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코로나19 백신개발과 제약사의 역할
- 안경진
- 2020-12-14 0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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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코로나19 종식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FDA 백신및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가 FDA에 승인을 권고한지 불과 하루만에 승인 결정이 내려지면서 영국과 바레인,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에 이어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한 6번째 나라가 됐다.
미국 정부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비접종자문위원회(ACIP)의 접종권고 일정까지 앞당기면서 백신 도입 속도를 높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미 미국 전역에 코로나19 백신 배송을 시작했고, 늦어도 14일(현지시각)부턴 접종을 개시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도 이달 중 긴급사용 승인 및 접종이 유력하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크리스마스 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할 수 있었던 데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이래 '워프스피드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가동해왔다. '워프스피드'는 영화 '스타트렉' 속 시공강을 초월해 달리는 '워프스피드'에서 따온 말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의미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수백만회분이 안전성과 효능을 확보하면서 최대한 조속히 개발, 제조, 분배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HHS)와 국방부 산하 기관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스타트렉'의 열렬한 팬인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센터장이 지난 4월 보건복지부 장관 보고직후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는 후문이다. 미 육군 병참지휘부 구스타브 페르나 사령관이 '워프스피드 작전'의 진두지휘를 맡았다.
비록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는 하나 트럼프 행정부 역시 제약회사들과 선계약을 맺으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주사바늘과 같은 물품이 부족할 때는 국방부가 나서 비행기로 48시간 내에 공급해 줬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백신 개발과 보급에 오랜 경험을 가진 국방부가 보건복지부와 협업 체계를 갖추는 등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초단기간 내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근본적으로는 시가총액이 250조원에 달하는 화이자, 68조원 규모의 모더나 등 공룡 기업의 자본과 기술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시도였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통상 10년가량 소요되던 백신 개발 기간을 상상하기 힘든 수준까지 단축시켰다. 더욱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백신은 기존 백신과 완전히 다른 메신저 mRNA(메신저 리보핵산)이란 기술방식이다. mRNA라는 유전물질을 체내 주입해 항원을 만들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팬데믹 위기가 인류역사상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낸 셈이다. .
일반인들에게 코로나19 백신접종 기회가 주어지기까진 여전히 오랜 여정이 남았다. 다만 코로나19에 지쳐있던 국민들이 전염병 위기 극복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된 점은 고무적이다. 하루 빨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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