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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힘든데"…CRO, 의료공백 장기화에 '발 동동'
김진구 기자 2024-04-19 05:50:55

임상시험 차질 확산…신규 임상 승인 1년 새 194→167건

기존 임상 중단·지연…"사태 장기화 땐 실적 악영향 불가피"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임상시험 수탁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공의들과 일부 의대 교수가 의료현장을 떠난 이후로 임상시험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의료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대규모 임상 중단·지연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부분 CRO 업체는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상시험의 중단 지연이 확대되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CRO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전공의 떠난 지 두 달…"임상시험 지연·중단 사례 확대"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사직이 본격화 한 올해 2월 20일 이후 지난 17일까지 신규로 승인된 임상시험 계획은 167건이다.

전년도와 전전년도 같은 기간 임상시험 신규 승인 건수는 각각 194건·193건이었다. 올해 전공의 사직 이후 신규 임상 승인 건수가 예년에 비해 14% 감소한 셈이다.

신규 임상 승인 건수가 감소한 데 대해 업계에선 전공의 사직 이후로 빚어진 의료공백 확대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20일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이후로 주요 대형병원에서 교수·전임의들의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 기존 전공의가 담당하던 일을 교수와 전임의가 맡으면서 이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는 식이다.

이로 인해 각 병원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도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두 달 가까이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당초 임상 계획을 수정 혹은 연기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임상시험 계획을 신청하는 사례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CRO 업계에선 신규 임상 승인 건수 감소는 표면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CRO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진 기존 계획대로 임상계획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승인 자체로만 보면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승인을 받더라도 환자 투약 등 임상시험을 실질적으로 시작하는 게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 가운데 일부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스케줄보다 일정이 밀리는 일은 비일비재하고, 심지어는 일시 중단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임상용 약물의 처방과 투여, 투여 이후의 검진, 임상 환자에 대한 의학적 처지 등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의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보니 신규 임상시험 착수는 물론 기존 임상시험의 유지에도 어려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CRO 업계 "가뜩이나 힘든데…사태 장기화 땐 실적 악영향 불가피"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다. 정부는 총선 이후로도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의료계 역시 원점에서 정부 방침에 반발하면서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히려 상황은 악화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25일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울산대 의대 교수들이 추가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사직서 제출 이후 진료현장을 지키겠다고 한 만큼 현재까지도 근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직서 제출 한 달 후부터 사직서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주요 병원들에서의 업무 마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부 혹은 다수 교수들의 이탈이 현실로 이어질 경우 해당 병원에서 임상시험은 사실상 '올스톱'된다. 지난해 승인된 임상시험은 총 1011건으로, 이 가운데 해당 대학병원이 포함된 임상은 절반이 넘는 556건에 달한다. 의대교수들의 이탈 여부에 따라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 절반가량이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CRO 업체들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더욱 장기화하거나 의료 공백이 오히려 확산할 경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CRO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그러나 기존 임상시험 진행이 대규모로 차질을 빚거나 혹은 신규 임상시험 착수가 위축될 경우엔 매출·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CRO 업체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선 임상 기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의료공백 장기화가 우려될 경우 임상 계획 자체를 연기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며 "CRO 업체도 이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CRO 업체들은 지난해 동반 부진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18개 기업 중 12곳의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18곳 중 9곳은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5곳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으로 생동성시험 건수가 전년대비 크게 감소한 데다, 엔데믹 이후로 자금난에 빠진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대다수 업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올해 들어선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한 임상시험 지연·중단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한 CRO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CRO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하며 크게 어려웠다"며 "연초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했으나, 전공의 사태로 인해 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지난해에 이어 1·2분기에도 좋지 않은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구 기자 (kjg@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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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9 08:33:03 수정 | 삭제

     

    2번의 저주 와 재앙 이 시작 된 듯 빨리 수습을 해야 해야 할 텐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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