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7-23 06:59:14 기준
  • 동물용
  • 인체의약품
  • [기자의 눈]
  • 약가인하
  • 중복상장
  • Choline Alfoscerate
  • DSUR 언제까지
  • 안국약품
  • 세무신고 안하기로 한다
  • 황병우 스킨부스터
듀오락 스탑
번역
  • 한국어
  • English
  • 日本語
  • 中文

[기자의 눈] 임상 실패보다 아쉬운 코오롱의 태도

  • 차지현 기자
  • 2026-07-23 06:00:42
  • 요약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수차례 실패한 뒤 다시 일어나 성공에 이르는 이야기는 영웅 서사의 클리셰다. 넘어져 봐야 자신의 한계를 알고 좌절을 겪어야 비로소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실패는 더 큰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오래된 명제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그런데 유독 '실패'라는 단어가 금기시되는 업계가 있다. 바로 바이오 업계다. 국내 바이오 기업은 좀처럼 실패를 고백하는 법이 없다. 실패한 임상은 '절반의 성공'으로 둔갑한다. 일부 환자에게서 나타난 미미한 반응은 '약효 가능성 확인'으로 포장된다. 다른 치료제와 병용하면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내세우기도 한다.

코오롱티슈진도 익숙한 대응 방식을 되풀이했다. 코오롱티슈진은 개발 중인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 미국 임상 3상(TGC-15302)에서 통증과 기능 개선이라는 두 가지 주요 평가지표 모두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핵심 지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회사는 어김없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이오는 결국 데이터로 성패가 갈리는 산업이다. 사전에 정한 핵심 지표를 충족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가 기준인 이 산업에서 '절반의 성공'이란 존재할 수 없다. 코오롱티슈진이 위약군의 이례적인 개선 폭을 이유로 약효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더라도 사전에 정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상 임상 결과는 실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실 신약개발은 본래 성공보다 실패 가능성이 훨씬 큰 영역이다. 임상 3상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는 일은 글로벌 빅파마에도 흔하다. 시장과 투자자 역시 바이오 투자가 지닌 높은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임상 실패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패를 마주하고 대하는 기업의 태도와 소통 방식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코오롱티슈진의 대처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회사는 주요 평가지표 미달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결과를 앞세우는 데 집중했다.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공시와 보도자료, 간담회 발표 자료 간 주요 수치를 제각각 다르게 기재하며 혼선을 자초했다. 2차 평가지표의 경우 외신 배포 자료에는 담았지만 국내 보도자료에서는 제외하기도 했다. 불리한 결과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과도한 낙관론 또한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코오롱티슈진은 과거에도 TG-C 허가를 자신했지만 결국 허가 취소와 장기간 임상 중단을 겪었다. 그럼에도 회사는 이번 임상 3상 결과 발표 전까지 공식 석상에서 성공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두 번째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면 한 건의 데이터만으로도 미국 규제당국 품목허가 협의가 가능하다며 기대를 불어넣었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미국 임상 3상에 다시 도전한 코오롱티슈진의 노력을 폄하할 수는 없다. 바이오 기업의 도전을 응원하는 마음은 시장과 언론 모두 다르지 않다.

다만 이 같은 미봉책이 반복된다면 임상 실패보다 더 큰 신뢰의 훼손을 불러올 수 있다. 지금 코오롱티슈진에 필요한 것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패를 실패로 인정하고 결과의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자세다. 앞으로 있을 임상 결과 발표에서는 조 단위 기업가치에 걸맞은 투명하고 책임 있는 소통을 이어가길 바란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약국e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