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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폐암 치료 진화…'타그리소'가 연 재발 예방 시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다양한 표적항암제의 등장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성적은 크게 향상됐다. 전이성 환자의 장기 생존이 현실화되면서 치료 전략도 생존기간 연장을 넘어, 조기 병기에서 재발을 예방하고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하는 접근도 새로운 치료 목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전이성 치료를 넘어 수술 후 보조요법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재발 예방 전략이 급부상하고 있다. 데일리팜은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타그리소 수술 후 보조요법의 임상적 의미, 그리고 장기 생존 시대의 치료 목표에 대해 들었다. 타그리소를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러한 치료 환경 변화를 '퀄리티 서바이벌(Quality Survival)'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는 단순히 생존기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재발을 지연시키고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 치료 지속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치료 목표다. 수술 후 보조요법부터 절제 불가 국소진행성, 전이성 치료까지 이어지는 타그리소의 전 주기 치료 전략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실제 조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재발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완전 절제술을 받더라도 병기에 따라 재발률은 1기 약 20%, 2기 약 40%, 3기에서는 70%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당수 환자는 수술 후 3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이에 따라 수술 이후 재발 여부를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재발 위험 자체를 낮추기 위한 보조요법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타그리소는 임상3상 ADAURA 연구를 통해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위약 대비 73% 줄였고, 전체생존기간(OS)에서도 사망 위험을 51% 감소시키며 조기 EGFR 변이 폐암 치료 전략 변화의 근거를 마련했다. 중추신경계(CNS) 재발 위험 감소 효과까지 확인되면서 장기 생존뿐 아니라 장기적인 삶의 질까지 고려한 치료 옵션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EGFR-TKI가 연 정밀의료 시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폐암 치료가 정밀의료 시대로 전환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분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조직형과 병기 중심으로 치료 전략을 세웠다면, EGFR 변이가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로 자리 잡으면서 환자의 유전자 특성에 맞춰 치료제를 선택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후 ALK, ROS1, RET, MET, BRAF, KRAS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 기반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며 폐암은 가장 빠르게 정밀의료가 발전한 암종 가운데 하나가 됐다. 특히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등 유전자 검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환자별 분자적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고, 맞춤형 치료 전략도 빠르게 자리 잡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EGFR-TKI는 폐암 분야에서 정밀의료와 표적치료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EGFR 변이가 폐암 치료에서 갖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특정 분자 표적을 기반으로 표적치료가 가능하다는 개념을 정립하며 이후 다양한 표적치료제 개발과 정밀의료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일부 환자에서 장기 생존을 가능하게 하면서 폐암 치료 성과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그는 "EGFR 변이는 폐암 정밀의료 시대를 연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라며 "특정 분자 표적이 존재해야 표적치료가 가능하다는 개념을 정립했고, 이후 다양한 표적치료제 개발과 정밀의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이어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 생존을 가능하게 하면서 폐암 치료 성과 자체를 크게 향상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타그리소 역시 치료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2016년 국내 도입 이후 1차 치료를 시작으로 수술 후 보조요법, 절제 불가 국소진행성(3기) 치료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치료 전략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며 치료 단계별 핵심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교수는 "타그리소는 뇌전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확인된 약제인 만큼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도 CNS 재발 위험을 낮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뇌전이를 예방한다는 것은 단순히 재발을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인지 기능과 뇌 기능을 유지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수술 후 경과관찰에서 재발 예방으로…조기 치료 전략 변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최근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치료 개입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수술 이후 재발 여부를 추적 관찰하다가 재발이 확인되면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접근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재발 위험을 조기에 낮추는 것이 장기 생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가 축적되면서 수술 후 보조요법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EGFR 변이 폐암은 완전 절제술을 받더라도 병기에 따라 재발 위험이 높은 암종이다. 재발이 발생하면 다시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후에는 전이성 폐암 치료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재발 이후 어떤 치료를 할 것인지보다 재발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한 치료 목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ADAURA 연구가 있다. 완전 절제술을 받은 EGFR 변이 1B~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타그리소 수술 후 보조요법이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뿐 아니라 OS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여기에 CNS 재발 위험 감소 효과도 주목받았다. EGFR 변이 폐암은 다른 폐암보다 뇌전이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전이는 생존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와 신경학적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단계부터 이를 예방하는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 교수는 "환자가 완치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생각한다면 재발 이후 사용할 치료를 미리 고민하기보다 현재 시점에서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맞다"라며 "치료는 다음 단계를 걱정하며 미루기보다 지금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술 후 보조요법은 재발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질병 없이 일상을 유지하는 시간을 늘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재발 없이 생활하는 기간 자체도 환자에게는 중요한 치료 성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보조요법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치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기 폐암에서는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환자도 있는 만큼, 일부 환자에게는 불필요한 치료가 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견해다. 이 교수는 "EGFR-TKI가 전이성 환자에서 장기 생존의 이점을 입증한 만큼, 조기 폐암에서도 치료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다"며 "어떤 환자는 장기 생존의 관점에서 재발 없이 편안하게 생활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고 또 다른 환자는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존 넘어 일상 회복까지...장기 관리 시대의 새로운 치료 목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성적이 향상되면서 의료진이 바라보는 치료 목표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질병을 얼마나 오래 조절하고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치료를 이어가면서 환자가 일상과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 이 교수는 장기 생존 시대에는 환자 개인의 치료 목표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임상 데이터를 두고도 어떤 환자는 완치 가능성을 우선할 수 있고, 또 다른 환자는 재발 없이 일상을 유지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진단이다. 이 교수는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환자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다를 수 있다"며 "의료진은 객관적인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자신의 삶과 치료 목표를 고려해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의료진이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환자가 이를 따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환자가 치료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대"라며 "치료 효과를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타그리소의 의미도 단순한 치료 효과를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표적치료제를 통해 질환을 장기간 조절하면서 환자가 직장과 가정,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 역시 장기 치료 시대에는 중요한 가치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타그리소가 1차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1·2세대 EGFR-TKI보다 내약성이 우수하고 환자가 보다 편안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도 후속 치료 옵션을 확대하는 동시에 환자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입장에서는 질병의 진행 없이 오랜 기간 일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십 년 동안 재발 없이 지내다가 이후 재발한다면, 그 기간 동안 질환 부담 없이 지낸 시간 역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은 환자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2026-06-29 06:00:42손형민 기자 -
"만성손습진, 스테로이드 치료 한계…'앤줍고' 역할 주목"[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만성손습진 치료에서 국소 스테로이드를 반복하는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환자 상태에 맞춰 치료 전략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비스테로이드 국소 pan-JAK 억제제 '앤줍고(델고시티닙)'가 등장하면서 전신요법 이전 단계에서도 활용 가능한 치료 옵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마르기타 보름(Margitta Worm) 독일 샤리테-베를린 의과대학 피부과 및 알레르기학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만성손습진 치료에서 '적기 개입(Timely intervention)'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를 반복하기보다 환자의 질환 상태에 맞춰 적절한 시점에 치료 전략을 변경해야 장기적인 질환 악화와 기능 저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보름 교수의 설명이다. 만성손습진(Chronic Hand Eczema, CHE)은 가려움과 통증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손 기능 저하와 직업 수행 제한, 삶의 질 악화는 물론 생산성 저하와 결근 등 사회·경제적 부담까지 초래하는 질환이다. 병변이 발생하는 손은 일상생활과 직업 활동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체 부위인 만큼 증상이 지속되면 업무 수행과 대인관계,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의료진과 미용사, 요리사, 제조업 종사자 등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에서는 직업 유지가 어려워질 정도로 질환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서도 동일 치료를 반복하거나 전신요법으로의 전환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치료 지연은 질환의 만성화와 재발을 반복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최근에는 적절한 시점에 치료 전략을 변경하는 '적기 치료'가 새로운 관리 원칙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치료 환경 변화의 중심에는 바르는 JAK 억제제 앤줍고가 있다. 앤줍고는 하나의 염증 경로가 아닌 JAK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해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작용하는 기전으로 만성손습진의 여러 임상 아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글로벌 임상3상 DELTA 1·2 연구에서는 16주 치료 후 환자 2명 가운데 1명에서 증상이 75% 이상 개선됐으며, 최대 52주 추적한 DELTA 3 연구에서는 장기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연구자 주도 임상인 Del Bi 연구에서는 피부장벽 유지에 관여하는 단백질 발현 증가도 확인되면서 단순 증상 개선을 넘어 피부장벽 회복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보름 교수는 "만성손습진 환자 상당수는 상위 단계 치료가 필요함에도 국소 스테로이드를 반복 사용하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면 기다리기보다 적절한 시점에 치료 전략을 변경해야 장기적인 질환 악화와 환자의 삶의 질 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Q. 만성손습진에서 치료 지연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만성손습진에서 진단 및 치료 지연은 현재 매우 중요한 임상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덴마크에서 약 4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만성손습진 환자의 상당수가 전신요법을 시작하기까지 평균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44%는 처음 전신 치료에 도달하기까지 8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보고됐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연구 결과를 기준으로 본다면 중등도에서 중증의 CHE 환자 중 최소 50%는 사실상 상위 단계 치료로의 전환이 필요한 환자들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치료가 지연되는 기간 동안 환자들은 주로 국소 스테로이드(TCS)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사용하게 된다. 국소 스테로이드는 만성손습진에서 기본이 되는 1차 치료이지만, 질환의 중증도에 맞춰 적절한 시점에 상위 단계 치료로 이행하지 못한 채, 동일하거나 유사한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를 여러 사이클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Q. 만성손습진의 질환 부담을 고려할 때, 새로운 치료 옵션이 갖는 임상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만성손습진은 환자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이는 단지 개인의 일상생활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직장에서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환자들은 통증과 가려움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질환은 악화될 수밖에 없고, 영향을 받는 환자층도 고령 환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상당수의 젊은 근로 연령층을 포함한다. 이 경우 개인의 근로 역량과 직장 생활, 나아가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크며, 결근이나 생산성 저하 등으로 사회 전체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손습진은 반드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다행히 현재는 이를 위한 치료제가 존재한다. 혁신적인 개발과 발전을 통해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한 만큼 환자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국소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환자의 피부 상태를 악화시키고 특히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피부 장벽 기능을 더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 이런 점에서 새로운 대안이 매우 필요한 상태였다. Q. 앤줍고크림 등장 이후 만성손습진 치료 환경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가 국소스테로이드(TCS) 의존도를 어느 정도 줄이면서도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국소 치료제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만성손습진 치료 환경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다가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곧바로 전신 요법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는 그전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국소 치료제 옵션을 하나 더 확보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국소 스테로이드제의 사용을 줄이면서도 전신 요법을 시행하기 전에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Q. 앤줍고크림이 다양한 아형에 적용 가능한 이유와 임상적 이점은 무엇인가 이 약제의 임상적 강점으로는 먼저 우수한 국소 내약성을 들 수 있다. 앤줍고크림은 임상과 실제 진료 경험에서 이러한 국소 자극과 관련된 이상반응이 거의 보고되지는 않았고, 전반적인 국소 내약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환자들이 비교적 거부감 없이 치료를 받아들이고,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증상 개선 속도가 빠르고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핵심 증상인 가려움증은 약을 바르기 시작한 뒤 하루(1일 차) 만에도 뚜렷하게 호전되는 양상이 관찰되며, 통증 역시 투여 후 수일 이내, 임상연구에서는 3일 차부터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감소가 확인된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신속한 초기 치료 효과와 질환 조절 양상은 최대 1년(약 52주)까지 치료를 지속한 장기 연구에서도 전반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처럼 초기에 증상이 빠르게 완화되고 장기적으로 유효성이 이어지기 때문에,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고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환자 중에는 치료에 잘 반응하여 약을 잠시 중단하더라도 재발이 더디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중단 후 비교적 빠르게 재발하는 환자들도 있다. 후자와 같이 재발이 빠르게 나타나는 환자의 경우에는 DELTA 3 연구에서 확인된 최대 52주까지의 장기 투여 데이터에 근거해 그 이상 기간 동안도 장기 치료를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연구자 주도 임상(IIT)인 ‘Del‑Bi 연구’의 배경과 주요 결과, 임상적 의미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Del‑Bi 연구는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근로 연령대인 평균 연령 약 43세 만성손습진 환자를 대상으로, 앤줍고크림 치료가 단순한 증상 억제를 넘어 피부 장벽에 어떠한 생리학적 변화를 가져오는지 평가하기 위해 설계된 연구다. 환자들에게 약 12주간 치료를 시행한 후 피부 조직 생검을 통해 분석한 결과, 피부 장벽 유지에 관여하는 주요 단백질들의 발현이 치료 전보다 유의하게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는 앤줍고크림이 눈에 보이는 병변을 호전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손상된 피부 장벽의 복구와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외부 자극물의 침투를 줄이고 향후 염증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질환의 경과를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의미 있는 임상적 근거로 평가할 수 있다. Q. 실제 진료 현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앤줍고크림의 장점은 무엇인가 국소 도포제라고 하더라도 약제가 피부를 통해 전신으로 과도하게 흡수되어 전신 노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52주 장기 연구에서도 앤줍고크림은 혈액에서 유의미한 농도로 높게 검출되는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별도의 혈액검사를 반복하며 모니터링해야 할 정도의 전신 노출 문제는 없다고 보며, 이 점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환자 편의 측면에서 불필요한 검사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러한 추가 검사가 필요 없다는 점은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임상 효과 측면에서 보면 앤줍고크림은 만성손습진의 다양한 아형에 관계없이 일관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따라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가 어떤 세부 아형에 속하는지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혁신적인 치료제가 잘 개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2026-06-26 06:00:50손형민 기자 -
"임핀지, 위암수술 전후 치료 진입…재발 위험 감소 기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위암 수술 성적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2·3기 환자에서는 여전히 재발이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수술 전부터 미세전이를 조절하는 치료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김형일 교수와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임핀지(더발루맙)' 기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위암 재발 관리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암은 국내에서 발생률 상위권을 차지하는 대표 암종이다. 국가암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체 생존율은 꾸준히 개선됐지만, 병기가 진행된 환자에서는 여전히 재발이 장기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특히 절제가 가능한 2·3기 위암 환자는 근치적 수술과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을 시행하더라도 재발 위험이 적지 않다. 실제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2기 환자의 약 20~30%, 3기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이 확인된 이후에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초기 치료 단계에서 재발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발의 주요 원인으로 기존 영상검사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전이를 지목한다. 미세전이는 진단 시점에서 이미 종양 세포가 혈행성 또는 림프계를 통해 전신으로 퍼져 있으나, 기존 영상검사로는 검출되지 않는 수준의 잔존 질환(MRD)를 의미한다. 수술 전 CT나 복강경 검사에서도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암세포가 이미 혈액이나 림프계를 통해 전신에 퍼져 있다가 수술 이후 재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절제 가능 위암의 표준치료는 수술과 수술 후 항암요법이었다. 수술 후 항암요법은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서 발생하는 미세전이를 충분히 제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종양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면역 기능이 보존된 수술 전 단계부터 치료를 시작해 미세전이를 조기에 억제하려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 수술 전후 보조요법(perioperative)이 가능성을 확인하며 위암 치료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3월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는 절제 가능한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획득했다. 치료 전략은 절제 가능한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에서 수술 전·후 FLOT(5-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옥살리플라틴·도세탁셀) 항암화학요법과 임핀지를 병용 투여한 뒤, 임핀지 단독요법으로 유지 치료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허가 근거가 된 글로벌 3상 MATTERHORN 연구에서는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기존 치료 대비 질병 진행·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29% 감소시켰다. 전체생존기간(OS) 분석에서도 사망 위험을 22% 줄이며 생존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또 무사건생존기간(EFS), 병리학적 완전관해(pCR) 등 주요 평가지표에서도 대조군 대비 크게 개선된 결과를 나타냈다. 위암 완치를 위한 치료의 근간은 여전히 수술이다. 그러나 아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위암 환자에서 수술 단독으로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MATTERHORN 연구는 수술 전에 면역항암제와 FLOT 병용 투여와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한 후 추가 치료를 이어가는 전략이 장기적인 치료 성과를 의미 있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두 교수는 "절제 가능 위암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재발을 줄여 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데 있다"며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미세전이를 조기에 관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향후 적절한 환자 선별과 다학제 진료를 기반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재발 위험이 높은 2·3기 환자에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의 임상적 가치가 크다"며 "궁극적으로는 급여 적용을 통해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Q.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수술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위암 치료 전략에 보완이 필요한 지점은 무엇이라고 평가하는가 [김형일 교수]: 위암 수술의 핵심은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 조직과 림프절을 정교하게 절제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복강경, 형광 유도 기술, 로봇수술 등의 발전으로 수술 정밀도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다만 아무리 수술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수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데 있어 최근 가장 큰 변화는 면역항암제를 기반으로 한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등장이다. 과거에는 항암치료가 재발 시점을 늦추는 데 의미가 있었다면, 이제는 재발 자체를 줄이고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Q. MATTERHORN 연구에서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1차 평가변수인 무사건 생존율(EFS)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이러한 결과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예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는가? [정민규 교수]: 그동안 위암에서는 다양한 면역항암제 기반 수술 전후 보조요법 관련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경우들도 있었다. 반면 이번 글로벌 3상 MATTERHORN 연구는 절제 가능 위암 환자에서 처음으로 면역항암제 기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임상적 혜택을 입증한 연구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임핀지와 FLOT 병용요법은 질병 진행, 재발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29% 감소시키며 EFS를 유의하게 개선했으며 OS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pCR이 대조군에 비해 약 2.7높게 나타난 점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수술 전 임핀지와 FLOT 병용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전이 및 미세잔존암을 조절한 뒤 수술을 시행했을 때 pCR이 약 19.2%까지 향상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pCR을 보인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환자군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우수한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비교적 일관된 치료 효과가 관찰됐다는 점이다. Q.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서는 다학제 전략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김형일 교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도입되면서 치료 과정 전반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어떤 환자가 해당 치료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술 전 면역항암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적절한 시점에 선별하고, 외과에서 종양내과로 연계한 뒤 수술 전 치료와 수술이 유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외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환자의 병기와 재발 위험도를 평가하고 최적의 치료 순서를 결정하는 다학제 진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먼저 면역항암치료를 받은 뒤 수술을 진행하자는 설명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다학제 협진을 통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치료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명확하게 설명해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 역시 성공적인 치료를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Q.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실제 임상에 적용할 때, 어떤 환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단순한 절제 가능 여부를 넘어, 실제로는 어떤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여부와 전략을 결정하고 있나 [정민규 교수]: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위암이 비교적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수술 전 치료를 적용할 필요는 없다. 영상검사에서 종양이 위벽을 깊게 침범한 환자나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환자를 대표적인 고위험군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재발 위험이 높아 수술 전 치료를 통해 더 큰 혜택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위식도접합부선암(gastroesophageal junction cancer)의 경우 해부학적 특성상 수술이 복잡하고 완전 절제가 어려울 수 있어 수술 전 치료의 필요성이 더욱 높다. Q.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급여 적용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형일 교수]: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3상 임상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된 만큼 급여 적용을 검토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3기 위암 환자는 수술 후에도 절반 가까이 재발하는 만큼,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적시에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신속한 급여 적용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정민규 교수]: 현재 절제 가능 위암 환자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급여 치료 옵션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서는 임상적 가치가 확인된 치료임에도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실제 치료 선택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환자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임상적 필요성을 고려한 제도적 지원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향후 위암 치료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는가 [정민규 교수]: 우리나라는 국가검진을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체계가 잘 갖춰져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지 않은 환자들이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게 되면 3기나 4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고위험군을 어떻게 더 잘 찾아낼 것인지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또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 옵션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만큼, 환자별 특성에 맞는 맞춤 치료 전략을 발전시키는 연구도 필요하다. [김형일 교수]: 위암은 발견 시점과 병기에 따라 치료 목표가 달라진다. 조기에 발견된 환자에서는 치료 후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 환자에서는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수술 기술도 로봇수술, 형광 유도 수술 등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수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영역을 보완할 수 있는 약물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효과적인 약물치료가 더 발전한다면, 과거에는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들까지 수술 가능한 범위로 이끌 수 있는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2026-06-24 06:00:50손형민 기자 -
"코센틱스, 화농성한선염 치료 패러다임 변화 견인"[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화농성한선염은 과거에는 항생제 치료와 반복적인 수술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생물학적제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목표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희정 분당차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IL-17A 억제제 '코센틱스(세쿠키누맙)' 등장 이후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화농성한선염(Hidradenitis Suppurativa, HS)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결절과 농양, 고름 배출, 흉터를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겨드랑이와 서혜부, 둔부 등 마찰이 많은 부위에 발생하며 심한 통증과 악취, 고름 배출로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큰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질환 초기에는 여드름이나 모낭염, 단순 피부 감염과 유사한 양상을 보여 정확한 진단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해외 연구에서는 진단까지 평균 7~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거나 반복적인 절개·배농 치료만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치료 시기를 놓칠수록 질환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개별 염증성 결절과 농양이 반복되는 수준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 깊숙한 곳에 농루관(터널)과 광범위한 흉터가 형성된다. 심한 경우 통증 때문에 앉거나 걷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지속적인 상처 관리와 드레싱이 필요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화농성한선염을 만성 염증성 면역질환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치료 접근법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유럽 화농성한선염 진료지침(S2k)은 염증성 병변과 비염증성 병변을 구분해 약물치료와 수술을 병행하는 통합 치료 전략을 제시했으며, 중등도~중증 환자에서는 비가역적인 조직 손상이 발생하기 전 생물학적제제를 활용한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터루킨(IL)-17A 억제제 코센틱스가 주목받고 있다. 코센틱스는 화농성한선염 치료 영역에서 약 8년 만에 등장한 신규 생물학적제제로, 국내에서는 2023년 적응증을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중증 화농성한선염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최근 발표된 국내 치료목적 사용 프로그램(MAP) 분석에서 코센틱스는 16주 시점 HiSCR 달성률 86.9%, IHS4-55 달성률 78.3%, NRS-30 달성률 81.8%를 기록하며 실제 진료 환경에서도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화농성한선염 임상 반응(HiSCR)은 농양 및 누관의 수 증가 없이, 농양 및 염증성 결절의 수가 50% 이상 감소된 경우로 정의된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항생제 치료나 반복적인 수술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지만 생물학적제제가 도입되면서 중증 화농성한선염 환자들의 치료 목표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특히 세쿠키누맙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의미한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된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Q. 화농성한선염은 어떤 질환인가? 화농성한선염은 국내 환자가 많지 않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데이터상으로는 지난해 약 1만2000명이 집계됐으며, 유병률 연구에서는 약 0.06~0.1% 수준으로 보고된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국내 환자는 약 3~4만 명으로 추산되며, 진단받지 않은 환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진료 현장에서도 10~20년간 증상을 겪었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 질환은 주로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처럼 피부가 접히고 마찰이 잦은 부위에 발생한다. 1cm 이상 크기의 통증성 염증이나 고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6개월 내에 두 번 이상 재발할 경우 화농성한선염을 의심한다. 접히는 부위에 큰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누공이 형성된 경우에는 비교적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질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가수 이홍기의 사례나 유튜브 등을 통해 질환을 인지한 뒤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Q. 화농성한선염 환자들의 피부과 진료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발생 부위 특성상 환자들은 외과나 대장항문외과를 먼저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엉덩이와 사타구니에 큰 고름이 잡혀 절개·배농이 필요한 상황이 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엉덩이 부위에 수술 흉터가 수십 군데 남은 채 피부과를 찾는 환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외과적 처치는 병원을 반복적으로 방문해야 해 환자의 삶의 질에 부담을 준다. 이에 조기에 완치를 도모하고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선 특정 계열의 항생제를 3개월 정도 충분히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중요한 점은 많은 환자들이 약물 치료를 경험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일주일가량 복용한 뒤 증상이 호전되면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화농성한선염은 피부 깊은 곳에서 진행되는 만성 염증 질환이기 때문에 단기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부족하거나 부작용으로 지속이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약제로 변경을 시도하며, 이후에도 조절되지 않으면 생물학적제제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Q. 세쿠키누맙 등장 이후 치료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억제제도 효과는 우수했지만, 반응이 부족하거나 부작용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IL-17A 억제제인 세쿠키누맙이 등장하면서 치료 선택지가 한층 넓어졌다. 특히 IL-17 계열은 건선 분야에서 이미 장기간 사용되며 안전성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돼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기존 TNF-α 억제제는 피부암을 포함한 암 발생 위험과 면역학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이 있었으나, IL-17 억제제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새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 Q. 국내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과 가장 의미 있었던 결과는 무엇인가? 국내 환자들은 글로벌 임상 환자군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환자에서도 동일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화농성한선염은 본래 여성에서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서는 남성 환자 비율이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또 해외에서는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부위에 병변이 흔하게 나타나는 반면, 국내에서는 둔부에 호발한다. 이는 국내의 낮은 비만율과 유전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 아래 진행된 국내 연구에서 세쿠키누맙의 치료 효과가 매우 긍정적으로 확인되었으며, 일부 지표에서는 글로벌 3상보다 더 높은 개선율이 관찰됐다. 특히 HiSCR뿐 아니라 IHS4-55, 통증 개선(NRS-30) 등 다양한 평가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 전사체 분석을 통해 치료 후 염증 관련 경로가 분자 수준에서 하향 조절되는 결과도 함께 확인됐다. Q. 실제 임상 현장에서 세쿠키누맙 급여 적용 후 환자 삶의 질 개선 사례가 있었는가? 세쿠키누맙 급여 적용 이후 기존 TNF 억제제로 개선되지 않았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지속하지 못했던 환자들이 새롭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나이가 어려 치료를 받지 못하던 환자가 18세가 되어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시작할 때, 비교적 안전한 IL-17A 억제제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임상에서도 삶의 질이 개선된 사례가 다수 관찰된다. 일반적으로 치료 시작 후 최소 50% 이상의 개선이 있어야 해당 치료제가 효과 있다고 평가하는데, 치료 4개월 시점에 효과가 없어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Q. 생물학적제제의 등장으로 완치를 기대해 볼 수 있는가? 과거에는 산정특례 기준이 흉터나 병변 범위가 매우 넓은 환자만 중증으로 인정했으나, 최근에는 염증이 심한 환자도 중증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이 확대됐다. 이를 통해 염증이 심했던 환자 중 치료 후 증상이 사라진 사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중증으로 진행된 환자에서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치료를 통한 삶의 질 개선과 50% 수준의 개선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환자들을 볼 때마다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Q. 현재 제도적으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치료 접근성 확대다. 조기 진단이 중요함에도 적응증이 없어 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FDA는 해당 치료제가 다른 적응증에서 이미 10대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화농성한선염 소아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가 없음에도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10대 환자들이 항생제·수술 등 제한적인 치료를 반복하며 18세가 되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수술 관련 제도의 개선이다. 중증 화농성한선염 환자는 광범위 절제와 재건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현재 수술 수가 체계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적절히 받을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2026-06-22 06:00:44손형민 기자 -
"빠른 증상 개선 강점…'랩시도' CSU 치료 새 선택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는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다. 기존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 여전히 다수 존재하며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요구도가 높다." 사르빗 사이니(Sarbjit Saini)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 알레르기·면역학과 교수와 최정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CSU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새로운 치료 옵션의 의미를 이같이 평가했다. 실제 CSU 치료 환경은 최근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최근 국내 허가된 최초의 경구용 BTK(Bruton's Tyrosine Kinase) 억제제 '랩시도(레미브루티닙)'가 빠른 증상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CSU는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팽진과 혈관부종이 6주 이상 반복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두드러기는 흔히 일시적인 알레르기 반응으로 여겨지지만, CSU는 증상이 장기간 반복되고 악화와 호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급성 두드러기와 구분된다. 환자들이 겪는 부담도 크다. 반복되는 가려움과 팽진은 수면장애와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 있고 얼굴이나 입술 부종이 동반되는 경우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증상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환자의 일상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들은 가려움, 수면 부족, 집중력 저하, 업무 효율 감소 등을 호소하지만 질환 자체는 여전히 단순 피부질환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CSU 치료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하고, 증상 조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용량 증량이나 생물학적제제 등 추가 치료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히스타민제 증량 이후에도 가려움과 팽진이 지속되는 환자들은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단계적 치료 강화를 권고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질환 인식 부족, 치료 접근성, 비용 부담, 병원 방문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치료 단계 상승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부 환자들은 증상 악화 시 단기적인 약물 사용에 의존하거나 스테로이드 등 장기 사용에 부담이 있는 치료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CSU는 만성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증상 악화에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질환 부담을 충분히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랩시도는 기존 치료 흐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옵션으로 평가된다. 랩시도는 CSU 최초의 경구용 BTK 억제제로, 비만세포와 호염구 활성화 과정에 관여하는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이를 통해 히스타민과 염증성 매개물질의 분비 자체를 차단하는 기전이다. 기존 항히스타민제가 이미 분비된 히스타민이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을 막는 방식이라면, 랩시도는 히스타민 분비 과정의 상위 신호를 조절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자가알레르기와 자가면역 경로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CSU에서 새로운 표적치료 접근법으로 주목된다. 복용 편의성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랩시도는 하루 두 번 복용하는 경구제로, 기존 '졸레어(오말리주맙)' 등 주사제 치료에 부담을 느끼거나 정기적인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젊은 환자 비중이 높은 CSU 특성을 고려하면 경구 치료 옵션의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랩시도는 임상 연구에서 빠른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REMIX-1·2 연구에서 랩시도는 투여 1주차부터 가려움과 팽진 개선 효과를 보였고, 12주차에는 위약 대비 주간 두드러기 활성도(UAS7)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 조절 상태뿐 아니라 가려움과 팽진이 완전히 소실되는 결과도 확인됐다. 최근 개정된 국제 두드러기 가이드라인은 CSU 치료 목표를 완전한 증상 조절로 제시하고, 항히스타민제 이후 고려할 수 있는 표적치료 옵션 중 하나로 랩시도를 반영했다. 국내 진료지침 역시 향후 개정 과정에서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반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실제 처방 경험과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인 만큼 국내 환자 대상 사용 경험과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되는 과정이 중요하며, 비용 부담과 급여 여부 역시 환자 접근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두 전문가는 "랩시도는 경구 복용이 가능한 새로운 표적치료 옵션으로, 기존 치료에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실제 치료 경험과 근거가 축적되면 CSU 치료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Q. 기존 치료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려웠던 CSU 환자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어왔는가? [사이니 교수] 가장 큰 어려움은 증상 발현이나 급성 악화(flare)가 매우 예측 불가능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질환 활성도가 낮아졌다가도 갑자기 혈관부종이 심하게 악화돼 얼굴과 입술이 부어오르면 환자 입장에서 굉장히 두렵고 즉각적인 의료 조치를 원하게 된다. 결국 질환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항히스타민제는 CSU 환자의 증상과 중증도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실제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효과에는 한계가 있었다. 증상이 지속적으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결국 스테로이드 등의 치료까지 사용하게 되는데, 스테로이드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좋을 수 있으나 잘 알려진 여러 부작용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서도 선호하기 어려운 옵션이었다. 결국 최근과 같은 신약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최정희 교수] 고용량 항히스타민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적게는 20%, 많게는 50%까지 보고되고 있다. 졸레어에 불응하는 환자도 약 20%정도다. 과거에는 항말라리아제를 포함한 다양한 면역조절제들이 시도되었는데, 이후 졸레어라는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마련됐다. 다만 졸레어도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무엇보다 CSU 환자에게 가려움은 참기 어려운 증상이다.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될 때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원한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들이 완벽한 질환 조절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약제들이 질환의 경과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랩시도는 새로운 기전을 가진 치료 옵션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가능성과 기대를 갖고 있다. Q. BTK 억제제가 CSU 치료에서 갖는 기전적 의미는 무엇인가? [최정희 교수] 두드러기는 기본적으로 면역글로불린 E(IgE)와 비만세포 활성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졸레어가 IgE 자체를 직접 억제하는 치료제라면, BTK 억제제는 그 이후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는 세포 안의 신호 전달 과정을 차단하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BTK는 B세포 활성화와 면역글로불린 생성 과정에도 관여하는 만큼, BTK 억제제가 보다 폭넓은 면역조절 효과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기존 졸레어 치료에서 반응이 제한적인 일부 자가면역성 CSU 환자군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사이니 교수] BTK 억제제 랩시도는 히스타민 등 염증 유발 물질을 분비하는 비만세포(mast cell)와 호염구(basophil)에 작용해 가려움증이나 부종, 혈관부종 등을 유발하는 염증성 매개 물질의 분비 자체를 억제한다. 또 항체를 생성하는 면역세포인 B세포에도 영향을 주는데, 이를 통해 CSU 증상 발현과 관련된 자가항체 반응에도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Q.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랩시도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특히 주목해야 할 데이터는 무엇인가? [사이니 교수] 유효성 측면에서 랩시도는 비교적 빠르게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다. 랩시도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됐으며, 실제로 투여 1주차부터 환자들의 증상 개선이 나타났다. 이번 3상 연구에는 항히스타민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중증 환자들이 참여했으며, 평균 유병 기간도 약 6년에 달할 정도로 오랜 기간 질환 부담을 겪어온 환자들이 많았다. 또 약 3분의 1은 기존 치료를 충분히 경험했음에도 증상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은 환자들이었다. 연구 초반 24주는 이중맹검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고, 이후에는 위약군 환자들도 랩시도로 전환해 치료를 이어갔다. 이때 위약군에서 전환된 환자들 역시 비교적 빠르게 질환 조절 효과를 보였다. 또 52주 장기 분석에서도 치료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BTK 억제제는 혈액암 분야에서 먼저 사용되며 계열 약물에 대한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돼 있었고, 이후 세대를 거치며 약물의 선택성이 높아져 왔다. 랩시도 역시 기존 BTK 억제제에서 우려됐던 이상반응들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가운데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정희 교수] 랩시도의 임상 연구 결과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는 BTK 억제라는 기전이 다소 광범위하게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랩시도는 고선택적(highly selective) 기전이라는 점이 계속 강조되고 있고 실제 임상 데이터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임상적으로 주목하는 부분은 증상 개선 속도다. 졸레어는 환자에 따라 반응 시점의 차이가 있고, IgE 수치 등을 치료 반응 예측에 참고하기도 한다. 반면 랩시도는 이런 요소들과 관계없이 비교적 빠르게 가려움과 두드러기 증상이 호전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아직 졸레어와 직접 비교한 연구가 충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기존 생물학적제제에 준하는 수준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랩시도의 빠른 증상 개선 효과를 고려할 때,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어떤 환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최정희 교수] 항히스타민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아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항히스타민제로 어느 정도 조절은 되지만 부작용 때문에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에 자주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 주사 치료 자체에 부담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들도 치료 선택 과정에서 함께 고려될 수 있는 환자군이다. [사이니 교수] 여러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아, 질환 활성도가 여전히 높은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중증 부종이나 혈관부종으로 응급실을 자주 방문해야 하는 환자들처럼 빠른 증상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다른 선택지가 없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있거나, 구세대 항히스타민제 복용으로 졸림 등의 부작용을 겪는 환자, 스테로이드나 사이클로스포린 등 면역억제 치료로 정기적인 혈액검사 모니터링이 필요한 환자들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Q. 랩시도가 허가된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었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사이니 교수] 이번에 랩시도가 비교적 이른 시점에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는 것은 여러 국가와 학회, 연구자들이 임상적 가치에 대한 충분한 평가가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약 6~7개월 정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 경험이 축적된 상태이고, 임상 연구를 통해서는 보다 폭넓은 환자군에서의 경험도 가지고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경험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임상 연구에서 기대했던 것처럼 빠른 증상 개선 효과가 실제 현장에서도 관찰되고 있으며, 환자들이 "생각보다 빨리 좋아졌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자주 경험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 치료 효과를 직접 체감하는 경험 자체가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는 동기에도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최정희 교수]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랩시도가 주요 2단계 치료 옵션 중 하나로 비교적 빠르게 반영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 아직 실제 임상 경험은 더 축적될 필요가 있지만, 국제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는 사실 자체가 국내 의료진들에게도 보다 신뢰를 가지고 받아들이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임상 연구 등을 통해 랩시도에 대한 경험과 기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가이드라인 반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Q. 향후 CSU 치료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최정희 교수] 졸레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도 초기에는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임상 경험이 충분히 축적됐다. 현재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 비교적 익숙하고 신뢰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랩시도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국내 CSU 진료 지침 업데이트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개정 작업은 올해 말 시작돼 내년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며, 랩시도에 대해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지금보다 더 개선될 필요가 있다. 난치성 만성 두드러기는 여전히 질환 부담에 비해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실제 치료 옵션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환자들이 보다 적절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논의도 함께 이어질 필요가 있다. [사이니 교수] 랩시도의 처방이 폭넓게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랩시도는 환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으며, 증상이 조절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는 랩시도와 같은 최신 치료 옵션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CSU로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이 증상이 빠르게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랩시도는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식품 알레르기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초기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땅콩이나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비교적 빠르게 억제하는 모습들이 관찰됐고, 이는 예상치 못한 노출 상황에서 중증 반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약물 알레르기 분야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정 약물에 알레르기가 있지만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BTK 억제제를 통해 보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2026-06-18 06:00:50손형민 기자 -
"매일 아침 피를 봅니다"…1형 당뇨와 28년 함께한 약사[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딸깍, 탕!' 매일 아침 손끝을 찔러 피를 보는 이가 있다.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예기치 못한 불청객 '제1형 당뇨'를 맞이한 박상욱 약사(35·부산대)의 얘기다. 친구들이 구슬치기를 하던 나이에 스스로 주사 놓는 법을 배웠고, 지난 30년간 9만번의 채혈과 4만5000번의 인슐린 주사를 견디며 평범함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그가 약사이자 환자로서의 고백을 담은 에세이 '나는 매일 아침 피를 봅니다'를 출간했다. 약으로 아픈 사람들을 낫게 하는 약사로, 치유가 되는 따뜻한 글을 쓰는 작가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만 그의 꿈은 '남들처럼 사는 것'이었다. 9살에 우리나라 당뇨 인구 1%에 불과한 1형 당뇨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육체적 고통은 마음 속 깊숙한 곳까지도 침범했다. 늘 평균에서 제외됐고, 장래희망 같은 것도 없었다. 나중에는 '나는 1형 당뇨가 있으니까'라는 말을 모든 선택의 기본값으로 삼으며 스스로를 위축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마주하게 된 거울 속 모습이 그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아무런 목표도, 표정도 없이 평생 살 수는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들었기 때문이다. 병아리가 껍집을 깨뜨리기 위해 알을 쪼는 것처럼 그는 달리기와 헬스를 시작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걷고, 움직이는 작은 행동 변화부터 시작됐다. 책을 읽고 글을 써보기도 했다. 놀랍게도 마음이 편안해졌고, 춤을 추던 혈당도 안정화됐다. 불청객이자 이겨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던 당뇨에 대한 무게도 줄어들었다. 저혈당 쇼크 공포를 이겨내고 10km 마라톤을 완주하고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도전들이 쌓이면서 근육뿐 아니라 자신감도 생겼다. 다만 현실적으로 일반 직장인들처럼 회사라는 조직에 들어가 생활하고, 혈당을 관리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택한 길이 약사였다. '스스로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던 작은 바램은, 누구보다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토닥여주는 약사로 성장하게 했다. 여전히 그의 하루는 채혈과 브로콜리를 데치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이제는 세상에서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나를 숨기지 않고 살아가는 연습, 마음의 문을 여는 용기 그리고 삶을 대하는 사고와 태도가 스스로에 대한 긍정을 이끌어 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사람으로, 일상을 성실하게 이어나가고 싶다는 게 그의 각오다. 책을 읽은, 혹은 읽고 있는, 읽게 될 1형 당뇨인들과 동료 약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를 들어 봤다. Q. 1형 당뇨를 어떻게 알게 됐나. 그리고 주사 보다 힘들었던 게 있었나요? A. 학교에서 놀다 집에 오면 기절하듯 잠이 들었고, 자다 깨서는 닥치는 대로 먹고 물, 탄산음료도 끝없이 마셨던 거 같아요.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고 1999년 봄 제1형 당뇨 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내 몸은 왜 이래요?" 어린 시절 스스로에게, 또 부모님에게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예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기능 결함이 있는 몸이 야속하기만 했죠. 친구들이 알세라 비밀처럼 꽁꽁 숨겨왔지만 늘 체력단련에서 열외가 됐고, 친구 생일파티를 가도 케이크 한 입 제대로 못 먹었어요. 친구들 사이에서의 소외감, 억눌림 같은 감정들이 가족, 친구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주홍글씨처럼 새겨진 1형 당뇨 상병 코드인 'E10'가 어느덧 삶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장래희망 역시 늘 공란이었어요. 그러다 스스로 건강을 돌보고자 약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죠. 제게는 이런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어요. 10km 마라톤, 바디 프로필 같은 것들도 모두 도전이었고요. 직접 부딪치며 쌓아가다 보니 어느덧 책을 출간하게 됐네요. Q. 약국에서 만성질환자를 만날 때 마다 하는 얘기가 있다고 하는데... A.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이 만성질환 진단을 받으신 분들은 표정부터 달라요. '평생'이라는 꼬리표가 꽤나 무겁게 다가오기 때문이죠. 저는 이런 꼬리표를 먼저 달아본 사람으로서, 만성질환은 완치가 아닌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늘 환자들께 말씀드려요. 낫는 게 목표가 아니라, 잘 관리하면서 살아가는 게 목표인 거죠. 저 역시 30년 가까이를 그렇게 살고 있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매일 약을 먹는 게 짐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됩니다. 약을 먹으면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체가 사실 감사한 일이예요. 가끔은 모두 내려놓고 싶어지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제게 얘기하듯 환자분들께도 말씀을 드립니다. Q. 출간 전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하셨던 걸로 알아요. 글쓰는 걸 좋아하셨나요? A.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였어요. 소위 잡생각이라고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그 생각들을 글로 옮기면 잡념이 사라지면서 마음이 가라앉는 걸 느꼈어요. 글쓰기가 혼란스러운 제 마음에 안정제가 된 거죠. 그 편안함을 느끼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글 쓰는 걸 좋아하게 됐고, 쓴 글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책으로 위안받았던 적이 많아요.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서 처지는 달라도 비슷한 생각이나 감정을 공유한다는 느낌만으로도 위로가 되더라고요. 먼저 걸어간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가 힘이 됐다고 할까요. 그래서 제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나는 매일 아침 피를 봅니다'가 빛을 보게 됐습니다. Q. 책이 제1형 당뇨환자들에게, 또 약사들에게 어떻게 읽히길 희망하시나요? A. 제1형 당뇨인 분들께는 책이 작은 거울이 됐으면 합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병을 숨기고, 혼자 감당하고, 때로는 사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까지 했거든요. 그런 시간을 지나온 사람이 여기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이 결국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줬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병이 있다는 사실이 내 전부가 돼서는 안된다는 거예요. 당뇨는 제 삶의 일부일 뿐, 저라는 사람 자체가 아니거든요. 자신을 환자로만 보는 순간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부디 자신을 환자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소중하게 대해주셨으면 해요. 이 책이 그런 마음을 갖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약사님들께는 조금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저는 약사이면서 동시에 매일 약을 써야 하는 사람으로, 두 가지 입장을 동시에 살아 보니 카운터 안과 밖이 얼마나 다른 세계인지 알게 됐어요. 약 봉투를 받아가는 분들 중에는 저처럼 매일 주사를 맞고, 혈당 숫자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오늘 하루를 겨우 버텨낸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께는 말 한마디가 그날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어요. 이 책이 약사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조금 더 넓혀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요? A. 지금처럼 살고 싶습니다. 매일 약국에서 많은 분을 만나고 약사로서 제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싶어요. 약사로서의 일상을 이어가는 것처럼, 작가로서의 집필도 꾸준히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쓰는 일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줬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써나가면서 그 과정을 나누고 싶어요. 1형 당뇨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 혹은 당뇨가 아니더라도 막막한 현실 앞에서 힘들어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습니다. 살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버거운 순간에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약사로서, 또 작가로서 성실히 살아갈 계획입니다.2026-06-11 06:00:48강혜경 기자 -
01:03"약국 마케팅의 중요한 핵심 채널은 뜻밖에도 전화였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아프면 핸드폰부터 켜는 시대다. ‘윗배가 아프다’고 검색해 의심되는 질환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약 이름까지 미리 찾아본 뒤에야 약국 문을 연다. 증상이 생기면 무작정 가까운 약국을 찾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이렇게 약을 미리 검색하는 것은 정확한 약을 빠르게 구입하기 위함이지만, 동시에 또 다른 과정을 만들어낸다. 온라인 정보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이라 ‘내 증상’에 딱 맞는 답을 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 상태를 정확히 짚어주고 상담도 잘해줄 것 같은 약사’를 찾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약국을 고르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셈이다. 이제 온라인은 소비자가 약국에 대한 이미지를 이미 가지고 들어오게 만드는 ‘최전선’이 되었다. 블로그, 카카오톡 채널, 네이버 채팅 등 약사가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은 다양해졌지만, 그중 매출에 가장 직결되는 채널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 온라인을 활용해 지역 주민들의 건강 멘토로 자리 잡은 연수제일약국 양환진 약사는 "약국 마케팅의 본질은 상품이 아닌 약사 자신의 신뢰를 브랜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Q. 블로그, 카카오톡 채널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 중 가장 효과적인 채널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핵심 채널은 뜻밖에도 ‘전화’였습니다. 블로그 운영, 카카오톡 채널 구축, 네이버 채팅 상담 등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매출을 견인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은 항상 약국 전화였습니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검색하고도 여전히 미심쩍어하거나 더 확실한 확인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마지막 단계에서 약국으로 전화를 걸기 때문입니다. 즉, 수화기를 드는 순간의 소비자는 이미 구매 의사가 매우 높은 ‘확정 고객’ 상태인 것이죠. 이 순간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짚어주면 곧장 오프라인 방문과 구매로 직결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전화 첫 마디인 수신 멘트부터 규격화했습니다. 항상 “안녕하세요, 저희는 친절한 연수제일약국입니다”라는 멘트로 전화를 받는데, ‘친절한’이라는 한 단어가 환자의 방어 기제를 허물고 대화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는 것을 현장에서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Q. 약국 블로그는 마케팅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요? 블로그에 대한 관점도 일반적인 상업 마케팅과는 달라야 합니다. 블로그는 즉각적인 매출을 일으키는 도구가 아니라, 약사에 대한 ‘신뢰’를 자아내는 공간입니다. 단 한 번도 대면한 적 없는 약사를 환자가 신뢰하게 만드는 유일한 매개체가 바로 정성스럽게 작성된 글입니다. 온라인을 통해 신뢰를 쌓고 방문한 환자들은 일반 의약품이 아닌, 고가의 영양제나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맞춤형 상품을 신뢰 기반 위에서 구매하게 됩니다. Q. 온라인 마케팅 효과는 언제부터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까? 가장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시간’입니다. 마케팅을 시작하고 1개월부터 5개월 차까지는 매출이나 유입 면에서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약사가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포기합니다. 하지만 6~7개월 차에 접어들면 임계점을 넘어서게 됩니다. 하루에 1~2건에 불과하던 문의 전화가 하루 10건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매출이 갑자기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전화 문의량이 먼저 급증하고 그것이 축적되면서 매출 곡선이 우상향하게 됩니다. 이를 마케팅의 ‘S커브(S-Curve) 효과’라고 부릅니다. 올바른 방향성만 유지한다면 성장 곡선은 반드시 꺾여 올라가지만, 전제 조건은 암흑 같은 초기 5개월을 버텨내는 인내심입니다. 한편, 양환진 약사가 실천하고 있는 블로그 하이브리드 운영법,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직접 채워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 그리고 동네 약국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전략 등 기사에 모두 담지 못한 실전 약국 마케팅 노하우는 ‘팜스타트’ 특강을 통해 상세히 공개될 예정이다. ()2026-06-10 06:00:44강혜경 기자 -
"생물학적제제가 바꾼 천식 치료…남은 과제는 접근성"[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중증 천식 치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용량 흡입 스테로이드(ICS)와 지속성 베타2-효능제(LABA)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경구 스테로이드(OCS) 사용 외에 마땅한 치료 대안이 많지 않았다. 반복적인 악화와 응급실 방문, 입원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골다공증, 비만, 당뇨병, 백내장 등 다양한 합병증 위험에도 노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질환의 염증 기전을 표적하는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호산구 증가와 알레르기 반응 등을 특징으로 하는 제2형(Type 2) 염증성 중증 천식에서는 환자의 바이오마커와 표현형을 기반으로 한 맞춤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단순한 증상 조절을 넘어 악화 예방과 전신 스테로이드 감량, 임상적 관해(clinical remission)까지 치료 목표가 확대되고 있다. 데일리팜은 기 브뤼셀(Guy Brusselle) 벨기에 겐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조유숙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를 만나 글로벌 중증 천식 치료 환경 변화와 생물학적제제의 임상적 의미, 그리고 국내 치료 환경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국제천식기구(GINA)는 고용량 ICS-LABA 치료에도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 환자에서 제2형 염증 바이오마커를 고려한 생물학적제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가이드라인 역시 질환 악화 이후 대응보다 조기 개입과 적극적인 질환 조절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조절되지 않는 천식을 관리하는 치료'에서 '관해를 목표로 하는 치료'로 치료 목표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 천식 환자들은 대부분 ICS, LABA, 증상완화제 등을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반면 중증 천식 환자는 고용량 ICS와 LABA 등 최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며, 천식 악화(exacerbation)를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 글로벌 진료 환경에서도 생물학적제제 활용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혈중 호산구 수치와 호기산화질소(FeNO) 등 객관적 지표를 활용해 환자 특성을 세분화하고 이에 맞는 표적 치료를 적용하는 방식이 점차 표준 진료로 자리잡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치료 반응에 따라 약제를 변경하는 교차투여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반면 국내 현실은 다소 다르다.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이 엄격한 데다 환자 본인 부담도 적지 않다. 특정 약제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못하더라도 다른 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시 급여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 상태에 맞춘 치료 전략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글로벌 중증 천식 환자 등록 연구인 ISAR(International Severe Asthma Registry)에 따르면 생물학적제제 사용률은 전 세계 평균 25.4% 수준인 반면 한국은 1.4%에 그친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격차가 단순한 처방 패턴 차이를 넘어 치료 환경과 제도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한다. 최근에는 중증 천식 환자를 별도 질환군으로 관리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암이나 류마티스질환처럼 질환 부담과 삶의 질 저하를 고려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두 교수는 중증 천식 치료 목표가 단순 증상 조절에서 관해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치료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 최근 중증 천식 치료 환경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조유숙 교수: 생물학적제제의 등장 자체가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기존 흡입기 치료만으로 조절되지 않던 중증 천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생겼다. 특히 GINA 가이드라인에서도 중증 환자 치료 영역에 새로운 약제들이 도입되면서 단순한 가이드라인 개정을 넘어 치료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브뤼셀 교수: 중증 천식은 단순히 증상이 심한 천식이 아니다. 충분한 기간 동안 적절한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의미한다. 성인 천식 환자의 약 5%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현재는 혈중 호산구 수치나 FeNO 등을 평가해 제2형 염증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생물학적제제를 선택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는 과거와 비교하면 매우 큰 변화다. Q.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한 이후 중증 천식 치료 환경이 바뀌었나. 브뤼셀 교수: 과거에는 생물학적제제가 없어 다음 단계 치료로 전신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OCS는 비만, 골다공증, 백내장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장기 사용 시 비가역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생물학적제제는 이러한 스테로이드 독성을 줄이고 보다 안전하게 질환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요 생물학적제제로는 '파센라(벤라리주맙)', '누칼라(메폴리주맙)'. '듀피젠트(두필루맙)' 등이 있으며, 이들 약제는 비교적 높은 안전성과 효과를 보이는 치료 옵션으로 평가된다. 조유숙 교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흡입제를 열심히 사용하고 동반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했음에도 계속 악화되는 환자들이 있다. 이런 환자들은 결국 스테로이드 의존 상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면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고 반복적인 악화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중증 천식 치료의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할 수 있다. Q. 글로벌 진료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브뤼셀 교수: GINA 가이드라인은 1993년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돼왔으며, 무작위 임상시험과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이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장점은 고소득국가와 저소득 국가의 의료환경을 모두 아우른다는 점, 그리고 호흡기내과를 넘어 1차 진료 현장까지 포괄하는 다학제적 접근을 취한다는 것이다. 과거 류마티스 질환은 관절 손상이 발생한 이후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비가역적인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중증 천식도 마찬가지다. 기도 구조 변화나 폐기능 저하가 발생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실제로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임상적 관해 상태에 도달한다. 환자들은 더 이상 천식 때문에 무엇을 하지 못하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천식이 있어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게 된다. 삶의 질 개선 역시 중요한 치료 가치다. Q. 국내 치료 환경에서 가장 큰 한계는 무엇인가. 조유숙 교수: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물학적제제로 치료받는 환자는 적응증 대상 환자의 약 10~20% 수준으로 추정된다. 급여 적용 이후에도 환자 부담금이 월 80만~90만원 수준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또 특정 약제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못하더라도 다른 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시 급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결국 새로운 치료를 시도하기 위해 환자 상태가 악화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Q. 국내외 급여 기준과 교차투여 제한은 실제 임상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조유숙 교수: 현재 국내에서는 교차투여 제한이 매우 큰 문제로 지적된다. 특정 약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더라도 다른 약제로 전환하기 위해 다시 급여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치료를 시도하기 위해 환자의 상태 악화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초기 치료 선택 역시 중요한데, 국내에서는 약제 도입 시기와 가격 차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낮은 약제가 우선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누칼라나 ‘싱케어(레슬리주맙)’에 충분한 반응이 없는 경우 파센라로 전환을 고려하는 사례가 많다. 브뤼셀 교수: 벨기에에서는 생물학적제제간 교차 투여가 가능하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표현형(phenotype)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또한 이비인후과와의 협업도 매우 중요하다. 비용종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에서는 생물학적 제제 선택 시 상기도 질환 상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Q. 산정특례 및 환자 부담 경감 제도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브뤼셀 교수: 벨기에는 중증 천식 환자도 류마티스질환이나 종양질환 환자와 마찬가지로 낮은 본인 부담 체계를 적용받는다. 반면 한국은 류마티스질환이나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본인 부담률은 5% 수준인데 비해 중증 천식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 대해 차이가 크다고 느꼈다. 조유숙 교수: 국내에서 천식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질환 특성상 증상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보다 엄격하게 접근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에는 중증 천식 환자를 별도 코드(중증호산구성천식 J82.12)로 분류해 관리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며 이는 실제로 생물학적제제가 필요한 환자 규모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Q. 향후 중증 천식 치료 환경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브뤼셀 교수: 이상적으로는 중증 천식 환자 역시 암이나 류마티스질환 환자와 마찬가지로 본인 부담률이 5% 미만 수준까지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환우단체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 조유숙 교수: 현실적으로 모든 생물학적제제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다른 중증 면역질환과 유사한 수준의 치료 기회는 보장돼야 한다. 현재 국내 중증 천식 환자의 생물학적제제 접근성은 글로벌 기준이나 국내 다른 면역질환과 비교해 낮은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우선적으로는 산정특례 확대와 교차투여 허용 논의가 필요하다. 경제성 평가에서도 단순 약제비뿐 아니라 삶의 질 저하, 사회활동 제한, 장기적인 스테로이드 독성 비용까지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2026-06-09 06:00:44손형민 기자 -
약국 밖으로 나온 약사들…시민과 함께 쓴 3년, 책이 되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매주 원고를 쓰고 방송을 하면서는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3년 동안 시민들의 건강 질문에 답한 기록이 쌓여 있더라고요.“ 인천시약사회 조성훈 정책·정보통신이사(42, 중앙대)와 김두영 청년약사이사(36, 연세대)는 최근 출간을 앞둔 '약사들의 친절한 복약안내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번 책은 인천시약사회가 2023년부터 한국도로교통공단tbn경인교통방송(FM 100.5MHz) '장수정의 스튜디오 1005' 프로그램 내 건강정보 코너인 '닥터히어로-건강톡톡'를 통해 시민들과 나눠온 약물·건강 정보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무려 3년, 150여개 주제에 걸쳐 약사들이 직접 집필한 방송 대본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게 됐다. 조성훈 이사는 "2024년쯤 방송 원고가 꽤 쌓이면서 '이 좋은 내용을 한번 정리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라디오 방송은 한 번 들으면 지나가지만 책으로 남기면 시민들은 물론 약대생, 신입 약사, 학교 보건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책에는 약 보관법과 복용법, 건강기능식품 선택법, 민간요법 검증,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차이 등 약국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이 담겼다. 진행자가 질문을 던지면 약사가 답하는 방송 형식을 그대로 살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개편 바람에도 살아남은 코너…시민 공감이 비결" 김두영 이사는 3년 간 방송이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현장성'을 꼽았다. 그는 "방송국 개편이 6개월마다 진행되는데 다른 코너들은 없어져도 닥터히어로는 6번의 개편을 모두 통과했다"며 "약사들이 현장에서 듣는 질문과 고민을 그대로 전달하다 보니 청취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송에서는 약물운전, 소아 해열제 복용법, 숙취해소제, 콘드로이친, 건강기능식품 선택법 등 시기와 계절, 사회적 관심사에 맞춘 주제들이 다뤄졌다. 작가가 질문을 구성하면 약사들이 내용을 다시 풀어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 이사는 "약사들이 방송에서 가장 조심하는 부분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답을 하는 것"이라며 "'반드시 약사와 추가 상담을 받으라'는 말을 항상 덧붙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강·약물 정보 넘치지만 믿을 곳은 부족하다" 인터뷰 내내 두 사람이 강조한 것은 '신뢰'였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건강정보는 넘쳐나지만 무엇이 정확한 정보인지 판단하기는 오히려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조성훈 이사는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과장된 건강기능식품 광고, 약물 오남용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약사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건강정보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방송에서도 청취자들의 돌발 질문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두영 이사는 "생방송에서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오면 부담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시민들이 약사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내가 한 말이 누군가의 건강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책이 단순한 건강정보 서적을 넘어 약사의 역할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두영 이사는 "정보 전달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이 약국을 가장 가까운 건강 상담 창구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최근 창고형 약국 등으로 인해 약을 사는 공간으로만 약국을 보는 시선도 있지만 약국은 여전히 가장 접근하기 쉬운 1차 보건의료기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난도 교수가 '앞으로 동네 사랑방으로 남을 곳은 약국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며 "약국이 시민들과 건강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약사회는 초판 1000부 발간을 시작으로 약대생과 신입 약사 교육, 학교 보건교사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향후 방송 내용을 보다 심층적으로 다루는 특집 형식과 숏폼 콘텐츠 제작 등 새로운 소통 방식도 준비 중이다. 조성훈 이사는 "약사들이 3년 동안 공들여 작성한 원고가 결국 한 권의 책이 됐다"며 "책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정확한 건강정보를 접하고 약사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2026-06-08 06:00:51김지은 기자 -
"진단이 곧 기회…테빔브라, 위암 1차치료 새 선택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전이성 위암 치료가 바이오마커 기반 정밀의료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 중심 치료에서 최근에는 HER2, PD-L1, 클라우딘18.2, FGFR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환자별 맞춤 치료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어떤 약을 쓸 것인가' 못지않게 '어떤 환자인가'를 구분하는 진단 과정 자체가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HER2 양성 여부, PD-L1 발현 수준, 클라우딘18.2 발현 여부 등에 따라 선택 가능한 치료 옵션이 달라지는 만큼, 진단 정확성과 검사 속도가 실제 치료 기회와 직결되는 구조다. 데일리팜은 서울아산병원 위암 다학제팀의 류민희·형재원 종양내과 교수와 박영수 병리과 교수를 만나 위암 정밀진단 확대에 따른 치료 전략 변화와 TAP 기반 평가의 의미, 그리고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를 포함한 면역항암제 치료 환경 변화에 대해 들었다. 바이오마커가 늘어날수록 검사와 판독 과정 역시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위암은 진행 속도가 비교적 빠른 암종으로 꼽히는 만큼, 진단 과정이 길어질수록 적절한 1차 치료 시작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진단 초기부터 여러 동반진단을 한 번에 시행하고, 병리과·종양내과·외과·영상의학과가 함께 치료 방향을 논의하는 다학제 접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진행성 위암 환자를 중심으로 여러 진료과가 참여하는 위암 다학제팀을 운영하며 치료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치료 영역에서는 PD-L1 평가 방식도 새로운 논의 지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급여 환경에서는 CPS(Combined Positive Score) 기반 평가가 중심이지만, 최근 일부 치료제는 TAP(Tumor Area Positivity) 기반 접근을 활용하면서 향후 실제 임상에서 두 평가 방식이 일정 기간 공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TAP 기반 SP263 검사는 자동화 장비 기반으로 비교적 빠르게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활용성과 판독 효율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테빔브라 역시 TAP 기반 평가를 활용하는 치료제로, 기존 CPS 기반 면역항암제와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진단 효율 측면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1차 치료 영역에서 RATIONALE 305 연구를 통해 생존 혜택을 제시했으며,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 HER2 음성·PD-L1 발현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1차 치료 권고 옵션(Category 2A)으로 포함돼 있다. PD-L1 발현 수준이 높은 일부 환자군(CPS ≥5)에서는 선호요법(Category 1) 권고를 받고 있으며, 일부 복막전이 환자군 분석에서 가능성을 제시한 점도 관심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위암 치료가 단순히 새로운 약제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진단–치료 연계 구조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오마커 확대에 따라 병리 판독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치료 시작 시점을 놓치지 않기 위한 다학제 협업 역시 사실상 필수 요소가 됐다는 설명이다. Q. 위암에서 다학제 진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류민희 교수: 위암 환자가 수술만 받거나 항암 치료만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과 항암치료가 순차적으로 혹은 동시에 진행된다. 다학제팀에서는 진료 순서를 논의하거나 진단이 어려운 경우 병리과,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진단 및 치료 과정을 정한다. 또 전이가 있는지 없는지가 애매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하나의 진료 과목에서 단독으로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여러 치료가 순차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치료 순서, 진단이 애매한 경우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박영수 교수: 다학제의 가장 큰 장점은 과거처럼 여러 과를 돌아다니며 각각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암 환자들의 기대여명이 늘어나면서 여러 종양을 가진 환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5년 전에 폐암이 있었던 환자에서 위 종양이 발견됐을 때, 이것을 원발성 위암으로 치료해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 암의 전이로 봐야 하는지 등을 여러 과가 함께 모여 논의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과거보다 치료 전략을 정하기까지 시간이 적게 소요되며, 치료 전략도 더욱 정확해지고 있다. 형재원 교수: 암 치료 방법은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수술요법 등 다양하다. 전이암의 경우, 반드시 항암치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가 함께 모여 치료 방법을 고민해보고, 적절한 시기에 개입했을 때 치료 예후가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점들이 서울아산병원 위암 다학제팀이 갖는 장점이다. Q. 최근 면역항암제나 ADC 등 다양한 치료제들이 위암에 도입되고 있는데, 이러한 치료제들이 들어오면서 치료 목표나 환자 치료 접근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류 교수: 최근 위암에서는 세포독성 항암제 외에도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인지 판단하기 위한 동반진단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했다. 과거에는 환자 구분 없이 치료제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 효과가 높은 환자를 선별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로 치료 성적도 개선되고 있다. 형 교수: 위암은 ToGA 연구 이후 오랜 기간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 특히 PD‑L1 발현과 연계된 동반진단 개념이 도입되면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고,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의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HER2 중심으로 소수의 검사에 의존했다면, 현재는 Claudin 18.2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함께 고려하면서 맞춤 치료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 반응도 관찰되고 있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라고 본다. 박 교수: 위암에서 바이오마커가 없는 것은 아니고 HER2, PD-L1 외에도 EBV나 MMR 등 다양한 지표가 이미 존재했고, 최근에는 Claudin 18.2 등 새로운 타깃이 추가되며 바이오마커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다만 PD-L1의 경우 22C3, 288, SP263 등 서로 다른 항체가 각각 다른 치료제와 연결되면서, 여러 검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 이런 점에서 위암은 여전히 IHC 기반 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종이다. Q. TAP과 CPS는 무엇이며, PD-L1 평가 방식은 어떻게 다른 가? 박 교수: TAP은 숫자 개념이 아니라 면적 개념으로 양성과 음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반면 CPS는 숫자 기반 평가다. 둘 다 PD-L1을 평가하는 기준이지만 접근 방식이 다르다. TAP은 종양 영역 중 양성으로 염색된 세포 면적을 기반으로 측정하는 방식이고, CPS는 양성 세포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전반적으로는 TAP 방식이 CPS보다 일치도(concordance)나 재현성(reproducibility)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판독 건수가 많은 대형 병원에서는 CPS 판독 경험이 충분하기 때문에 CPS와 TAP 사이 시간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 판독을 시작하는 경우나, 상대적으로 볼륨이 적은 병원에서는 TAP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TAP은 면적 기반 측정 시스템이기 때문에, 현재처럼 슬라이드 스캔과 디지털 병리학(Digital Pathology)이확대되는 환경에서는 AI 기반 판독이나 딥러닝 기반 분석 시스템과도 연결 가능성이 높은 측면이 있다. 류 교수: 면역항암제는 동반진단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각 치료제에서 사용된 검사 방법과 스코어링 기준에 따라 허가와 급여가 설정되는 구조다. 현재 옵디보나 키트루다는 허가 임상에서 사용된 CPS 기준을 기반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고, 테빔브라는 TAP 기반으로 개발돼 있어 급여 기준이 어떻게 설정될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심평원이 허가 임상에서 사용된 진단 및 판독 방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각 치료제에 맞는 검사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각 치료제에 맞춰 두 가지 평가 방식이 일정 기간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형 교수: 해외에서는 다양한 검사법 간 차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보다 유연하게 적용하는 흐름도 있지만, 국내는 비교적 엄격한 동반진단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 검사 방식의 다양성이 그대로 임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 상태와 바이오마커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기준에 맞는 치료 옵션을 선택하는 접근이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Q. TAP과 같은 새로운 평가 방식이 치료 전략과 의사결정, 그리고 향후 PD‑L1 평가 방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가? 박 교수: TAP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기존 CPS와 같은 PD‑L1 평가 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접근으로, 면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보다 직관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허가 임상에서 사용된 검사와 판독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치료제에 따라 CPS와 TAP을 각각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두 평가 방식이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검사 방식의 차이다. TAP에 사용하는 SP263은 자동화 장비 기반으로 당일 염색이 가능한 반면, CPS에 사용하는 22C3나 28‑8 pharmDx는 반자동 장비라 시간이 더 소요되거나 외부 위탁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TAP 채택은 우월성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의 활용 가능성 측면을 반영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류 교수: 임상에서는 병리과 판독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를 결정하기 때문에, 판독의 일관성과 재현성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까지 보면 TAP과 CPS는 상관관계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이고, 두 방식 모두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편의성이나 염색의 선명도, 그리고 디지털 병리나 AI 기반 판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TAP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특히 SP263 기반 TAP은 염색이 비교적 명확한 편으로 알려져 있어 임상 적용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형 교수: 세포를 하나하나 계수하는 방식은 상당히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보다 빠르고 일관된 판독이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TAP 방식은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디지털 병리나 AI 기반 분석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면, 면적 기반 접근이 기술적으로도 연계하기 쉬운 방향이라는 점에서 향후 활용 가능성이 있다. Q. 전이성 위암 치료 환경에는 최근 다양한 면역항암제가 도입되고 있다. 후발주자로 출시된 테빔브라는 어떤 점에서 기존 치료 옵션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다고 보는가? 형 교수: 테빔브라는 현재 실제 임상에서 사용이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고, 직접 비교 데이터도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임상 연구에서 전체생존(OS) 개선이 보고되었고, NCCN 가이드라인 등에서 다른 면역항암제들과 동등하게 권고하는 만큼 비교 가능한 수준의 효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위암에서는 복막전이와 악성복수가 동반된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관찰 연구들이 꽤 있는데, 이러한 미충족 수요 영역에서 추가적인 가능성을 보여줄 수있는 치료제가 될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류 교수: 테빔브라 관련해서 또 하나 언급되는 부분이 복막전이 환자군이다. 기존 다른 면역관문억제제들은 복막전이 환자군에서 상대적으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데이터들이 있었는데, 테빔브라는 복막전이 환자군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일부 환자군 분석에서 제시되고 있다. 물론 환자 수 차이도 있고, 결과를 그대로 일반화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기존 면역관문억제제들과 다르게 복막전이 환자에서도 잠재적인 효과 가능성이 제시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현재 면역항암제 급여 기준과 향후 테빔브라 급여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류 교수: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 옵션이 많아지는 것이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서는 형평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면역관문억제제들이 전반적으로는 비슷한 기전을 갖고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테빔브라는 복막전이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테빔브라도 기존 옵디보나 키트루다와 비슷한 수준의 치료 옵션으로 들어오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어떤 약은 급여 적용이 되고 어떤 약은 비급여 상태로 남게 되면, 실제 임상에서는 결국 보험 적용이 되는 약 위주로 처방이 갈 수밖에 없다. 형 교수: 환자 입장이나 실제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 옵션이 다양해질수록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위암에서는 복막전이 환자 비율이 적지 않고, 복막전이가 동반된 경우 예후가 굉장히 나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환자군에서 조금이라도 더 장점을 가질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면 실제 임상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2026-06-01 06:00:40손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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