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DUR 사후통보, 의사들은 뭐가 두려운가
- 데일리팜
- 2020-10-26 00: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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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이후 의약계 최대의 화두는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였다. 이 두 개의 의제는 분업이 시작된 지 20년이 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성분명 처방은 차지하고 대체조제에 문제를 집중해보자. 대체조제는 말 그대로 의사가 처방한 약을 정부가 인정한 약효 동등성이 인정된 다른 품목으로 약사가 조제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체조제는 법적으로 지금도 가능하다. 환자 사전고지와 의사 사후통보라는 요건만 충족되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5년 새 대체조제 비율은 0.26%로 참담한 수준이다. 왜 약사들은 대체조제를 쉽게 하지 못할까?
서영석 의원이 국감을 앞두고 약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그 이유가 잘 설명된다. 복수 응답을 한 약사들은 대체조제가 힘든 이유로 사후통보 불편(80.9%), 대체조제에 대한 환자 인식 부족(76.4%), 처방의료기관과의 관계 우려(54.4%) 순으로 꼽았다.
여기에 모든 답이 나와 있다. 전화, 팩스 등으로 한정된 의료기관 사후통보 방식과 의사가 처방한 약을 바꾼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들의 인식이 그것이다. 국회에 제출된 법안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DUR를 통해 처방 의료기관에 대체조제 내역을 알려주는 방법이 하나이고, 대체조제라는 용어를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해, 환자들의 거부감을 없애고, 명확하게 제도를 설명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결국 의사들이다. 제네릭을 처방하는 의사들이, 또 다른 제네릭으로 대체조제하는 것은 봐줄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의사들의 자가당착이다.
2020년 9월 기준으로 로수바스타딘의 제네릭은 143개다. 미국은 18개, 프랑스는 15개다. 세파클러도 우리나라는 136품목이 허가돼 있지만, 미국은 9개다. 기형적인 보험등재 시장에서 의사들의 로수바스타딘 처방 확률은 143분의 1이다. 그러나 약사들은 이론적으로 대체조제 없이 약을 조제하려면 143품목을 다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의사들 못지않게 제약사도 대체조제 활성화에 관심을 두고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대체조제가 활성화되면, 마케팅 대상을 의사와 약사로 이원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사들도 같은 지역이나 인근 의원의 처방약을 대체조제할 생각을 별로 없어 보인다. 이미 약을 구비하고 있고, 의사와의 관계도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타 지역 처방이나, 대형병원의 처방을 들고온 단골환자다. 143분의 1의 확률 문제이기 때문에 대체조제가 절실하다. 그래서 DUR을 통한 사후통보가 필요한 시점이 된다. "약을 처방한 병원의 인근 약국으로 가세요. 같은 약이 없어요"라는 말을 그만해도 되게 해달라는 것이다. 환자에게도 나쁘지 않은 제도다.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DUR이라는 심평원 시스템을 이용해 보자는 것인데 의사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의사들의 냉철한 판단과 제도 수용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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