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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화의 문턱에 선 제약영업 직군

  • 손형민 기자
  • 2026-07-21 06:00:48
  • 요약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에서 희망퇴직(ERP)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주요 제약사들이 잇달아 영업조직을 중심으로 인력 효율화에 나서면서 ERP가 반복되고 있다.

BMS와 MSD, 다케다에 이어 최근에는 노바티스까지 조직 재편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영업의 미래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영업의 쇠퇴로 받아들인다. 디지털 마케팅이 확산되고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약 영업의 역할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경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역시 ERP를 추진하는 중요한 배경 중 하나다. 

반면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에서도 ERP가 반복되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최근의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거 제약사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의료진을 만나고 제품을 알리느냐에 있었다. 순환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시장을 이끌던 시절에는 영업망과 현장 활동이 성과를 좌우했다. 제품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의료진과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지금은 시장의 문법이 달라졌다.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등 고가의약품 비중이 커지면서 경쟁은 영업력보다 임상 근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마커, 진료지침, 세분화된 급여기준 등 객관적인 데이터가 치료제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됐다. 이제는 라포보다 신약의 임상 결과의 임상적 의미, 기존 치료 대비 차별성, 급여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똘똘한 신약 하나가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시대가 됐다.

실제 다국적 제약사들은 전문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화 하고 있다. 제품 구성이 바뀌면서 경쟁 방식과 영업의 역할도 함께 달라지고 있다. 왜 변화의 중심이 영업조직인지도 여기에 답이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제약사의 조직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디컬, MSL(Medical Science Liaison), 마켓액세스(MA) 등 의료진과 정부를 상대하는 전문 조직의 역할이 커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영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 영업조직이 담당했던 기능이 보다 전문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어지는 ERP도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인력을 줄였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춰 어떤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가다. 근거 중심 경쟁이 심화되면서 영업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영업사원들은 '얼마나 많이 만났는가'보다 '얼마나 수준 높은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가'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변화의 문턱에 선 영업 직군이 답해야 할 질문도 결국 전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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