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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실패 두려워 말고 끊임없이 두드려야"
천승현·김진구 기자 2023-02-02 05:50:48
[DP인터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제약업계, 지난 6년간 끈끈해져…동반성장 밑그림 그렸다"

"제약바이오혁신위 설치 못 봐 아쉬워…대통령 결단 필요"


◆방송: DP인터뷰
◆진행: 천승현·김진구 기자
◆영상 편집: 이석천 기자
◆출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데일리팜=천승현·김진구 기자] 지난 6년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이끌어 온 원희목 회장이 이달 임기를 마무리한다. 지난달 30일 열린 제약바이오협회 신년 기자회견은 그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그를 만나 지난 6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었다.

Q.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으로 활동한 지난 6년을 되돌아보면 어떤가요?

A. 그동안 고마운 건 제약바이오업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왔을 땐 서로 폐쇄적인 게 강하게 제약업계의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서로 콜라보를 하게 되고 많은 일들을 협력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AI(인공지능)신약개발센터나 KIMCo(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를 만들 때 많은 제약사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이들이 힘을 합쳐 실질적으로 결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제약업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고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보람을 느낍니다.

결국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게 변화거든요. 변화를 통해서 제약산업 풍토를 바꾸고 실적을 내려면 변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혁신 혹은 이노베이션이란 말을 자주 했습니다.

한국 제약산업이 100년 전통이라곤 하지만, 그동안에 상당히 저비용 저소득 구조로 왔던 게 사실입니다. 거기에 안주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야 하고,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분위기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6년 간 실제로 그런 분위기 전환이 일어났고, 분위기가 바뀌면서 투자가 확대됐고,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파이프라인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이런 조그만 결과들이 생겨난 데 대해서는 상당한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실질적으로 정부와 이야기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약가 문제라든가 기구 설치 문제 등입니다. 물론 많은 부분에서 정부와 타결도 이뤄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약가 문제의 경우 지나치게 다중 구조로 산업계를 견제하는 이런 방식보다는 제약업계와 같이 생각을 하면서 결정하는 이런 구조로의 변화를 위해서 노력을 했는데, 아직까지는 공감대 형성이 덜 됐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계속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차기 회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보고요.

사실 이 부분에서도 분위기가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 지금은 약가를 결정할 때 우리 산업계와 논의하는 과정이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정부와 업계가 조금 더 밀접하게 의논하는 구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정부 지원을 피력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여러 꼭지가 있습니다. 제도, 약가, 펀딩 등입니다. 펀딩의 경우엔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펀드도 중요하고, 펀딩을 촉진할 수 있는 여러 지원책도 필요합니다.

제약산업은 종합적인 비즈니스입니다. 그러나 제도적으로는 상당 부분 단절돼 있습니다. 규제도 각 부처마다 다릅니다.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설치해달라고 계속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제약산업 지원 정책을 만들 때는 복지부, 산자부, 과기부가 따로따로 할 게 아니라, 모두가 모여서 민관이 함께 협력해서 해야 합니다. 모두가 모여서 첫 단계부터 전주기를 같이 의논하면 매우 효율적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 외국에는 이 같은 조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만들자고 했는데, 아직은 부처 간 헤게모니가 있어서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께서 과감하게, 정말 중요한 산업이라고 선언했던 것처럼 과감한 액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만들어달라고 계속 요청했습니다. 정부에서도 진행하려고는 하는데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아직도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 번 얘기하고 싶습니다.

Q. 대한약사회장, 국회의원, 제약바이오협회장 등을 두루 역임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어디로 갈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보면 약사회도 우연찮게 갔고 이후로는 국회에 갔다가 기관장도 했다가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다가 여기 제약바이오협회로 왔습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 지금까지 무언가 목표를 두고 움직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왔다는 생각입니다.

분명한 점은 앞으로 뭘 할지는 모르지만, 평생을 보건의료계와 약업계에 몸담아 왔던 만큼 결국은 아마 이 분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서울대 특임교수를 하겠지만 앞으로도 약업계 전체를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것입니다. 후배들과도 많은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지금까지처럼 공적 직함을 가지고 하는 일보다는 내가 그동안 개별적으로 하고 싶던 일, 약업계를 돕는 일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직 특별하게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Q. 회장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제약바이오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머무르면 안 된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절대로 우리 제약바이오업계는 머물러선 안 됩니다. 계속 두드려야 합니다. 계속 시도해야 합니다.

시도하면서 실패하더라도 그건 실패가 아닙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는 내공이 매우 큽니다. 어떻게 한 번의 시도로 100% 성공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제약산업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시도해야 하고, 제약업계는 이러한 시도에 대한 리스크를 나눠야 합니다. 그래서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계속되는 시도에 대한 위험을 업계 전체가 분담해야 합니다. 위험을 분담하고 이익을 공유해야 합니다. 함께 얻고 함께 위험을 나누는 구조가 돼야 합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선 그게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걸 계속 강조했던 것입니다.

'Collaborate or Die'라는 말을 했습니다. 함께 갈 거냐, 아니면 죽을 거냐는 말입니다. 이제는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 부분에서 제약바이오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함께 가고 제대로 시행하고 시도하고 모험하고 변화하자, 그 말을 다시 한 번 드리고 싶습니다.

Q.. 6년 간 함께 발을 맞췄던 직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사실 우리 직원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마음입니다. 자꾸 일을 벌이고 일을 줘서 상당히 힘들었을 것입니다. 회장을 잘못 만났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고마운 점은 그냥 겉치레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는 것입니다. 회장은 사실 앞에서 치고 나갈 뿐이지, 실제론 직원들이 뒤에서 역할을 다 해줬습니다. 이걸 묵묵히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약바이오협회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체계를 충분히 갖췄다고 봅니다. 회장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각자 시스템 속에서 자기 역할을 잘하고 있습니다. 회장은 브랜드일 뿐입니다. 나서서 하는 일종의 배우이고, 실질적으로 회장을 받쳐주고 기본을 해주는 것은 직원들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처럼만 해라, 그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천승현·김진구 기자 (1000@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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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찬성순 반대순
  • 2023.02.02 08:05:54 수정 | 삭제

     

    우리나라 GDP 30%를 넘게 차지하는 반도체가 세계 1위가 되기위해선 반도체 학과를 증설하면 됩니까? 신약개발이 약대만의 전유물입니까? 우수한 외국 대학에 대통령 장학생을 보내거나 학교시설 및 대학원에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학부생을 뽑아서 그것도 약대에만 이런 무리한 정책을 펴는 것입니까? 또한 신약이면 신약일수록 질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의대 커리큘럼을 더 이용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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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2 07:10:35 수정 | 삭제

     

    신약개발과 바이오강국에는 의대 커리큘럼이 훨씬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유래없는 이상한 학부 만들지 말고, 있는 기존 약사들을 잘 분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연봉 혹은 수가가 부족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인력배분 안된 약사들 충분히 많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호구같으면 이런일이 10년도 안되서 또 발생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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