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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업체-의약사, 건강관리서비스 주도권 다툼 서막
김지은 기자 2024-03-25 12:10:53

[DP스페셜] 보건의약계 반발에도 비의료건강관리서비스 순항

복지부 "연내 3차 가이드라인 개정 완료...시범사업은 연장"

"법제화서 약사 고유 권한 침해, 약사직능 배제 등 예의주시해야"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해 고령화 사회 진입,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감염병은 국내 보건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화하기에 충분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전문가 중심에서 환자 중심, 즉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보건의료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 방향성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보건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 활용하고 있음이 읽힌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전면 확대, PA(진료 보조) 간호사 시범사업,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등의 정책을 보면 보건의료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기조가 기존 안전, 보호주의에서 활용, 확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의료기관, 약국 안으로만 한정하던 진료, 약료 서비스를 점차 진료실, 투약대 밖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 확장과 서비스 개선을 이유로 의사, 약사 등 전문인이 아닌 민간으로까지 서비스 주체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에 대해 보건의약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중 지난 2022년 정부가 추진 중인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시범사업은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의료 서비스를 병원, 약국 밖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는 것이 보건의약 전문가들의 말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안으로 가이드라인을 개정, 각종 건강관리 서비스의 의료 행위 비포함 여부를 명확히 규정하고 범위를 확대해 본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의대증원에 따른 의료 대란으로 잠시 수면 아래 있지만,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가 추후 보건의약계에 미칠 여파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은=정부는 지난 2019년 비의료 기관에서도 만성질환 등을 관리하고 인증하는 내용의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해 6월에는 관련 시범사업 설명회도 진행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의 건강관리가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건강을 비의료인, 즉 민간이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의료계, 약사사회가 반발하자 복지부는 급기야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은 해당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우선 이 사업은 ‘의료인이 의뢰한 내용’을 근거로 건강관리 서비스 기관이 만성질환자에 대해 건강상태 모니터링, 생활습관 지도 등 환자 건강관리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 정부가 주도하는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내용 중 일부.

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관은 건강정보 제공,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 내원 안내, PHR 기반 맞춤형 관리 등을 제공하는 업체, 가입자 대상 건강상담 서비스 등의 제공이 가능한 보험사가 대표적이며, 공공영역에서는 보건소의 모바일 헬스케어사업,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 등이 포함된다.

2차례에 걸쳐 개정된 가이드라인에는 약물 관리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근본적으로 약사,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가 약물에 관해 설명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지만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 중 의약품의 성분, 효능효과, 부작용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사실상 민간이 약사의 영역인 의약품 정보 제공이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약계의 거듭된 반대에 지난해 정부는 올해 안에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을 재개정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래 방침대로면 올해 1분기 중 민간 기업의 수요조사와 의견 수렴을 거쳐 건강관리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비의료 기준을 명확히 하고 현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이었다.

◆“약 정보를 민간인이?:”…약사사회도 반발=이번 시범사업과 가이드라인 마련에 의료계는 물론이고 약사회도 반발하며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정부가 의료법, 약사법이라는 강력한 규제 장치를 우회해 민간에 건강관리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준 것이 의료 민영화의 단초라고 본 것이다.

당초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사업을 지역 약국, 약사 역할을 확대하는 기반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약사회도 가이드라인 내용 중 의약품 정보 제공 부분이 포함된 것을 심각하게 보고 반대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2차 가이드라인 중 발췌.

2차 가이드라인에서 의약품 정보제공 서비스에 의약품의 성분, 효능효과, 부작용(허가사항) 등에 관한 정보 제공과 더불어, 이용자가 의약품 이름, 조제일자, 수량, 복약시간 등을 앱에 입력하면 민간에서 알람 등 건강관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2차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의약품 관련 서비스의 경우 명백히 약사 전문성에 기반해 이뤄지는 복약지도 영역으로, 의약품 투약 안전성과 효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라며 “이를 민간에 허용한다는 것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해치고 나아가 국민의 건강권을 해치게 되는 심각한 위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또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과 의약품 복용 등에서의 상관관계 등은 의약품 전문가인 약사가 아닌 민간코디네이터가 담당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과 그에 따른 시범사업은 보건의료분야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해치고 결국 의료영리화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사 참여시키겠다”던 정부, 3차 가이드라인은=약사회가 2차 가이드라인에 우려를 표명하자 정부는 이를 진화하기 위해 복약지도와 오인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개선과 더불어 관련 사업에 약사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사업은 시범사업 기간 2년으로 정해져 있던 만큼 올해 6월이면 시범사업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을 완료해 본 사업을 추진할 방침도 세웠었다.

현재 의대증원에 따른 의료 대란으로 보건의료 현안들이 뒤로 밀리고 있는 데다 국회 역시 총선을 앞두고 법 개정 작업이 쉽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시범사업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지난 2022년 의사협회,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회 등 5개 보건의약단체는 정부의 비의료건강관리서비스를 의료영리화를 위한 정책으로 판단,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의 3차 개정 작업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이번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약사사회는 물론이고 의료계, 민간 등에서 제기된 각 종 민원 등을 3차 개정 작업에 반영하는 한편, 개정 이전에 보건의약계 전문가 등과의 간담회 등의 추가 작업을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개정 수요가 제기됐던 만큼 올해 상반기에 가이드라인 3차 개정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현안들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는 3차 개정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민원에 대해 답변, 유권해석 됐던 부분이나 전문가들의 자문 등이 감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증제도 등 이 사업이 본사업화 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상반기는 총선 등으로 국회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 만큼 기존 시범사업 완료 기간인 6월 이후 본사업 시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현 시범사업이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보건의약 전문가들은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가 법제화 되고 관련 제도가 세팅되는 과정에서 약사회가 약사의 고유 권한이 민간에 침해받거나, 약사 직능이 사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는 한편, 의견을 적극 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의약계 한 전문가는 “현 비의료 건강관리 시범사업에 우려되는 지점은 조제는 제외돼 있지만 투약부터 복약지도, 모니터링까지 민간이나 간호사에게 맡겨져 있는 구조라는 점”이라며 “추후 법 개정에 근거가 될 가이드라인 3차 개정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약사회가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정부에 문제를 지적해 수정을 이끌어 내는 한편, 약사가 약국 밖 건강관리 서비스에서 한 축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눈앞에 닥친 비대면 진료, 안전상비약 이슈와 더불어 약사 직능 확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제도 변화들이 눈앞에 닥쳐 있는 상황”이라며 “보건의료 체계 변화 속에서 약사 직능이 그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고 직역을 확대해 갈 수 있을지, 오히려 역할의 일부를 시장에 뺏길 수 있을지는 약사사회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지은 기자 (bob83@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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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8 20:35:15 수정 | 삭제

     

    의약분업 후 아무것도 안하면서 남이 하는 것만 못하게 하면 살아남겠냐? 민간이 뭘하려고 해도 약사들이 더 잘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해나가면 누가 달려들겠나? 만만하고 별거 아니니 은습게 보는거고 고령화 시대에 정부도 의사 약사만으로 한계라고 생각하는게 원인이다. 바뀌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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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5 15:16:43 수정 | 삭제

     

    그 집중된 힘으로 되려 국민에게 칼질을 하는 곳이다. 비대면도 기타 제약 정책도 마찬가지겠지

    댓글 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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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5 14:38:37 수정 | 삭제

     

    입다물게 해야한다.

    댓글 0 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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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5 14:21:42 수정 | 삭제

     

    그런 안이한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나 보건의료의 전문 역할이 뭔지도 모르고 있는거 아닌가 혹시나 집행부가 아니길 바란다

    댓글 0 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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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5 13:19:22 수정 | 삭제

     

    보건의료분야 통합돌봄은 그냥 전문직종(의,약,간)에 의한 보건의료서비스야, 정부가 추진하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가 아니고... 맥 좀 제대로 잡고 기사를 씁시다.

    댓글 0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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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5 13:14:09 수정 | 삭제

     

    건강관리서비스를 통합돌봄(방문약료)나 의약품 안전관리 활동쯤으로 보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건강관리는 말 그대로 질병치료 영역이 아닌 생활습관 개선(식이,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지원하는 디지털 수단(웨어러블디지털) 판매, 혈당,혈압 디지털 측정과 기록,식단 판매 서비스,운동 지원서비스, 당뇨소모품 판매,건강기능식품 판매등과 관련된 것이다. 약국 분야와 관련된 것으로 복약정보 활용인데 이는 그런 정보를 이용해서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것이지 그 자체를 행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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