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법원은 재산권보다 건강권을 택했다
- 김민건
- 2020-08-05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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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판결은 지난 3월 보건복지가 내놓은 '약국 개설등록 업무지침'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 가운데 나와 의미가 있다. 복지부 업무지침은 판례 사례가 각 사건마다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데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약국 개설허가를 담당하는 각 보건소의 '누구는 되고, 안 되는 식'의 허가가 여전해 약사회와 약국가 불만이 적지 않다.
법원이 창원경상대와 천안단대 사건에서 의약분업 취지를 인정한 가운데 지난 6월 19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의미있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편법약국 개설금지법안이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이 지난 20대 국회에서 대표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앞서 두 법원이 판결한 것과 같이 의료기관은 물론 '의료기관과 인접한 개설자 등'이 소유한 시설과 구내에서도 약국 개설을 금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의 편법 원내약국 근절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복지부와 법무부, 법제처,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는 재산권과 직업선택권 침해를 이유로 사실상 반대를 표했다. 의사와 약사의 요양기관 개설 권리를 과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전문위원실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작년 9월 헌법재판소는 한 치과법인이 '1인1개소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제33조8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33조8항은 '의료인은 그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의료인이 의료기관 운영 주체에 종속돼 지나친 영리추구를 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조항"이라며 "의료기관의 지나친 영리추구를 통한 의료 공공성 훼손을 방지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산권이 건강권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는 판결이다.
헌법 제34조는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6조3항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건강권을 보장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원내약국은 처방전 독점을 대가로 한 병원-약국 간 담합이 가능해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며 이는 의약분업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앞서 두 법원이 의약분업 취지 훼손을 막기 위한 판결을 내린 것도 재산권보단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국민건강권 침해 우려가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21대 국회에선 원내약국 금지법이 통과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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