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의·정갈등과 코로나 공포 파묻힌 민심
- 이정환
- 2020-08-31 16: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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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전공의 10명을 경찰 고발하고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가 무기한 총파업을 확정하면서 의정이 "건너선 안 될 강을 건넜다"는 탄식이 나온다.
의정 갈등은 정치 쟁점화하며 여야 갈등과 국론 분열로까지 확산했다. 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와 청와대, 여당이 한 편에 섰고 의협·전공의협을 선두로 야당이 맞은편에 서 상호 약점을 물어뜯는 형국이다.
의정이 네 탓 공방을 반복하며 치킨(겁쟁이) 게임을 벌이는 지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평균 300명을 넘나드는 위기상황인 점은 아이러니다.
확진자 급증으로 사회 전반이 불안 속 휘청거리고 있지만 확진자 치료와 감염병 방역, 사회안정에 힘을 모아야 할 의정은 등을 돌리고 섰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발령했다. 식당과 커피숍, 체육시설 등 자영업자 경영주는 매출손해를 감수하며 정부 정책에 따라 문을 닫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축소 운영에 돌입했다.
국민 모두는 코로나19 종식과 평범한 일상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늦더위 속 사회적 거리두기 핵심인 비말차단 마스크 착용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치킨(겁쟁이) 게임의 끝은 공멸이다. 어느 한 쪽이 물러서지 않으면 둘 다 죽는다. 지금으로선 정부와 의료계는 사실상 이성을 잃고 각자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한 태도다.
애먼 국민과 환자는 이성의 끈을 놓친 의사와 정부를 번갈아 쳐다보며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는 치킨 게임을 멈추고 코로나 재확산과 의정갈등 이중고로 쩔쩔매고있는 국민 표정을 살피며 이성을 찾을 때다.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첩약급여 시범사업, 원격의료 도입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주장은 각자 논리가 단단해 지금 당장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치킨 게임은 양쪽 모두 물러서지 않으면 둘 다 죽지만, 양쪽 모두가 물러서면 공생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의정이 파워게임을 벌일 때가 아니라 코로나 공포에 파묻힌 민생을 구하는데 손을 맞잡을 때다.
국가재난상황이다. 의료계와 정부 어느 누가 한 걸음 물러선들 물러선자를 겁쟁이라고 손가락질 할 국민은 없다. 양쪽 모두가 한 발씩 물러선 뒤 코로나 종식 후 공공의료 확대 정책을 함께 고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더할나위 없을 테다.
코로나 팬더믹 장기화로 인파로 붐볐던 수도권 도심 곳곳이 유령도시가 됐다. 역병으로 살갗 깊숙히 경영피해를 입은 국민을 코로나 공포에서 구해내는 일, 이성을 잃은 의료계와 정부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의사와 정부 스스로도 "의정 갈등 끝을 예단할 수 없다"며 싸움에 임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은 코로나 위기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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