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의심 유발하는 식약처의 단독 심사능력
- 이탁순
- 2020-02-19 18: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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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암 발생 가능성으로 판매금지된 식욕억제제 '벨빅(로카세린)'만 해도 미국FDA에서 조치한 내용을 하루만에 그대로 답습했다. FDA가 지난 1월 벨빅의 발암 위험성을 전하고, 지난 13일 시장철수를 권고했을 때까지 식약처는 문제의 발단이 된 임상자료를 입수하지도, 검토하지도 못했다.
더구나 이번에 문제가 된 발암 위험성에 대해 유럽 EMA는 사전에 인지하고, 승인에 반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연 식약처가 올바른 심사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작년 한 해동안 시끄러웠던 국산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도 식약처의 심사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개발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윤리성 문제와 상관없이 식약처는 허가 심사과정에서 걸러낼 수 없었는지 의문이다.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약품 자료를 리뷰할 심사인력의 부족, 기업의 속임수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것도 '변명거리'가 아닌지 돌아볼 때다.
매번 어떻게 문제가 나타날 때까지 식약처는 모르고 있단 말인가? 인보사 역시 미국 임상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주성분이 바뀐 지도 모른 채 환자에게 쓰였을 개연성이 높다.
발암우려물질로 판매금지가 된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위궤양치료제 '라니티딘'도 해외에서 문제가 터진 뒤 식약처가 뒤늦게 나선 사례다. 국내 조치가 강력해서 식약처의 문제 인지 시점에 대해 비판은 덜받았지만, 왜 우리는 매번 늦게 알아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얻을 순 없었다.
작년 내부고발 문제로 징계를 받고, 계약까지 종료된 강윤희 전 식약처 임상심사위원은 작년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식약처는 단독 심사능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저 해외 선진기관의 결정만 따른다는 것이었다. 특히 퍼스트클래스(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전의) 신약의 경우 FDA나 EMA 승인 결정없이 식약처가 선제적으로 허가한 경우는 없다면서 식약처는 심사가 아니라 공부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위원의 지적이 현실성을 외면한 과도한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결과적으로 해외기관만 따르는 원인은 무엇인지, 고급인력 부족의 문제인지, 보고 절차나 심사 시스템의 문제는 아닌지 식약처가 스스로 검증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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