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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편의 봐주다 800만원 손해"…병원 고충 풀어준 권익위

  • 강신국 기자
  • 2026-07-13 11:01:30
  • 요약
  • "건보료 소멸시효, '진료일' 아닌 '환수 결정일'이 기준"
권익위

[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청구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의료기관에 불리하게 적용해 비용 지급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정부 기관의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정일연, 이하 국민권익위)는 자동차보험 처리 과정에서 환수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중 일부를 다시 건강보험으로 청구한 사안에 대해, 심평원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지급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보고 해당 요양급여비용의 지급 여부를 재심사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아울러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의 환수 조치가 있었던 경우, '환수 결정일'을 요양급여비용 청구권 소멸시효의 새로운 기산점으로 적용하도록 업무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제도개선을 함께 요구했다.

이번 고충민원은 병원을 운영하는 A씨가 환자의 편의를 고려해 보험 청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0월 환자를 치료한 후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약 2100만원을 청구해 정상 지급받았다. 그러나 이후 해당 환자가 자동차보험으로 진료비를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자, A씨는 이미 지급받은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해 갈 것을 2022년 7월 심평원에 요청했고 심평원은 이를 받아들여 환수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A씨가 심평원을 통해 자동차보험회사에 진료비를 청구했으나, 자동차보험회사가 이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결국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분쟁심의회는 청구된 진료비 중 약 800만 원에 대해 '자동차보험 진료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최종 결정했다.

이에 A씨는 자동차보험으로 인정받지 못한 800만원을 다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으로 돌려받기 위해 2024년 10월 심평원에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심평원은 "A씨가 과거 환수를 요청한 것은 기존 건강보험 청구를 '취하'한 것과 다름없으므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심평원은 요양급여 청구 시효(3년)가 진료분 다음 달 1일부터 이미 흘러가 만료되었다며 지급을 거부했고, A씨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의 조사 결과는 심평원의 판단과 달랐다. 권익위는 A씨가 최초에 건강보험을 성실히 청구해 정상적으로 시효가 중단됐으며, 이후 환자의 편의와 정산 절차에 맞춰 행정절차를 밟아온 점을 주목했다. 

단지 환수 요청을 했다는 이유로 기존 청구를 취하한 것으로 해석해 시효중단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은 민원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취지다.

특히 권익위는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 간의 진료비 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효 문제에 대해, 해당 진료비를 다시 건강보험으로 청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적 상태가 수립된 '요양급여비용 환수 결정일'을 청구권 소멸시효의 새로운 기산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산점(환수 결정일)으로부터 3년이 지나기 전 청구한 A씨의 지급 신청은 소멸시효 내에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심평원에 지급 여부를 재심사하라고 결정했다. 또한 타 요양기관에서도 이와 유사한 보험 정산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행정의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환수 결정일'을 기산점으로 삼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도록 제도 개선 의견도 표명했다. 

민성심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요양기관이 환자의 편의를 위해 관련 행정절차를 성실하게 이행했음에도 제도적 사각지대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것은 가혹하다”며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행정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국민의 권익이 더욱 두텁게 보호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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