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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들 사이에서 슈퍼우먼으로 불려요"양희순 사무국장. "아이고,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인터뷰를 해. 그저 항상 함께하는 우리 약사님들께 감사할 따름이지."지난달 15일 진행된 제 56회 서대문구약사회 정기총회에서 30년 근속상을 수상한 양희순 사무국장(50).분회 직원이 무슨 인터뷰냐며 손사레를 치는 모습에서도 양 국장만의 특유의 친근함과 다정함이 묻어난다.20살 꽃다운 나이, 뭣 모르고 선택한 분회 사무국은 그에겐 고등학교 졸업 후 선택한 첫 직장이기도 했다."취업을 준비하는데 평소 알던 분이 약사회 사무국을 추천해 주더라고요. 당시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었고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약사로 키우고 싶단 생각에 입사하기로 마음먹었죠."그야말로 피 끓는 청춘을 좁은 사무실 당시 사무국장이었던 상사와 단둘이 보내야 하는 생활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때로는 딸처럼 아껴주는 때론 아이처럼 의지하는 회원들을 보면 만족과 행복감이 앞섰다는 그이다.강산이 3번도 바뀌었을 30년 시간, 한 분회 사무국에서 몸담다 보니 송정순 회장을 거쳐 지금의 장은선 회장까지 4명의 약사회장과 함께 일했다.양 사무국장 책상 한켠에는 10년 전 사무국에서 찍은 젊은 시절 사진이 전시돼 있다. 처음 사무국에 들어와 모신 한석원, 정명진 회장은 10년이나 임기를 이어갔다. 분회장을 비롯해 임원진들이 무리없이 장기간 회무를 이어갈 수 있는데는 양 국장의 역할도 한 몫했다."분회 사무국 업무가 평일, 주말이 따로 없는 게 사실이에요. 주말에 행사가 있기도 하고 회원들과의 유대를 위해 가족들과 함께하는 휴일 야유회도 진행하곤 하죠. 그래도 우리 회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저도 즐겁고 뿌듯하더라고요."특유의 친근함과 더불어 양 사무국장이 30년 동안 서대문구 약사들에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 더있다. 바로 회원들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적극성이다.사무국에서 업무 중인 양희순 국장. 지역에 약사감시가 나온다고 하면 한달 전부터 공지를 하고 감시가 나오면 회원 약국 중 한 곳이 피해라도 입을까 일일이 회원 약국들 곁에서 함께 돌기도 한다.그런 양 국장의 노력을 아는 회원들은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양 국장의 첩보원이 돼 다른 약사들에 보탬이 될 정보들을 수집해 주기도 한다.30년 노하우와 더불어 회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창구로 인해 이미 서울 지역 내 사무국들 사이에선 최고의 정보통으로 꼽히기도 하는 그이다.서울시 사무국 직원협의회의 유일한 여성 회장으로 연임을 이어가는 데에는 이런 부분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우리 회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사무국 직원들과도 스마트폰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요. 약사회 사무 관련 대화뿐만 아니라 좋은 글귀나 영상 등을 주고 받으며 정을 나누기도 하죠. 그렇게 서로 소통하다보니 회원들이 마음을 더 열어 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양 국장은 매일 스마트폰 카카오톡을 통해 회원들과 좋은 글귀 등을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회원 약사들의 약국을 방문하는 그이지만 최근 몇 년은 약국 문을 들어서는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다. 지난 30년을 약사들과 함께 울고 웃어온 그에게 의약분업 전과 후의 약국은 너무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요즘 약국 상황은 한마디로 죽을 맛이에요. 오후 2시에 방문해도 첫 손님이라고 반겨주시는 회원님이 계시질 않나 하루 5만원도 못 버시는 회원도 있으세요. 의약분업 전 약국 상황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도 앞서지만 항상 반겨주시는 약사님들께 늘 고마운 마음이죠."30년 약사사회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으며 반 약사가 다 됐겠다는 우스갯 소리에 "그래도 자신은 약사들을 돕는 사무국 직원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 하는 양희순 사무국장.서대문구 약사들의 슈퍼우먼으로 통하는 양 국장의 약사들을 위한 따뜻한 활약은 현재 진행형이다.2014-02-06 06:14:02김지은 -
"종업원 시럽제 소분 무죄판결 최고였지요"2004년 2월 변호사에 정식 임용된 박정일 씨는 데일리팜을 불쑥 찾아왔다. 약사출신 변호사로 약국·제약 등 약업계 전문 율사로 활동을 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로엔팜 법률사무소의 박정일 변호사(44·서울대 약대)가 올해 2월로 약업계 전문 변호사 경력 10년이 됐다.약국과 제약업계의 크고 작은 사건을 상담하고 변호하며 보낸 시간이 10년이 됐다는 이야기다.10년차 중견 변호사로 거듭난 박 변호사와 지난 10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지난 10년 동안 약국 전문변호사로 활동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사건은 무엇인가.많다. 그래도 몇 가지 꼽아야 한다면 종업원이 약사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시럽제를 소분한 행위는 무자격 조제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판결 결과가 회자된다. 또 문의도 많다.또 도매상 관리약사가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것을 두고서 면허대여로 볼 수 없다는 판결도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의료기관으로 사용했던 점포라도 일정한 시간이 경과해 담합 가능성이 없는 경우 약국개설등록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이끌어 낸 것도 생각이 난다.- 그 동안 일선 약국의 법률문제가 소송으로까지 발전된 사례들은 주로 어떤 것이었나.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입지가 약국의 성패를 좌우하면서 약국 자리를 둘러싼 분쟁들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건소에서 전용통로나 의료기관 구내 등을 이유로 약국개설등록을 거부하는 경우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이나 약국으로 분양을 받은 상가에서 추가적인 약국개설을 막기 위한 민사소송이 주로 발생하고 있다.- 약국의 법률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는 법률 조항은 무엇인가.행정소송법에서 원고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규정해 인근에 약사법에 위반된 약국이 개설된 경우에도 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는 기회조차도 부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고 본다.보건소에서 위법한 약국개설등록 거부 처분에 대해서 승소를 하더라도 판결 확정까지 개설등록이 미뤄져 실질적인 권리구제에 한계가 있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행정소송법의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 이런 문제들이 해소됐으면 좋겠다. - 10년간의 변호사 활동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의뢰인은 누구인가.서울의 한 구청에서 공원을 만든다는 이유로 멀쩡한 약국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해 약대 선배가 사건을 의뢰한 적이 있었다. 소장 초안을 작성해 선배에게 보내드렸는데 '이렇게 내 마음을 잘 표현하는 글을 쓰는 변호사가 내 후배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런 소장으로도 소송에서 진다면 차라리 이민을 가겠다'는 칭찬을 해줬다. 변호사는 의뢰인으로부터 믿음을 받을 때 힘을 얻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변호사로 활동하는데 도움을 준 사람 중 누가 기억에 남나.데일리팜과 권태정 전 회장이다. 변호사로서 아무런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데일리팜은 법률 상담 게시판을 운영할 수 있게 해줬다. 여기서 일선 약사들의 다양한 법률 문제들을 접하며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었다. 전문적인 변호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됐다. 또 2004년 권태정 서울시약회장이 서울시약 임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약사 사회를 큰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정말 고마웠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그 동안의 소송 경험이나 법률상담 사례 등을 바탕으로 약사님들에게 필요한 법률 지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싶다. 전국의 약사님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약사회 지부, 분회의 약사 보수 교육에 대한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데일리팜의 동영상 법률 강의를 보다 세련된 형식과 풍부한 내용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또 2006년에 데일리팜, 한미약품과 함께 발간했던 '약국법률상식'을 새롭고 풍부한 내용으로 개정판을 내고 싶다.2014-02-03 06:14:49강신국 -
"사노피 노하우, 국내 제약과 나누겠다"벤 니 총괄'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은 이제 제약산업의 핫 키워드가 됐다.신약기근 현상이 지속되면서 다국적제약사들은 일찌감치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며, 국내업체들 역시 상위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약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그러나 준비없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허울뿐인 계획이 될 수도 있다. 표방한다고 해서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할 수 있는 것'과 '니즈가 있는 것'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필요하다.이같은 와중에 세계 5대 제약사 중 하나인 사노피 그룹이 한국 기업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체계적인 라이센싱 인·아웃 전략을 통해 국내사들과 '윈윈'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사노피는 이미 지난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와 함께 '바이오코리아 2013'에 참여 다수 국내 제약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했으며 신약개발연구조합에 정회원사 가입도 마쳤다. 얼마전엔 유전자 기술 전문업체 바이오니아와 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기도 했다.데일리팜이 최근 KDDF가 보건산업진흥원의 후원으로 개최한 '신약개발 라이센싱 전략 국제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내한한 벤 니(Ben Ni) 사노피 아시아 지역 외부 스카우팅 및 파트너링 총괄을 만나 회사가 그리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들어 봤다.-심포지엄 참가를 위해 한국에 왔다고 들었다.KDDF와 사노피는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라이센싱 관련 심포지엄에서는 '세계적 제약사의 라이센싱 전략과 외부혁신의 경향' 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단순히 심포지엄 참석을 떠나, 다양한 한국 기업들과 인사를 나누고 제약산업에 대한 생각을 교류했다.-오픈이노베이션을 얘기할 때, '라이센싱'은 필수적으로 거론된다. 사노피가 생각하는 아웃 라이센싱 전략은 무엇인가?말 한 것처럼, 라이센싱은 제약산업에 있어 중요한 가치다. 사노피 역시 라이센싱 인·아웃에 대한 확대 계획을 갖고 있는데, 특히 아웃 라이센싱 기법을 적극 도입할 생각이다.우리가 갖고 있지만 잘 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자산(후보물질 등)을 적합한 외부 파트너사로 이양해 리스크와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다. 사실 다국적사들은 아웃 라이센싱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후보물질이 경쟁력이 있지만 회사의 전략과 맞지 않을 경우 매각해 버리는 곳이 많다.그러나 사노피는 더이상 우리의 자산을 가둬두지 않고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한다.-아웃 라이센싱의 파트너로 한국 기업도 염두해 두고 있는가?물론이다. 한국은 최근 많은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나라고 바이오 기술이나 학술적인 지식 수준이 상당하다. CRO 역시 경력을 감안했을때 뛰어나다고 본다.무엇보다 이머징마켓 에서 한국의 비중은 아주 크다. 본사 글로벌 CEO가 괜히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 사노피는 단순히 제약기업을 넘어 통합 헬스케어기업이 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의 병원, 기업 등과 파트너십은 필수적이다.-국내사들도 오픈이노베이션을 표방하고 있고 라이센싱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국내 제약사들이 생각하는 것 역시 아웃 라이센싱이다.아직까지 후보물질이 있더라도 글로벌 3상까지 단독으로 진행하기에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2상, 혹은 3상 단계에 다국적사로 넘겨 글로벌 신약을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양 쪽 모두 팔려고 한다면,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것 아닌가?앞서 얘기했 듯, 사노피가 아웃 라이센싱만 하려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우리에게 적합한 물질이 있을 경우 한국 제약사의 것을 들여와 2, 3상은 물론 전임상 단계부터 공유할 수도 있다.또 아웃 라이센싱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무조건 팔아 버리고 말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노피는 아웃 라이센싱과 관련 3개의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판권을 이양하더라도 개발은 끝까지 공동으로 하는 방식 ▲특정 목표점을 선정하고 목표점에 도달하면 다시 적정 가치를 지불하고 되가져오는 방식이다.물론 파트너사가 원하고 독자적 역량을 갖춘 경우 완전한 이양도 가능하다. 따라서 아웃 라이센싱도 충분히 한국 제약기업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솔직히 사노피 같은 회사가 경쟁력있는 물질을 굳이 외부로 넘길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국내사가 사노피의 물질을 인 라이센싱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우리는 메이저다. R&D 관련 인력만 1만명이 넘고 매년 7조원을 쏟아 붓고 있다. 메리트도 없는 물질을 넘기겠다는 것이 아니다. 언급했듯 공동개발 모델도 있고 목표점에 따른 유동적인 모델도 있다. 가치 없는 자산을 무엇하러 되사오겠는가?규모가 크다고 해서 모든 자산을 단독으로 개발할 수는 없다. 분명히 한국 기업들 중 우리의 취지에 부합하고 특정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있다. 그들이 사노피와 인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면 더 빠르게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또 일정 목표치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해당 회사는 100년 넘게 쌓아온 사노피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게 될 것이다.-아시아 R&D 센터에서 실제로 아웃 라이센싱을 통해 제품화된 사례가 있나?아시아 센터는 이제 출범한지 3년 가량됐다. 라이센싱을 통해 제품화까지 이뤄낸 경우는 아직 없다. 결과를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다만 아시아는 아니지만 대장암치료제인 '엘록사틴(옥살리플라틴)'이 아웃 라이센싱을 통해 세상에 나온 대표적인 약제라 할 수 있다. 엘록사틴은 후보물질 단계에서 스위스 제약사에 이관됐다가 사노피가 다시 가져온 품목이다.한국 제약사와도 이같은 방식의 계약이 충분히 가능하다. 특유의 장점을 갖고 있다.-사노피가 생각하는 파트너사가 갖춰야 할 요건은 무엇인가?무엇보다 우리와 니즈가 맞고 기술에 대한 상호 보완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특히 한국에 기대하는 것은 사업을 진행하는 담당자, 즉 사람의 역량이다. 제약산업은 과학도 잘해야 하지만 비즈니스도 중요하다. 한국은 두 분야 모두에 인재들이 많다.계약기간 동안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의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면 그야말로 윈윈 전략이 될 것이다.비교적 혁신에 투자한 시간이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제약사들의 역량은 대단하다. CRO 역시 규모면에서 부족한 감이 있지만 특정 업무에서 스페셜티를 갖추고 있다. 가령 독성시험의 경우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끝으로 향후 사노피가 집중하는 분야는 무엇인가?사노피는 블록버스터 품목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통합 헬스케어기업이 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파이프라인 자체도 제약(사노피-아벤티스), 백신(사노피 파스퇴르), 희귀의약품(젠자임) 등으로 구성을 마쳤다.특히 젠자임과의 통합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희귀질환에 대한 사노피의 관심은 각별하다. 앞으로는 바이오의약품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한국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부분에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2014-01-27 06:14:50어윤호 -
"마음 따뜻한 의사 되고 싶어요"따르르릉.원광의대 나가혜(24) 씨는 22일 오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축하드립니다. 올해 의사국시 수석합격자입니다."나 씨는 얼떨떨한 기분을 달랠 새도 없이, 쏟아지는 취재 전화를 응대했다. 그 중 하나였던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첫 마디는 "따뜻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의대 시절 병원 실습을 돌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환자들을 보면, 따뜻해야 겠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는 나 씨.그는 "앞으로 어떤 전공과목을 선택할지 정하지는 않았다"며 "분명한 것은 아픈 환자와 보호자들의 마음을 신경 써주는 따뜻한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수석합격 영광을 안았지만, 힘든 시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나 씨는 "몇 개월 동안 같은 매일 같은 공부만 하다보니깐 지겹기도 했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하지만 12월 모의고사 결과 보다 가채점 결과가 올라서 기분을 달래는 한편 수석합격에 대한 기대도 내심 했었다.나 씨는 의사국시 필기시험에서 400점 만점에 375점(93.8점/100점 환산 기준)을 취득했다.그는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와서 기대했었다가, 의대생 온라인 게시판을 보니깐 점수가 더 높은 사람들이 많아 살짝 기대를 내려놓았었다"고 언급했다.이번에 나 씨가 수석합격을 하면서 원광의대는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의사국시 수석합격자를 배출한 학교가 됐다.나 씨는 "인턴 실습은 모교인 원광대병원에서 할 것"이라며 "원광대병원은 환자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해서 실질적인 수련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라고 말했다.이어 나 씨는 "서울에 있는 병원을 지원할까 생각도 했었다"며 "의대 실습 과정에서 지방대지만, 훌륭한 교수님들에게 많이 배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나 씨가 의사가 된 이유는 원광대 10대 총장을 지낸 큰아버지 나용호 원광의대 소화기내과교실 교수 영향이 컸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큰아버지는 내 인생의 롤모델"이라며 "큰아버지를 보면서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2014-01-23 06:14:50이혜경 -
"국내 신약개발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서른 중반의 승민이 추억과 꿈과 온 마음을 담아 제주도에 지었던 그 집처럼 'Dr. Ka Young Chung'의 'Protein Structure Lab.'에선 아직도 새집의 목재 향이 피어 나는 듯했다.작년 12월 크리스마스 다음 날 오후, 경기도 수원의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약학관 5층 그의 랩(lab) 옆 연구실(랩과 연구실은 통상 붙어있다) 방문했을 때 컴퓨터 모니터에 뜬 그래프와 도무지 알 수 없는 수치들만 빼곡한 실험결과를 살피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반짝였고, 실험결과에서 어떤 영감을 얻은 듯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져 있었다.그는 마치 소녀처럼 수줍어했고 "마실 게 아무것도 없다"며 매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커피와 치즈 케이크 두어 조각 사 들고 갔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들만큼. 연구실 공간은 넓게 보였다. 과학자가 지배하는 공간이었으나, 아직 그 어떤 권위감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신혼 살림집처럼 새 출발이 안겨주는 실내는 희망의 공기가 가득 흘렀다.서울약대 97학번인 정가영 조교수는 성균관약대 20여명의 교수 중 가장 젊은 교육자이자 연구자다. 지금은 본연의 교육과 연구 때문에 조용한 듯 하지만 GPCR 연구 레이스를 향한 그의 마음은 물위의 백조가 감추고 있는 발처럼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다. 그는 한 때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때 그를 찾는 과학담당 기자들의 전화는 빗발쳤다.2012년 10월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을 때 그는 일약 장안에서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의 스승이자, 공동 연구자였던 브라이언 코빌카 스탠포드대 의대 교수가 'G단백질 결합수용체(GPCR•G-Protein Coupled Receptors)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밝혀 노벨 화학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코빌카 교수가 세운 건축물에 정 조교수가 얹은 벽돌도 적지 않다.그는 2012년 3월 성균관 약대에 부임하기 전인 2008년부터 3년간 박사후 연구원(일명 포스닥 혹은 포닥)으로 스탠포드대 코빌카 연구실에 재직했다. 2011년 코빌카 교수 지도아래 Rasmussen 교수(당시 포스닥)과 공동으로 GPCR과 G-protein의 결합체 구조에 관한 연구논문 2편을 학술지 네이처에 동시 게재하면서 주목받는 과학자로 떠올랐다.코빌카 교수의 연구실을 떠난 그는 성균관대에 부임해 그해 9월부터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NRF 국제공동연구사업에 코빌카 교수와 공동으로 2년 단위의 GPCR의 일종인 GPER의 구조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교수지원 사업에도 선정되어 연간 2억원 가량 3년 동안 지원 받고 있다.그는 솔직했다. 교수로서 받는 평가와 다른 경쟁 연구자들이 어떤 연구 결과를 내게 될지에 대해 "조급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가겠다"고 말했다. 그 다짐은 확고하게 들렸다.그는 "연구자로서 G-Protein의 하위 신호전달 물질의 구조적 기전을 모두 밝혀 지도를 그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교육자로선 "저 사람은 어느 연구실, 누구에게 교육받았지라는 평가를 받는 연구원을 키워내고 싶다"고 했다.이제서야 세팅이 완벽하게 끝난 그의 연구실과 실험실 이야기를 들어본다.201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브라이언 코빌카 교수의 제자로서, 공동연구자로서 주목을 받았던 정가영 성균관약대 교수도 연구실 세팅을 모두 마치고 교육과 연구에 들어갔다. ▶우선 시멘트 벽을 가르친다는 인내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생물학적, 과학적 지식이 전무하니까요. GPCR이 뭐죠?"음….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까요? GPCR은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G-Protein Coupled Receptors)'로서 일종의 센서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그게 우리 몸 어디에 있단 말씀이죠?"세포막에 있어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이야기부터 해야겠어요. 몸은 대략 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고 하는데, 세포들은 각자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기능을 합니다. 체세포, 생식세포로 이야기 할 수도 있고, 근육세포, 망막세포, 미각세포 등 다양하고 각자 하는 일도 다릅니다. 개별 세포는 세포막을 기준으로 안과 밖으로 나눌 수 있는데, GPCR은 세포 밖의 신호나 자극, 호르몬, 화학물질 같은 것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센서 혹은 관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선생님 담당과목이 신약개발 원론인데요, 그러면 GPCR이 의약품 개발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있다면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부터 설명을 해주세요."네, 밀접합니다. 예를 들어 알러지성 비염으로 설명하죠. 우리 몸 안에 히스타민(Histamine)이 늘어나 콧물이 나고 재채기가 심한 상황입니다. 이때 의약품 펙소페나딘(fexofenadine)을 복용하는 거죠. 그러면 펙소페나딘이 세포막에 있는 GPCR histamine H1 수용체의 바인딩 사이트에 붙어 히스타민이 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다시 말해 재채기를 유발하는 2차 물질을 생성하지 못하도록 히스타민의 신호전달을 방해하는 겁니다. GPCR은 이처럼 펙소페나딘(의약품)이나 히스타민 등 세포 바깥이나 몸 밖의 물질(Ligands)들을 감지하고 세포 안으로 끌어들여 세포 안 단백질들이 작동하도록 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겁니다."▶GPCR은 모두 똑같은 가요? 즉, 1개뿐이냐는 겁니다."아닙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포유류의 경우 대략 800개 정도 있습니다. 모두 다른 모습이죠."▶그러면 GPCR을 타깃으로 한 의약품 현황은 어떤가요."상업화되고 개발중인 약물의 40% 가량은 GPCR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GPCR을 타깃으로 삼은 약이 많은데 최근들어 GPCR 연구가 뜨거운 이유는 뭔가요."크게 보면 지금까지는 랜덤하게 약효가 있는 물질을 찾아 의약품으로 개발한 셈이죠. 그런데 GPCR의 존재와 작동원리 등이 밝혀지고 보니 상당수 약물이 GPCR과 연관성이 있음을 알게된 거죠."▶GPCR의 구조를 규명하고 작동원리를 밝힌다는 게 신약개발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거죠?"아까 말씀 드린 대로 의약품의 40% 가량은 GPCR과 결합해 세포내 G 단백질과 같은 하위 단백질(G-protein)에 신호를 전달시켜 2차 활동을 강화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약효가 나타나는 이유를 알게 된 것으로 효율적인 의약품 개발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약물의 경우도 GPCR의 어떤 부위에, 어떤 모양으로 결합돼 있는지를 연구하면 약효를 더 증진시키거나 부작용을 줄 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합니다."정가영 교수의 첫 제자들. 정 교수는 기초가 탄탄한 연구원을 배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선생님의 연구관심사는 뭔가요."GPCR을 포함한 단백질의 구조 연구에요. '수소/중수소 치환 질량분석 방법' (Hydrogne/Deuterium Exchange Mass Spectrometry) 을 쓰고 있습니다."▶국내 제약회사들도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요, 선생님의 쓰임새는 뭘까요."바이오 시밀러를 개발하는 회사라면 원 바이오 의약품과 시밀러의 단백질 구조가 얼마나 유사한지 규명할 수 있고요, 또 회사가 개발하는 의약품이 GPCR 어느 부위에 결합하는지 등에는 제가 역할을 할 수 있겠어요. 강점이라면 단기간 내 적은 량의 시료로 액체상태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많이 수행할 수 있는 과제는 아니에요. 제가 수행하고 있는 연구를 감당하기도 만만치 않거든요."▶우문인데요. 유학은 어떻게 가시게 됐나요?"고등학교 때부터 유학을 가고 싶었어요. 경험의 기회 때문이었죠. 또 공상과학에 나오는 연구자들이 멋져 보였어요. 동경심도 작용한 것이죠."▶박사과정을 위해 도착한 위스콘신대 어땠나요?"세상에, 이렇게 낡은 실험실이 있을 수 있구나 하고 놀랐어요. 우리나라는 새 건물에 새 기기가 일반적이잖아요. 좀 시간이 흐르니 아, 역사는 무시 못하겠구나 싶었어요. 새기기도 작동원리를 모르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구요. 공상과학에서 본 연구자에 대한 동경심이 깨진 대신 베이스부터 밟아가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학생들도 시키는 것만 할 줄 아는 게 아니라 기초부터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려고 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요."▶코빌카 교수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그리고 그분은 어떤 분이세요?"박사를 마치고 스탠포드대에서 코빌카 교수님 지도아래 박사 후 과정(포스닥)을 했어요. 제가 GPCR 연구에 입문하게 된 것도 교수님 덕분이에요. 그런데 교수님은 제게 앞으로 이 분야를 연구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상세히 설명해 주시고 선택은 맡기시더군요. 그분은 그런 분이세요. 제게 많은 영향을 주셨습니다. 또 연구비가 끊겼을 때도 끈을 놓지 않으시고 일관되게 연구를 하셨어요. 여러 면에서 많이 배웠습니다."▶교수라는 직업은 교육자이면서 동시에 연구자인데, 그 길에 접어든 지금의 심경은 어떤 거죠?"두 가지의 역할이 있다는 건 매력적이에요. 연구자는 자기의 길로만 가는 거잖아요. 연구하고 결과를 내는데서 의미를 찾는다고나 할까? 그런데 교육자는 인재를 키우고 거기서 파생되는 재미와 기쁨이 있어요. 이제 2년 정도 됐지만. 하하. 대학원생을 잘 키워 나중에 저 사람은 누구한테 배웠대? 라는 결과를 얻기를 소망합니다."▶연구자로서 목표는 뭐에요?"GPCR로부터 2차적인 영향을 받는 G-Protein의 (삭제) 하위 신호전달 물질의 구조적 기전을 밝혀 일목요연하게 지도를 그려보는 겁니다. 일생의 목표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 분야 경쟁이 아주 치열하거든요."▶2012년 노벨상 수상 논문 2편을 포함해 모두 17편의 논문을 발표하셨는데요, 여전히 경쟁 속에 사시는 것 아닌가요?"그렇죠. 걱정 안하고 살 수는 없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마음이 그렇다고 되는 건 아니니 차근차근 가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그러면 코빌카 교수님도 경쟁자 인가요? 그 교수님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잘 아실테고 말입니다."아휴, 저를 어떻게 지도 교수님에게 필적시키시나요. 그리고 연구자들간에도 금도가 있어요. 지도 교수님 핵심연구에 손을 대면 절대 안됩니다. 광산에 들어가 제 금맥을 캐는 거죠."▶실험실은 어떻게 구성하고 있나요."학생 5명과 연구원 1명 등 6명이 있어요. 학생은 석사 3명, 석박사 통합 1명, 박사과정 1명이에요. 예전 교수님들에게 배웠듯 저도 학생들에게 100개의 연구 중 1개만 성공하면 졸업을 하는거 라면서 동기를 부여하고 있어요. 전 숫자보다 정말 훌륭한 연구자를 양성해 보고 싶어요."미국에 있는 동안 8년간 하이킹을 즐기며, 목표에 정진하던 정 조교수는 성균관약대에 자리잡은 이후 하이킹을 하지 못한다. 대신 대학 후문 쪽에 살고 있다. 실험실에 언제든 달려올 준비태세인 셈이다.2014-01-20 06:14:59조광연 -
"WHO PQ 심사관 선정, 수출확대에 기여"약효동등성과 서경원 과장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심사(#PQ, Pre-Qualification)를 위한 인력을 파견했다.WHO PQ를 위해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요청을 받아 인력을 파견한 건 이번이 최초다.PQ에 통과할 경우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증받았다는 점에서 수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약효동등성과 서경원(50) 과장은 이번 파견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업계에 전파하겠다는 게획이다.특히, WHO PQ의 경우 백신 제조사가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제네릭사에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예정이다.다음은 서 과장과 일문일답.-WHO PQ를 간단히 설명해 달라.=WHO에서 결핵약이나 말라리아, 에이즈치료제 등 3세계나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의약품에 대해 안전성, 유효성 심사를 해서 무료로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어떻게 심사인력을 파견하게 됐나?=제네릭의약품규제당국자회의에 WHO PQ 치프가 온다. 이 회의에서 국내 심사분야 인력과 미팅을 갖고 난 뒤 업무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이후 식약처 인력을 공식 파견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국제적으로 국내 심사시스템을 인정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파견인력은 어떤 일을 하게 되나?=심사단이 1년에 6번 모여 PQ 신청을 한 품목을 대상으로 심사를 하게 된다. 현재 두 명의 직원이 파견됐는데, 김은경 연구관은 품질심사, 박현주 주무관은 생동심사를 맡고 있다.-PQ 인증의 의미는 무엇인가=PQ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일단 품질이 국제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해당품목 뿐 아니라 PQ 인증 품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기업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일 수 있는 것이다.-국내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가?=국내에서는 베르나바이오텍, 녹십자, LG생명과학 등 주로 백신기업이 PQ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PQ 인증 품목에는 제네릭도 다수 있다. 제네릭 기업도 PQ 제도를 활용할 경우 새로운 틈새 시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향후 파견인력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파견인력을 통해 PQ 인증품목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또 PQ 신청을 하는 업체에 WHO 요구사항을 알리고, 기술적인 도움을 줄 생각이다.-덧붙이고 싶은 말 =PQ를 상당수 업체가 큰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큰 이익이 안 날 수도 있지만, 이를 발판으로 기업을 알리고 수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2014-01-20 06:14:47최봉영 -
"제약영업 '쿨가이'로 불러주세요"남자라면 원초적으로 탄탄한 근육을 선망한다. 그래서 한때나마 '보디빌더'를 꿈꾸곤 한다.하지만 직장에 들어가 음주와 폭식, 운동부족으로 생긴 '꺼지지 않는 배'를 갖게 된 순간 멋진 근육맨은 다른 세상의 남자가 된다.제약업계에 종사하는 30대 이후 남자 대부분도 직장생활 등 여러 이유로 몸관리에 힘쓸 겨를이 없는 게 사실이다.외부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라고 하면 으레 술접대하느라 자기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한다.유한양행 북부지점에서 의원영업을 하고 있는 정우영(31) 대리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자기관리를 못할 것'이라는 이러한 외부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독하게 몸을 만들었다고 고백했다.그는 지난해 상반기 남성잡지 맨스헬스가 주최하는 쿨가이 선발대회에 나가 당당히 27명의 쿨가이에 선발됐다.이 대회는 전문 보디빌더가 아닌 다른 직종을 가진 일반 남성을 대상으로 8회째 열리고 있다. 보디빌더에 관심있는 남성들에게는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한 대회다."참가하고 싶은 개인적인 로망도 있었지만, 현재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만큼 외부에서 보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몸관리를 못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실제로 작년 대회에서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저 혼자더라고요. 반면 의·약사분들은 200여명이나 신청했다고 들었어요."그는 1481명 가운데 3차에 걸친 심사 끝에 쿨가이 27명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후 두달동안 잡지 화보촬영과 6월 열리는 최종 선발대회를 위한 행사를 소화했다.스무살부터 운동을 시작했지만, 이번 대회를 참여하면서 이렇게 독하게 운동한 적은 처음이었다고 한다.5개월 동안은 닭가슴살과 고구마, 마늘, 양파, 야채만 먹으며 식단을 조절했다. 운동도 퇴근 이후 매일 쉬지 않고 했다.그가 운동을 시작한 건 마른 몸에 대한 컴플렉스 때문이었다."군대가기 전 신체검사 때 체중이 54kg이었어요. 키가 180cm이었으니 심각하게 마른 체형이었죠. 장이 안 좋아 음식물 흡수도 더딘 체질이라 잔병도 많았어요."매일 거르지 않고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장 흡수력이 개선되면서 근육량과 함께 체중도 늘었다. 지금 그는 71kg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쿨가이 선발대회 주최 측 프로필 사진(출처:맨즈헬스 홈페이지)과 본선무대 모습. 쿨가이에 선발됐을 때 그는 지난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을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했다.두달여동안 쿨가이 활동을 하고, 최종 선발대회가 끝났을 때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회사로 복귀하는 전날처럼 허무함도 느껴졌단다.하지만 그간 쌓인 영업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는 큰 효과를 봤다고 정 대리는 말했다. 덩달아 업무를 위한 PR에도 도움이 됐다."쿨가이 선발 이후 저의 상체사진이 나온 명함을 새로 찍어 영업에 활용했어요. 원장님들도 많이들 알아보시곤, 운동방법 등에 대해 문의를 해주셨죠. 쿨가이 선발이 조금이라도 저를 기억하는데 임팩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그는 술은 원체 잘 못한단다. 하지만 예전같은 술접대 문화가 많이 사라져서 영업하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대신 꾸준한 몸매관리를 어필삼아 성실함을 무기로 얻어진 신뢰가 자신의 영업비결이라고 정 대리는 말한다.2014-01-16 06:24:49이탁순 -
"제약·도매·요양기관 니즈에 맞춰…"[단박인터뷰]= 송재동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장의약품 유통관리 흐름을 총괄 관리하는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 사령탑에 '쎈' 사람이 왔다.그간 약제관리실에서 대내외적으로 역량을 인정받은 #송재동 센터장이 바로 그 인물.약국 청구불일치를 비롯해 의약품 바코드·RFID 사업, 안전상비약 유통까지 크고 작은 파고를 지나온 터라, 심평원에서도 '강단 있고 일 잘하는 인물'로 꼽히는 그가 센터장에 임명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이제 막 자리에 앉아 업무 적응에 한창인 그를 무작정 찾아가 중요 사안에 '돌직구'를 던졌음에도 돌아오는 대답은 명쾌했다.송 센터장은 제약업계 니즈에 따른 맞춤형 정보제공과 산업 현실에 맞춘 서비스로 업계 발전을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약국 청구불일치 문제는 조속히 마무리 짓고, 재발방지에 역점을 두어 명실공히 정보센터의 '중흥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그가 바라보는 업계와 정보센터의 역할을 일문일답으로 들어봤다.-자리에 앉자마자 해야 할 과제들이 많겠다. 먼저 제약계가 정보센터에 필요로하는 가장 큰 니즈는 무엇이라고 보나.= 의약품 유통 정보와 흐름을 파악해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정보센터의 역할이었다. 그 중 하나가 업계에 관련 정보들을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가려운 곳'을 속시원히 긁어주지 못한다는 요구들이 많았다.제약사들은 고가의 비용을 들여서 민간데이터를 의존해 영업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류가 많은 일부 민간데이터는 정보센터의 정확한 데이터에 비할 수가 없다.이는 정보센터가 방대한 유통 정보를 가공하는 부분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인데, 이제 산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보를 발굴해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현재 10여가지 유형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타사의 영업기밀이 누출 될 수 있는 부분을 비켜가면서도 획기적인 정보로 고도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약품 바코드 문제도 정보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렇다. 큰 틀에서 방향은 정부가 바라보는 시각이 맞지만, 영세업체들과 국내 제약·도매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 현실에 2D 바코드와 RFID를 양립할 수 밖에 없는 부분도 이해하고 있다.각 정부부처에서 추진하고 지원하는 사안인만큼 올바르게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정보센터가 기초를 다지고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현장 의견을 계속해서 수렴해 차근차근 밟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정보센터의 역할을 업계가 체감할 수 있도록 충분히 노력하고 소통하겠다.-약국 대체청구 문제도 계속사안인데.= 대체청구 문제는 약국뿐만 아니라 이를 조사하는 정보센터와 심평원 현지조사·심사 관련 실부서가 2년여에 걸쳐 많은 에너지를 소진해 온 사안이다. 그만큼 각 부서가 열심히 해왔다.대체청구 문제로만 보면 올 상반기 안에 지원까지 모두 마무리짓는 것이 목표다.이제 정보센터는 '조사 완료'에 그치지 않고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기전을 개발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고 사후관리체계를 세심하게 정비하는 것이 내가 할 역할이다.이 외에도 안전상비약에 대한 유통관리 교육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이 품목들은 처음 공급할 때 업체가 정보센터에 신고하고 이후 생산·유통을 하지 않게 되면 각 지자체 보건소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최종 유통관리를 정보센터가 하고 있는 만큼 현장 관계자들의 실무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2014-01-13 06:24:52김정주 -
"한국인에 적합한 당뇨복합제 자리매김"[단박인터뷰]=CJ제약사업부문 이길호 PM이길호 보그메트 PM"치열한 당뇨시장에서 한국인에 적합한 복합제 콘셉트를 통해 200억원대 대형품목으로 육성시켜 나갈 계획이다."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이 지난 2일 당뇨 개량신약 복합제 '보그메트정'을 본격 출시하면서 새해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이 품목은 첫 보글리보스와 메트포르민 결합의 당뇨 개량신약 복합제로 우수한 혈당강하효과를 보임과 동시에 저혈당 위험 및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보그메트 성분 중 보글리보스가 탄수화물 흡수를 저해시켜 우수한 혈당 조절 효과를 보여 향후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아시아인들의 당뇨 치료에 보그메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지난 해 6월 식약처 허가 승인 후 개량신약 복합제로는 처음으로 약가우대가 적용된 보그메트와 관련하여 2014년 새해부터 힘찬 출발을 알린 이길호PM에게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보그메트'는 어떤 품목인가?=국내외 당뇨 환자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중 아시아인들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다는 점에서 보그메트 개발에 착수했다.보그메트는 탄수화물 흡수를 저해해 혈당 항상성을 개선시키는 보글리보스 성분과 제2형 당뇨병의1차 선택제인 메트포르민 성분이 결합된 제품이다.임상에서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 감소 및 체중 감소 효과 등이 확인돼 효과적이고 안전한 혈당 조절을 기대할 수 있다.-보글리보스+메트포르민은 처음이다. 제품의 특장점은?=먼저 우수한 HbA1c 강하 효과 및 목표혈당 도달율을 보인 다는 점이다.제2형 초기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HbA1c감소효과의 경우, 메트포르민 단독 투여군은 -1.31%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보그메트 투여군은 -1.62%의 감소율을 보여 메트포르민 단독 투여군 보다 더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였다.또 당화혈색소(HbA1c)가 6.5%미만, 7.0%미만으로 조절된 환자를 살펴보더라도 보그메트 투여군은 각각 50%, 80%의 대상자가 목표혈당에 도달해 메트포르민 투여군(26.2%, 64.3%)보다 높은 목표혈당 도달률을 보였다.특히 기존 메트포르민 복합제들의 경우 제형이 매우 커서 환자들이 약물을 복용할 때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CJ는 보그메트 개발 당시 보글리보스가 코팅된 메트포르민 과립화 기술을 적용, 정제 사이즈를 최소화하여 유효성 확보와 함께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는데 성공했다.보그메트는 메트포르민 대비 위장관 부작용이 감소한 것이 확인됐으며, 저혈당 발생빈도도 낮아 안전성이 확보된 점이 특징이다.-안전성이 강점일텐데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임상에서 보그메트 투여군은 메트포르민 단독 투여군 대비 저혈당 발현율이 현저히 낮았다.또한 메트포르민, 보글리보스 두 성분이 결합할 때 나타나는 주요 이상반응인 위장관 부작용(설사/더부룩함 등) 발현 빈도면에서 보그메트 투여군은 메트포르민 투여군보다 부작용 발현 빈도가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5년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제품이다. 에피소드가 있으면?=보그메트 개발 시 메트포르민에 보글리보스를 코팅하는 특수 기술을 적용하면서 제형 사이즈가 정말 작게 나왔다.임상을 진행한 교수들이 보그메트도 훌륭하지만 메트포르민이 약사이즈가 커 복약 순응도가 좋지 않으니, 이 기술로 메트포르민도 개발하면 좋겠다고 관심을 많이 보이셔서 보그메트 PM으로서 난감했다.-최근 다양한 당뇨 치료제가 출시됐다. 기존 제품과 차별성은?=3상 진행결과 두 성분의 대표 부작용인 위장관 부작용(설사, 메스꺼움)의 발현율이 감소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으며, 최근 당뇨 합병증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혈당변동성 자료를 확보해 기존 당뇨치료제와 임상적 차별성을 가지게 됐다.-보그메트 외 CJ의 당뇨병치료제 라인업은?=Biguanide계로는 메트포민 서방정이 있으며 Sulfonylurea계에는 글리원 정, α- glucosidase inhibitor계에는 베이슨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인 치옥트산도 보유하고 있다.이번에 개량신약 복합제인 보그메트를 출시해 더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올해 매출 목표 및 당뇨병 치료제 마켓쉐어를 말해달라=올해 보그메트의 목표는 60억이며, 초기 당뇨환자를 타겟으로 200억대 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목표 달성을 위한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초기 당뇨 환자를 타겟으로 보그메트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주력할 계획이다.당뇨병 급여기준에 따르면 HbA1c 7.5% 이상일 경우, 처음부터 2종으로 처방 가능하므로 저혈당 위험 없이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혈당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보글리보스, 메트포민 결합으로는 최초로 출시된 제품인 만큼 디테일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MR들에 집중적으로 제품교육을 진행하여 전문적인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게끔 하는 것이 1차 목표다.보그메트의 특장점이 우수한 혈당강하효과 및 부작용 감소인 만큼, 처방 시장에서 처방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향후 아카데믹한 제품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주력할 계획이다.-마지막으로 PM으로서 포부를 말해달라=보글리보스와 메트포민의 복합제는 최초로 시도되는 개량 신약으로 CJ의 자체 R&D역량으로 개발한 복합제라는데 자부심이 있다.3상 임상에서 입증됐던 것처럼 우수한 혈당강하효과와 목표혈당도달율, 안전성에서는 저혈당 감소 및 체중감소, 위장관계 부작용 감소효과까지 두루 확인된 보그메트를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아시아인의 No.1 당뇨치료 브랜드로 만들 것이다.2014-01-09 06:24:52가인호 -
"감춰진 약국의 마음, 책에서 찾았어요"동화약품 OTC 고객 감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오희수 상무(46세)는 주위에서 독서광으로 통한다.작년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가 출간된지 채 한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그를 만났을 때 중국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을 그는 이야기 했다.그는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알맞게 마케팅적 관점에서 정글만리를 말했다.1992년 첫 직장으로 동화약품에 입사한 오 상무는 현재 OTC 고객 감동본부(약국사업본부)에서 영업 마케팅을 이끌고 있다.그는 행복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 업무를 담당한지 4년차인 그는 처방과 조제가 대세인 '전문의약품 시대'에서 연간 매출 100억원 이상 블록버스터 여러품목을 관장하고 있다.자사품목인 까스활명수, 판콜에스, 후시딘이 그렇고 도입품목인 라미실원스와 홈매트가 거대품목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잇몸치료제 잇치 또한 연매출 블록버스터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동화가 OTC에 강하기 때문에 그저 찾아온 행운은 결코 아니다. 해마다 이들 품목이 성장하고 있는 게 이를 잘 보여준다.큰 규모의 제약회사라도 블록버스터 OTC는 통상 1품~2품목에 불과한 실정에서 보면 그는 이 분야의 키워드가 될 만하다.동화약품의 OTC 정책의 특성은 부서이름이 고객감동 본부인것처럼 고객들에게 촉촉하게 다가서는 감성마케팅이라고 약국가는 말하고 있다. 밑바탕에는 '수천권의 책을 읽어대는 오 상무의 독서'가 단단히 한몫 을 하고 있다.그를 방배동에서 만나기로 한날은 콧물이 흐르고, 안구마저 팽팽히 긴장할 만큼 추웠다. 독서를 위해 승용차를 외면한다는 그는 이날도 지하철로 왔다. 대구지리 국물로 언입을 녹이며 이야기는 시작됐다.동화약품 OTC고객 감동본부 오희수 상무는 이른바 책읽는 사람이다. 업무를 위해 책을 읽고, 삶의 풍요를 위해 읽는다. 아이와 함께 읽고, 아이를 기다리며 커피숍에서 읽는다.(회사 자료실에서 포즈를 취했다).▶책들이 얼마나 될까요? 어림잡아."대략 6000권 됩니다. 아이들 책도 많습니다.▶설마하니, 인테리어를 책으로 하시는 건 아니겠죠?"왜 이러십니까. 장식용 절대 아닙니다. 하하하."▶책 구입대금 만만치 않을 텐데요."아이들 책까지 합쳐 한 30만원쯤 씁니다. 실은 제 책값이 많이 드는 편이에요. 아이들이나 아내는 도서관에서 대여해 보는 편인데요, 전 이상하게 돈내고 사서 내 책이다 해야 성에 찹니다. 병이죠 뭐."▶제 이야기지만 저 역시 책은 잘 사는 편이에요. 아주 흐믓하죠. 실은 흐믓하다 마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꼼꼼하게 다 읽으시는 편인가요?"아무래도 직장인이다보니 읽기가 만만치는 않아요. 요즘엔 책 사는 속도 보다 읽는 속도가 늦어지네요. 책 구매 욕심을 줄이든지, 읽는데 속도를 내야 겠어요."▶어떤 책이죠?"인문학 관련서, 자기개발서, 베스트 셀러 등 딱히 정해 놓은 건 없어요. 직장에서 업무를 보는데 도움이 되는 책도 필요하고, 남들이 많이 사서보는 베스트셀러에도 손이가고…아이 뭐, 대중 없어요."▶가장 기억에 남는 책 3권을 꼽아주세요."나관중의 삼국지, 조정래의 태백산맥, 쑹훙빈 화폐전쟁이죠. 한권 더 추천하라면 시오노 나오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도 있죠."▶마음에 담아둔 문장, 있으세요?"'사람은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본다'라는 구절과 '마케팅 측면에서 한가지 더 있다면 사양산업은 있어도 사양기업은 없다'는 겁니다." ▶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시는데, 실제 업무에 독서를 통해 영감 받은 내용이 적용된 사례가 있나요?"마케팅 서적은 원칙과 트렌드를 보여 주는 것 같아요. 마케팅 기본 원칙에 충실 하려고 노력하죠. 혹 책 속에서 받는 영감이 있는데요, 그건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와우! 한다는 거게요."▶책 속에 정말 길이 있나 봅니다."예를 들어 감성 마케팅 일환으로 약국을 방문하면 약사님 명찰, 약국 사업자 액자가 오래된 느낌을 많이 받거든요. 새롭게 교환해 드리면서 작은 감동을 주고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예전에도 수백번 보았을 명찰이나 사업자 액자 일텐데, 언제가 읽었던 책 속의 이야기가 순간 되살아나며 마음이 간다는 사실입니다. 책속의 문장이나 내용은 늘 그렇게 살아 움직여요."오 상무는 큰 아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하기를 좋아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도 경영자가 되고 싶다며 아빠처럼 마케팅 서적을 즐겨 읽는다.▶직장인에게 가까운 건 아무래도 술 한잔 아닐까요? 대체 책 언제 읽으세요?"그게 늘 고민입니다. 나만의 절대 독서시간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찾아낸 게 차를 멀리하는 거였어요. 출퇴근 때 지하철을 타면 하루 한시간 반을 확보합니다. 주말엔 아이들 학원에 데려다 주고 밖이나 커피숍에 앉아 두시간 정도 읽어요. 출장 때는 이동 시간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업무에서 벗어난 주말에 아이를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며 읽는 책은 여유있어서인지 글자들이 더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을 받아요."▶독서후에 꼭 독후감을 써야할 필요는 없지만 뭔가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어떠세요?"예전엔 수첩에 인상깊은 내용을 간단하게나마 정리 했어요. 뭔가 저축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다독을 하다보니 반복 되는 내용도 적지 않아요. 뭐, 찾아야 할 때는 책을 찾아보는 거죠 뭐. 읽은 즐거움을 만끽하고 가벼워 지고 싶어요. 더 필요하면 키워드 정도는 생각나니까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되고요."▶책과 친해진 이유는 뭐죠? "환경과 직업에 따라 사람들의 사회적 행동이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예를들면 공대생과 문과생의 관심과 대화 내용이 다르듯 말이죠. 세일즈를 하다 보니 저도 일정한 행동을 반복하더군요. 생각도 그렇죠. 한쪽으로 치우쳐 지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문뜩 말이죠. 그때 책엔 뭔가 있지 않을까?하며 책을 접하게 됐어요. 책 안에서 사회적 다양성을 경험하니 매력에 빠지게 되더군요."▶독서와 책에 대한 가족의 반응은 어떤가요."아이들은 대를 이어 좋은 책을 선택 할 수 있어서 좋고요, 아이들 책에 관심이 아주 많은 아내는 제가 보는 책은 먼지가 많다고 핀잔을 줍니다. 같은책인데 말이죠. 이건 뭐죠?" ▶책은 상무님께 어떤 의미죠?"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 이 말 한마디로 대신 할 수 있을까요? 책은 저를 지속적으로 발전 시키는 원동력이에요. 힘겨울 때, 부족함을 깨달을 때, 무언가를 갈망할 때 스스럼없이 찾게 만듭니다.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관점으로 저를 양육하고 힘을 줍니다."▶바보같은 질문 드리죠. 다독이세요? 정독이세요? 저는 정독인데요. 많이 읽지 않을 때 이 만한 피난처도 없더군요."예전에 정독을 선호했어요. 그런데 제가 하는 마케팅 기획과 관리 업무 때문인지 많은 관점, 다시말해 많은 사례를 찾게 되더군요. 물론 정독을 통해 원리를 깨우치는 것도 중요한데, 실무를 염두에 두다보니 저도 모르게 많은 책을 사서 보게됩니다. 많은 사례를 통해 하나의 통합된 원리에 접근한다고 할까요."▶자녀와 책 읽기는 어떻게 하세요. 전 TV보면서 아이에겐 책읽으라고 했거든요."큰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작은 아이가 7살인데요, 모두 책읽기를 좋아해요. 제가 영향을 준 것같아 나름 뿌듯하기도 합니다. 큰 아이는 저와 함께 같은 방에서 각자 자기 책을 읽어요. 그러다 30분정도 이야기도 나누죠. 예를들면 장래 희망같은 건데요, 예전에 외교관이 되어보고 싶다던 아이가 제가 사 놓은 마케팅 서적을 보더니 멋진 경영자가 돼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작은 아이는 아내가 책을 읽어줘요."그의 거실에는 사방이 책장으로 둘러쌓여있다.▶온통 책읽는 모드네요. TV는 안보세요? 꽤 재미있는데.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도 그렇고."한 2년전에 TV연결 코드를 끊었어요. 원래부터 TV는 뉴스정도 봤는데 끊고 나니 시간이 생기고, 여유가 생겼어요. 그리고 이것 저것 상상하게 되고, 그 상상력이 스스로 삶의 에너지를 만들더라구요."▶책 좋아하는 사람은 길이 그곳에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잖아요. 회사에선 어떨까요."회사 OTC 고객 감동본부(약국 사업본부)에서 영업 마케팅과 생활건강 본부장을 맡고 있는데 직원들에게 자꾸 권하게 되더라구요. 서평도 받아 보고요. 강제는 아닙니다. 그저 나눔의 방법으로 생각하는데 그게 우리 업무에 도움이 됩니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자기 방식을 고집하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 머리가 말랑말랑 해져 과거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거든요. 베이컨도 말했잖아요. 아는게 힘이라고."▶아는 게 힘이 되나요? 실제로."마시멜로우 이야기 2편에서 저자가 말합니다. 아는게 힘이라는 문구에 실행이라는 두 글자를 넣어요, 아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 힘이라고 말이죠."▶독서말고 좀 더 적극적인 배움도 있나요."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고, 올해 1월 논문이 나올 것같아요. 2년간 토요일 하루 종일을 투자한 결과에요. 나름 흥미있는 주제인데, 나오면 꼭 드리죠."2014-01-08 06:24:59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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