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신종코로나와 제약사의 안전불감증
- 김진구
- 2020-02-10 06: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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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들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성형외과 관련 컨퍼런스에 참여했고, 질병관리본부가 의사가 아니라고 확인했다는 점에서 ‘제약사 직원이 아닐까’ 정도의 추측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소문의 진위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제약사 영업사원이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이로 인한 ‘파급력’이다.
이미 적지 않은 제약사가 재택근무에 돌입했거나, 영업사원의 병원 방문을 자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자사 영업사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 동시에, 이들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다.
이런 조치를 취한 곳은 거의 대부분 글로벌제약사다. 국내사 중에는 삼일제약 정도만 재택근무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나머지 대다수 국내사는 ‘알아서 주의하라’는 정도의 조치만 취하고 있다. 병의원 방문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라는 식이다.
오히려 몇몇 국내사 경영진은 ‘위기는 곧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다른 제약사 영업사원의 병원 방문이 뜸해졌을 테니, 이 틈에 경쟁사 거래처를 공략하자는 것이다.
궤변이다. 또한 너무나 위험한 도박이다. 만약 제약사 영업사원 중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 파장은 해당 직원 하나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일반적으로 영업사원 한 명이 방문하는 거래처는 하루에 적게는 5곳 많게는 15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방문한 병의원과 약국의 의료진·환자·보호자 등을 감안하면 어림잡아 1000명은 직간접 접촉자가 될 것이란 계산이다. 이들 중 일부는 새로운 감염자가 돼 자신의 가정에서, 직장에서 가족과 동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것이다.
기업의 수익 면에서도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병의원은 문을 닫게 되고, 여기서 나오던 매출은 사라진다. 해당기업은 바이러스 확산을 조장했다는 비난도 받아야 한다.
재택근무 혹은 병의원 방문 자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유일하고도 확실한 해결방법은 아니다. 다만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온 사회가 힘을 쏟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역행은 사라져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 이번만큼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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