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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오머

'반품' 조항 없는 제약사 거래약정서…약사 요구에 수정

  • 김지은 기자
  • 2026-01-17 06:00:45
  • 약국, 특정 제약사 거래약정서 내용 지부 통해 법률 검토
  • 반품·지급유예·소유권 보호 등 약국에 불리한 일부 조항 발견
  • 약관규제법 적용 가능…약국 요구에 일부 문구 수정 조치 돼
제약사-약국 간 거래약정서(자료사진)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이 제약사 등 특정 업체와의 거래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서 ‘거래약정서’는 약국 요청으로 수정이 불가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최근 서울시약사회가 제작한 ‘약국 민원상담집’에 따르면 실제 약국에서 특정 제약사와 거래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거래약정서 내용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고, 지부 자문에 따라 일정 문구가 수정되는 결과가 나왔다. 

약국이 제약사의 거래약정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일정 부분 문구 수정 등의 개선이 진행된 것이다.  

문제가 된 거래약정서는 특정 제약사가 약국과의 거래 개시를 위해 제시한 표준 형태의 계약서였다. 해당 약국은 계약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반품과 관련한 핵심 조항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계약서에는 ▲불량 제품 ▲유효기간 임박 제품 ▲과잉 공급 ▲품절로 인한 대체 불가 등의 상황에서 반품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았다. 약국 입장에서는 정당한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반품을 요청할 근거가 없는 구조인 셈이다. 거래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제약사가 반품 요청을 거부할 여지가 충분히 존재했다.

여기에 더해 회수 조항 역시 약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계약서에는 ‘제약사가 제품을 공급한 이후 약국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제약사는 제품을 회수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약국은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약국의 지급 지연이 납품 불이행이나 오배송 등 제약사의 귀책 사유로 발생했더라도 일방적인 회수가 가능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수정 불가” 오해…약관규제법에 따른 조정 가능

해당 약사는 거래약정서 내용이 과도하게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서울시약사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시약사회는 계약서 조문 전반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했고, 일부 조항이 약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약사회에 따르면 제약사가 제시하는 거래약정서 역시 약관에 해당할 수 있으며, 약관규제법에 따라 거래 당사자인 약국은 불공정하거나 불리한 조항에 대해 수정 요구를 할 수 있다. 

실제 해당 민원 사례에서도 시약사회는 문제로 지적된 조문에 대해 수정안을 제시했고, 약사는 이를 근거로 제약사에 협의를 요청했다. 그 결과 일부 조항은 수정·보완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시약사회가 해당 약사에게 제안한 수정 가능 조항에는 ▲반품 가능 조항 명문화 ▲정당한 사유 발생 시 지급 유예 조항 ▲조건부 온라인 판매 허용 조항 ▲소유권 보호 조항 수정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약사회가 회원 약국 요청에 따라 자문한 제약사-약국 간 거래약정서 내용 중 수정 요구 조항. 시약사회에 따르면 약사 요구에 일부 문구가 수정 조치됐다. 

이를 통해 반품이 가능한 구체적인 사유를 계약서에 명시하고 제약사의 귀책 사유로 인한 분쟁 상황에서는 약국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대금 지급과 소유권 이전 시점 등을 보다 명확히 함으로써 향후 분쟁 가능성을 줄였다.

김문관 서울시약사회 전문위원은 “약국에서 제약사 등 특정 업체와 거래약정을 할 때 약정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수정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 보니 약정서 내 특정 조문이나 내용이 추후 거래 과정에서 약국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래약정서는 단순한 형식 문서가 아니라 약국의 권리와 의무가 담긴 계약인 만큼, 꼼꼼히 검토하고 불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을 요구하거나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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