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약제비, 국회가 지불할 것인가
- 박동준
- 2008-09-01 06: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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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서부지법은 현재 법률로는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의 과잉처방에 따른 약제비를 환수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의료기관이 약제비 수익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의료기관에 부담케 해서는 안된다는 지난 2006년 대법원의 판결에 이어 민법으로도 과잉처방 약제비의 환수가 불가능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자칫하면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의 법적 근거가 사라지면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라는 국가적 손실은 계속되지만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16, 17대 국회에 이어 18대 국회에서 발의된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 관련 건강보험법 개정안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미 의약분업 직후에 법 개정을 통해 해결됐어야 할 문제가 10년 가까운 시간을 끌어오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라는 문제보다는 법안 발의 단골손님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할 국회가 의약계의 눈치를 보면서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 근거 마련을 또 다시 지연시킬 경우 이후 발생할 수밖에 없는 소모적 논쟁의 책임은 고스란히 국회가 져야 할 것이다.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의 주체를 누구로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국회가 환수 주체가 되는 직역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보험료를 한 푼이라도 걱정하는 국회라면 그 정도의 비난은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를 위한 법 개정에는 강력하게 반대하면서도 국정감사에서는 환수를 위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정부를 질타했던 16대 국회의 일부 의원들이 보여준 아이러니한 모습을 또 다시 연출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의약분업 이후 처방과 조제가 분리되면서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의 주체를 누구로 하느냐는 쉽게 결론을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를 논의하고 합리적 대안을 마련토록 하기 위해 입법의 권한을 국회에 부여했다.
만약 국회가 이번에도 논란의 종지부를 찍지 못한 채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의 근거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면 앞으로 환수돼야 할 약제비는 국회가 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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