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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불순물 조치 진작 이랬더라면[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의약품 시장에 또 다시 불순물 공포가 덮쳤다. 고혈압약 ‘로사르탄’ 함유 제품에서 광범위하게 새로운 유형의 불순물이 검출됐다. 시중에 유통 중인 로사르탄제제 306개 중 96.4%에 달하는 295개 품목이 회수 대상에 포함됐다. 연간 3200억원 규모를 형성하는 로사르탄 시장 전반에 걸쳐 불순물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회수 규모도 종전 불순물 의약품에 비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종전 불순물 파동 큰 혼선이 체감되지 않는 듯하다. 사실상 모든 로사르탄제제에서 불순물 문제가 확인됐지만 불순물이 기준치를 초과 검출된 제품만 선별해 회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마다 불순물 문제가 해결된 제품에 대해 출하를 허용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도 낮아 보인다. 지난 3년간 불순물 의약품의 후속조치에서 노출됐던 시행착오의 결과다. 2018년 이름도 생소한 불순물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발사르탄 원료가 국내에 대거 유입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약업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무려 175개 제품의 판매가 원천봉쇄됐다. 당시 식약처는 문제의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은 모두 판매를 중단했다. 많은 제약사들은 문제 원료를 쓰지도 않았고 인체 유해성도 드러나지도 않았는데도 판매중지와 회수에 따른 손실을 떠 안아야 했다. 시장에서는 품질 부적합 제품을 유통했다는 낙인도 찍혔다. 급기야 정부는 “국내에 제네릭이 너무 많아서 다른 국가에 비해 불순물 의약품 개수가 많았다”라면서 불순물 파동의 원인으로 제네릭 난립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후 정부도 제약사도 예측하지 못했던 불순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제네릭 허가와 약가 규제가 강화로 이어졌다. 의약품의 불순물 검출은 연례행사가 됐다. 2019년에는 라니티딘제제 전 제품이 판매 중지됐고, 니자티딘제제 13개도 판매중지와 회수 조치됐다. 작년에는 메트포르민제제 31개 품목에 대해 제조·판매중지와 처방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제약업계에서는 최초 불순물 발사르탄 때부터 국내에서의 후속조치가 지나치게 강경하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불순물이 초과 검출된 일부 제조번호에 대해서만 제약사들의 자진 회수가 진행됐다. 불순물이 나왔다는 이유로 강제로 판매를 중단시키거나 복용 중인 약을 무료로 교환해주지도 않았다. 국내에서 불순물 의약품의 판매중지는 사실상 시장 퇴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체 의약품이 많은 현실상 일시적인 판매중지는 처방현장에서의 외면으로 회복하기 힘든 손실로 이어졌다. 제약사들은 인체 유해성도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예측하지 못한 불순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 셈이다. 의약품의 불순물 리스크는 이제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 된 듯하다. 식약처는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불거진 이후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의 점검 시스템을 갖췄다. 2019년 11월 제약사들에 모든 원료·완제의약품의 불순물 발생가능성 보고서 제출을 지시한 이후 지난 5월까지 자료를 모두 접수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공교롭게도 점검 체계를 갖춘 니트로사민류가 아닌 아지도 계열 불순물이 등장했다. 향후 어떤 불순물이 어떤 의약품에서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불순물 파동 뿐만 아니라 모든 의약품의 안전성 이슈가 불거졌을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인체 유해성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다. 위험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판매중지나 처방제한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내리면 환자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시장은 더욱 혼란해질 수 밖에 없다. 불필요한 회수에 따른 사회적 비용 낭비도 감수해야 한다. 마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식약처는 이번 로사르탄 불순물 자료를 발표하면서 ‘고혈압치료제인 로사르탄 성분 함유 의약품 중 아지도 불순물에 대한 안전성 조사 결과, 1일 섭취 허용량(1.5㎍/일)을 초과(1.7~88.7㎍/일)했으나 인체 위해 우려는 매우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라는 정보를 가장 첫 문장으로 제시했다. 대규모 회수는 불가피하지만 인체 유해성은 무시할만한 수준이라는 정보를 부각해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용이 가능한 제품과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을 구분해 상세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시장이 대거 불순물 이슈에 연루됐지만 예전에 비해 시장에서의 혼란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배경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라도 혼선을 줄이기 위한 후속조치는 반갑다. 다만 진작 이런 조치를 취했더라면 불필요한 손실과 혼란을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2021-12-10 06:15:29천승현 -
[기자의 눈] 희귀질환약 급여확대, 올바른 방향성[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매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지만, 희귀질환 환자들은 여전히 힘들다. 특히 약이 있어도 워낙 환자수가 적어, 비용효과성 입증과 재정소모 예측이 어려워 보험급여 등재 과정이 험난한 경우가 많다. 올해도 많은 목소리가 있었다. 강선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의 희귀유전질환 혁신신약 접근성 강화를 위한 지난 5월 국회토론회 개최를 시작으로, 8월에는 강병원, 김원이, 서영석, 신현영 의원 등이 희귀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의료사각지대 해소방안 논의 관련 공청회를 개최, 희귀질환 환자가 소외되지 않는 정책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정부 측의 얘긴 다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희귀질환치료제의 평균 급여율을 85.3%(2016년~2020년), 2020년 100%의 급여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희귀질환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완벽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여전히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급여 확대의 목소리가 컸을까. 심평원이 발표한 결과는 심사평가과정을 거친 의약품에 대한 급여율로 실제 허가된 희귀질환의약품의 급여율과 차이가 있었다. 중도탈락, 자진취하 등 다양한 요인들을 배재한 것이다. 실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품목 중에서 희귀질환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은 약 50%에 불과하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진정한 급여율이 상승하려면 결국 위험분담제와 경제성평가 특례제의 활용이 늘어야 한다. 희귀질환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환자 수를 알기 어려운 질환이다. 대상 환자 수가 적어 임상시험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다. 환자 수가 적다 보니 시장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도 어려울 뿐더러, 어렵게 신약개발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경평을 통한 비용효과성 입증이 어려운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업계는 경평면제제도 확대를 주장해 왔다. 대체약제가 없는 경우 위약 대조군 자료로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경평면제 제도를 적용한다거나, 대상 환자 수를 산정특례 기준과 부합하게 적용하는 등 제도 시행에 있어서 유연함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을 관리하는 정부 입장에서 마냥 주머니를 개방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최근 경평면제 적용 약제에 대한 약가 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A7 조정 최저가의 80%'라는 인하 수치는 한동안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얼마전 심평원과 KRPIA 간담회에서 어디까지나 '참고'의 수준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전해진다. 요는 경평면제 약물이 늘어났고 추가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정부는 생각했으며, 어느정도 현재 주어지던 약가 보다는 인하되는 약들이 생긴다는 얘기다. 위험요소를 줄였다면 사각지대를 들춰 볼 생각도 필요하다. 말그대로 환자가 적고 약이 없는 영역이다.2021-12-10 06:10:00어윤호 -
[기자의 눈] 여야 GMP법안, 당근·채찍 시너지 기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국민이 복용하는 의약품의 제조·품질관리 기준인 GMP 운영규정을 지금보다 선진화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여당과 야당이 각각 1건씩 발의했는데, 여당은 정부나 지자체 공무원, 베테랑 의약품 품질 전문가를 '전담 조사관'으로 지정해 제약사의 GMP 운영을 지원하는 차원의 법안을 냈다. 야당은 허위로 GMP 적합판정을 받거나, GMP 규정을 거듭 위반한 제약사의 처벌 수위를 지금보다 대폭 강화하는 방향의 법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쉽게 말하면 국내 제약사 의약품 제조소 GMP 운영을 정부·지자체 정책으로 지원하는 법안과 행정처분·과징금, 벌금 등 법으로 규제하는 법안이 각기 발의된 셈이다. 제약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공표한 우리나라에서 GMP 연쇄위반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 부끄럽고 의약품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사건이다. 세계가 질병 치료를 위해 믿고 먹을 수 있는 기준으로 설정한 GMP가 제대로 준수되지 않는다는 것은 약효·안전성까지도 위협하는 위험요소다. 아울러 식약처가 정기적으로 또 특별한 시점에 갑작스레 진행하는 약사감시 실효성에도 의문을 갖게 하는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여야가 발의한 두 건의 약사법 개정안은 국내 GMP 현실을 한 발 더 선진화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심사를 거쳐 통과가 필요해 보인다. 식약처 김강립 처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GMP 연쇄위반 사태에 대해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며 "약사감시 제도 실효성을 높이라는 국회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강립 처장은 "약사감시 관련 식약처 내부 조직개편과 전문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GMP 위반 제약사 처벌 필요성에 공감하나, 제약사의 품질관리 역량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국내 제약사 GMP 규정 관련 당근과 채찍이 모두 필요하다는 취지로 들린다. GMP 약사감시 선진화를 위한 정부 전문인력 확보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발의한 'GMP 전담 조사관' 법안으로 실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GMP 위반 제약사 처벌 강화는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낸 'GMP 위반 제약사 원스트라이크 아웃' 법안과 상응한다. 결과적으로 김 처장 요구와 부합하는 두 가지 법안이 국회 발의되면서 식약처와 국회, 제약산업 간 면밀한 소통을 통한 입법절차만 남기게 됐다. 제약 선진국을 목표로 한 대한민국에서 일부 제약사가 GMP 규정을 멋대로 어기고 약을 마음대로 제조하고, 관련 품질 자료를 허위 작성·은폐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식약처 발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복용하는 의약품이 품질기준을 위반해 만들어졌을지 모른다는 의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제약 선진국을 향한 발걸음은 뒷걸음 칠 수 밖에 없게 된다. GMP를 둘러싼 여야 발의 당근·채찍 법안이 의약품 품질관리 지원과 규제라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강병원 의원안과 백종헌 의원안이 식약처, 제약산업과 상호 소통하며 선진화 한 GMP 지원은 물론 관리·감독·처벌 규제 강화를 가능케 할 법안으로 병합심사 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2021-12-08 17:33:58이정환 -
[기자의 눈] 사용량-약가 제외 지침 개선 이유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공단이 사용량-약가연동협상(Price-Volume Agreement, 이하 PVA) 세부운영지침 '제6조(협상대상 제외약제)' 제1항의 제1호와 제2호의 개정을 예고했다. 방침대로라면 건보공단 지침은 개정이 이뤄지면 즉시 공고 후 시행되지만, 이번엔 제약업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의견조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개정 내용을 보면 제1항제1호 '동일제품군의 연간 청구액 합계가 15억원 미만인 동일제품군'을 '2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제1항제2호 '상한금액이 동일제제 산술평균가 미만인 품목'을 '상한금액이 주성분코드 산술평균가 90% 미만인 품목'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건보공단은 지난 2일 열린 제10차 민관협의체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PVA 유보(제외) 제도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그동안 제약업계의 부담과 약가협상 실시에 소요되는 행정비용을 고려해 보험 재정 절감효과가 작은 약제 등에 대해 사용량-약가 연동제 적용을 유보했으나,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지침을 개선할 수 밖에 없었다는게 이유다. 보건당국은 2014년 지침을 만들면서 사용량-약가연동 협상대상 제외약제 조항을 만들 때, 원칙으로 삼은 게 보험재정 절감 효과가 작은 약제였다. 하지만 7년 4개월 동안 PVA를 운영하면서 오히려 보험재정 절감 효과가 큰 약제들이 산술평균가 미만 사유로 협상에서 제외되거나, 산술평균가를 계산해서 약가를 자진인하해 PVA를 회피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 약제 가운데 연 청구금액 8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약제들이 포함되기도 하면서 PVA 제도에 역행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보공단이 최근 2년 이내 자진인하로 PVA 협상을 빠져나간 약제를 분석한 결과 39개에 달했고, 이 중 어느 약제는 약가를 1원 깎아 산술평균가를 기준을 벗어나기도 했다. 일부 제약회사들의 꼼수로 건보공단이 산술평균가 제외기준을 100%에서 90%로 갑자기 낮춘 부분에 있어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셀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건보공단은 신약협상 기준의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90%'에 따라 10% 수준의 약가인하를 수용할 경우 PVA협상을 생략할 수 있도록 맞췄다고 했다. 신약과 마찬가지로 사용량에 있어서도 10%를 자진인하 하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협상 테이블에 앉아 건보공단과 사용량-약가연동협상을 진행하라는 의미다. 산술평균가 꼼수를 부릴 정도의 제약회사라면 PVA 또한 무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산술평균가를 1%라도 축소한다면 반발할 수 밖는 것도 이해가 가능하다. 반면 제1항제1호 동일제품군 청구금액 확대는 제약업계가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건보공단 시뮬레이션 결과 청구금액을 1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면 올해 PVA 협상을 완료한 동일제제 59개 품목 중 23개 품목이 대상에서 제외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건보공단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PVA 지침에 대해 제약업계로부터 의견조회를 받을 예정이다. 이미 민관협의체에 참여한 한국제약바이오의약품협회, KRPIA,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은 지침 개정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개정안의 주 내용은 두 가지다. 청구금액 확대 기준만 반영되고, 산술평균가 축소 기준이 미반영되는게 제약업계가 그리는 가장 큰 그림일 것이다. 하지만 건보공단의 입장에서는 어느 하나만 가지고 가기엔 PVA 지침 개선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결국 의견조회 기간에 협회 의견도 중요하지만, 규모에 따른 개별 제약회사들의 의견 반영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기간 동안 PVA 지침 개선에 대한 제약회사들의 의견개진이 그 만큼 중요한 이유다.2021-12-06 06:04:06이혜경 -
[데스크시선] 합리적 약가제도 개선에 대한 단상[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보건복지부와 관계부처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5000억원 상당의 특별예산을 편성하며 제약주권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바꾸어 해석하면 이제 말뿐인 국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서의 제약바이오산업이 아닌 진정성 있으면서도 과감한 실증적 투자를 단행함으로서 기업과 국가의 동반성장 가치를 높이고자하는 최고컨트롤타워인 청와대의 용단의 결정체로 봐도 무방하다. 트럼프·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펼친 백신·치료제 개발 비용 22조원과 비교하면 1/40 수준이지만 자력으로 첫삽을 떴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상황과 궤를 같이해 지난 26일 열린 합리적인 약가제도 정립을 위한 세미나도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제약바이오산업 육성과 신약의 가치 반영'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주최·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해 올바른 약가정책·제도 개선 방향성을 설정했다. 김민석 위원장은 케미칼·바이오를 망라한 국산 혁신 신약·개량신약 개발은 환자생명과 권익보호는 물론 국부창출의 중요 수단으로 합리적이면서 과감한 정책·제도 개선이 요구된다고 밝히며 보건당국의 도전과 응전의 자세를 주문했다. 성공적인 혁신전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관행과 퇴습을 하나씩 수정·보완하는 방법도 고려할만 하다. 우리나라 신약의 약가산정은 크게 경제성평가제도와 대체약제가중평균가, 경제성평가 면제조항 편입 등으로 대별된다. 지금까지 경제성평가제도는 약가 등재 시스템의 큰 획을 그으며, 그 합리성·효율성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경제성평가 자체가 약가 산정에 있어 만능 또는 절대적인 표준·기준·잣대는 아니라는 인식과 여론도 공존하고 있는 점도 현실이다. 특히 일부 희귀질환약제·영양수액제 등등은 환자의 컨디션·경증·중증도에 따라서 비용효과적인 데이터 분석 확보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경제성평가가 어려운 약물군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경제성평가 면제조항으로의 편입하자는 여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퍼스트 인 클래스, 100명 이하의 희귀질환, 결핵 치료제 등은 지금도 경제성평가 면제조항에 삽입돼 있지만 약가 산정의 폭을 확대해 환자의 치료 옵션 기회를 넓혀 주는 대명제 실현의 물꼬를 틀 때다. 다시 말해 영양수액제 등의 경우는 약물 특성상 경제성평가를 통한 적정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적 측면을 적극 감안해 경제성평가 면제조항으로 과감히 편입해 의사와 환자의 약물 선택권을 대폭 향상시키자는 취지도 숨어 있다.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선례로 지난해 한국MSD의 항생제가 이러한 경제성평가 면제 조항에 새롭게 삽입돼 예측가능한 약가를 산정받는 쾌거를 올렸다. 우리나라 제약기업도 이를 적극 벤치마킹·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경제성평가 면제조항을 확대한다면 R&D 의지와 노력이 더욱 배가·독려될 것으로 판단된다. 대체약제의 A7 조정평균가의 60~70% 하한이라는 최저약가보장제 도입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신약 개발 초기부터 반드시 보장받을 수 있는 최저약가를 제약사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보건복지부·심평원·개별제약사·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도입 타당성을 적극 검토할 만하다. 특히 원가 이하의 개발비도 산출할 수 없어 제품화되고도 상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폐단을 완전 차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약가제도 정착과 최저 약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망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큰 제도다. 동아에스티(동아ST)가 지난 2015년 개발한 국산신약 24호 시벡스트로의 불합리한 약가산정에 따른 자진 허가 취하 실례는 대체약제의 A7 조정평균가의 60~70% 하한 최저약가보장제 도입의 당위성을 극명히 역설하고 있다. 당시 경쟁약물인 화이자 자이복스의 특허만료 등에 따른 약가인하로 비교약물 약가가 53.55%까지 추락함에 따라 시벡스트로는 예상보다 낮은 약가를 받았다. 시벡스트로는 유통 및 제조·생산 원가가 높은 구조라 낮은 약가를 책정받음으로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국내 출시는 불발되고 말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약가제도 합리화 방안이 사후적 조치였다면 선행적 약가지원인 가능성 높은 후보물질 임상3상에 대한 정부 투자 활성화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러한 투자방식은 융복합 능동형 위험분담제 형식으로도 볼 수 있다. 이를 테면, 후보물질 임상3상에 대해서 최대 50%까지 정부 주도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으며, 제품화 성공 시에 일정 변제기간을 설정하고 국비를 환수하는 방법이다. 투자 손익분기를 실현했어도 처방이 유지되는 한 영구히 일정 이익금을 건보재정으로 환수해 일거양득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2021-12-04 06:15:00노병철 -
[칼럼] 방문약료 거점약국 사례로 본 약배송 논란지난 2019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시작했던 거점약국을 통한 방문약료는 뇌전증 등의 치료제 에피디올렉스로부터 기안되었다. 마약류로 분류되는 해외 의약품 에피디올렉스의 안전한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장시간이 소요되는 공급기간과 협소한 적용범위, 보험등재 여부 등 에페디올렉스에 대한 사회적인 주목도가 높은 터였고 대체로 중증환자분들이 그 적용대상인 데다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해외 대마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센터로서는 특히 안전하고 효율적인 대마의약품 전주기 관리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였었다. 이에 해당 의약품의 보험등재에 관한 기본업무에 돌입하는 한편 신속공급체계로 기존 시스템을 재개편하여 공급기간을 기존의 3개월에서 2주 안에 처리하도록 단축하였고, 각 단계마다 전문인력들을 배치하는 한편 마약류 취급에 적정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그 다음 단계의 핵심은 ‘센터에서 환자까지의 의약품 전달체계를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가’였다. 당시 센터의 의약품 공급은 환자들의 직접방문이 기본원칙이었다. 그러나 대다수 대상 환자분들이 거동이 불편한 중증환자이거나 소아환자가 많았던 탓에 직접방문의 기본칙은 환자들로서는 무리수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유권해석을 거쳐 일정한 증명서를 제출하면 환자 가족들이나 간병인이 대리수령할 수 있도록 수령방식을 확대하였다. 그럼에도 센터는 서울의 한 곳에만 자리하고 있었고 지리적인 접근성의 불편함은 특히 지방의 환자들에게 경제적으로나 소요시간 등에 있어 큰 부담이었다. 그에 따라 환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자 대안으로 제시하였던 것이 거점약국을 통한 의약품 전달이었다. 대마의약품은 그 취급과 복약 형태에 있어 많은 주의를 요하는 의약품이다. 그와 같은 특성상 해당약국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전국의 각 권역에서 해당조건에 충족되는 약국들을 선정하였고, 담당약사 분들에게 직간접적인 교육과 복약지도 시연 등 여러 단계의 파트너 교육을 거치도록 하였다. 센터의 담당약사들과 지역의 거점약국 약사들의 복약지도와 취급 행태를 표준화 함으로써 지역에 상관없이 안전하게 설계된 표준화된 경로로 의약품이 환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보건의료체계에서 지역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심축의 하나인 약사들의 전문성이 공적기관과 연대하여 효율적으로 기능했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공급기간은 더 단축되었고 동시에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거점약국을 통해 의약품이 전달된 이후에도 센터에서 환자들을 직접 모니터링 하며 복약순응도 또한 더욱 높혀 나갔다. 그럼에도 거점약국에서조차 환자본인이나 가족들, 간병인의 수령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예산과 인력이 현격히 부족한 상황 속에서 악전고투 하듯 방문약료를 시행했던 것은 그와 같은 상황을 지나칠 수 없을 뿐 아니라 의약품으로 생명을 살리고 보다 건강한 삶의 질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센터의 기본 이념을 지키고자 함이었다. 약사와 관리직원을 2인1조로 배치하여 전국의 어느 곳이든 방문하도록 하였고 이해도가 떨어지기 쉬운 중증 환자분들이 적확하게 의약품 복용을 할 수 있도록 전담약사가 철저한 복약지도를 실시하였다. 언어조차 원할치 않은 환자분들이 약사의 손을 잡고 흘리는 눈물 한 방울에 약사들도 직원들도 힘겨운 상황을 보람으로 소명으로 지켜냈다. 의약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약사가 사회적으로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현장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신참내기 약사들의 사후 보고는 그것이 방문약료의 본질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추후 진행된 평가 및 환자만족도 조사결과는 방문약료에 대한 만족도가 단연코 높았고 거점 약국이 그 다음의 순이었다. 위의 사례를 본다면 현재 불거지고 있는 재택치료 환자의 코로나치료제 전달방식에 대한 논란은 크게 세 가지의 관점에서 고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환자투약단계에서 누가 의약품을 직접적으로 취급해야 하는가? 어떤 경로로 의약품을 환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적정한가? 특히 코로나와 같은 재난적 사태에서. 그리고 각각의 경로에서 어떤 형태로 의약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것인가? 의 담론이 그것이다. 의약품은 특히 환자투약단계에서 약사들을 통한 복약지도와 의약품을 취급함에 따른 정밀함이 필수적이다. 센터 직접방문이외에 거점약국을 대안의 하나로 제시했던 것은 지역사회에 기반한 거점약국 약사들의 전문성과 소명의식에 기대어 적확한 의약품 공급과 복약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배경이었다. 취급이 까다로운 대마의약품이었고 열악한 예산에 충분한 지원도 쉽지 않았으나 거점약국 약사들 전체가 직능의 전문성과 사회적인 기능을 유감 없이 발휘해 주었다. 거점약국이 성공적인 대안으로 평가 받았던 주된 요인 중 하나였다. 이렇듯 직접적인 방문, 대리수령, 거점약국, 그리고 방문약료까지 수령방식의 선택지를 늘렸음에도 불가피한 경우가 있었다. 대구에서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회적으로 경계가 강화됨과 동시에 환자들도 대면을 꺼리는 경향이 생겨난 것이다. 센터의 약사들이나 직원들도 우려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 거듭되어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관련부처의 해석을 거쳐 그에 대비하기로 하였다. 의약품 전용의 특수용기를 따로 준비하여 경로를 재설계하기로 하고 사전 준비를 세밀하게 진행하였다. 사후 모니터링 또한 더욱 정밀하게 실시하도록 하고 복약순응도가 저하되지 않도록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하여 복약지도 및 확인작업을 시행하였다. 이는 지역사회의 약국들과 전문인력들이 포진한 공공보건의료의 체계에서 감당되지 않는 말 그대로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서, 의약품 안전성을 해치지 않도록 고도로 정밀한 설계를 거쳐 제한적으로 시행되었다. 의약품 안전성과 의약품의 사회적 기능을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작금의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및 재난 시 환자들에게 어떻게 의약품을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는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공적 보건의료체계의 한계를 넘는 경우 대안 없이 원칙만 주장하는 것도 무책임한 일일 수 있다. 그렇다고 편의성에 기대어 단순하게 풀려고 해서도 안될 일이다. 향후 닥쳐올 수 있는 재난상황에 적용될 매뉴얼로서 지속적으로 기능하게 될 뿐 아니라 보건의료의 왜곡된 산업화를 조장하는 잘못된 시그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도된 바처럼 처음부터 ‘일정한 비용으로 도매상 직원들이 환자들에게 약 배송을 할 수 있다’라는 전제는 환자 투약단계에서 확보되어야 하는 의약품의 사회적 기능과 안전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몹시 우려스럽다. 급속도로 발달하는 산업기술에 힘입어 드론으로 약을 전달하는 청사진까지 제시되곤 하는 시대이다. 보건의료 서비스 시장은 각 직능의 전문성에 산업기술과 정보기술이 융합되어 앞으로도 급속한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약품 유통체계 및 전달방식에 있어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방향성에 있어서도 핵심은, 단순한 의약품 전달의 편의성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발전하는 기술문명에 기대어 더욱 안전하고 전문적인 의약품 전달체계를 확립하고 나아가 국민들의 건강권과 환자들의 생명권을 더욱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2021-12-02 23:43:12데일리팜 -
[기자의 눈] 시작은 창대했던 클린선거 외침, 끝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회장 선거의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유권자들의 투표도, 각 후보진의 선거운동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서울시약사회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후보들의 ‘클린선거’ 선언과 협의였다. 선거 초기 최두주 후보가 먼저 선언하고 제안한 데 대해 상대 후보도 화답하면서 자연스럽게 ‘클린’ 무드가 형성되는 듯 했다. 서울은 지난 선거 후유증이 워낙 컸던 만큼 후보들의 클린선거 협의는 주목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반 선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평화롭던 무드에 조금씩 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특정 후보에 대한 선관위의 경고 조치라는 오점을 남겼다. 가장 먼저 클린선거를 선언하고 상대 후보들에게 제안했던 후보가 결국 경고 조치의 대상이 된 점은 웃지 못할 일이 됐다. 일각에서는 “지난 선거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 약사회장 선거가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된 지난 선거와 비교하면 후보 1인의 경고 조치 정도에 그친 이번 선거는 평타(평균 타점) 이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선거와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회원들을 위한 봉사를 다짐한 후보와 선거 캠프에 참여한 약사들이 법정에서 마주치고, 대법원으로까지 가게 된 상황은 직선제 약사회장 선거의 역사적 사건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시작이 창대했던 클린선거의 끝은 비록 미약했지만, 각 후보 3인이 최대한 서로 자제하며 정책, 공약에 중점을 두려 했던 점은 인정받을만한 부분이다. 지위에 상관없이 약사회장 선거 출마에는 회원 약사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후보들의 의지가 담겨있다. 궁극의 속내가 어떻던간에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하는 직능 단체장 직을 수행하겠다는 생각은 봉사 정신이 우선돼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이런 후보들의 강한 의지가 적어도 상대 후보를 비난하고 헐뜯는 ‘더티’ 선거전으로 인해 퇴색되지 않기를 바래본다.2021-12-02 17:44:21김지은 -
[기자의 눈] 대주주 주식 처분에 대한 고찰[데일리팜=이석준 기자] 11월 30일 진행된 안트로젠 IR(기업설명회) 질의응답 시간에는 임상보다는 대주주(또는 고위 임원) 주식 처분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 부인, 고위 임원 등이 당뇨병성족부궤양 한국 3상 데이터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왜 주식을 내다팔았는지 이유를 듣기 위해서다. 회사는 임상에 대한 질문을 기대했지만 주주들의 관심은 내부자의 주식 처분으로 쏠렸다. 안트로젠 주가는 최근 롤러코스터다. 7월 28일 IR에서 "이르면 8월 당뇨족부궤양 3상 분석 완료"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종가는 7만6700원으로 전일(6만4300원) 대비 19.28% 상승했다. 이후 종가 기준 8월 9일 9만7700원까지 올랐지만 11월 11일에는 5만2000원까지 내려앉았다. 데이터 분석 완료 소식이 늦어지면서 두달새 주식이 절반이 됐다. 11월 30일 종가는 5만4300원이다. 회사는 이날 IR에서 11월 데이터 분석이 완료됐고 내년 1월 3상 탑라인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안트로젠 주가가 요동치는 동안 이성구 대표 부인, 임원 2명이 주식을 처분했다. 공시된 임원들의 장내매도 처분가격은 주당 9만5000원 이상이다. 해당 기간 사실상 고점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들은 주식 또는 전세자금대출 상환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일반 주주들은 내부 정보를 활용한 차익 실현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처럼 제약바이오업계 오너가(또는 임원) 지분 매도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모럴해저드(도덕적 헤이, moral hazard)라는 지적은 오너가 지분 매도 후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안트로젠 사례처럼 신풍제약, 부광약품, 녹십자, 신일제약, 국전약품 등이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일부지만 전략적 판단 또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주식 처분 자금의 R&D 재투자, 주식담보대출 상환 등에 쓰일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대주주나 임원들의 주식 처분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사실 대주주 지분 매도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딱히 없다. 그렇다면 차선책이 필요하다. 업계는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 대주주(또는 임원)의 주식 매도 목적을 명확히 기재한다면 주가 급락 등 일부 피해는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공시 의무는 없지만 주식 매도 목적과 그에 따른 이행 여부를 주주레터나 홈페이지 등에 수시로 공개하는 것이다. 기업의 자발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막연한 대주주 주식 처분에 대한 불안감 대신 회사 비전을 공유하고 감시하며 기업 가치 재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 대주주 등이 숨겨진 내부 정보를 이용해 고점에 주식을 내다판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어느정도 지울 수 있다. 물론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뤄진다고 해도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주주 또는 고위임원의 주식 처분은 부정적인 시그널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투명한 정보 공개가 어디까지인지도 규정 짓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투명한 정보 공개가 수반될 때 논란의 크기를 어느정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에도 이어질 대주주 등의 주식 처분. 논란의 크기는 회사의 정보 공개 자세에 달려있다.2021-12-01 06:15:49이석준 -
[기자의눈] 불순물 의약품 회수, 이게 최선입니까?[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환자 사용량이 많은 고혈압치료제 '로사르탄' 성분에서 또다시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불순물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몇몇 제약사가 식약처 최종 지시에 의해 제품 회수에도 나선 상황이다. 제약사의 자체 불순물 시험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회수 품목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환자가 가져간 약을 회수하는 일이다. 식약처는 소비자 회수에 대비해 약을 처방하고 판매한 의사 및 약사 단체와 잇따라 간담회를 개최하고, 생산업체와도 회동을 가졌다. 이들의 만남의 목적은 명확하다. 소비자 회수 시 발생하는 비용의 부담주체를 선정하는 일이다. 정부와 의·약단체가 제조·판매업체를 지목하고 있어 회수비용의 대부분을 기업이 떠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정작 피해 당사자인 소비자와의 논의는 빠져 있는 것 같다. 물론 소비자가 금전적 피해없이 의약품 재처방과 교체를 위해서는 의·약단체와 제조사 간의 논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불순물 의약품이 계속 처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조사를 통해 불순물이 초과 검출된 약은 출하금지와 처방을 중단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시스템적으로 일괄 발표 전까지 출하금지 또는 처방중단이 어렵다면 이를 보완할 조치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 그런데 식약처는 일괄 발표 전 혼란을 우려해 기업 간담회에서 발표 전까지 개별 행동을 하지 말라며 단속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해약을 신속 차단하기보다는 회수 과정에서 발생할 혼란과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소비자 회수 조치가 실시된다면 한정이라도 더 많은 양을 회수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식약처의 지난 조치를 보면 매뉴얼만 만들어놓고, 교환방식은 소비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홍보나 사후처리가 미진하다. 지난 불순물 의약품 회수에서 소비자 회수율이 얼마나 됐는지 통계라도 잡아봤는지 의문이다. 어쩌면 소비자 회수는 여론 환기 차원의 조치일 뿐, 실제로 의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의·약 단체나 제약사 모두 소비자 회수를 반기지 않는다. 소비자 회수가 들어가면 재처방과 재조제, 비용 환급 같은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위해약 차단을 위해 소비자 회수가 불가피하다면 의·약 단체나 제약사와 협의에 먼저 나설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최소한도로 피해를 보지 않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이미 소비자 회수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일괄 발표 전 사전 조율 작업 자체가 회수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2021-11-29 15:13:02이탁순 -
[데스크시선] 톡신 논란과 식약처의 용단[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톡신 논란 청문회가 종료되고, 이제 식약처의 결과 발표만 남았다. 방향성은 두 가지다. 기존 허가 취소 행정처분을 굽히지 않고, 소송전을 펼치거나 오인·과잉처분에 대한 착오를 깨끗이 인정하고, 처분철회로 선회하느냐 '선택의 문제'다. 이번 행정처분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하면서도 확증된 증거자료를 미비한 채 '선처벌 후대처' 방식을 택한 그야말로 '묻지마 탁상행정'의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의약품 품질·부작용 이슈가 아닌 단순 법리적 해석과 입법미비 그리고 가이드라인 준수와 관련한 민관 신의성실의 원칙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황망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식약처의 의견과 입장대로 기업이 불법적 행위를 자행하며 일탈행동을 벌였다면 일벌백계의 본보기 그리고 무관용 원칙으로 법의 잣대로 처벌함이 분명 옳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국민 건강과 관련해 심각하고 중대한 그리고 긴급을 요한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조급히 사태를 미리 예단하고 집행에 들어갔다는 우를 범하고 있다. 예상컨대, 지난 A사의 품질 부적한 판정을 받은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 국내 유통 사건과 결부해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섣부른 확증적 예단이 가져온 대참사로 두 기업은 감내하기 어려운 심각한 이미지 타격과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지난 10일, 식약처가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 6개 품목에 대해 허가 취소를 비롯해 제조·판매 업무정지 및 회수 폐기 조치라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렸을 때, 업계 일각에서는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다'는 반신반의 의견이 중론이었다. 왜냐하면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규제과학을 선도함은 물론 그동안 객관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관리·감독을 펼쳐 온 식약처가 아무런 증거자료와 대책없이 최고 수위 행정처분이라할 수 있는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을리 없다는 그동안의 신뢰감이 반영된 입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뭔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식약처의 반전 물증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아직까지 언론 등에 공개된 이번 사건과 관련한 확증자료는 태부족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진행된 청문회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SNS에 게재된 다양한 종류의 국내 생산 톡신 제품을 근거자료로 제시했지만 이들 제품들은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식약처가 제시한 SNS 게재 톡신 제품 이미지에는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뿐만 아니라 기타 톡신 제조·판매사 품목도 섞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증거자료에 나타난 톡신 제품에는 '국가출하승인-검증필' 표시기재가 뚜렷이 박혀 있어 초동조사 단계에서부터 완전한 오인조사라는 판단이다. 식약처가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 톡신 제품에 대한 허가 취소와 제조판매 업무정지 및 회수·폐기 명령을 내린 이유는 수출용 제품의 내수 판매라는 불법 정황에 기반을 두고 있다. 때문에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주장대로 수출용 톡신 국내 유통 증거자료가 조만간 공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서 공개된 '국가출하승인-검증필' 톡신 제품의 증거자료 채택은 실소를 넘어 분노를 유발할 정도의 행위로까지 치닫고 있다. 입법·사법·행정부의 정책·제도적 판단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고, 더욱이 잘못된 행정처분 자체만으로도 기업은 존폐가 좌우된다. 이렇게 엄중하면서도 중차대한 허가취소 등의 행정처분 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기반으로 사전에 사실 확인 절차를 충분히 갖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결정적인 증거물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그런데 '국가출하승인' 표시기재가 확실히 찍힌 내수용 제품을 두고, 수출용 톡신의 내수용 둔갑의 증거자료로 본 이번 사건은 실수와 오인으로 치부하기에는 기업의 손실이 너무 크다. 추후 이와 관련한 명백한 확증자료가 없을 시, 행정소송이라는 최악의 승부수를 던지더라도 증거 불충분에 따른 식약처의 패소가 확실시 된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이번 톡신 사태를 놓고, 식약처 내부에서도 처분철회론과 소송강경론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지만 이는 옳고 그름의 논쟁 문제가 아니다. 선량한 기업에 대한 부당한 행정처분과 행정착오를 원점으로 바로잡는 의무이자 책임이다. 법집행의 정당성은 증거우선의 원칙 채택으로 완성된다. 그렇기에 상황에 따라 자백마저도 증거가 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99.999% 증거자료 없는 법집행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못 먹어도 고' 식의 소송 강행은 시대유감 처사다. 식약처는 이시대 행정집행의 정당성과 집단이성이 살아 있음을 소송이 아닌 처분철회로 이를 증명하라. 법 뒤에 숨지 말라.2021-11-29 06:15:00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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