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장의 편지..."재택환자 조제·확진자 대응 너무 힘들다"
- 정흥준
- 2022-03-22 11: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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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 A약사,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에게 편지
- "병의원 대비 초라한 수가...정부에 고충 꼭 전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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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기도 광명에서 직원 한 명과 작은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체력에 자신이 있었지만, 재택환자 처방을 받으면서 체력 고갈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입술이 부르트고 충혈이 되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 RAT 검사를 하는 의사들이 5만5000원 수가를 받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도저히 잠이 안 와 펜을 들었다.
재택처방 한 장에는 각종 수고가 들어있다. 재택환자 처방을 팩스로 받지만 바코드리더가 안돼 하나씩 수기로 입력해야 한다. 약 복용 횟수가 잘 보이지 않아 병원에 확인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막상 병의원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어렵게 확인을 해도 약이 없는 일이 다반사다.
대체조제를 하고 싶지만 시럽제라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어렵게 주위 약국을 수소문해 약을 구하고 나서 환자에게 전화를 하면, 확진자가 직접 약국 방문을 하겠다고 한다. 방역수칙을 설명하고 가족이나 지인이 약을 받아가야 한다고 안내를 해야 한다.
먼 곳에 사는 환자에겐 약국이 어디에 있는지, 몇 번 버스를 타고 어디에서 내려서 찾아와야 하는지까지 설명해줘야 한다. 가족이 찾아오면 대리수령장부에 서명을 하고 복약지도까지 하지만, 정작 문 앞에 걸어놓고 갈 거라고 말한다.
결국 1시간 후에 다시 환자에게 전화를 건다. 귀가 어두워 잘 알아듣지 못하는 환자에게 어렵게 설명을 하고 전화를 끊는다. 일을 모두 마친 거 같지만 아뿔싸. 처방에 비급여 약이 들어있다. 약제비용신청서, 약제비영수증, 처방전사본, 사업자등록증, 사업자통장사본, 비급여소명서식까지 챙겨 보건소에 청구해야 한다. 그나마 비급여소명서식은 한 달간 유예라며 엄청난 일을 덜어준 것처럼 한다.
이렇게 해서 받는 투약안전관리료가 3010원. 민초약사로 주민등록증 입력하며 마스크 배포할 때부터 정부에 적극 협조했지만 정말 회의감이 든다. 병의원에서 5만5000원 수가를 받을 때 조제료와 투약안전관리료로 받는 1만원. 코로나 극복에 협력한 대가가 고작 이게 맞는 걸까.
병의원의 절반도 아니고 5분의 1에 불과하다. 내 지인 약사는 재택처방전 10장을 받고 더 이상 받지 않으려고 팩스전화선을 빼놨다고 한다.
복지부장관과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걸 알고 있을까. 편지를 보내도 읽지 않을 거 같아 최광훈 대한약사회장님께 편지를 보낸다. 회장님께서 꼭 이 편지를 전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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