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계약금 25억...HER2 타깃 폐암신약 후보물질 도입
도입 앞서 총 40억 투자 단행...지분율 14.8% 확보
제이인츠, C797S 타깃 4세대 폐암신약 개발 중
[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유한양행이 제이인츠바이오와 신약 연구개발(R&D) 협력을 강화한다. 40억원 규모 지분 투자에 이어 제이인츠가 개발 중인 차세대 폐암신약 후보물질을 확정계약금 25억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제이인츠는 기술이전한 신약 후보물질 외에도 C797S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4세대 폐암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는 기업이다.
유한, 폐암신약 후보물질 도입...제이인츠, 차세대 약물도 개발 중
2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HER2를 타깃하는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 계열 폐암신약 후보물질 'JIN-A04'를 도입하는 계약을 제이인츠와 체결했다. 계약금 25억원을 포함한 최대 계약규모는 4298억원이다. 유한양행은 JIN-A04의 개발 단계와 허가, 매출액 등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를 제이인츠에 지불하게 된다.
유한양행은 이번 후보물질 기술도입에 앞서 제이인츠에 2021년과 지난해 각각 20억원씩 총 4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확보한 지분율은 14.8%다.
유한양행이 도입한 JIN-A04는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을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는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이다. NSCLC는 폐암 환자의 약 85%가 앓고 있는 질환이다. NSCLC 환자 중 2~4%에서 HER2 돌연변이가 있으며 이 중 90%가 엑손20 삽입으로 나타난다. 이를 타깃하는 치료제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JIN-A04 전임상 연구결과는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포스터로 발표됐다. 시험관시험(In vitro)과 생체내시험(In vivo) 연구 결과 JIN-A04는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 NSCLC 세포에서 효과적으로 HER2를 억제했다. 이번 연구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과 신약 개발 전문가인 이광호 한국화학연구원 박사가 주도했다.
▲ JIN-A02 미국 임상 12상시험계획(자료 클리니컬트라이얼즈).
유한양행이 제이인츠와 신약 R&D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로는 제이인츠가 차세대 폐암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 제기된다.
제이인츠는 2021년 유한양행의 3세대 폐암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 연구를 주도한 조병철 센터장과 이광호 박사로부터 차세대 폐암 신약 후보물질 'JIN-A02'와 'JIN-A01'을 기술도입 했다.
JIN-A02는 유한양행에 이전된 JIN-A04와 함께 제이인츠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4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TKI 계열 신약 후보물질이다. 3세대 EGFR TKI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렉라자 등으로 NSCLC를 치료한 후 나타날 수 있는 C797S 돌연변이 등을 표적하는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이다.
JIN-A02는 시험관시험에서 C797S 돌연변이를 비롯해 Del19, L858R, T790M 등을 타깃으로 타그리소 대비 암세포 사멸이 더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확인됐다. 뇌혈관장벽(BBB) 투과율도 높았다. 용량의존적으로 C797S·T790M·Del19 삼중 돌연변이를 가진 암세포의 크기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JIN-A02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EGFR 돌연변이 진행성 NSCLC 환자 150명 대상 임상 1/2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연구는 올해 2월 개시됐다. 예상기본연구완료일은 오는 2024년 7월이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 3월 임상 1/2상계획을 승인받았다. 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임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JIN-A02 미국 임상 1/2상은 크게 3가지 파트로 구성됐다. A파트는 용량증량연구로 C797S 또는 T790M을 가진 진행성 또는 전이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허용용량(MTD)을 평가한다. 목표 용량제한독성(DLT) 비율은 30%다.
B파트는 용량탐색연구다. JIN-A02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과 효능 등을 추가로 조사해 임상 2상을 위한 권장용량(RP2D)을 결정하는 내용의 연구다. 안전성검토위원회(SRC)가 A파트와 B파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RP2D를 결정할 예정이다.
C파트는 용량확장연구로 앞서 결정된 RP2D를 활용해 진행될 계획이다. 대상 코호트는 5개로 구분된다. 코호트 1은 C797S·T790M 돌연변이 환자군이다. 코호트 2와 3은 각각 C797S, T790M 돌연변이 환자군으로 구성된다. 코호트 4는 임의의 EGFR 돌연변이 및 뇌전이 환자, 코호트 5는 다른 돌연변이를 갖는 환자로 나뉜다.
미국 임상 1/2상의 1차 평가지표는 MTD 등이다. 제이인츠는 MTD 외에 JIN-A02의 부작용(AE) 비율과 심각한 부작용(SAE) 비율을 측정하게 된다. DLT도 평가할 예정이다.
폐암·고형암·교모세포종 치료제 후보물질도 보유
제이인츠는 JIN-A04와 JIN-02 외에도 주요 폐암신약 파이프라인으로 JIN-A01과 'JIN-A03'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도 폐암신약 개발 분야 등에서 유한양행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JIN-A01는 EGFR과 HER2의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를 동시에 타깃하는 물질이다. 전임상 단계가 진행 중이다.
제이인츠는 선행연구에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보다 JIN-A01이 암세포 성장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생체내시험에서도 대조약물 대비 유의하게 종양 부피가 감소한다는 결과도 확보했다. 세포독성과 심장독성과 관련해 안전하다는 데이터도 확보했다.
JIN-A03은 EGFR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개발 중인 TKI 신약 후보물질이다. 전임상 단계에서 연구되고 있다.
제이인츠는 폐암신약 후보물질 외에 다른 암종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제이인츠는 고형암, 교모세포종, 파킨슨 병 등을 타깃으로 HSP90 저해제 'JIN-001'을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으로 개발하고 있다. 제이인츠에 따르면 JIN-001은 단독요법 1/2상, 병용요법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HSP90은 암세포를 작동하게 하는 분자 중 하나다. 종양세포에서 특이적으로 활성화된다.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뇌질환 환자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파이프라인인 JIN-002는 HDAC 억제제로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다. HDAC 억제제다. HDAC의 효소기능이 억제되면 생체 내에서 암세포의 생존과 관련한 인자들의 활성이 저하되면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인자들의 활동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인츠는 JIN-002가 교모세포종에서 효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