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소모적인 수가협상 이젠 끝내야
- 김정주
- 2017-06-02 0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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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자와 의료공급자는 협상시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3시부터 막판 기싸움을 시작했다. 이 열전은 날을 바꿔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무려 14시간이나 지속됐다.
협상은 각자 자기의 '패'를 들고 주고 받기하는 게 원칙이다. 일방적인 승자도, 일방적인 패자도 없다. 다만 누구에게 더 이익이 돌아가느냐, 아니면 함께 상생하느냐로 결론난다.
하지만 어찌된게 유형별 협상 10년은 '벤딩(추가소요재정)'이라는 패를 쥔 보험자가 판을 가지고 노는 형국이다. 공급자단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열전 가운데서 '벤딩'을 조금 높이는 수준이다.
공급자단체는 올해도 재정운영소위원회가 최종 확정해 줄 '벤딩' 폭도 모른채 막판 협상에 임했다. 그러면서 의원, 약국, 한방 등은 순위 싸움에 매몰됐다. 수가자율계약제도가 시행된 지 17년이 지나도록 제대로된 원칙이나 매뉴얼도 마련해 놓지 않고 관성적으로 '수' 싸움에만 힘을 쏟았다. 협상시한인 자정도 매년 넘겼다. 지난해에는 새벽 3시 무렵 협상을 마무리했고, 올해는 더 늦은 5시가 돼서야 끝마쳤다.
공급자단체 관계자들은 이런 협상구조에 신물이 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관행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보험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소모전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할까. 아니면 자율계약제도 자체를 바꿔야 할까.
유형별 협상은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와 지속적인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도입됐다. 수가협상은 보험자와 공급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가입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제도를 모색하는 중요한 윤활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단 한걸음도 나아진게 없다.
새 정부는 의료체계와 건강보험체계에 대한 대혁신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수가협상도 이런 소모전을 중단하고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을 때다. 자율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 타율적 접근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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