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약제비 총액제...소망의 신약 꽃망울 뭉개면 안돼"올 것은 기어이 오는가. 정부 당국이 최근 '약품비 총액관리(이하 '총액제')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제약업계가 심히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말경 업계를 대표하는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품비 목표관리제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하 '의약산업')의 육성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라고 단정했다(D팜 Lee기자 2017.04.28.). 물론 현재도 경제성평가 면제특례 약제에 한해 총액관리제가 시행되고는 있지만, 이를 곧 일반 신약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 정해진데다, 내친김에 한 발짝씩 더 내딛다보면 국내 의약품시장의 90% 이상(2015 완제의약품유통정보통계집, 심평원)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이하 '건보') 약품 전체가 총액제의 캡(cap)속에 완전히 갇히는 것은 시간문제라 생각될 것인데 왜 안 그렇겠는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진료비 총액제'의 칼을 빼어든 것은 자그마치 20년 전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주요국 진료비 총액관리제도 고찰 및 시사점', 정현진외 4인, 건보정책연구원, 2011.12.). 그때부터 대부분 건보연 및 보사연 소속 연구원 분들에 의해,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빈번하게 최근까지 이루어져 왔다. 이와 같은 공단의 총액제 도입을 위한 '군불 때기'는 금년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월24일 공단은 약제비 정책에 명망 높고 내공 깊은 외부 전문가들(김진현 및 이의경 교수 외 5인) 컨소시엄(consortium)과, '약제비 총액관리제 도입방안'을 놓고 4개월 단기간의 7천만 원짜리 외주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D팜 Choi기자 2017.03.24.). 7인 연구자 분들의 면면을 볼 때 '약제비 총액제 연구'에 관한 '결정판'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공단은 왜 이렇게 오랜 기간, 끈질기게 '총액제'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버리지 않고 있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 건보재정이 거덜이라도 난다면 그 덩치와 국민적 중요성 등으로 비춰 봐, 국가가 관리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고 자칫 잘 못하다간 파산상태로까지 이어질 텐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건보재정 지출관리의 수단과 방법 중, '총액제'보다 더 직접적이고 더 효과가 큰 것은 아직까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연유로, 공단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회 있을 적마다 총액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들고 나왔지만, 그때마다 보건복지 당국은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균형 잡힌 브레이크(brake)를 걸어왔고, 포괄수가제(DRG, diagnosis-related group)와 경제성 면특 약제에 대한 '총액제' 이상의 선(線)을 결코 넘지 않았다. 그런데 근자 당국이 달라졌다. 잔뜩 겁먹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2016년5월1일부터 C형 간염치료제인 '하보니'가 1정에 35만7120원, '소발디'가 27만656원에 보험약제로 등재되면서부터다. 이들은 초고액(超高額)의 건보재정 지출이 요구되는 초고가(超高價)의 신약제들이다. 당국은 어쩔 수 없이 환자 및 국민의 건강과 경제적 부담의 경감을 위해, 불가피하게 이들 비싼 약제를 건강보험에 적용시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이상 우물쭈물하다가는 이제 머지않아 신약으로 인해 건보재정이 파탄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져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당국이 갑자기 돌변해 통상적인 '약제비'라는 용어 대신 굳이 '약품비'라고 바꿔 '약품비 목표관리제(총액제)'를 들고 나올 까닭이 없지 않은가. '약품비'로 용어를 변경한 이유 또한 궁금하다. 혹시, '약제비'라고 하면 '진료비'가 바로 연상되고 이렇게 되면 의사회 및 약사회 등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니까 '약품비'라고 바꿔줌으로써, 그들과는 관계가 적은 제약산업 관련 제도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명시하고 싶은 때문은 아닐까? 아무튼 다 좋은데, 문제는 건보재정 안정책과 의약산업 육성책은 상호 길항(拮抗)관계로 꼬여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당국의 완벽한 일방적 게임(perfect game)이었다. 당국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 '건보재정 안정을 위함'을 앞세워, 하고 싶은 대로 모두 할 수 있었다. 실거래가 상환제도, 포지티브제도, 포괄수가제도,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시장형실거래가제) 및 약가일괄인하제도 등이 그 산물이다. 유일하게 참조가격제만, '많이 가진 자'와 '적게 가진 자'간의 국민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이유로 유보됐을 뿐이다. 이처럼 그동안 건보재정 안정 카드 중, 써질 것은 거의 다 써졌다. 마지막 한 장인 '총액제'만 남겨졌다. 여기서 '마지막'이라 함은 그것보다 더 이상의 좋은 방법은 세계적으로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나머지는 종전 제도의 범주에 들어가거나 개선시키는 기타 등등에 속하는 잔챙이들뿐이다. 이와 같은 '총액제'는 국내 의약산업 발전과 선진화에 치명상을 입힐 것이 분명하다. 자유 시장경제 속에서 능력껏 뜻을 펴야할 의약산업을,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도록 건보재정 지출예산의 약품비 범위 안의 캡(cap)속에 꽁꽁 묶고 가두어 관리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부가가치 창조 능력으로 봐, 미래의 국민 먹거리산업이 확신되는 대망의 의약산업이, 비좁아 빠진 닭장 또는 오리장 속의 닭과 오리 같은 신세가 되어 당국에 의해 건강보험용 산업쯤으로 사육(飼育)되어서야 무슨 발전과 선진화가 기대되겠는가. 총액제는, 이제까지 있어왔던 개별약품에 대한 미시적(微視的) 가격 규제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최후 최강의 거시적(巨視的) 통제 수단이다. 따라서 총액제가 일반화된다면 국내 의약산업은, 잘하면 현상유지는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산업 선진화의 모태가 될 신약개발 사업은 그 싹이 완전히 말라버릴 것이 틀림없다. 돈줄(수익)의 원천인 매출액과 가격이 건보재정 예산범위 속에서 극심하게 통제될 텐데, 무슨 수로 어떻게 신약개발용 자본 축적이 가능하겠는가. 지금 국내 의약산업계는, 1950년대의 폐허된 황무지를 딛고 최근엔 한미약품을 기폭제 삼아 각사마다 자체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어렵사리 신약 꽃망울들을 싹틔우고 있다. 가상(嘉尙)하지 않은가. 그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 제약사들은 이미 27개의 신약개발 경험을 보유하게 됐고 신약 파이프라인(pipeline)도 1,000여개나 구축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강국으로 가는 초기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D팜 Lee기자 2017.04.28.). 어린이들을 잘 보살피고 훌륭히 키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어른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처럼, 신약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국내 의약산업도 선진국처럼 국민 먹거리 산업으로까지 가능한 빠르게 육성되도록 당국의 강도 높은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당국이 도움을 주기는커녕 의약산업 발전의 최대 장애물인 총액제를 공개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잔혹하지 않은가. 이는, 겨우 싹트기 시작한 신약 망울들을 짓뭉개는 일이다. 그렇다고, 건보재정 안정의 막중함이나 당국의 정책적 선택에 대한 번민을, 모르거나 이해 못하는바 아니다. 그러나 국내 의약산업의 신약을 통한 선진화 도약(跳躍)과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때문에 보건복지 당국은 총액제 확대시행에 신중 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건보재정 상태를 살펴보면, 그 누적흑자가 2016.8.31.기준으로 무려 20조2천억 원 가까이나 된다(연합-서울, S기자, 2016.09.11.). 2011년부터 견실한 흑자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매우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최소 5~10년 이내에는 건보재정 위기가 닥칠 염려는 없다고 본다. 때문에, 당국이 굳이 신약 육성을 통한 의약산업 선진화 기회를 포기하면서까지 총액제를 확대 시행해야 할 이유가 없다. 만약, '제2의 하보니' 사건이 또 터진다면 그 때가서 개별적으로 슬기롭게 대응하면 될 일이다. 따라서 총액제를 일반 신약으로까지 확대하는 지금의 방침은 시기적으로 필히 유보돼야 한다. 얼마간의 돈을 지원해 주는 것이 의약산업 육성책의 다가 아니다. 신약개발 육성에 장애가 되는 기존 제도를 개선해주거나 제거해 주고, 신약개발을 촉진시키는 제도를 새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 당국이 우선적으로 취할 일이다. 당국의 현명한 선택적 결정을 기대한다.2017-06-05 06:14:56데일리팜 -
[기자의 눈] 소모적인 수가협상 이젠 끝내야내년도 요양기관 환산지수(수가) 협상이 2년 연속 전 유형 타결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유형별 협상전환 꼭 10년을 맞은 올해 수가협상은 최악의 협상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보험자와 의료공급자는 협상시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3시부터 막판 기싸움을 시작했다. 이 열전은 날을 바꿔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무려 14시간이나 지속됐다. 협상은 각자 자기의 '패'를 들고 주고 받기하는 게 원칙이다. 일방적인 승자도, 일방적인 패자도 없다. 다만 누구에게 더 이익이 돌아가느냐, 아니면 함께 상생하느냐로 결론난다. 하지만 어찌된게 유형별 협상 10년은 '벤딩(추가소요재정)'이라는 패를 쥔 보험자가 판을 가지고 노는 형국이다. 공급자단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열전 가운데서 '벤딩'을 조금 높이는 수준이다. 공급자단체는 올해도 재정운영소위원회가 최종 확정해 줄 '벤딩' 폭도 모른채 막판 협상에 임했다. 그러면서 의원, 약국, 한방 등은 순위 싸움에 매몰됐다. 수가자율계약제도가 시행된 지 17년이 지나도록 제대로된 원칙이나 매뉴얼도 마련해 놓지 않고 관성적으로 '수' 싸움에만 힘을 쏟았다. 협상시한인 자정도 매년 넘겼다. 지난해에는 새벽 3시 무렵 협상을 마무리했고, 올해는 더 늦은 5시가 돼서야 끝마쳤다. 공급자단체 관계자들은 이런 협상구조에 신물이 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관행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보험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소모전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할까. 아니면 자율계약제도 자체를 바꿔야 할까. 유형별 협상은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와 지속적인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도입됐다. 수가협상은 보험자와 공급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가입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제도를 모색하는 중요한 윤활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단 한걸음도 나아진게 없다. 새 정부는 의료체계와 건강보험체계에 대한 대혁신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수가협상도 이런 소모전을 중단하고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을 때다. 자율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 타율적 접근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2017-06-02 06:14:50김정주 -
[전문가 칼럼] 백신주권, 그 도전과 응전우리나라에서 백신주권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플루백신의 국산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던 2008년이었다. 그 이듬 해, 신종플루가 전세계를 강타하던 시기에 우리 정부는 서둘러 비축해 두었던 항바이러스제와 국내에서 처음 생산되는 백신으로 나름 이 위기상황을 선방한 국가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당시 이 정부의 결정과 실천의 성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지만 국내의 반응은 주체에 따라 엇갈리고 있었다. 정부와 학계는 신종플루에 대한 위기상황의 대처를 성공적으로 평가한 반면 국회는 백신주권의 실패로 깎아내리며 평가절하를 했다. 하지만 결론은 같았다. 백신주권의 확보였다. 신종플루의 마무리 시점이었을 것이다. 업계에서 처음 사용되었던 백신주권이라는 용어를 이번에는 정부가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식약청직제개정안을 내고 백신허가심사와 국검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대통령업무보고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2010년을 바이오주권 확립의 해로 정했다. 동시에 복지부는 2010년 주요업무 및 추진방향 보고에서 백신주권 확보와 신종전염병위기대응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는 내용을 발표했다. 백신주권이란 유사시에 자국민의 안위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을 자국의 영토내에서 적기에 필요한 양을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계산하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정부는 백신주권을 목표로 하던 2009년말기준인 백신국내자급률 25%를 2020년까지 70%선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가지고 업체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쯤되면 세계적으로도 남부러울 것없는 수준의 국내자급률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백신의 수요와 공급에 차질이 생겨 이슈가 된 것은 최근의 기억으로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2000년에서 2001년사이 56,000명이 넘는 홍역환자가 발생했다. 이 때 인도산MR(홍역+풍진예방백신)백신이 긴급으로 수입되었다.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당시 호사가들은 인도회사에서 `아니 한국이 홍역백신이 없어서 우리 같은 인도에서 수입을 하느냐`고 의아해 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미국의 9.11테러의 여파로 바이오테러의 위험가능성에 대비하여 스위스 회사에서 두창백신이 수입되기도 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한국에 플루백신 생산시설이 들어서기 전까지 거의 십년간 한 해도 예외없이 연초만 되면 돌던 업계의 루머가 있었다. 루머의 얼개는 늘 이러했다. 1. 독감균주 세 가지중 한 종류가 잘 자라지를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게 들어가는 한국시장의 물량을 축소시킬 수 밖에 없다. 2. 그러면 국내 회사들은 물량확보를 목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고 당연히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3. 그런데 막상 시즌때가 되면 수입물량은 늘 전년도보다 늘어나 있었고 모든 국내업체들은 넘쳐나는 재고를 폐기하게 되는 악순환이 그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십년이 흐르다보니 수입가격의 상승폭은 상식적인 선을 훨씬 뛰어넘게 된 것이다. 이 플루백신 가격상승과 공급의 문제는 국내 생산시설들이 갖춰지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결되었다. 플루, B형간염백신처럼 국내생산으로 이러한 이슈가 없는 백신을 제외하면 아직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대부분의 백신(NIP백신을 포함하여)에서 공급불안의 이슈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얼마전에 발생한 일본에서 GMP이슈로 한국으로 수입이 문제가 되었던 일본뇌염백신에다, 최근 영유아 NIP의 기본백신인 DTP-IPV 등 품절사태로 공급이 중단된 콤보백신에 이르기까지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라면 외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백신에서 공급이나 품절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지난 약 십년동안 노력한 결과 백신주권에 대해 국내의 백신업계는 가시적인 성과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며 이제는 자신감에 근거한 조심스런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도전적 반응으로 국내개발 백신의 현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국내외에서 자신의 성역에 영향을 받을 것이 예상되는 수입사들의 경계와 우려 역시 예상을 초월하고 있다. 반응의 형태는 국내사와 개발 파트너링에서 백신주권이 북한의 자력갱생을 연상시킨다는 비아냥 또는 특허소송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백신주권의 분위기가 정부가 목표로 한 2020년까지는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절박했던 시기에 나온 백신주권의 선언이 고요함에 사라져 버리는 폭풍우속에서 맹세가 아니었기를 바란다.2017-05-29 06:14:54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약국은 보건의료의 외딴 섬"문전에서 단골약국, 그리고 지역으로 돌아가라." 이는 일본 후생성이 2015년 10월 23일 발표한 환자를 위한 약국 비전이다. 초고령화 사회의 위기감에 일본 정부가 약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의사 눈치 볼 것도 없었다. 폭발적인 노인환자 증가에 따른 재정을 절감을 위해서는 단골약국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정부는 비전 선포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비전 선포 이후 2016년 단골약국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단골약사 복약지도료는 건당 700엔(7000원)이다. 2017년 5월 28일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자. 서초동 대한약사회관에서 약국약료의 비전과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보건복지부가 약국을 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5개 국가 사업중 약국의 역할은 없었다. 현재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 사업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보건소 모바일헬스 케어 시범사업 등 5개 국가 사업이 시행 중이지만 약사 참여는 전무한 실정이다. 약사 참여는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 사업에서 등록환자에 대한 비용감면이 전부다. 모두 의원 중심의 사업이라는 이야기다. 정부의 전형적인 의사눈치보기다. 2016년 기준 약국에서 사용되는 약품비는 10.7조원, 조제료는 3.6조원이다. 총 14.3조원의 재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약국 관련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화상투약기 도입, 상비약 품목 확대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균관대 이의경 교수는 "약국은 보건의료의 독립된 섬"이라며 "약국관련 정책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현재 지역약국들은 국민과 함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시의 세이프약국, 경기도약사회의 공공심야약국, 약준모의 공공심야약국 운영비 지원 등이 그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초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지금, 정부도 약국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일본처럼 단골약국제를 통한 수가보전이 힘들다면 미래약국에 대한 비전과 장기적인 청사진이라도 제시해야 할 시기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약국은 정부의 청사진을 기다리고 있다.2017-05-29 06:14:51강신국 -
[기자의 눈] "면허대여가 이래서 무서운겁니다"최근 몇 년 사이 사무장병원, 면대약국 척결을 위한 정부 차원 감시가 강화되면서 적발 사례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면대약국에 대한 인식과 적발 필요성에 대한 생각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면허대여 병원, 약국 적발 건을 들여다보면 그에 따른 처벌에 관심이 가기 마련인데, 사무장병원이나 면대약국이나 법은 고용한 사무장, 업주보다는 무자격자에 고용된 전문가인 의·약사에 몇배는 더 가혹해 보인다. 최근 20대 후반의 한 젊은 약사가 국가를 상대로 선처를 호소했다. 쉽지 않았겠지만 그는 공개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을 면허대여로 적발된 약사라며 “지금의 상태로는 삶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고도 했다. 약대를 갓 졸업한 후 업주에 감언이설에 넘어가 잘못된 선택했다는 약사. 그는 1년 반동안의 면허 대여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면대가 적발되면서 60억에 달하는 환수 처분 조치를 당한 약사는 평생을 갚아도 못갚을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패배자란 인식과 더불어 파산신청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막막하다고 했다. 물론 본인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가혹한 처벌은 자신이 현실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했다. 더불어 자신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면대 업주의 처벌과 상황에 대해선 형평성이 떨어진다고도 호소했다. 이 젊은 약사의 사연을 본 약사사회 반응은 엇갈려 보인다. 물론 사회 악인 면허대여를 저지른 만큼 그에 따른 처분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지만, 그에 따라 약사에 내려진 처분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면허대여를 주도한 업주에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지는 반면 의약사에는 평생을 안고가야 할 처분이 내려지는 데 대해선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는데는 뜻을 같이하는 듯 하다. 실제 면허대여가 적발될 경우 건강보험공단은 의약사에는 행정제재 수단인 환수처분이 내려지고, 사무장이나 면대 업주에는 민법상 손해배상이 청구된다. 의약사는 건강보험법을 근거로 부당이득을 전액 환수할 수 있지만, 사무장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경우 대부분의 면대업주는 재산을 미리 은닉한 상태에서 적발되는 경우가 많아 공단이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대부분 완납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의약사는 상황이 다르다. 기존 재산의 환수는 물론 면허정지 처분기간 이후 취업을 해도 월급의 절반 이상을 매달 차압당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파산신청도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문가에 가혹한 측면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고용 의사나 약사에 실제 부당 소득 이외 의약품 구입 비용까지 포함된 막대한 급여비용을 전액 환수조치하는 건 가혹한 측면이 있다는 것. 이 부분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도 제도적 보완 마련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모든 전문가들은 단서를 제시한다. 면허대여는 생각도, 시도도 하지말아야 할 불법 행위라는 점. 흔히 면대를 한 약사를 두고 공부만 하느라 세상물정을 몰라 불법의 늪에 빠졌다고도 저지른 사람이나,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말하곤 하지만 적발되면 그런 인식은 모두 불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의사, 또는 약사로서의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면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법은 무자격자에게 고용된 의약사에게 결코 관대하거나 인정을 베풀지 않는다는 점을.2017-05-29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무늬만 면제? 기약없는 3세대 항암제"폐암 표적치료제 올리타와 타그리소의 급여등재를 신청합니다." 지난 2월 환자단체연합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게시글의 제목이다. 수년 전 폐암 4기로 진단받았다는 글쓴이의 어머니는 현재 한미약품의 '올리타(올무티닙)'를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약값에 대한 부담 탓에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좌절하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안타깝고 두렵다는 사연이 담겼다. 지난해 임상연구 도중 사망자 발생 이슈로 올리타 급여평가가 지연됐고, 같은 3세대 TKI(티로신키나제억제제) 계열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역시 경제성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급여등재 시기가 요원해진 탓이다. 지난해 5월 나란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허가를 받으며 폐암 환자들에게 생존연장의 희망을 선사했던 두 약은 1년 새 급여 기약이 없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행히 올리타는 지난 4월 고의적으로 임상시험의 부작용을 은폐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식약처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다시금 3상 임상시험에 시동을 거는 단계다. 하지만 3상임상 결과가 나오고 급여 관문을 두드리기까지는 여정이 멀다. 본래 지난달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상정이 예상됐던 '타그리소'는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제성평가 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원칙적으론 올리타와 타그리소 2종 모두 경제성평가가 면제되는 특례대상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지난해 1차 급여평가 당시 환자군 규모나 재정지출이 큰 만큼 경제성평가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4월 '타그리소'의 약평위 상정과 9월 급여 등재를 기대했던 폐암 환자들은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내성 발현으로 당장 3세대 표적항암제가 투여되는 환자들에게 항암제지원펀드(CDF)를 우선 적용하고, AURA 3상 임상연구의 전체 생존율(OS) 데이터가 확보된 다음 경제성평가를 진행하겠다는 기조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가 NICE의 결정을 참고한다면 내년 중순을 넘기게 될 공산이 크다. 운좋게 경평소위를 통과한 뒤 6월 약평위 상정되더라도 급여등재는 빨라야 9월경. 하지만 경평자료를 제출한 아스트라제네카조차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OS 분석값이 확보되지 않은 단계에서 경평만을 위해 만들어진 자료이기에 미성숙한 부분이 많다는 것.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레사(게피티닙)'나 '타세바(엘로티닙)' 같은 1세대 표적항암제 치료 후 내성이 생겨 3세대 표적항암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수가 1000명에 이른다. 적게는 600명, 많게는 1200명까지로 예상된다. 최근 급여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리타와 타그리소 3상임상을 통해 시험약을 공급받는 환자들은 그나마 다행인데, 연구 참여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이들에겐 효과가 자명한 신약이 나왔음에도 쓰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무전유죄(無錢有罪)'가 아니라 '무전유병(無錢有病)'이란 말을 실감케 하는 현실이다. 기자와 만난 폐암 전문의는 "요즘 폐암 환자들은 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 대학병원 교수들만큼이나 임상정보를 꿰고 있다"며 "임상연구가 진행되는 병원을 찾아다닐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단순하지만 생존을 향한 환자들의 절규가 느껴지는 말이었다. 환자들을 위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현재 대안이 없는 3세대 TKI 두 약 모두 급여 등재되는 것이다. 올리타와 타그리소의 급여등재로 절망에 빠진 폐암 환자들의 상황을 타개해달라는 호소문을 향해 하루빨리 긍정적인 응답이 도착하길 기대해본다.2017-05-25 05:34:50안경진 -
[데스크시선] 스위스, 그리고 한국의 건강주권미국은 헬스케어 산업 최고의 강대국 답게 글로벌 50대 기업(2015년 기준)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화이자, MSD, 존슨앤존슨, 길리어드, 애보트 등이 내노라 하는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다. 일본은 미국의 뒤를 잇고 있다. 다케다 다이이지산쿄, 아스텔라스 등 무려 9개 일본기업이 세계 50대 제약기업에 포함돼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바이엘 등 독일이 3개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영국(GSK, 아스트라제네카), 프랑스(사노피, 세르비에), 덴마크(노보노디스크, 룬드백) 아일랜드 (샤이어)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글로벌 50대 기업을 2개씩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이들 국가를 제약강국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이들 중에서 눈여겨볼 나라가 있다. 인구 800만명의 작은나라 스위스다. 제약계 종사자라면 스위스가 제약강국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 스위스는 대표적 제약기업 노바티스 로슈를 포함해 무려 5개 기업이 글로벌 50대 기업에 포진해 있다. 노바티스와 로슈의 연 매출액은 100조원에 달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매출 규모다. 반면 제약·바이오산업에 실패한 필리핀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세계 각국의 평균치보다 15배 비싼 가격으로 구입(2010년 기준)하고 있다.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다국적제약기업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도 제약주권을 말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위기상황에서 다국적기업들에 치료용 백신을 요청한 경험은 바로 건강(제약)주권과 직결된 문제다. 미국, 일본,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제약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확고한 건강주권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 국가는 혁신신약 개발해 성공해 이를 상용화 시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개발을 기반으로 2014년~2015년 연속 매출액 세계 1위 제약기업에 오른 노바티스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개발로 단숨에 2015년 기준 매출액 세계 7위에 오르고 순이익 세계 1위를 기록한 길리어드 등은 혁신신약 개발로 성공신화를 써내려간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즉, 신약개발 성공은 한 나라의 건강주권 확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신약개발은 곧 국가의 신기술 응용능력을 반증하는 바로미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약개발은 10년 이상 1조원 정도를 투자해도 성공확률이 1/5000에 불과한 프로젝트다. 만일 성공하면 최대 20년 동안 전세계 독점판매권이 부여되는 고수익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퍼스트인클래스’든 ‘베스트인클래스’든 특정 제약기업 혼자서 끌고 나가기 힘든 프로젝트다. 정부와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이끌어야할 과제가 신약개발인 셈이다. 해서 성공적인 신약개발과 정착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책과 신약 약가정책 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제약기업 및 연구자들의 뛰어난 추격능력과 상용화 개발 능력을 선진국 핵심기술과 접목시킬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또 국내 신약개발 선도기업들이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거대시장에 진출해 전주기 신약개발을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기초과학 및 기술투자 자금 규모가 일본대비 1/5~1/30 수준으로 절대량이 부족한점도 개선돼야 한다. 미국이 10000개의 씨앗을 뿌려 10개를 성공시켜 산업을 지속시킨다면 한국은 500개의 씨앗을 뿌리므로 성공확률이 낮을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금의 절대량을 늘리거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진출을 꾀하는 국내개발신약이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자 신약 수입국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수출국의 사용실적과 보험약가라는 점에서 약가정책 개선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세계에서 네번째로 개발된 국내개발 백혈병 치료제 신약 슈펙트가 글리벡 개발 이후 10여년 만인 2012년 시판허가를 받았고 치료 효과에서 글리벡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가는 글리벡의 47% 수준이라는 점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슈펙트는 출시 5년째인 2016년 1000억원의 국내시장에서 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와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는 국내 판매실적과 글로벌 진출 성과 면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국내개발신약이다. 아시아와 남미시장을 넘어 유럽, 일본, 미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이들 신약이 직면한 문제점은 역시 낮은 국내 보험약가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나브의 터키진출 실패였다. 따라서 이젠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자들이 건강주권 확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때다. 건강주권을 잃으면 국가주권을 잃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5월 30일 한국제약바이오산업협회 4층 강당에서 진행되는 데일리팜 26차 제약산업 포럼에서는 정부와 기업, 투자업계의 전문가들을 불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제언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강주권 확보를 위한 효율적인 실행 방안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진다.2017-05-22 06:14:50가인호 -
[기자의 눈] 약사가 센트룸 베스트 파트너라면일반약 센트룸의 건기식 전환 결정으로 유통경로가 다양해진다. 지금껏 불법이던 센트룸 해외직구가 합법화되고, 일부러 약국을 찾지 않아도 대형마트에서 소비자 선택이 가능해진다. 대다수 개국약사들은 화이자의 센트룸 국내허가 취하와 건기식 전환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다. 약국 내 소비되는 센트룸의 미래에 대해 약사들은 미리 알 수 없었다. 소비자들의 지명구매도와 인지도가 높은 센트룸의 약국 외 판매가 확정되자 약사들 사이에선 "차라리 잘 됐다"는 견해와 "약국 조제·판매 품목이 줄어 아쉽다"는 목소리가 교차했다. 고가격 저마진 품목인데다 쪽지처방이 아닌 의사처방으로 어떨 수 없이 판매했던 측면이 강했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그럼에도 OTC인 센트룸을 취급하며 소비자 설명에 열심히던 약사들이다. 화이자는 약사들만 취급할 수 있는 전용 품목을 수입한다는 방침이다. "약사는 국민의 헬스케어 어드바이저이자 센트룸의 베스트 파트너"라고 했다. 유통경로가 다변화돼도 약국 내 판매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힘쓰겠다는 의지다. 약사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건기식 전환계획을 제때 밝히지 않고 이슈화되고 나서야 약사 챙기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약사는 "센트룸은 세계적으로 일반약보다 영양보충제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국내 허가변경 타당성엔 일정부분 동의한다. 다만 회사가 약사에게 적극적으로 전환 계획을 밝히고 약사를 배려한 제품정책을 펼쳤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한다. 경제적 논리와 건기식 시장 확대에 따른 허가변경은 이해가 되지만, 주요 판매자인 약사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견해다. 약사는 국민의 건강 파트너다. 전문약과 일반약, 한약제제와 건기식 등 자칫 오남용 사례가 발생할 확률을 최소화하는데 힘쓰는 전문가 집단이다. 약사가 센트룸의 베스트 파트너라면, 소비자에게 더 올바른 정보를 줄 수 있도록 신속하고 품격높은 회사차원의 파트너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2017-05-22 06:14:49이정환 -
[칼럼] 의약사 수가계약…계약다운 계약하자5월. 어김없이 수가계약의 철이 돌아왔다. 공단이사장과 공급자 단체장들과의 상견례, 재정운영위원회 전체 회의 위임에 따른 소위원회의 활동, 공단과 공급자 단체 협상단 간의 의미없는 수 차례의 협상 그리고 5월 31일 밤에 단기간 내 협상이나 결렬 그리고 비난과 방어, 건정심의 조정 등 뻔한 일정이 예상된다. 건강보험법에 의하여 수가(요양급여비용)계약이 제도화되어, 2006년 수가가 단일수가로 계약되었고, 2008년 수가가 종별로 계약된 이래 10여년 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2018년 수가계약의 전망도 뻔할 것 같다. 보험자는 2016년의 급여비가 11.4%나 증가하여 수가인상율을 상회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반하여 공급자는 현행 수가가 원가를 보상하지 못함은 물론 비급여의 급여화, 급여범위의 확대 그리고 가입자들의 이용 증가을 수가인상 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양측의 이러한 방식의 주장은 지금까지 지속되어 왔고, 수가의 협상과 계약이 현재와 같이 진행된다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건강보험이 도입된 이래 공급자는 항상 배고프고, 보험자는 이유 없이 늘어나는 재정이 부담스럽고, 가입자인 국민들은 보험료 부담은 증가하는 데 보장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가입자의 부담과 재정은 늘어나는 데 당사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수가를 정부의 고시로 일방적으로 정하던 것을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전환한 것은 보험자와 공급자라는 상대방 간에 권리와 의무를 기반으로 한 쌍무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다. 즉, 수가계약은 당사자인 보험자와 공급자 간에 주는 것(의무)과 받는 것(권리)의 내용과 조건을 상호 협상하여 정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현재까지의 수가 협상과 계약은 이러한 원칙이 고려된 것일까? 계약을 도입한 초기에는 계약이라는 제도를 활용하는 분위기 조성과 방법의 구체화가 주요 관심사이었다. 계약의 내용과 조건보다는 계약의 성사 여부가 우선이었다. 계약의 초기에는 공단이라는 단일 보험자와 6개 의약단체장 간 '一 對 多'의 관계에서 단일 환산지수를 협상하였다. 협상과정에서 단일수가의 형평성에 대한 일부 공급자 단체의 반발로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였다. 형평성 문제 해결방안으로 종별수가계약이 제안되어 2008년 수가부터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가 협상과 계약은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약의 기본을 망각한 계약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급자는 수가가 원가 미달이라는 것을 전제로 근거가 불확실한 높은 인상을 요구하면서 수가 인상에 대한 대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권리인 받을 것만을 주장하면서 의무인 줄 것은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보험자는 권리인 받을 것을 정하거나 요구하지 않고 의무인 줄 것만을 통제하여 왔다. 공급자는 줄 것인 의무를 보험자는 받을 것인 권리를 망각한 상태에서 돈줄을 쥐고 있는 보험자의 상황에 맞지 않는 경우는 협상이 결렬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었다. 공급자와 보험자의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는 공급자가 가입자에게 요양급여를 제공(의무)하는 대가로 보상을 요구(권리)하는 것이고, 보험자는 요양급여에 대한 대가(권리)로 보상을 제공(의무)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가 계약 시에는 이러한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가 아니라 수가의 조정에 따른 구체적인 내용과 조건이 제시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수가가 협상·계약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공급자가 주장하는 원가 보상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상대원가는 공급자 단체가 스스로 상대가치점수에서 해결하고, 절대원가는 현실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수용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가는 분위기 조성용으로 활용하고 실질적으로는 수가 인상에 대한 대가로 제공할 수 있는 실체를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보험자 또한 재정을 보호하려는 입장 보다는 수가를 인상하는 대신 가입자의 보장성이나 건강보험 제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항을 공급자에게 요구하여야 할 것이다. 공급자가 제시하거나 보험자가 요구할 사항은 요양급여의 내용과 범위, 절차와 방법은 물론 요양급여 이용의 편의성과 질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종종 제시되었던 수가협상의 부대조건이라는 형태를 활용할 수도 있다. 보다 광범위하게는 요양급여를 위한 공급체계와 지불체계의 모든 사항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과 조건은 공급자를 일방적으로 통제하거나, 보험자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닌 양자가 win-win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018년 수가계약을 기간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계약다운 계약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수가계약이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2017-05-17 06:14:52데일리팜 -
[칼럼] 제약바이오업계서 '사냥꾼과 농부'의 모델4월11일 KPAC(Korea Pharma Association Conference)행사에서 산학협력에 대한 다국적제약사 임원들과 국내 연구진들간의 발표와 패널 토론이 있었다. 그 중에서 한 다국적 제약회사는 한국 제약사와 큰 규모의 제휴를 체결했는데, 산학협력과 관련해 매우 재미있는 비유를 제시했다. 바로 ‘사냥꾼과 농부’ 모델이다. 과거 다국적 제약사들은 사업개발 전문인력들을 통해 주요 지역들의 개발단계 물질들을 탐지·포착(scouting)하고 적절한 조건에 계약을 체결(transaction)한 후에 내부개발팀을 통해 개발(development)하는 방식으로 일을 했다. 기회 포착의 기능을 하는 스카우트들은 내부 기준에 맞지 않는 기회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모델로 일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개발단계의 계약은 여전히 그러하다. 하지만 점점 개발 단계, 특히 후기 개발 단계 자산에 대한 사업개발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거래비용이 증가하면서 전임상 단계 혹은 개발후보물질 전 단계의 기회들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있다. 이 경우 아직 본격적 개발을 위해 탐색할 일들이 많으므로 계약 후의 제휴 관리(alliance management)의 기능이 매우 중요해진다. 여기에 더해서, 최근에는 대학들과의 협력이 증가하면서 ‘농부’가 되기로 작정하고 있다. 아직 가시적인 기회가 없더라도 잠재력을 보고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때로는 지도를 해주기도 하고 혹은 내부 자원을 조건없이 공유하기도 한다. ‘사냥꾼’이 ‘농부’가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관계성의 강화와 생태계의 일원으로 참여 및 기여하는 것이다. 몇몇 다국적 제약사들이 초기단계의 바이오텍들과 접촉점 강화를 통하여 기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인큐베이터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존슨앤존슨이다. 과거 존슨앤존슨은 초기 연구는 거의 하지 않고 후기 개발단계에서 실시권을 사는 모델(사냥꾼 모델)을 주로 하는 대표적인 회사였는데 2012년부터 JLABS라는 인큐베이터를 샌디에고에 시작했고 그 후 보스톤,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휴스턴 등에도 JLABS를 통한 인큐베이터 사업을 늘리고 있다. 1인용 책상, 1인용 실험대같은 소규모부터 조금 큰 규모까지의 회사들을 수용하면서, 자문을 해주고, 때로는 자금조달도 도와주고 필요하면 자사의 전문가를 연결해주어서 기술적 협력을 하게 한다. 자사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는 조건도 없다. 2년이내에 졸업을 해야 하는데 현재는 약 130여개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입주할 때 자사와의 협력을 조건으로 강요하지도 않는다. 얼굴을 보다보면 당연히 좋은 협력기회가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입주시에 과학적인 검증은 꼼꼼하게 한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인큐베이션을 통해 ‘농부’로서의 역할을 하는 회사들도 있지만, 다수의 회사들은 조금 느슨한 방식으로 ‘농부’로 변신하려고 노력한다. 과학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곳(hot spot)에서 주기적으로 네트워킹 리셉션을 개최하여 그 지역의 과학계와의 연결을 시도한다. 당장 안건이 없더라도, 자신들이 얼마나 좋은 “마을의 구성원”인지를 알리고 안면을 튼다. 반가운 것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에서도 ‘마을의 구성원’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기 위한 활동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무진 뿐 아니라 경영진들의 방문이 잦아지고 있고 ‘계약날인’과 같은 이벤트가 없더라도 잠재적 협력자들과의 접촉을 늘려나가고 있다. 한편,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유사한 네트워킹 리셉션과 같은 행사를 시작하고 있는 회사들도 눈에 띈다. 이번 바이오코리아에서는 행사주최측이 아닌 기업에서 별도로 주최하는 리셉션도 열렸다. 아쉽게도 전통제약사들과는 조금 거리가 회사들이지만, 업계의 다양한 참여자들과의 격의없는 접촉을 통해 인재들을 파악하고 잠재적인 고객들을 미리 미리 알아두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마침내 한국제약바이오 생태계도 그 동안의 고립적 모습에서 벗어나 전세계 생태계에 연결되고 성숙하여 가고 있다는 좋은 징조들이다. 꽤나 긴 ‘보이지 않는 성장기’를 마치고 조금씩 가시적인 성장기로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우리 스스로보다 먼저 해외의 다국적제약사들이 한국 초기단계의 과학들을 알아보고 관심을 보이고, ‘마을의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오랫동안 마을에 살았던 터줏대감들에게 아쉬움이 있다. 이제 국내의 제약회사들도 ‘사냥꾼’ 모델에서 ‘농부’ 모델로 생태계 속에서 함께 성장해 나가려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2017-05-15 06:14:54데일리팜
오늘의 TOP 10
- 1스멕타 제제 소아 적응증 삭제 추진…"제품 회수 없어"
- 2복합제 기등재 약가인하 후속 논의...16% 일괄하락 기로
- 3항생주사제 약가우대 실효성 논란…깐깐한 요건에 수급난 우려
- 4제약바이오, PBR 1배 미만 90곳…주가하락에 저평가 속출
- 5"포타겔·스타빅, 만19세 미만 금기"…소청과·약국 혼란
- 6K-뷰티 열풍에 커지는 약국 화장품 시장…학회도 출범
- 7한미약품, 앱토즈 인수…백혈병 신약 '투스페티닙' 직접 개발
- 8"학업에 열정만 있다면"…호쿠리쿠대학 약학부 가보니
- 9꺼져가던 불씨 살린 '퍼제타' 보조요법, 암질심 다시 간다
- 10김윤 의원 "후반기 국회 최우선 과제는 응급실 뺑뺑이 종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