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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약가인하 일변도 정부정책, 소아 필수약 생산 포기 부추겨"

  • 이정환 기자
  • 2026-06-12 06:00:53
  • 은호선 교수 "특수성·단가 무시한 허가·약가 체계, 소아약 품절 원인"
  • 사후약방문식 대응 탈피한 사전 모니터링·현실적 약가 보상 촉구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소아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별도의 의약품 허가 기준을 마련하는 동시에 생산 단가(원가율)가 높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 보험약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임상현장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소아 필수약 생산 제약사를 선정할 때도 생산역량과 수급·유통 안정성을 기준으로 해 채산성·원료 수급 불안 등의 이유로 품절 사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품절 사태가 촉발된 이후에야 정부와 제약사가 허가·약가 대응에 나서는 현행 체계를 탈피해 '사전 모니터링-조기 경보-신속 대응-재발 방지 협의체 운영'으로 이어지는 전 국가 차원의 시스템을 만들고, 정부부처와 학회, 의료기관, 생산 제약사, 유통·공급사(도매상) 별 역할과 책임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정책 개선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11일 은호선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신생아과 교수(대한신생아학회 보험위원장)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피력했다.

은호선 교수는 소아 필수약 수급 위기 문제가 단일 원인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 국가적,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국가 시스템 개선과 합리적인 허가·약가 정책 쇄신이 동반돼야 소아 필수약 품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은 교수는 신생아와 소아 치료 필수약인 코르티솔 하이드로코르티손 주사제의 위탁생산 제약사 삼성제약 문제로 생산이 멈춘 사례를 들어 소아 필수약 수급 불안 사태를 조명했다.

은 교수는 "현재 남은 재고로 유통 관리 등을 통해 소진시기를 늦추고 있다"며 "신생아학회에서 의사협회, 청소년과학회, 병원약사회 등과 공조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 의약품관리지원팀 협조로 위탁생산업체 삼성제약 조기생산과 공급업체 한올바이오파마 유통·관리, 재고약 공급우선순위 권고, 국내 재고 소진 시 해외 의약품 도입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소아 필수약 특징에 대해 은 교수는 사용 건수 대비 체중 기반 소량 투여로 전체 사용량이 적고, 신약보다 오랜기간 쓰인 약이 많으며, 소량 단위로 생산할 수 밖에 없어 생산단가가 높다고 소개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소야 필수약에 대해 타 선진국 대비 낮은 급여수가를 책정한데다 최근 단행한 약가인하 정책, 소극적 수가인상 등으로 소아 필수약 생산 중단과 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게 은 교수 견해다.

그는 각 단계별 문제도 제시했다. 허가의 경우 이익이 보장되지 않아 신규 제약사가 제품을 허가받는 사례가 없는데다 기존 제약사가 생산·유통에 어려움을 겪어 생산 중단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생산 분야는 대부분 위탁 제약사가 생산하고 있는데다 낮은 수익율로 허가권을 보유한 제약사의 이익 보장이 필요해 대량생산 후 재고소진까지 유통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원자재 가격에 변동이 생기면 대응이 어렵고 생산이 지연되는 문제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유통의 경우 허가권 보유 제약사가 낮은 이익율, 독과점 체계 등으로 고급 안정화에 소극적이고 퇴장방지약 신청에도 부정적이며, 수가 역시 보건복지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구조적 취약성을 가진 소아필수약 수급 문제를 가중한다고 했다.

아울러 생산 제약사와 유통업체가 달라 수급 불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불명확하고 해결책 마련에도 장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정부 모니터링 시스템이 없어 품절이 발생한 뒤에 사후 대응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은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소아 필수약을 타깃으로 한 별도 허가 기준과 관리 체계를 마련한 뒤 정부가 지속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생산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해 소아 필수약 보험약가를 결정하고 소아 필수약 생산 제약사 선정 기준 신설과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필수라고 했다.

은 교수는 "성인과 구분되지 않는 허가 체계로는 소아 필수약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소아 필수약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 생산업체와 유통업체 선정 때도 역량을 확인하는 동시에 수급 불안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모니터링, 조기 경보, 신속 대응, 재발 방지 협의체 논의 등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학회, 의료기관, 생산업체, 공급업체 등 역할과 책임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소아 필수 의약품은 체중 기반 소량 투여가 많아 전체 사용량이 적고, 장기간 사용된 약품 비중이 높으며 소량 단위로 생산돼 생산 단가가 높다"면서 "최근 약가인하 정책과 수가 인상에 소극적인 정부 정책은 의약품의 생산 중단 또는 포기로 이어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급 위기는 앞으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통계의 문제가 아닌 가장 취약한 환자인 신생아, 소아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지금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관련된 이들의 전격적인 노력과 결단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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