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협상 "내줄 건 많고 얻을 건 없다"
- 홍대업
- 2006-08-21 06: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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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연장-포지티브 세부절차 최대 쟁점...한국, 수세적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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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의약품 분야 싱가포르 비공식 협상
싱가포르 의약품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미국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방어할 수 있을까.
대답은 우선 비관적이다. 미국이 협상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이번 별도협상은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는 게 보건의료계 관계자의 시각이다.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 사수에는 우리 정부가 성공(?)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세부 시행방안에 대해서는 미국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복지부도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요구할 예상의제에 대해 ▲독립적 이의신청절차 마련 ▲의약품 및 의료기기 위원회 설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구체적 시행방법 등에 대해 협상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의신청기구 설립에 대해서는 변재진 복지부차관이 지난 17일 국회FTA특위에서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남의 나라 정책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던 유시민 장관도 지난 16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때로는 미국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무건가를 양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유화적인 입장으로 돌아서 미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약제비 적정화 적정화 방안의 구체적 시행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특허만료약 20% 약가 인하 조치의 재검토나 건강보험 약가 및 등재 과정에서의 미국의 이의신청 허용 등이 그것이다.
특히 특허연장을 위해 유사의약품(similar product)에 대한 자료독점권 인정과 특허 및 허가의 연계, 투자자 정부 통제제도와 비위반제소의 도입 등도 미국이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런 내용이 수용될 경우 복지부가 추진해왔던 약가정책 혁명은 사실상 빈 껍데기만 남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게 보건의료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시 말해, 포지티브 사수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실패한 셈이 된다는 의미다. 이런 탓에 국내 여론의 역풍을 피하기 위해 제3차 FTA협상 이전에 별도의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반면 한국이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기껏 제네릭 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기준(GMP)을 상호 인정하자는 것이 최고 수준의 요구안이다.
그러나, 국내 제네릭 기반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측의 특허연장 요구를 적극 방어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궁극적으로 우수 제네릭 개발과 이의 미국 진출은 허장성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한미FTA를 성사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3차 FTA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번 싱가포르 협상에서 의약품 분야의 양보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경우 의약품 분야를 FTA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그동안 목소리를 높여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 된다. 더욱이 이번 싱가포르 협상이 '협상을 빙자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적 과정'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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