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약국시장의 트렌드는 OTC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조제로봇이었다. 시럽제 소분 복용이 용이하도록 주사기를 활용하는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FIP 총회와 동시에 열린 2015년 엑스포팜에서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조제로봇 제조사들은 약사 고객을 잡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먼저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일반약 디스플레이 장비를 소개했다.

해당 의약품을 터치하면 가격, 복약지도 정보 등이 화면에 표시돼 약사가 상담을 주도할 수 있다. 이를 멀티 터치 카운터 디스플레이라고 소개했다.

독일은 한명의 약사가 3개의 지점약국을 낼 수 있어 수억원을 호가하는 제품을 속속 설치하고 있다.

국내 유명 약국관련 업체도 OTC 디스플레이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 제조 강국인 독인에서는 지역약국과 병원약국에 조제로봇이 상용화돼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소분조제가 아닌 팩단위 조제가 보편화돼 컴퓨터에 처방약을 입력하면 로봇이 알아서 약을 찾아 준다.

박람회에는 로보파마 등 약 10여개 업체가 다양한 조제로봇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일반약 자판기 형태의 '로보월'(RoboWall)은 약국 외부에 의약품 분출구를 설치해 24시간 의약품 조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다만 약사가 전화로 상담을 해야 한다는 게 독일 약국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1약사 4약국, 처방약 우편배달, 의약품 자판기 등 국내 약사법에서 규제하는 이슈들이 독일에서는 합법화돼 있는 것.

박람회를 참관한 국내의 한 약사는 "법인약국이 허용되고 자본이 약국시장에 침투하면 이같은 규제완화는 불가피하다"며 "아직까지는 우리나라가 약사들이 약국하기에 독일보다 더 좋은 환경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중 유일하게 박람회에 부스를 설치한 JVM은 팩단위 조제를 앞세운 조제로봇 공세에 맞서 파우치조제로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다며 파우치 조제 자동화 기기를 홍보했다.

JVM 관계자는 "독일에서 팩단위 조제로 인해 건보재정 누수가 심해지자 소분 조제를 장려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며 "파우치 조제가 기지개를 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에서 배울점도 있었다. 어린이 시럽제에 주사기를 넣어 정확한 용량을 소분해 복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도 박람회에서 선보였다.

국내 약사들은 독일의 약 진열장과 보관함에도 관심을 보였다. 약 45도 기울어진 약 진열장은 약을 뽑을 때마다 앞으로 밀려 나가는 방식이다.

아울러 당번약국 안내 게시판도 눈여겨 볼만했다. 전자 계기판을 통해 오늘 근무중인 약국을 알려 주는 방식이다. 독일에서는 이를 '아포티크 노트딘스트'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