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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돌 맞은 코스닥, 부실기업 솎아낸다…우량·위험기업 구분

  • 차지현 기자
  • 2026-07-01 17:00:58
  • 요약
  • 상폐 기준 강화·우량 세그먼트 신설 검토…코스닥 시장 신뢰 회복 추진
  • 기술수출·임상 성과 기업엔 기회, 저시총·적자 바이오엔 자금조달 부담 우려
  • 1일 종가 기준 바이오헬스 8곳 시총 200억 미만·19곳 동전주 사정권
한국거래소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닥시장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체질개선에 나선다. 상장 유지 기준을 강화하고 시장 세그먼트 도입을 추진하면서 코스닥 옥석가리기를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우량 기업에 기업가치 재평가 기회가 열릴 수 있는 반면 저시총·적자 기업은 관리군 낙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폐 강화·세그먼트 도입…우량기업 재평가 통로 만든다

한국거래소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닥시장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코스닥 성과와 향후 시장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에는 코스닥 상장기업 100여곳과 기관투자자, 벤처캐피털(VC), 증권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코스닥시장은 1996년 7월 341개 상장사, 시가총액 7조원 규모로 출발한 이후 지난해 말 기준 1827개사가 상장한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 1월에는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6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시장 외형이 커지는 과정에서 부실기업의 퇴출 지연, 불공정거래 악용, 우량기업과 한계기업이 한 시장에 혼재되며 코스닥 전체가 저평가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거래소는 동전주 퇴출 요건 적용, 시가총액·매출액 등 상장 유지 기준 단계적 상향 등 부실기업 정리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시장 세그먼트 도입을 추진해 코스닥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이날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코스닥 30년 성과와 향후 로드맵 발표에서 시장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최 상무는 "코스닥 시장은 신시장으로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면서도 "완성형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고 했다.

최 상무는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시장 신뢰 저하와 시장 자체의 저평가를 지목했다. 최 상무는 "이른바 좀비 기업의 퇴출이 지연되면서 부실 기업이 시장에 장기간 잔존해 왔고 이 기업들이 불공정 거래에 악용되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며 "그 결과 코스닥은 믿고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인식과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닥 저평가 문제도 구조적 과제로 언급했다. 최 상무는 "부실 기업과 우량 기업이 한 시장 안에 혼재되어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고 일부 부실 기업에서 비롯된 저평가가 시장 전체의 평가로 확산돼 왔다"면서 "이는 결국 코스닥을 정당한 평가를 받기 어려운 시장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거래소는 상장폐지 제도 강화와 세그먼트 도입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실기업은 신속히 정리해 시장 신뢰를 높이고 우량기업은 코스닥 안에서 별도로 평가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시가총액 기준과 매출액 기준 등 상장 유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적용한다.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40억원 수준에서 올해 150억원으로 높아진 데 이어 이날부터 200억원 기준이 적용됐다. 오는 2027년에는 300억원까지 상향될 예정이다. 매출액 기준도 2027년 50억원,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여기에 실질심사 절차를 합리적으로 줄이고 불성실공시에 대한 누적 벌점 기준도 강화해 시장 내 기본 질서가 엄정하게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세그먼트 도입은 코스닥 내부에서 우량기업과 위험기업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거래소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기업을 모은 '코스닥 셀렉트' 성격의 우량 세그먼트를 신설, 기관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투자 기준을 제공하고 코스닥 우량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위험기업은 별도 관리군으로 분리해 투자자 피해를 줄이고 시장 전체 이미지 훼손을 막겠다는 취지다. 세그먼트는 고정된 체계가 아니라 정기 재평가를 통해 기업의 성과와 상태에 따라 이동이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최 상무는 "미국 나스닥 역시 과거 하위 시장이라는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2006년 시장 구조를 글로벌 셀렉트, 글로벌 마켓, 캐피털 마켓으로 개편한 이후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시장 체계를 구축했다"며 "코스닥도 세그먼트 체계를 도입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기업이 시장 안에서 명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기관투자자에게 활용 가능한 투자 기준을 제공하고 코스닥 우량기업의 브랜드 성장과 코스피 이전상장 유인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서도 시장 세분화·장기자본 유입 필요성 공감

토론 세션에서도 코스닥 체질개선을 위한 제도적 과제가 논의됐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과 시장 구조 개편 필요성을 짚었다. 강 실장은 "코스닥 시장이 1800개의 기업을 담고 있는 시장이라고 한다면 1800개 기업의 특성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고 그 특성에 맞는 시장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부실한 기업과 우량의 상위 기업들을 한 시장에 담아서 하나의 제도 안에서 규율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세그먼트로 나누어서 시장의 특성에 맞는, 기업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장 세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성훈 코스닥협회 그룹장은 코스닥 상장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장기 자본 유입과 중소기업 맞춤형 제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진 그룹장은 "코스닥 시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80%를 넘어가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이고 중소·중견기업이 거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중심 시장"이라며 "바이오나 제약 같은 경우 신약을 상용화하려면 10년 이상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자본이 계속 들어와 주는 것이 코스닥 시장에는 더 유리하고 기업들에게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닥시장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김지운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운용2본부장은 기관투자자 유입을 위해 기업의 투자 매력도와 지배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봤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 기업들이 이익 변동성은 크지만 성장산업으로서 매력도는 충분하다"면서 "경영진의 소액주주 보호에 대한 의식 개선이 정부의 정책만큼이나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을 이끌 성장 산업으로 제약·바이오를 포함한 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우주 산업을 꼽았다. 황 센터장은 "AI, 반도체, 로봇, 우주 그리고 헬스케어 쪽을 유망한 분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섹터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드웨어 밸류체인과 관련 인프라가 앞으로도 계속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황 센터장은 바이오헬스 분야 중 의료 플랫폼과 의료기기 기업의 장기 성장성에도 주목했다. 황 센터장은 "바이오 영역의 경우 단기적으로 금리 환경 때문에 주가 측면에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워낙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의료 플랫폼 기업이나 의료기기 기업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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