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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CSO협회 사단법인 가시화…자정으로 화답할 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이재명 정부가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범정부 차원의 '국가 정상화 과제'로 지정하고 고강도 압박을 예고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CSO협회의 사단법인 인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두 차례나 반려됐던 인가 신청을 복지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부의 태도 변화는 단순히 단체 하나를 공인해 주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음지에서 불법 리베이트 우회로로 낙인찍혀 있던 CSO를 양지로 끌어올려, 제도권 내의 공식적인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겠다는 일종의 '신분 상승' 신호탄이다. 4년간 임시조직에 머물렀던 CSO협회와 건강한 영업 생태계를 꿈꾸던 이들에게는 제도권 진입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정부가 양성화의 발판을 마련해 둔 셈이지만, 정작 일선 영업 현장에선 여전한 ‘수수료율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가 CSO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수수료율 상한제’ 등을 검토하는 그 순간에도 수수료율 경쟁은 오히려 과열되는 양상이다. 최근 중견·중소 제약사 6~7곳은 특정 품목의 CSO 수수료율을 기존보다 5~20%p씩 줄줄이 인상했다. 일부 고혈압 복합제의 신규 처방 수수료율은 무려 75%까지 치솟았다. 1억원어치 약을 팔면 7500만원을 영업 대행사에 떼어주는 기형적인 구조다. 처방액만큼 수수료를 고스란히 얹어주는 ‘100:100(백대백) 프로모션’도 여전히 성행 중이다. 하반기 제네릭 약가 인하가 단행되기 전에 처방처를 선점하겠다는 제약사의 조바심과, 늘어난 규제 비용을 보전받으려는 CSO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제도권 진입을 요구하면서 뒤로는 75%를 넘어 100%에 달하는 기형적인 수수료 베팅을 벌이는 업계의 이중성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매출 대부분을 영업 대행 수수료로 주고받는 구조를 방치한 채 "리베이트와 무관한 전문 영업 조직"이라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현장의 이러한 과열 양상이 지속된다면 복지부의 법인 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는커녕, 정부가 검토 중인 '수수료율 상한제' 같은 강제적 규제에 명분만 더해줄 뿐이다. 규제는 시장이 자정 능력을 상실했을 때 비로소 개입한다. 정부가 '사단법인 인가 검토'라는 합법적 테두리와 양성화의 기회를 제공한 지금이야말로, CSO 업계가 스스로의 통제력과 가치를 증명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올여름 새 회장 선출을 앞둔 CSO협회가 준비해야 할 것은 서류 보완만이 아니다. 회원사들을 단속해 공멸로 가는 고율 수수료 경쟁을 스스로 멈춰 세우고, 시장을 흐리는 불량 점조직들을 퇴출하는 실질적인 '자정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CSO가 제도권으로 편입돼 당당한 제약산업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니면 눈앞의 이익에 매몰돼 음지의 리베이트 통로로 남을까. 정부는 문을 열어뒀다. 이제 그 문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갈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은 오롯이 CSO 업계의 몫이다.2026-06-26 06:00:46김진구 기자 -
[기자의 눈] 비대면 진료 적정수가와 시범사업의 민낯[데일리팜=정흥준 기자]정부가 오는 12월 비대면진료 본사업 전환을 앞두고 적정 수가를 검토한다. 지난 2023년 시범사업 시작 후 이어져왔던 30% 가산 수가가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연구용역을 통해 해외 주요국의 비대면진료 수가를 비교 분석하고, 비대면진료에 투입되는 자원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적정 수가를 제시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주요국은 비대면진료 수가가 대면진료 보다 같거나 낮다. 시범사업 내내 한국의 30% 가산 수가는 이례적 사례로 지적받아 왔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대면진료 대비 비대면진료의 자원 절감 요인을 포함해 적정 수가를 분석한다. 연말에 나올 연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30% 가산 종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년 만의 적정 수가 검토는 본사업으로 가기 위한 단계지만, 달리 보자면 불명확한 근거로 유지돼왔던 시범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비대면진료의 정책 결정이 부실한 근거 위에서 이뤄졌다는 의미다. 아직도 가산 수가의 명확한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다.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적정 보상이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이 가산 수가로 이어졌고, 이후 수가를 재조정할 동기가 없었으리라고 짐작할 뿐이다. 그동안 가산 수가를 왜 줬냐고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정책적 결정을 연구용역 후에 진행할 수도 없다. 현장이 수용할 수 있는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도 시범사업이 가진 의미일 수 있다. 다만, 비대면진료 시범사업만 놓고 보자면 정책의 유연성보다는 근거 부실의 정책 결정이 얼마나 큰 혼란을 야기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지난 2020년 한시적 허용, 2023년 공식 시범사업 전환 이후에도 비대면진료 운영 방식은 축소와 확대를 수시로 반복해왔다. 그때마다 관련 업계는 호황과 위기를 번갈아가며 롤러코스터를 탔고, 제도 변화를 쫓아가야 하는 요양기관들도 혼란을 겪었다. 여러 잡음 끝에 가까스로 제도화되며 본사업을 앞두고 있지만 디테일이 담긴 하위법령 개정은 아직이다. 초진을 며칠까지 제한할지, 제한 약물 범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여전히 협의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시적 허용 이후 6년이 지났고, 시범사업 이후로도 3년이다. 정책 결정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이해 관계자들을 납득시키기에 시간이 부족했던 걸까. 그게 아니라면 수가의 적정성을 뒤늦게 검토하는 것처럼 “시범사업인데 뭐 어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일까. 비대면진료 사례를 돌아보며 정부가 또 다른 시범사업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2026-06-25 06:00:40정흥준 기자 -
[기자의 눈] 장관 교체설과 탈모약 급여 속도전의 상관관계[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겨냥한 개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과제 이행 속도 부족, 정책 퍼포먼스 미흡이다. 그러나 이번 개각설 부상이 과연 객관적인 부처 업무·정책 성과 평가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집권 중반기 정권의 조급증이 투영된 정치적 움직임인지 판단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복지부 장관 개각설과 맞물려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탈모 치료약 건강보험 급여 적용' 이슈는 현 정부의 정책 추진 방식이 과연 합리적이고 타당한지 여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보건복지 행정은 국민의 생명, 건강권과 더불어 국민 건보료로 마련된 건강보험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담보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 영역이다. 대통령실이 바라보는 국정과제 이행 속도만을 기준으로 정은경 장관의 정책 성과를 섣불리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정 장관을 향한 정책 퍼포먼스 미흡 비판의 핵심은 이재명 정권의 핵심 공약을 밀어붙이는 돌파력이 일부 부족하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하지만 복지부 입장에서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는 중장기 과제들을 치밀한 시뮬레이션 없이 속도전으로 다루는 것은 자칫 사회적 우선순위를 무시한다는 비판을 낳을 위험이 크다. 건보재정 적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에서 생명에 치명적이지 않은 탈모 질환에 연 수 천억원 규모 건보재정을 투입하는 결정을 정 장관 혼자 독단적으로 내리긴 어렵단 얘기다. 특히 장관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대통령실이 요구하는 '국정과제 이행 속도'가 오늘날 사회와 행정 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범위 내에 있었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장관 경질론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복지부가 탈모약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위한 대국민 의견수렴을 공표하며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그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 부처가 건보재정 건전성과 국민 건강·생명권에 기반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정책 검토에 앞서 정권의 인사 압박에 밀려 정책 기조를 급선회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복지부 복지 담당 이스란 제1차관이 임명 1년여만에 갑작스레 교체되면서 정 장관과 보건 담당 이형훈 제2차관의 정책 성과 입증이 불가피해 졌다는 외부 평가가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보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한정돼 있다. 한정된 재원 안에서 급여 적용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질환의 중증도'와 '치명성'이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 대통령이 대선 당선 전 공약했더라도 건보급여 우선순위 근간이 흔들리는 결정이 쉽사리 이뤄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는 곧 필연적으로 환자 단체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사회적 혼란과 분란, 갈등을 촉발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혼선과 사회적 갈등 조장의 근본 원인은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간의 상호 협의·조율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부재한 데 있는 게 아닐까. 정치적 목적을 우선하는 대통령실의 정치와 재정 건전성과 국민 건강·생명권 실무를 전담하는 복지부 행정은 때때로 사안별로 충돌하고 맞부딪힐 수는 있지만, 충분하고 빈도높은 정청 소통으로 정면 충돌만은 피해야 한다. 대통령실이 결정, 명령하고 복지부가 이에 따라 실무 행정을 설계·강행하는 건 오늘날 대한민국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정책 결정 과정이 아니다. 정청 간 상호 유기적인 조율이 아닌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과제 수행 시그널과 이에 부응하지 않는 장관의 교체 압박 의심은 똑똑한 대한민국 국민 시각에서 박수칠 수 없는 풍경이다. 정권의 정무적 과제와 부처의 행정적 전문성을 수평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상설적·상시적 정청 소통 시스템의 마련 또는 복원으로 합리적 근거와 치밀한 조율 속 건보재정 급여 정책이 설계·시행되는 그림이 그려질 때 비로소 국민이 공감하고 인정하는 '국민주권정부'가 실현될 수 있다.2026-06-24 06:00:44이정환 기자 -
[기자의 눈] 병리 AI 열풍이 놓치고 있는 것[데일리팜=황병우 기자]개인적으로 디지털 병리라는 화두를 처음 접한 것은 의료 분야를 출입하던 2019년이었다. 당시 대한병리학회는 전공의 지원 기피과라는 오명 아래 수련 방향성에 대한 논의와 함께 인공지능(AI) 접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자칫 AI 시대에 뒤처질 수 있는 전문과라는 편견을 깨고, 디지털화를 통한 빅데이터 수집과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 더 나아가 디지털병리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까지 염두에 둔 논의도 이어졌다. 당시 디지털병리 전환의 큰 허들로 꼽힌 것은 의료기관의 수요였다. 별도 수가가 없는 상황에서 고가의 장비와 시스템을 선뜻 도입할 수 있는 곳은 일부 대형 의료기관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빅5'로 불리던 대형병원조차 도입에 신중하던 시기다. AI 대전환이라는 화두가 확산되면서 최근 디지털병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역시 AI다. 유리슬라이드를 고해상도 이미지로 바꾸고, AI가 암세포를 찾아내며, 병리의사의 판독을 보조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의료 AI 기업들도 병변 탐지, 바이오마커 분석, 동반진단 지원과 같은 표현을 앞세워 기술력을 설명한다. 하지만 디지털병리 현장을 취재하면서 여전히 강조되는 부분은 AI 전환(AI Transformation, AX)에 앞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이다. AI로 병변을 찾고 판독을 보조하는 단계로 가기 전에, 병리과의 업무 흐름 자체가 먼저 디지털 환경에 맞게 정비돼야 한다는 의미다. 병리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검체 접수부터 슬라이드 제작, 스캔, 저장, 판독, 보고, 병원 전산 연동까지 병리 업무 전 과정이 디지털 환경에 맞게 구조화돼야 한다. 단순히 유리슬라이드를 스캔해 이미지 파일로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검체가 어떤 과정으로 처리됐고, 어떤 이미지와 어떤 진단 결과로 연결됐는지 추적 가능해야 한다. 데이터가 표준화되고 축적돼야 AI도 학습하고 검증될 수 있다. 영상의학 분야가 PACS를 기반으로 비교적 일찍 디지털 전환을 경험한 것과 달리, 병리 분야는 여전히 아날로그 업무가 많이 남아 있다. 병리 이미지는 용량이 크고, 색상 재현과 표준화가 까다롭다. 병원마다 장비와 시스템이 다르면 데이터 활용성도 떨어진다. 여기에 초기 투자비, 유지비, 수가 부재, 인력 적응 문제까지 겹치면 병원 입장에서 디지털병리 전환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이 공백을 건너뛰고 AI부터 이야기하면 산업의 순서가 뒤집힌다. 병원 현장에 디지털 인프라가 충분히 깔리지 않은 상태에서 AI 솔루션만 앞세우면 실제 활용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AI가 아무리 좋은 알고리즘을 갖고 있어도 들어갈 데이터가 흩어져 있고, 병원 업무 흐름과 연결되지 않으면 임상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쓰이기 어렵다. 최근 만난 한 디지털병리 회사의 대표 역시 출발점을 병리 워크플로우 통합으로 설정했다. 병원 안에서 디지털병리로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가능하게 만들고, 그 위에서 AI 분석과 정밀의료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로슈는 올해 5월 디지털병리와 AI 기반 병리 기술을 보유한 PathAI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합치면 최대 10억5000만달러 규모다. 단순히 당장의 실적을 확보하기 위한 거래라기보다, 병리 데이터와 AI 기반 진단 역량이 정밀의료 시대에 필요한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정밀의료 시대에서 병리 데이터의 가치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다만 이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는다. 병원이 디지털병리에 투자할 유인이 있어야 하고, 병리과가 새로운 업무체계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시스템 간 연동과 표준화도 필요하다. AI가 제시한 결과를 실제 진료에 반영하기 위한 검증과 책임 구조도 마련돼야 한다. 디지털병리의 미래를 말하려면 AI 전환(AX)보다 디지털 전환(DX)을 먼저 봐야 한다. 병리과의 업무 흐름이 디지털로 바뀌고, 데이터가 표준화되며, 병원 시스템과 연결되는 순간 AI도 비로소 임상 현장의 언어가 될 수 있다. 병리 AI의 출발점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프라다.2026-06-23 06:00:44황병우 기자 -
[기자의 눈] 유한양행의 다음 100년에 거는 기대[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대한민국에서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지난해 기준 국내 100년 기업은 16곳에 불과하다. 이웃 나라 일본에 100년 이상 기업이 4만5000여곳을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장수 기업의 희소성이 한층 두드러진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와 외환위기를 지나며 수많은 우리 기업이 사라졌다. 유한양행이 한 세기 동안 이름과 신뢰를 지켜왔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한국 기업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성취다. 괄목할 만한 건 유한양행의 100년이 단순히 명맥을 이어온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한양행은 1936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했고 1962년 제약 업계 최초로 주식을 상장했다. 1969년에는 창업주 일가가 아닌 내부 출신 인사에게 경영을 맡기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열었다. 이후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까지 탄생시켰다. 그야말로 한국 제약산업의 변화를 앞장서 이끈 기업이다.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유한양행은 남달랐다. 사람 중심 경영 아래 유한양행은 창업 이후 단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겪지 않았다. 회사가 거둔 이익은 유한재단을 통해 다시 사회로 돌아갔다. 지난 10년간 유한재단이 공익사업에 집행한 금액은 514억원, 재단 출범 이후 장학금 수혜 인원은 누적 1만200여명에 달한다. 항암 신약 '렉라자' 국내 허가 이후에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전까지 환자에게 약을 무상 공급하는 파격적인 지원책도 내놨다. 유한양행이 한국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이 같은 행보는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가 남긴 결단 덕분이다. 기업인이 평생 일군 기업과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럼에도 유 박사는 기업을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가 키운 공적 자산으로 봤다. 친인척을 경영에서 배제했고 보유 주식과 재산은 사회에 환원했다. 오늘날 유한양행이 이뤄낸 경영 안정과 혁신신약 성과는 창업주 경영철학이 한 세기에 걸쳐 맺은 결실인 셈이다. 유한양행이 걸어온 길은 국내 기업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와 같다. 상속과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의 존속이 흔들리는 현실에서 유한양행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오히려 장기 성장과 혁신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기업이 성장하고 그 이익이 연구개발과 구성원, 사회로 다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유한양행은 오래 살아남는 기업을 넘어 오래 존경받는 기업의 기준은 세웠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이 본받아야 할 모범이다. 물론 100주년이 여정의 끝은 아니다. 현재 유한양행에는 기업가치에 걸맞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관리, 렉라자를 이을 후속 혁신신약 발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문경영진이 장기 성과와 주주가치에 책임지는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기업 성장의 결실이 장학·복지와 환자 지원으로 이어지는 사회환원 체계도 한층 발전시켜야 한다. 한 세기에 걸쳐 쌓아온 신뢰와 혁신을 기반으로 한국 제약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갈 유한양행의 다음 100년을 응원한다.2026-06-19 06:00:44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탈모약 급여 논의 우선 순위 '갑론을박'[데일리팜=최다은 기자]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청년층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질환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사실 탈모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는 물론 사회생활과 대인관계,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외모에 민감한 청년층에게 탈모는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닌 삶의 질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본질적으로 삶의 질 향상보다 생명과 건강 보호를 우선하는 사회안전망이다. 재정이 무한하다면 탈모를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 급여를 확대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건강보험 재정이 올해 적자로 전환한 뒤 2035년에는 39조원 규모 적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화와 신약 등장으로 의료비 부담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결국 건강보험은 무엇을 먼저 지원할 것인지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의 박탈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암 환자와 희귀질환 환자들은 급여 등재가 늦어져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비급여 약값으로 매달 수백만원을 부담하고 있다.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로 국회전자청원과 청원24에는 지난 1년간 희귀·중증질환 치료제 급여 확대를 요구하는 청원이 수십 건 제기됐다. 환자와 가족들은 생존을 위한 치료제 접근성을 높여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탈모 급여화를 우선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생명과 직결된 치료제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미루면서 탈모약은 왜 서두르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탈모 급여화 자체를 무조건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여론조사 결과나 정치적 인기보다 건강보험이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돼 있고 우선순위는 명확해야 한다. 생명을 구하는 치료제,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중증·희귀질환 보장성 강화가 먼저다. 그 위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급여 확대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탈모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건강보험이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은 '탈모도 힘드니 지원하자'가 아니라 '한정된 재정으로 누구를 먼저 도울 것인가'다. 건강보험의 우선순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결국 가장 큰 피해는 급여 지원이 절실한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2026-06-18 06:00:44최다은 기자 -
[기자의 눈] n번째 바이오위원회, 이번엔 결실 맺을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이재명 정부의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가 지난 1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단과 첫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지난 4월 위원회가 출범하고 두 달여 만에 마련된 공식 소통의 자리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정부에 건넨 요구사항도 적지 않았다. R&D 투자환경 개선부터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 필수의약품 안정공급까지 업계의 숙원들이 테이블 위에 가득 차려졌다. 정부가 산업계와 민관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소통 채널을 가동한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이번 간담회에서 오간 의제들을 보면 묘한 기시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매 정부마다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며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는 시도가 관행처럼 반복됐다. 그러나 하나같이 산업계가 체감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화려했던 출범식에 비해, 정권 교체와 맞물린 퇴장은 늘 소리 소문 없이 초라했다. 박근혜 정부가 2016년 신설한 '바이오특별위원회'는 파편화된 바이오 R&D 로드맵을 범부처 차원에서 조율하고자 만든 기구였다. 그러나 장관급이 아닌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이 위원장을 맡은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산하의 전문위원회 수준에 머물렀다. ‘차관급’ 위원장의 명함으로는 보건복지부의 약가 정책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규제 등 부처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핵심 규제의 문턱을 넘기 어려웠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전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신설’을 내걸었다. 그러나 부처간 주도권 다툼으로 정작 정권이 출범한 뒤로는 독립기구 신설이 무산되는 진통을 겪었다. 대안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 ‘바이오헬스특별위원회'가 마련됐으나, 공식 소통창구 역할에 그쳤다. 법적 구속력과 예산권이 없는 자문기구의 한계는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직전 윤석열 정부 역시 강력한 육성 의지를 표명하며 국무총리 산하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와 대통령 직속의 ‘국가바이오위원회’를 각각 출범시켰다. 그러나 거버넌스가 이원화되면서 역량이 결집되기는커녕 기능과 역할이 중복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컨트롤타워가 쪼개지니 추진력은 분산됐고, 거시적인 마스터플랜만 무성할 뿐 현장이 원하는 규제 혁신은 지지부진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거버넌스 교통정리부터 나섰다. 전 정권이 남긴 이원화 구조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3월 기존 거버넌스들을 전격 폐지·통합했고, 4월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정식 출범시켰다.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는 과거 위원회들이 남긴 낮은 위상의 한계, 독립성 부족, 이원화의 비효율이라는 '오답 노트'를 모두 지켜본 뒤 출범했다. 그럼에도 위원회가 내건 슬로건과 추진 전략의 거시적 방향성은 지난 정부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라 강력한 실행력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사장된다는 것을 업계는 위원회들의 명멸을 통해 확인했다. 이제는 구상 단계를 넘어, 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속도감 있는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 업계의 관심은 이번 위원회가 기존 정권의 전철을 밟아 또 하나의 ‘무력한 자문기구’로 흐지부지될지, 아니면 성과를 내는 거버넌스로 자리 잡을지에 쏠려 있다. 조직 통합으로 출발선에 선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의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이번만큼은 구체적인 결과물로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내길 기대한다.2026-06-17 06:00:40김진구 기자 -
[기자의 눈] 커지는 약 접근성 확대 요구, '반대' 그 다음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약사사회를 둘러싼 정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정부는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공식 정책 과제로 제시했고, 비대면진료 법제화 과정에서는 의약품 재택수령 확대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여기에 실증특례를 통한 화상투약기 품목 확대, 안전상비약 자판기 도입도 꾸준히 제기되는 이슈다. 약사사회는 그간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통해 일정 부분 제동을 걸 수 있었다. 실제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는 수차례 제기됐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비대면진료에 따른 의약품 배송 역시 약사사회의 우려 속 ‘재택수령’이라는 명칭으로 제한적 범위에서만 운영돼 왔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에서도 의약품의 '접근성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는 시대가 됐다. 늦은 밤 약을 구하기 어렵다는 불편, 의료취약지의 의약품 접근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편의성 요구가 정책 논의의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 편의쪽에 무게추를 둔 이 같은 방향성이 정답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약은 일반 소비재가 아니며,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런 점에서 화상투약기든, 안전상비의약품이든, 의약품 배송이든 약사사회가 우려하는 이유 역시 충분히 타당하다. 문제는 정책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도 여전히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으로 사회를,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약사사회가 주도적으로 대안을 설계하는 일일 수 있다. 의약품 접근성 확대가 사회적 요구라면 어떤 조건 아래에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비대면 환경에서도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어떤 장치가 필요한지, 안전상비의약품 확대가 불가피하다면 어떤 품목까지 허용할 수 있고 어떤 관리체계가 전제돼야 하는지를 약사사회가 먼저 제시해야 한다. 단순 정책을 막는 데 집중하는 동안 정책의 설계권은 다른 곳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도는 결국 약사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형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면 끝까지 반대해야 할 정책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반대가 사회적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왜 안 되는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안전한가'에 대한 답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약사사회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접근성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와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라는 전문성의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 왔다. 이제는 반대의 논리를 넘어 대안의 언어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것이 전문가 집단으로서 약사사회가 사회적 신뢰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2026-06-16 06:00:36김지은 기자 -
[기자의 눈] AI 시대의 약사, 이제는 환자 케어 전문가로[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AI 조제 로봇이 약국 깊숙이 확산되며 조제 자동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 약국에서도 재고 관리, 복약지도 문구 자동 생성, 처방전 오류 해석까지 일당백 역할을 수행하며 약사의 업무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의 진보가 가져온 편리함 이면에는 'AI는 약국에서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숨어있다. AI에 무장돼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을 약사는 어떻게 응대해야 하고, 어떤 수준까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여전히 AI의 환각 현상과 프롬프트 설정 오류, 학습 데이터 한계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AI가 약사의 업무를 '판단'과 '해답 제시'에 치중하도록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기술의 고도화가 약사 대체가 아닌 약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현실에 접목돼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 노동에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을 다제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의 중복 투약을 거르고,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약국의 기술 도입과 기술 고도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대형 창고형 약국이나 네트워크 약국들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흔드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고차원적인 케어가 아닌 당장 눈에 보이는 저렴한 약값일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실제 소비자의 발걸음이 가격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이 동네 약국들과 개국 약사들이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이유다. 기존 방식대로 처방전 수용에만 안주한다면 가격 파괴와 온갖 서비스를 앞세우는 대형 약국들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거머쥐기 쉽지 않다.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 유행을 따르기 위함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 그 이상의 가치를 구축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약국이 AI를 통해 재고 관리나 기계적인 조제 노동 시간을 줄이고, 확보된 시간을 환자 맞춤 상담과 고객 관리, 재교육 등에 써야 한다. 소비자가 약국을 찾을 때 단순히 약을 싸게 사는 곳이 아니라 '나의 건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정밀하게 관리해 주는 전문가가 있는 곳'이라는 경험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저렴한 약국을 찾아 헤매는 소비자들이야 차치하고서라도, 가격을 뛰어넘는 고품질 보건의료 서비스와 정서적 유대감을 기대하는 이들을 충족시켜주는 공간이 늘어나야 한다. 한국형 약국 AI 도입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기술을 어시스트로 활용해 직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완전히 차별화된 케어를 제공하는 것. 소비자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약국은 변해야 하며, 기술은 그 변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디딤돌이 돼야 할 것이다.2026-06-12 06:00:46강혜경 기자 -
[기자의눈] 약가개편 다음은 신약 육성 지원책 돼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정부가 약가 인하 폭을 완화하거나 약가 우대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제약산업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제약산업의 혁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산 신약 개발을 위한 섬세한 지원 정책까지 병행돼야 한다. 약가제도 개편을 마무리하는 목표만 달성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산업계가 신약개발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약가제도 개편안의 큰 뼈대는 R&D 투자를 많이 하는 제약사에 대한 약가 우대다. 여기에는 연구개발 투자에 소홀한 영세 제약사에 대한 구조조정의 뜻이 담겨있다.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와 가능성이 높은 제약사를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하려는 시도로 볼 수있다. 신약 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의 매출 규모를 갖춘 제약사들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럽게 국산 신약은 늘어나게 될까. 약가제도 개편이 제약산업 구조조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더라도, 그것이 곧 신약 개발 활성화, 신약 강국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친 낙관이다. 물론 약가제도 개편 외에도 정부는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범정부 차원으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고, 그 중 바이오·백신 분야에 11조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복지부는 1500억 규모의 임상 3상 특화펀드를 조성했고, 지난 2023년부터 운영해왔던 K바이오-백신펀드를 2027년까지 1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선도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 협력을 하는 국내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펼쳐놓은 자금 지원 방안은 화려해보이지만, 이 자금이 제대로 된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출발선에 있는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한 제도 개선을 함께 달성해야 한다. 한국보건산업연구원은 올해 초 국산 신약의 이정표를 점검하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제약산업 연구개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바 있다. IND 승인의 효율성 제고와 간소화, 임상 중간단계에서의 예비 평가, 전문인력 수급을 위한 규제 개선, 환자 데이터 연구 활용 활성화, 연속성 있는 R&D 투자 지원, 수익 발생 시 환급 방식의 3상 투자 등 다양한 제언이 나온 바 있다. 복지부, 식약처 등 정부 부처의 장벽을 허물고, 산업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촘촘하게 책임지는 전주기 육성책을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구조조정식 약가 개편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 신약개발 육성을 위한 초석이었다는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2026-06-11 12:00:25정흥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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