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전자처방전달시스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의약품 투여 안전성을 제고하고, 종이 처방전을 대체해 연간 107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복지부와 국민, 의약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심평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자처방전달은 요양기관과 실시간 정보교류가 가능한 DUR 시스템을 활용해 의사가 발급한 처방전을 전자문서로 약사에게 바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처방정보가 처방자(의료기관) 컴퓨터에서 약국 컴퓨터로 전자적으로 전송돼 종이 처방전을 대체하는 '전자처방'은 국내에서도 일부 의료기관과 약국간 계약으로 민간업체(SKT) 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시됐는데, 최근 환자 건강정보 등 불법수집 문제가 발생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 등의 국가에서 처방정보를 처방자의 컴퓨터에서 약국으로 바로 보내거나 국가 저장고를 거쳐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평원은 최근 환자개인정보 유출혐의 사건(약정원, 지누스)을 계기로 DUR을 활용한 전자처방전달시스템 모형을 고안했다.

우선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SNS 등으로 처방전번호를 전송하고, 처방내역은 DUR 시스템을 통해 심평원에 보낸다. 종이 처방전은 발급하지 않는다.

환자는 처방약을 조제받기 위해 약국을 방문해 교부받은 처방전번호를 제시한다. 약국은 DUR 시스템에서 처방내역을 조회해 약을 조제한 다음 환자에게 내준다.

심평원은 국민과 요양기관 측면에서 기대효과도 분석했다.

국민 입장에서는 먼저 정확한 전자처방 전달로 약국 처방내역 수기입력 또는 바코드 인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등을 예방해 투여 의약품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종이 처방전을 분실해 의료기관을 재방문할 필요가 없어지고, 민간업체 처방전달 서비스 이용에 따른 의료기관과 약국 간 담합, 환자의 조제 약국 선택권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해소 가능하다.

요양기관 입장에서는 종이 처방전 출력(의료기관), 처방내역 입력(약국), 보관 절차 생략(약국)에 따른 업무 간소화와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사회적 비용도 연간 약 1070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구체적으로는 ▲병의원: 종이(연간 4600톤), 프린터 등 출력 비용 약 100억원 ▲약국: 입력 장비 및 인력, 처방전 보관 비용 등 연간 약 970억원 등으로 분석됐다. 현행 법령이 부여하고 있는 의료기관 처방전 2매 발행, 약국 처방전 2년 보관 등 의무도 사라진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환자개인정보 유출혐의 사건을 계기로 아이디어 차원에서 분석된 모형"이라면서 "현실화되려면 사회적 합의와 각종 법령 개정이 수반되는 복잡한 의제"라고 설명했다.

또 "만약 도입 추진돼더라도 현행 DUR 시스템에 직접 접목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내부 의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