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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후원할 줄 아는 약사는 아름답습니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우리 약사들은 매일 동네 이웃들과 만납니다. 때로는 가족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고 울곤 합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더욱 주민들과 함께 하며 보건의 최전방에서 우리 이웃들의 건강을 위해 힘써야 함을 느끼게 됐습니다. 약사들의 굳은 마음가짐과 태도는 코로나 사태가 아닐 때에도 계속 돼왔습니다. 약의 전문가로서 질병이나 보건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약사가 필요한 곳이라면 무슨 일이든 봉사하며 국민 건강을 위해, 넓은 의미로는 신 거버넌스의 주요한 구축과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습니다. 우리는 국민 건강을 위해, 안전한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약사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약사로서의 고충이나, 개선이 필요한 업무환경, 실질적인 이윤요구 등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소극적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대한약사회나 시도지부 약사회, 각구분회 약사회가 끊임없이 우리 회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약사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후배 약사들의 앞길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회원 개개인의 생각이 사회 운영에 더욱 반영돼야 하며,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 합니다. 이는 약사들이 주민들의 아픔에 더욱 귀 기울이고, 온전히 국민의 건강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한 때입니다. 아리스토 텔레스와 플라톤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동시에 정치적 동물이고,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벌은 “자기보다 못하는 사람에게 통치를 당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 약사들은 이제부터라도 업권을 지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급하게 결정돼야 할 의약정책, 국민들의 보건향상을 위해 생활밀착형으로 잘 파악하고 있는 우리 약사들의 뜻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야 합니다. 창구는 바로 입법 활동을 하는 국회의원들입니다. 법은 국회에서 만듭니다. 우리 업권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약사들이 직접 국회의원에 많이 당선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차선책이 필요합니다. 함께 힘을 합쳐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확성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 확성기가 바로 ‘한 명의 약사 당 한 명의 국회의원을 후원하는 것’ 입니다. 우리가 직접 뽑은 대표에게 우리의 뜻을 직접 전달하는 것입니다. 국민으로서, 약사로서 국가의 관련 정책에 대해 의견을 표출하고, 우리의 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합법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give and take’ 라 생각합니다. ‘give’가 바로 후원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국의 23,000개의 약국들이 매년 10만원씩만 후원을 한다면 매년 23억 원이나 되는 엄청난 후원금 입니다. 날로 어려워져만 가는 우리 약사회가 새로운 동력을 얻어 그 어떤 국면에도 대처할 수 있고 공적 네트워크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의 모색’ 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사회는 그 어떤 집단 보다도 충분한 네트워크가 잘 돼있고, 충분한 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을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약사들만을 위한 편협 된 정책을 수립하라는 의미가 아니란 것도 아시리라 생각 합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정의의 회초리를 우리 약사 개개인이 들 수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약사회는 잠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반드시 후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만들어가야 미래가 보입니다. 연수 교육이나 총회 때도 왜 약사 개인이 후원을 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줘야 합니다. 국회의원 1인당 1년에 10만원 후원하면 소득세 신고시 조세특례 제한법에 따라 110분의 100을 세액공제 받게 됩니다. 즉 모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잠시 빌려줬다 되돌려 받는다고 생각 하면 됩니다. 우리 약사들이 모두 참여해야 합니다. 약사회는 앞으로 미해결 과제를 하나씩 풀어 나아가야 합니다. 성분명 처방, 슈퍼 의약품 판매금지, 불법편법 약국개설금지, 약국·한약국 명칭과 업무범위 명확화, 온라인 불법판매 차단, 약사 폭행방지 처벌강화, 마약류 반품 양도 승인절차 폐지 등등 수많은 난제들이 쌓여 있습니다. 이 난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후원이 필요합니다. 약사회는 약사 관련 정책이나 현안들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하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코로나 사태로 국가의 재난에 함께 참여했지만 마스크가 면세가 되지 않으면 소득세 신고 시 세금 폭탄이 올 것입니다. 국회에서 논의중에 있다고는 하지만 얼마만큼 반영이 될지도 미지수입니다. 우리의 수장인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회장단과 함께, 한동주 서울시 약사회장은 분회장들과 함께, 기획재정위원회, 보건복지 위원회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방문해 열심히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수장들만으로도 다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의 수장들은 앞에서 끌고 민초 약사들은 뒤에서 밀어 힘을 합칠 때만이 목적 달성이 가능합니다. 민초 약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후원입니다. 후원을 하면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데 안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후원이 처음이어서, 방법을 몰라서, 환급이 안 될까봐, 누구한테 어떻게 할까 등의 이유로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약사 국회의원님들한테 반드시 해야 하고, 국회 보건복지부 의원들, 기획재정부 의원들에게 후원해야 합니다. 또는 자기가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그 외에 국회의원들에게 해야합니다. 후원하고자 하는 국회의원의 계좌에 10만원 송금하고 후원회에 전화를 걸어, 인적사항(성명& 8231;생년월일& 8231;연락처& 8231;주소)을 불러주고 꼭 약국이름이 들어가도록 약국 주소를 불러줘야 합니다. 그래야 약사들이 후원한 줄 알게 됩니다. 이번 21대엔 약사 국회의원이 4명이나 당선 됐습니다. 김상희 4선 의원(이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부천소사 지역구(의원실 02-784-4174 후원계좌 농협 036-01-139141), 전혜숙 3선의원(영남대)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갑 지역구(의원실 02-784-8341 후원계좌 농협301-4568-2579-91), 서영석 초선의원(성대) 더불어 민주당 경기 부천을 지역구(의원실 02-784-9671 후원계좌 농협 355-0067-3042-03), 서정숙 초선의원(이대) 미래통합당 비례대표(의원실 02-784-1255 후원계좌 농협 301-0274-0006-91) 등입니다. 동대문구약사회에서는 회장이 100만원을 내고, 그 이하 전 임원과 일부 회원 20여명이 1차적으로 10만원씩 국회의원 후원에 참여했습니다. 벌써 약사들에게 감사하다는 전화가 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약사 출신 국회의원에게 모두 후원을 했고, 매년 500만원 이상 후원을 합니다. 올해에도 여러 국회의원들에게 830만원을 후원했습니다. 우리가 뽑은 정치인에게 후원을 해야 국가정책이나 국민의 삶의질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또 우리의 현안을 좀 더 관심을 갖고 생각하고 이해하며 애정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큰 과제 중 하나는 선거법에 위배 되지 않는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대한약사회, 시도지부, 분회가 단결하고,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회원들이 자발적 후원을 하는 풍토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저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국가 재난이 또다시 발생해도 약사와 정부와 국민들간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협력적 네트워크의 일원이고자 합니다. 날로 어려워져 가는 약업 환경 속에서 약사의 위상과 현실, 미래를 내다보면서 우리 자신은 물론 후배 약사들에게도 떳떳한 선배 약사로 남고 싶습니다.2020-08-19 10:00:39윤종일 동대문분회장 -
[사설] 정부와 의사들은 발등의 불부터 꺼라당정이 2년 뒤인 2022년부터 10년에 걸쳐 의과대학 정원을 지금보다 4000명 증원하기로 했다. 늘어난 의사 인력을 지역 의사로, 또 의과학자 등으로 양성하겠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의대 정원 확대 카드는 OECD 통계 지표가 밀고, 코로나19가 끌고 가는 모양새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04명으로 OECD 평균 3.48명에 미치지 못하고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상황이 더 심각하다. 여기에 코로나 19를 통해 정부는 지역의 의사 부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정부안을 보면, 10년 동안 증원될 4000명 가운데 3000명은 지역의 중증·필수 의료 분야에서 정해진 기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지역의사 정원으로 배정한다. 500명은 역학조사관과 중증외상 등 특수 분야로, 나머지 500명은 기초과학과 제약·바이오 연구 분야로 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핵심은 지역의사제다. 10년 동안 지역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굉장히 실험적인 정책이다. 월급 2000만원을 준다고 해도 지역에서 의사 구하기 힘들다는 병원장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결국 꺼내 든 게 지역의사제다. 그러나 구체적인 안 없이 큰 줄기의 로드맵만 발표된 상황이다 보니 의사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4000명의 잠재적 경쟁자가 늘어나는 셈이니 의사들의 반발도 무시하기는 힘들다. 의사단체도 사전조율 없이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발표라며 반대하고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무작정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하기 보다는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의사단체도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나 집단휴무와 같은 물리력을 동원하기보다는 의대 정원 증원의 부당성을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급선무다. 복지부장관과 의사협회장이 만난다고 하니 다행이다. 코로나 확진환자 증가가 파죽지세다. 복지부와 의사협회는 코로나 확산 방지에 가장 중요한 두 축이다. 의대 정원 확대 논의는 조금 뒤로 미루고, 코로나 확산방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 양보와 타협 그리고 협력이 필요하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2020-08-18 22:11:3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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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연제약의 충주공장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충주공장(2023년 완공 예정)은 이연제약의 미래 사업 중추다. '시설 R&D'를 표방하는 이연제약의 핵심 기지로 봐도 무방하다. 충주공장 기대감은 투자 규모에서도 엿볼 수 있다. 무려 2400억원을 투자했다. 2400억원은 이연제약이 2010년 상장 후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약 1350억원) 보다 1000억원 이상 많은 수치다. 미래 가치를 위해 현재 수익을 쏟아붓고 있다. 무리한 투자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충주공장 잠재고객을 다수 확보하며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네오진팜과 'Anti-F1' 유전자치료제 공동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Anti-F1'은 간 섬유화 및 간경변증을 예방 및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연제약은 최근 2년새 뉴라클사이언스, 뉴라클제네틱스, 지앤피바이오사이언스, 핀젤버그(독일), 큐로셀, 인터바이옴(미국) 등 많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대부분 관련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연제약에게 파트너사 증가는 중요하다. 향후 가동될 충주공장 잠재고객은 물론 가동중인 진천공장과 미국 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 시설과도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수도 대처할 수 있다. 실제 충주공장 생산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던 헬릭스미스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엔젠시스)'는 3상에서 실패했다. 현재 디자인을 바꿔 임상이 진행중이지만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충주공장의 파트너 다변화는 특정 회사 의존도와 미래 사업 불확실성 리스크를 동시에 줄이고 있다. 이연제약은 최근 '물질'에 이어 '시설 R&D'까지 표방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충주공장 자신감이 자리잡고 있다. 자신감은 투자 규모와 충주공장 잠재고객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2020-08-18 06:07:38이석준 -
[기자의 눈] 정부조달 독감백신 가격 '동상이몽'[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는 유독 독감 백신이 '귀한 몸'이 될 것 같다. 일선 병원은 물론 지자체에서도 자체적으로 독감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특정과는 협회 차원에서 일괄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전국적인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 속 유일하게 독감 백신을 '찬밥' 취급하는 곳이 있다. 공급가에서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구매하겠다는 복지부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을 위해 지난 6월 말부터 4가 독감 백신 입찰을 진행해왔다. 벌써 네 번째 입찰이다. 낙찰 업체는 있지만 이들 중 공급확약서를 제출할 수 있는 업체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1순위인 업체가 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다음 순위 업체로 넘어간다. 순위에 있는 모든 업체가 납품을 포기할 땐 또 입찰 공고를 올려야 한다. 낙찰 도매업체들이 백신 제조사로부터 확약서를 받기 힘든 이유는 명확하다. 정부가 제안하는 공급가가 너무 낮아서다. 1도즈당 8790원(어린이·임신부 제외)을 제시했는데, 이는 프라이빗 시장 공급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3가보다 비싼 4가 독감 백신을 NIP에 포함한 데다 코로나19로 무료 접종 대상까지 대폭 늘렸다. 영유아·청소년의 경우 생후 6개월~12세를 18세까지로, 어르신 역시 만 65세 이상에서 62세 이상으로 변경한 것. 이에 대상자가 약 1900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500만명 확대됐다. 더 비싼 백신을 더 많은 국민에게 접종한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이로 인한 손실은 기업에 떠넘겼다. NIP 4가 백신 포함이 결정될 때부터 업계는 현실적인 공급가를 제시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도즈당 1만원 정도를 적정 가격으로 제시했지만 정부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8000원대를 고집했다. 현재 3번째 입찰에서 제시한 8790원이 예산 내 허용 가능한 최대치라는 입장이다. 하다못해 확정된 물량만큼이라도 반품되는 일이 없도록 재고 손실 부담을 줄여달라는 요청도 묵살됐다. 정부가 낮은 가격을 끝까지 고수하면 국내 기업은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연구개발 등 각종 지원 사업이 얽혀있는 기업으로서는 그야말로 '갑'의 위치인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NIP 독감 백신에 참여하는 기업 중 1곳을 제외하곤 모두 국내 기업이다. 원료를 수입하는 기업도 있지만 연구비를 쏟아 자체 개발한 백신을 선보이는 기업도 있다. 이들 모두 NIP 물량에 대해서는 마진을 거의 포기해야 한다. 백신 국산화는 정부의 숙원 중 하나다. 그런데 긴 시간 자체 개발해 선보인 국산 백신이 정작 국내에서 이른바 '가격 후려치기' 좋은 대상이 된다면 그 허탈감은 누구의 몫이 되나. 예산은 국민의 혈세이므로 낭비할 순 없지만 국가필수로 지정된 백신에 대해선 합당한 가격을 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의 경우 필수 접종 대상자를 위한 4가 독감 백신 구매에 도즈당 13~14달러를 지불한다. 1000원이라도 올려 달라는 국내 기업의 요청이 그렇게 과한 요구였는지 의문이다.2020-08-14 06:00:54정새임 -
[기자의 눈]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약국[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경전하사.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는 뜻으로, 강한 자끼리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없는 자가 해를 입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지난 주부터 일선 약국가에는 심평원이 발송한 ‘구입약가 불일치 품목 확인 통지서’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당한 청구가 있으니 확인해 소명하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받아든 약사는 순간적으로 당황할 수밖에 없다. 물론 통지서의 내용 그대로 고의로 부당한 청구가 있었다면 ‘올 것이 왔구나’하겠지만, 본의 아닌 실수에 의한 것이거나 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특별한 ‘상황’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면 두렵고도 한편으로 억울할 수도 있는 문제가 된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 통지서를 받아든 약국의 적지 않은 숫자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다시 말해 특별한 ‘상황’에 의해 부당청구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2018년 3분기 분 심평원의 구입약가 불일치 통지서를 받은 약국 중 1700여곳이 1회용 점안제로 인해 청구불일치가 발생했음이 확인된데 더해 최근 통지서를 받은 약국 중 1만여곳 중 다수가 그 이유로 소명 대상이 됐다는 게 심평원 측 설명이다. 지난 2018년에 벌어진 1회용 점안제 약가인하, 제약사의 고시 집행정지 소송으로 인한 약가 등락이 불러온 약국들의 부당청구 금액은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대까지 이른다. 그 금액이 적던 크던 간에 통지서를 받은 약국은 소명을 위해 묵은 자료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형편이 됐다. 나아가 안과 인근 약국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안과 주변에 있어 1회용 점안제 처방조제가 많단 이유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 부당청구 누명을 쓰고 거액을 환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부 약국은 심평원으로부터 청구불일치 금액이 커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까지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고의적이거나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허위 청구는 처벌 받아 마땅한 일이고 그에 따른 책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원인이 제3자에 있다면 과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1회용 점안제 사태로 복지부 행정처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약사는 말했다. “분명 잘못한 것은 없는데, 책임은 결국 다 우리 몫인 것 같다”고. 제약사, 정부 간 갈등에 결국 약국의 등이 터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억울한 책임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다.2020-08-11 16:41:20김지은 -
[칼럼] 20년째 단 한 곳인 건보공단 직영병원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이 극한 어려움에 몰리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 조그만 매출에도 영향을 받는 업체들은 여지없이 폐업으로 실직자를 쏟아낸다. 모든 지표가 하향선을 그리고 있다. 마스크에 가려 보이지 않더라도 거리에서 웃음 띤 얼굴을 좀처럼 보기 어렵다. 국민들이 집단 우울증에 빠져도 그리 이상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러한 때에 유일하게 상한선을 그리는 수치가 있다. 국민건강보험이다. 참으로 독보적이다. KBS와 서울대학교 공동조사에서 만족도가 87.7%였다. 전경련 조사에서는 사회부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의 거친 파고에서 국민건강보험은 국민들에게 위안을 안겨주고 있다. 코로나19의 진단과 치료에서 국민들은 한 푼의 비용도 치르지 않는, 완벽한 무상의료 체험에 대한 강렬한 인상에 힘입은 바 클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여기까지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어두운 그늘에 가려진 치부를 눈여겨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다고 해서 그것이 덮여지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지방의료원 등의 헌신적인 역할이 있었다. 코로나19 치료의 대부분을 이러한 공공병원에서 수행했다. 만일 초기대응에서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의료체계붕괴로 인한 걷잡을 수 없는 사태는 이들 나라보다 훨씬 심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제2의 대유행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의 공공병상 수는 OECD 평균의 60%에 한창 못 미치는 5%대이다. 공공병원 확충을 약속했던 정부의 실행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안타까운 시간들이 그냥 흐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법은 제도의 관리·운영 주체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보험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국민 모두를 가입자로 둔 공단은 직영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20년째 단 한 곳만을!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은 2000년 개원한 유일의 보험자병원이다. 적정진료를 하고 이를 통해 축적된 원가자료를 분석하여 건강보험수가의 적정성, 경영수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그 취지를 살려 개원 시부터 4인실을 기준병실로 운영하고 있다. 비급여 재료와 치료를 최소화하여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어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어느 병원보다 높다. 표준진료지침 개발, 신포괄지불제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등 정부의 각종 시범사업도 도맡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음압병상 운영, 의료인력 파견, 외부 진료소 운영 등으로 적지 않게 기여했다. 이러한 성과로 보험자병원의 추가건립은 국정감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되었고 수차례 연구용역도 진행되었다. 진주의료원과 부산침례병원 폐원 시에도 국회 토론회, 노동시민사회단체, 언론에서 공공의료 강화와 병원 정상화를 위해 보험자가 직접 인수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높았다. 전국적으로 10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 7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비교해서 가입자가 모든 국민이고 연간 보험료 60조원을 관리하는 건보공단이 단 한 곳만의 직영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이상하다. 수익성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이 떠나고 기피하는 지역과 지방자치단체의 무책임으로 방치된 의료취약지역에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그 곳의 가입자를 위한 보험자의 책무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0개와 7개의 직영병원을 각각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비해 단 한 개의 직영병원을 두고 있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공공병원 확충의 절실함에 대해 정치권과 국민들의 요구가 어느 때 보다 높고, 이에 대한 가장 현실적 대안이자 확고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공단은 직영병원 추가설립에 한 치 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20년째 이렇다면 언제까지 바깥 탓만 할 것인가. 더 이상의 구구한 변명은 엄중한 현실에 대한 외면이자 책임회피일 뿐이다.2020-08-10 19:51:12데일리팜 -
[기자의 눈] 건기식 소분, 데이터 축적 위험하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은 약국에 어떤 위협으로 다가올까. 소비자에게 필요한 영양제를 소분& 8231;혼합 판매해 복용 편의성을 높인다는 장점을 가졌기 때문에 완제품 건기식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사실 그보다 큰 위협은 ‘데이터 축적과 관리’에 있다. 기자가 지난달 21일 서울 송파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맞춤형건기식을 구입한 뒤 약 20일 동안 업체로부터 세 차례의 연락을 받았다. 메세지의 주요 내용은 지속적인 제품 복용과 상담 권유였다. 불편사항이 있다면 연락을 달라는 안내도 있었다. 업체는 매달 건기식 제품을 배송해주는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 단위로는 회원가입 정보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제품 구입 당시 많게는 하루 열 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했으니 현재 1개 점포에서 수백명의 소비자를 관리중일 것으로 추측된다. 2년이라는 시범사업 기간이 있고, 식약처에 따르면 기존 업체 외에도 참여 신청을 한 곳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맞춤형건기식 관리를 받는 소비자들의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중 몇 퍼센트는 소분 복용의 편의성과는 관계없이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에 만족도를 느낄 것이다. 또한 업체들은 관리 서비스에 영양사의 역할을 부여하는 등 질적인 보완을 거듭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분된 건기식 제품보단 데이터를 통한 서비스 활용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부 약국들이 SNS를 활용해 소비자 관리를 하는 것과는 다르고, 수용할 수 있는 대상의 규모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약국은 어떻게 맞설 수 있을까. 업체들처럼 지속적인 복용 관리 서비스를 과연 제공할 수 있을까. 건기식 매장의 운영방식이 알려지고 약사들은 질환과 약력관리를 할 수 있는 약국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면 맞춤형건기식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약국은 일반약과 건기식의 상호작용에 대한 복약상담,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 제공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현재로선 상담 인력과 시간, 개인정보 수집 등의 한계가 있어 모두 숙제로 남아있다. 만약 시범사업 종료 때까지 약국에 맞는 답안을 찾지 못한다면 팽창하는 건기식 시장과 달리 약국 건기식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2020-08-09 09:54:57정흥준 -
[기자의 눈] 법원은 재산권보다 건강권을 택했다[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지난 23일 대전고등법원은 천안단국대병원 원내약국으로 논란을 빚은 U도매상 소유 빌딩 내 약국 개설을 허용한 원심을 취소했다. 법원은 불가 판결을 내리며 "의약분업 취지에 어긋나며 담합 가능성이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올해 1월 대법원의 창원경상대병원 편의시설 내 약국 개설 허가 취소 결정에 이은 병원-약국 간 담합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같은 판결은 지난 3월 보건복지가 내놓은 '약국 개설등록 업무지침'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 가운데 나와 의미가 있다. 복지부 업무지침은 판례 사례가 각 사건마다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데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약국 개설허가를 담당하는 각 보건소의 '누구는 되고, 안 되는 식'의 허가가 여전해 약사회와 약국가 불만이 적지 않다. 법원이 창원경상대와 천안단대 사건에서 의약분업 취지를 인정한 가운데 지난 6월 19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의미있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편법약국 개설금지법안이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이 지난 20대 국회에서 대표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앞서 두 법원이 판결한 것과 같이 의료기관은 물론 '의료기관과 인접한 개설자 등'이 소유한 시설과 구내에서도 약국 개설을 금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의 편법 원내약국 근절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복지부와 법무부, 법제처,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는 재산권과 직업선택권 침해를 이유로 사실상 반대를 표했다. 의사와 약사의 요양기관 개설 권리를 과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전문위원실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작년 9월 헌법재판소는 한 치과법인이 '1인1개소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제33조8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33조8항은 '의료인은 그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의료인이 의료기관 운영 주체에 종속돼 지나친 영리추구를 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조항"이라며 "의료기관의 지나친 영리추구를 통한 의료 공공성 훼손을 방지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산권이 건강권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는 판결이다. 헌법 제34조는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6조3항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건강권을 보장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원내약국은 처방전 독점을 대가로 한 병원-약국 간 담합이 가능해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며 이는 의약분업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앞서 두 법원이 의약분업 취지 훼손을 막기 위한 판결을 내린 것도 재산권보단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국민건강권 침해 우려가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21대 국회에선 원내약국 금지법이 통과하길 기대해본다.2020-08-05 06:00:02김민건 -
[기자의 눈]보건복지위, 악마는 디테일에 숨는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내 법안소위가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어난다. 시점은 이달 복지부 복수차관제와 질병관리본부의 질병청 승격이 담긴 정부조직법 통과 이후다. 코로나19 팬더믹 사태로 보건복지부 내 보건 전담 복수차관제 도입 필요성이 커진 것과 마찬가지로 국회 복지위에도 보건 법안을 전담할 법안소위를 새로 만들자는 게 여야 공감대다. 결과적으로 복지위가 복수 법안소위를 결정하면서 보건 분야와 복지 분야 법안을 나눠 더 많은 양의 법안을 꼼꼼히 심사할 수 있는 상임위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조직이나 제도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한다. 복지위 복수 법안소위 역시 여야가 디테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제도다. 보건 소위와 복지 소위로 나눠 법안 처리 건수나 심사 집약도를 높일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는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수였던 법안소위를 복수로 늘린다는 것은 결국 여야가 각각 소위원장을 하나씩 맡는다는 의미다. 여야 힘의 균형을 맞추고 소위 전문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여야 정쟁이 심화할 때가 변수로 작용한다. 자칫 여야가 특정 정치사안에 찬반 대립이 커지고 복지위가 정쟁에 휘말렸을 때, 여야가 각기 위원장을 맡은 복수소위가 상대당의 정책을 무산시키거나 상임위 법안처리를 늦추기 위한 올가미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소위는 위원장과 위원 만장일치라는 관례가 원칙으로 작용한다. 정쟁 심화 시 만장일치 파괴로 보건 또는 복지 법안소위를 파행시킬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20대 국회 임기 말, 여야는 공공의대 신설법안을 놓고 물밑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대립을 이어갔다. 결국 위원장과 여야 간사는 최종 법안소위, 전체회의를 열지 못한 채 임기를 마무리했고 공공의대 법안을 포함 계류중이던 무수히 많은 법안들은 법안소위 심사대에도 오르지 못한 채 임기만료 폐기됐다. 이렇게 폐기된 법안들은 21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한 의원들이 재발의하거나 당선되지 않은 의원 법안이라도 운이 좋게 다른 당선 의원에게 인수인계된다. 하지만 다수 법안은 국회와 대중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국회 복수소위가 법암 심사량 증가나 전문성 증가란 순기능을 가시화하지 못하고 상대당 발목잡기 수단이란 역기능에 매몰되면 이전만 못하다는 악평을 들을 수 있다. 그럼에도 복지위 복수소위 도입에 거는 기대는 크다. 지금까지 복지위는 보건 법안이 상대적으로 복지 법안에 밀려 심사 기회를 받지 못한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아왔다. 복수소위는 이같은 일부 비판을 해소할 수 있는 기틀로 작용한다. 아울러 국내 보건의료 환경과 제약산업, 병·의원·약국산업을 선진화 할 법안심사 시스템이 개선됐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결국 여야가 복지위 복수 법안소위란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가 법안 심사량 증가, 전문성 강화란 순기능을 극대화 할 해법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새로 들어와도 사용자가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퇴물로 전락하게 마련이다. 구태의연한 속담을 보탠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복수 법안소위가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란 조롱을 받지 않는 여야의 품격을 기대한다.2020-08-03 13:53:05이정환 -
[데스크 시선] 정부의 제네릭 편견 위험하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2년 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불거진 이후 정부의 제네릭 정책 기조는 크게 바뀌었다. “국내에서 제네릭이 너무 많아 판매중지 제품이 쏟아졌다”라는 이유로 제네릭 난립 억제가 최우선 정책 목표로 자리잡은 듯 하다. 보건복지부는 직접 개발에 관여하지 않은 제네릭의 약가를 종전보다 깎는 새 약가제도를 시행했다. 제네릭 허가를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직접 수행하지 않으면 종전 최고가보다 상한가가 15% 내려가는 구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 공정 위탁 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에 대한 허가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위탁제네릭의 GMP자료 제출을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위탁제네릭도 3개 제조단위를 의무적으로 생산하고 관련 GMP자료를 제출해야 허가를 내주는 내용이다. 식약처는 "우리나라에서 허가·유통 중인 제네릭의약품의 품질을 확보하고 해외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도록 GMP 자료요건 강화 등을 추진한다"라고 설명했다. 과연 위탁제네릭의 GMP 자료 요건 강화가 품질 확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묻고 싶다. 위탁제네릭의 GMP평가자료 제출은 불과 5년 전에 사라진 제도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GMP 적합판정서 제도’를 시행했다. 이때 허가용 의약품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규정이 완화됐다. 적합판정서의 유효기간내에 있는 제조소에서 GMP 실시상황 평가에 관한 자료를 적합판정서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품질 확보를 위해 GMP자료 제출을 강화한다는 취지는 기존에는 품질이 확보되지 않은 제네릭을 허가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식약처는 그동안 정상적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은 품질이 모두 동등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단지 직접 생산하거나 다른 업체에 생산을 맡겼다는 이유로 품질이 다르다고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식약처는 최근 위탁 제네릭을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우판권은 특허도전에 성공하면 9개월 동안 다른 제네릭보다 시장에 먼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독점권 혜택이다. 제네릭 직접 생산과 특허전략은 명백히 다른 영역인데도 위탁 생산이라는 이유로 특허도전 성공에 따른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명분없는 차별’이라는 지적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이미 식약처는 공동생동 규제 정책을 추진하다 체면을 구긴 적이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4월15일 위탁(공동)생동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가 지난 4월 회의를 열어 이 개정 고시안의 철회를 권고하면서 공동생동 규제 부활은 무산됐다. 공동생동 규제는 이미 9년 전에 규개위의 개선 권고에 폐지됐는데도 식약처가 무리하게 재추진하려다 불발됐다. 그렇다고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네릭 난립 현상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제네릭 난립은 기업들의 중복 투자와 시장 교란을 야기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 방침을 꺼낸 이후 제네릭 난립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는 점은 정부 입장에서 책임감을 통감해야 한다. 정부의 제네릭 규제가 느슨해지기 시작한 2013년부터 제네릭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2012년 ‘생동허여’를 통해 허가받은 제네릭은 50건 허가받았지만 2013년에는 500개로 1년 만에 10배 늘었다. 2015년과 2016년 위탁 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이 1000개를 넘어섰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위탁 제네릭이 각각 681개, 751개 등장했다. 지난해 위탁제네릭은 무려 3173건 허가받았다. 종전 최고치 2016년의 1306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1399건의 위탁제네릭이 승인받으며 1년 반만에 4572개의 위탁제네릭이 신규 진입했다. 사상 유례없는 제약사들의 제네릭 진출 시도로 기록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제네릭 난립 억제를 정책 목표로 제시한 이후 난립은 더욱 심화한 양상이다. 정부 정책 방향과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났는데도, 누구도 책임을 지지는 않는 형국이다.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펼칠 때는 설득력이 있는 명분을 내세워야 한다. 의약품 안전성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의 정책은 더욱 과학적이고 정교해야 한다. 단지 제네릭 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을 품질이 낮은 제품 취급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편견이며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릴 뿐이다.2020-08-03 06:10:58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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