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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신약개발, 이제는 '페이즈2'로 넘어갈 시기"
김진구 기자 2023-11-10 05:50:48
김우연 제약바이오협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②

"AI신약개발지원센터, 교육·홍보에서 R&D 저변 확대로 영역 확장할 것"

"양질의 데이터 학습이 관건…K-멜로디 사업 등 연합학습에 주력 계획"


◆방송 : DP인터뷰
◆기획·진행 : 제약바이오산업2팀 김진구 기자
◆촬영·편집 : 영상뉴스팀 이현수·박지은 기자
◆출연 :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개발지원센터장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외에서 신약개발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이후로 본격화한 'AI 신약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

AI 신약개발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한 컨퍼런스가 최근 개최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서울 이태원 몬드리안호텔에서 개최한 'AI 파마 코리아 컨퍼런스 2023'에서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을 만나 국내외 AI 신약개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었다.

Q. 최근 글로벌 신약개발 트렌드는.

"알파고 이후 AI 신약개발이란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약물 후보물질의 특정 성질을 예측하는 모델이 주로 개발됐습니다. 약물의 안정성, 배출 경로, 체내 흡수율을 예측하거나 원하는 세포에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 타깃하는 단백질과 얼마나 적절하게 결합하는지 살피는 모델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로는 생성형 AI 기반 기술이 등장하면서 약물 설계나 항체·단백질 설계 쪽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약물 후보물질의 성질을 예측하는 단계에서, 이제는 내가 원하는 물질을 AI가 대신 설계해주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생성형 AI 바람을 타고 조금 더 창의적인 방향으로 기술이 도약한 것입니다.

다른 한 가지 흐름은 이른바 빅테크 회사들이 진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통적인 제약사나 바이오벤처·스타트업이 아닌,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엔비디아 등 제약바이오와 아무런 연관이 없던 IT기업들이 이 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AI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고, 시장적인 관점에서 도메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이 업계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약개발에 집중했습니다. AI기술로 파이프라인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많았습니다. 이제는 빅테크 회사들이 들어오면서 기술 플랫폼을 웹 베이스로 완성시키고, 이를 유저들(제약사)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활발해졌습니다. 내가 AI 원천기술이 없더라도 이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챗GPT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MS가 만들어 놓은 오픈AI 서버에 유저가 들어가서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처럼, AI 기술을 제약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AI 모델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약물을 직접 설계하고 정말 합성이 되는 것인지 예측하는 툴이 웹상에 개발됐습니다. 유저들이 이 사이트에 접속해서 툴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여기에 탑재할 기능들이 여전히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진행형으로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현재의 시스템에 유저의 의견이 피드백으로 반영되면 점점 더 시장친화적인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AI신약개발에서 극복할 부분이 있다면.

"개별 특성을 예측하고 약물을 설계하는 모델은 계속해서 개발돼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델들은 무엇으로 학습했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공공데이터 혹은 기업 자체 데이터가 바탕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능에 한계가 있습니다. 공공데이터의 경우 질적으로 양적으로 한계가 있고, 개별 기업의 데이터 역시 제한적입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모델이 만들어지고 매년 기술이 좋아지지만, 다른 측면에선 데이터는 한계에 부딪힌 상황입니다. 데이터가 금세 2~3배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기술이 도약하려면 새롭고 방대한 데이터를 집어넣어야 합니다. '연합학습'이란 데이터를 모으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기존에 개발된 AI 모델들에 학습시킬 수도 있고, 혹은 업그레이드 되거나 새롭게 개발될 AI 모델들에 학습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AI신약개발은 국내 스타트업·연구소·학교가 참여해서 더욱 업그레이드된 AI 모델을 만들고, 연합학습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테스트하고, 이렇게 개발한 후보물질을 제약사가 실험으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Q. AI신약개발지원센터의 향후 계획은.

"초창기엔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기술이 전해진 만큼, 교육과 홍보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이제는 실제 산업과 연관해서 결과물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AI신약개발이 페이즈1에서 페이즈2로 넘어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구슬이 여러 알 만들어지면 꿰어서 쓰임새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센터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성숙한 부분이 있으니, 이제는 골고루 산업에 퍼지게끔 할 시기입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 시작은 내년에 정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K-멜로디' 사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학습을 이용해서 다양한 회사들이 보유한 숨겨진 데이터를 연합학습이라는 형태로 비밀을 유지한 채 인공지능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협력 사업입니다. 올해 기획했고, 내년 사업에 반영됐습니다.

연합학습에 끝나지 않고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더 다양한 연구 사업을 기획하고 정부와 협력하고 만들어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AI신약개발 발전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부는 지난 10년 이상 제약바이오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국내제약바이오산업은 지금까지 성장해왔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잘 치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선 한국의 시장규모가 1.5~2% 수준으로 미약합니다. 반도체, 모바일, 자동차, TV 등 다른 영역에선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타개할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우리가 후발주자로 그들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극복할 방법은 최근의 패러다임 변화를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제약바이오산업에 디지털 기술, AI 기술, 로봇 기술 등이 접목될 텐데 이러한 기술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느냐가 기존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바다에서 서핑을 한다고 가정하면 파도가 올 때 타야 합니다. 이 파도가 지나가면 다음 파도가 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파도가 우리 등 뒤에 와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모두 나서서 다가오는 커다란 파도에 올라타야 합니다. 모두가 신뢰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투자를 했지만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더욱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의 목소리를 모으고 한 방향으로 끌고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컨트롤타워까진 아니더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합니다. 이런 역할을 정부가 할 수도 있고, 산업계가 할 수도 있고, 혹은 저희 같은 협회나 센터가 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센터도 여기에 맞춰 페이즈2로 넘어가면서 AI신약개발이 산업에 퍼지도록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럴 시점이 왔고, 힘을 합쳐서 노를 저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산업계가 동참해주시면 앞으로 5~10년 후에는 다른 산업에서 한국이 성공했던 것처럼 소위 K-바이오가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가는 일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진구 기자 (kjg@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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