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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번에 사후통보 가능…대체조제, 숨통 트인다

  • 김지은 기자
  • 2026-01-02 11:59:49
  • 2월부터 전화·팩스에 심평원 시스템 추가…의약분업 후 첫 변화
  • “부담 던 간접 통보 방식”…약사회, 정부에 자동통보시스템 구축 요구
  • 대체조제 비율 매년 제자리…저조했던 대체조제 활성화될까 기대도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의약분업 도입 이후 25년 간 변화가 없었던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이 달라진다. 

오는 2월 2일부터 일명 ‘대체조제 통보 간소화법’이 시행되면서 약사가 대체조제를 실시한 뒤 의사에게 통보해야 하는 방법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보시스템이 새롭게 추가되면서다. 약사사회로서는 수십년의 숙원 중 하나가 풀린 셈이다. 

전화, 팩스, 컴퓨터 통신에 한정되던 방식에 공적 전산 시스템이 더해지는 것인 만큼, 기존 통보 방식에서의 부담이 한층 경감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오랜 숙원이 제도화됐다”는 핑크빛 전망 한편으로는 이번 제도 변화가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더 촘촘한 시스템 마련과 약사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실과 괴리 컸던 사후 통보…제도는 있었지만 사실상 봉인

대체조제는 약사법에 따라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과 동일 성분·동일·제형의 의약품으로 약사가 조제할 수 있도록 허용된 제도다. 다만 대체조제를 한 경우 약사는 사후에 처방한 의사에 이를 통보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

문제는 사후 통보 방식이 지난 2000년 의약분업이 시작 당시의 환경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이다. 현행는 사후통보 방식이 전화, 팩스, 컴퓨터 통신으로 한정돼 있어 약국 현장에서는 진료시간 외 의원과의 통화 연결이 어렵거나 팩스 수신 여부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반복되기도 했다.

이는 곧 약사들이 대체조제를 꺼리거나 포기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약사사회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기는 커녕 오히려 약사에 행정 부담과 민원 리스크를 전가하는 장치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해 왔다.

수치에서도 대체조제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점이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사사회 자료 등을 종합하면 전체 외래 조제 건수 대비 대체조제 비율은 연도별로 0%~1%대 초반에 머물러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사사회 추산에 따르면 2010년대에는 대체조제 비율이 0%대에 머물렀고, 2020년까지도 0.4%를 넘기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2021년 0.46%, 2022년 0.84%, 2023년 1.25%, 2024년 1.37%, 2025년 상반기 1.33%로 최근 몇 년 간 점진적 증가 추세인 것은 맞지만, 사실상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당시 시작된 의약품 수급 불안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대체조제 비율은 증가했지만, 수치로 확인되는 바에 따르면 실질적인 대체조제율에는 큰 변동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약사사회 관계자는 “정부의 활성화 기조와 관련 인센티브 제도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실행률이 0%대에 머물러있다면 이는 법적으로는 허용된 제도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 사문화된 제도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며 “그 가장 큰 이유가 사후통보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월 ‘심평원 정보시스템’ 추가…"클릭만으로 통보 가능해져야"

이 같은 문제의식 속 국회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보시스템을 추가하는 내용을 통과시켰고, 개정 법령은 2월 2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라 약사는 기존 전화·팩스 방식 외에도 요양급여 청구 과정과 연계된 심평원 정보시스템을 통해 대체조제 사실을 사후통보할 수 있게 된다. 통보 시점과 여부가 전산으로 기록되는 만큼 약사사회에서는 통보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과 분쟁 소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약사사회에서는 이번 변화를 단순한 ‘통보 수단 추가’가 아닌, 대체조제를 가로막아 왔던 구조적 장벽을 허무는 첫 조치로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약국의 사후통보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 점에서 이에 따라 제도가 실제로 얼마나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의료계의 수용도, 시스템 안정성, 약국 현장의 활용 여부 등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통보 방식을 간소화하는 것도 남아 있는 과제다. 약사회의 지속적인 요구로 보건복지부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정보화 시스템 고도화’ 사업에 따른 예산안을 제안했지만, 최근 국회 본회의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제외됐다. 

예산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당장 API(응용프로그램연동) 기반 자동 통보 시스템 구축은 당분간 보류되게 됐다. API 기반 시스템은 약국의 청구 프로그램과 심평원 시스템을 연동해 말 그대로 약국에서 클릭 몇 번으로 대체조제 사후통보가 가능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당장 2월부터 통보 간소화법은 시행되지만 약국 현장은 일정 기간 기존의 사후통보 방식을 병행하면서 심평원 업무포털에 접속해 직접 조제내역을 입력하거나, 청구프로그램에서 대체조제 내역을 엑셀 파일로 내려받아 업로드하는 방식을 활용하게 됐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최근 이사회에서“이번 예산 제외로 API 연동 방식의 자동화 시스템은 당초 계획보다 늦춰졌지만, 제도 취지와 회원 편의 등을 고려해 복지부와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대체조제 간소화 제도가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TF 논의와 기술적 보완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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