정성을 액면 그대로 믿고 싶은데 말이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이번에야 말로 리베이트 없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드높은 한켠에서 고개를 드는 일탈 MR(영업사원)과 분별없는 CSO(계약 판매대행 조직)에 대한 업계의 말들이 엇박자로 들린다. '만약에 말야'를 전제로 업계는 우려한다. 만약에 회사 경영방침과 달리 MR이 궤도를 이탈한 경우에도 투아웃제 영향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든지, 만약에 회사 경영방침과 달리 CSO가 빗나간 경우에도 투아웃제 영향을 받는 것은 문제 아니겠냐는 항변 섞인 걱정이다.헌데 딴청 부리는 느낌이 든다. MR에 관한 이야기들이 그렇다. 이들의 영업 방식의 8할은 회사 경영방침이 키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절대 다수의 MR은 회사가 시키는대로 할 뿐이다. 회사가 설정한 목표를 채우기 위해 뛸 뿐이다. CSO는 바람개비나 한 가지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 CSO에게 바람이란 제약사와 맺은 계약서다. 계약서에 적힌 조항이 이들을 움직이는 것이다. '어떻게 판매하는지, 난 알 바도 아니며 책임도 지지 않는다. 다만, 많이 팔면 프로(%)를 더 많이 챙길 것'이란 계약서가 있다면 CSO는 그 방향대로 돌아 갈 것이다. 반대로 '많이 판매하되 정당하게 판매하라'는 계약서가 있다면, CSO는 또 그렇게 움직일 것이다.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제약회사란 이야기다.그래서 의문이 든다. 미래 불안도 돌다리 두들기듯 하는 제약사가, 걱정보다 왜 해결책 마련에 게으른지 말이다. 염려를 없애려면 결심과 세세한 이행 요건 마련 뿐이다. MR의 일탈이 있다고 쳐보자. 그래서 애지중지한 품목이 건보급여 대상서 빠질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고 다툼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MR의 행위가 회사 방침이 아님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CP를 가동하는지, 직원들과 공유·서약했는지, 관련 교육은 정기적으로 실시했는지, MR들이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목표는 없었는지는 중요한 입증 요소들일 것이다. MR 일탈행위가 회사 경영방침과 무관함을 보여줄 증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증거 차원이 아니더라도 이같은 과정은 MR들에게 '리베이트는 안된다'는 가장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산업계가 원하든 원치 않든, 불법 리베이트와 R&D는 한 이불을 덮고 잠들 수 없는 시대가 왔다. 불법 리베이트와 글로벌 진출도 의기투합 어깨동무를 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 관계다. 이 사실을 제약산업계는 지난 몇년간 머리로, 몸으로 익혀왔다. 그렇다면 선택은 분명하다. 불법 리베이트와 결별 뿐이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 이야기처럼 구멍에 넣은 손을 도로 빼내 도망치려면, 손에 쥔 것을 포기하고 주먹을 풀어야 한다. 그래야 어두운 구멍에서 빠져 나올 수 있고, 살아 남아야 다시 뭔가 움켜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부디, 투아웃제를 계기로 제약산업계는 지금껏 불법 리베이트를 움켜쥐었던 손을 펴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꽉 쥐어야 한다.2014-07-11 06:1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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