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제네릭, 과연 복제약과 같은 의미일까
- 김진구
- 2022-11-17 06: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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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대한약사회가 즉각 반대 입장을 냈다. 복제약이라는 용어 안에 제네릭이란 용어가 의미하는 바를 모두 담기엔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강조한다.
약업계의 반발은 타당해 보인다. 사전적으로나 사회통념적으로 각각의 용어가 의미하는 범위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제네릭이란 단어는 '일반적'이란 뜻의 'General'과 어원이 같다. 그래서 사전에서도 '포괄적인' '특징이 없는' '이름이 붙지 않은' 등의 뜻으로 정의한다. 나아가 영영사전에선 두 번째 뜻으로 '특정 상표명으로 판매되거나 제조되지 않은 제품(not sold or made under a particular brand name)'으로 설명하고 있다.
반면 복제는 '본디의 것과 똑같은 것을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든 것'으로 정의된다. 영어로 'Generic' 보다는 'Reproducation' 혹은 'Copy'라는 단어에 가깝다. 그러나 영미권 어디에서도 제네릭 의약품을 Reproduced Medicine 또는 Copy Drug이라고 명명하지 않는다.
제네릭이 개발되는 과정을 살펴도 복제약과는 거리가 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처음 개발된 원개발(오리지널) 의약품과 주성분 함량, 복용 방법, 효능·효과, 품질 등이 동등하게 만들어진 의약품'이라고 설명한다.
이때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동일한지 살피기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오리지널을 단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에서 효능·안전성이 동일한지 검사를 한 뒤, 별도의 허가 심사까지 받아야 한다. 제약바이오협회가 “단순히 찍어내듯 만들어낸 복제의 결과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아가 제네릭을 복제약으로 대체할 경우 일반 국민에게 본질과 달리 인식될 우려가 크다. 대한약사회가 “복제라는 단어의 틀 안에서 '짝퉁약' 또는 '카피약'이라는 이름으로 매도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단순히 사물을 표현하는 기호가 아니다. 인식의 범위를 결정하는 일종의 거푸집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제네릭 의약품을 복제약이라는 용어로 대체할 경우 '복제'라는 인식의 범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의미다.
정부의 취지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제네릭이라는 용어가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다소 낯선 단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복제약이 제네릭의 대체어가 되기엔 부적절하다는 약업계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제네릭의 본질을 담기엔 복제약이라는 단어가 적절한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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