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투자했지만…코오롱티슈진 '인보사' 미국 진출 먹구름
- 차지현 기자
- 2026-07-21 06:00:5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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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1명 대상 첫 확증임상서 통증·기능 공동 1차 평가지표 모두 미충족
- 코오롱티슈진 "예상 웃돈 위약 반응 영향"…10월 두 번째 임상 결과 촉각
- 코오롱 5년간 2062억원 지원…2028년 미국 출시 계획도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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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코오롱그룹 바이오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미국 임상 3상에서 통증·기능 개선 효과 입증에 실패했다. 미국 품목허가를 위해 진행한 두 건의 독립 임상 가운데 첫 시험이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미국 진출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회사는 오는 10월 두 번째 임상 결과가 나오는 만큼 두 시험의 데이터를 종합해 미국 규제당국과 향후 개발 방향을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통증·기능 모두 위약 못 넘어…공동 1차 지표 미충족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이날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 미국 임상 3상 'TG-G 15302'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TG-C는 투여 12개월 시점 공동 1차 평가지표인 통증시각척도(VAS) 점수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 총점 모두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VAS 통증 점수는 기준선 대비 TG-C군에서 평균 38.7점, 위약군에서 39.2점 감소했다. 두 군 간 차이는 0.5점으로 p값은 0.8322였다. WOMAC 총점은 TG-C군에서 27.6점, 위약군에서 26.5점 감소했으며 군 간 차이는 -1.1점, p값은 0.5701로 집계됐다.
이번 임상은 미국 27개 기관에서 켈그렌-로렌스 등급 2 또는 3 무릎 골관절염 환자 53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환자를 TG-C군과 위약군에 2대 1로 무작위 배정해 관절강 내에 한 차례 투여하고 24개월간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새롭거나 예상하지 못한 신호가 확인되지 않았다. 투여 후 발생한 이상반응 비율은 TG-C군 83.9%, 위약군 78.1%였으며 대부분 중증도 1~2등급으로 나타났다. 전체 무릎관절 치환술 시행률은 TG-C군 0.6%, 위약군 5.3%였다.
허가 취소 딛고 미국 임상 재개했지만 첫 시험서 고배

TG-C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을 목표로 개발 중인 세포·유전자치료제다. 인간 동종 연골세포와 TGF-β1을 발현하는 세포를 함께 투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관절 내 환경을 개선해 무릎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치료제다.
TG-C는 2017년 7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국내 허가 제품명은 인보사다.
그러나 2019년 3월 미국 임상 3상 과정에서 핵심 성분 중 하나인 연골유래세포가 종양 유발 가능성이 높은 신장유래세포로 변경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 여파로 국내 허가가 취소됐고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중지 통보를 받으면서 개발과 상업화 일정이 크게 지연됐다.
그러나 회사는 미국에서 재도전의 실마리를 확보했다. FDA가 2020년 4월 임상 재개를 허용하면서 TG-C 개발은 다시 궤도에 올랐다. 코오롱티슈진은 2021년 12월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했고 미국 전역 80개 병원에서 총 1066명을 대상으로 두 건의 독립 임상을 진행했다. 2024년 7월 전체 환자 투약을 마친 뒤 2년간 추적 관찰을 거쳐 이번에 첫 번째 임상 결과를 공개했지만 통증·기능 개선 효과 입증에 실패한 것이다.

회사 "위약 반응 예상보다 커"…두 번째 결과 10월 공개
코오롱티슈진은 TG-G 15302 임상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주요 요인으로 예상보다 크게 나타난 위약 반응을 지목했다. TG-C군에서도 투여 전보다 통증과 기능 점수가 개선됐지만 위약군에서도 비슷하거나 더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나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생기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골관절염 임상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점수로 평가하는 데다 위약군도 생리식염수를 무릎 관절 안에 직접 주사받는다. 주사를 맞았다는 기대감과 시술 자체의 영향으로 위약군에서도 증상이 호전됐다고 느끼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회사는 이런 위약 효과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TG-C군과 위약군의 격차가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본 셈이다.
특히 코오롱티슈진은 TG-C 투여군에서 나타난 통증·기능 개선 폭이 과거 미국 임상 2상과 국내 임상 3상 수준과 유사하거나 이를 웃돌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결과 발표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TG-C 투여군의 12개월차 VAS와 WOMAC 개선 폭은 과거 미국 2상과 국내 3상 데이터와 유사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범위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는 서로 다른 임상 결과를 단순 비교한 결과인 만큼 이번 미국 임상 3상의 직접적인 약효 근거로 볼 수는 없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번 임상 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의 유효성·안전성 결과를 종합해 향후 FDA와 허가·개발 전략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정형외과 의료기기 기업 스미스앤네퓨에서 14년간 최고의학책임자(CMO)를 지낸 정형외과 전문의 앤디 웨이먼을 신임 CMO로 영입하기로 했다. 두 번째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는 오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는 "이번에 발표한 첫 시험에서는 예상보다 큰 위약 반응이 결과 해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가 분석에서 확인된 기관별 반응 차이 가능성 등 여러 변수에 대해 현재 다각도의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시험은 첫 번째 시험의 단순 반복이 아니라 서로 다른 환경에서 수행된 독립적인 관찰인 만큼, 오는 10월 발표될 결과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가·상업화 일정 부담 확대…코오롱그룹 2062억원 지원
이번 결과로 TG-C 미국 허가와 상업화 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코오롱티슈진은 당초 두 건의 임상 결과를 토대로 FDA 품목허가 신청과 2028년 미국 출시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첫 시험이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기존 일정과 허가자료 구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더라도 두 시험의 결과가 엇갈린 원인을 분석하고 전체 데이터의 허가 근거로서 충분성을 FDA와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TG-C 재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온 코오롱그룹으로선 이번 결과에 따른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코오롱은 최근 5년간 코오롱티슈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다섯 차례 참여해 총 2062억원을 출자했다.그룹은 2021년 355억원, 2022년 388억원, 2023년 400억원, 2024년 478억원, 2025년 1월 441억원 등을 투입했다. 그룹 차원에서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며 TG-C 미국 임상 개발과 상업화 준비를 뒷받침해 온 만큼 이번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데 따른 재무적·사업적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첫 번째 임상 결과만으로 TG-C 미국 허가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두 번째 시험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할 경우 코오롱티슈진은 두 시험 간 결과 차이를 분석해 전체 데이터를 토대로 FDA와 허가 전략을 협의할 수 있다. 또 현재 통증이나 염증 완화를 목적으로 한 골관절염 치료제가 다수 출시돼 있는 만큼, 구조 개선 여부와 별개로 증상개선 치료제로서 허가 가능성을 검토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임상 결과 공개 전부터 주가가 급락한 흐름을 두고 관련 정보가 시장에 미리 흘러나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임상 결과 공개 전인 지난 16일 전 거래일보다 20.3% 급락한 6만21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4만원대에 머물다가 작년 11월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올 5월 12일 13만8800원(종가 기준)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주가는 지난 10일 9만원에서 16일 6만2100원으로 4거래일 만에 31.0%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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