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15 (화) 06:53

Dailypharm

X
[데스크시선] 고도화 전략과 꼼수 사이의 급여재평가
노병철 기자 2022-03-21 06:00:27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의약품 급여삭제·삭감으로 대변되는 약가인하 악몽이 또 한번 제약바이오업계를 강타할 전망이다. 2025년까지 이어질 급여재평가 사업이 최근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급여재평가 대상은 알마게이트, 알긴산나트륨,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에페리손, 티로프라마이드, 아데닌염산염 6개 성분으로 2300억원 규모다. 내년에는 히알루론산나트륨, 레바미피드, 리마프로스트, 록소프로펜, 아세틸 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 8개 성분이 급여삭제·삭감·유지 기로에 서게 된다. 관련 시장 외형만도 6154억원에 이른다.

급여재평가의 원론적 목적은 문헌·임상자료·재외국 처방현황 등을 면밀히 검토해 임상 유효성 대비 약제비 급여 적정성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데 있다. 이번 급여적정성 재평가 본사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개년 동안 계획돼 있다. 청구금액 0.1%인 200억원 이상, A8 국가 중 1개국 이하 급여 성분, 정책적·사회적 요구, 유용성 미흡 지적 약제, 기타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이 기본 선정기준으로 결국 가이드라인 설정 범위 안에서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의지가 강함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궁극의 목표는 재정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2030년 10년 간 건강보험 수입·지출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7.2%·8.1%로 수지역전 구조에 진입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80조9000억원이며, 증가율을 반영한 2030년도 예산은 150조6000억원에 달한다. 2021·2030년 지출액은 81조7000억원·164조1000억원이다. 이를 토대로 알 수 있듯이 건강보험 재정적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8000억원을 기록, 2029·2030년은 각각 11조9000억·13조5000억원 마이너스 수지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급여재평가 사업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과 치명적 복병은 특허존속과 관련한 사항을 적용시킬지 여부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중 급여 재평가를 진행할 때 재외국의 임상적 유용성·약가 등의 기준 외에 특허 존속 유무가 새롭게 행정예고됐기 때문이다. 요컨대 특허 만료 후 생동불가·높은 원가구조 등을 이유로 후발의약품이 없는 약물이 타깃이 될 공산이 있다. 보건당국은 이와 관련한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파악되지만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어 보인다.

가령 특허 존속 유무가 이번 재평가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작용할 경우 셀트리온제약은 문헌정보·임상데이터를 통한 효능효과를 증명하더라도 고덱스의 특허가 소멸된 상황을 감안하면 급여 삭제·삭감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행정예고의 정확한 의도파악은 어렵지만 약가인하 기전으로 적용한다면 상당수의 알짜 약물들이 사정권에 들어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업계 추정 해당 품목군은 최소 10여개 제품 이상이며, 급여재평가 항목으로 포함될 경우 상당한 파급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급여재평가는 지난 기등재목록정비사업과는 다르게 불특정 개별제약사·일부 성분에 국한된 약가인하 구조를 띠고 있다. 고혈압·고지혈증 등 계열군에 대한 약가 삭제·삭감이라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각종 유력 학회에서 보건당국을 상대로 강경대응에 나서 상호 대등한 협상 테이블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급여재평가는 각개격파 형태다 보니 각자 근거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조율 실패 시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급여재평가가 실전학습을 통해 치밀하게 계산된 정책판단과 꼼수전략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병철 기자 (sasiman@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인쇄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 1
독자의견
1
익명의견 쓰기 | 실명의견쓰기 운영규칙
닫기

댓글 운영방식은

댓글은 실명게재와 익명게재 방식이 있으며, 실명은 이름과 아이디가 노출됩니다. 익명은 필명으로 등록 가능하며, 대댓글은 익명으로 등록 가능합니다.

댓글 노출방식은

새로운 댓글을 올리는 일반회원은 댓글의 하단에 실시간 노출됩니다.

댓글의 삭제 기준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제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상용 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 근거 없는 비방·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

    특정 이용자 및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적인 내용의 글 및 직접적인 욕설이 사용된 경우

    특정 지역 및 종교간의 감정대립을 조장하는 내용

    사실 확인이 안된 소문을 유포 시키는 경우

    욕설과 비어, 속어를 담은 내용

    정당법 및 공직선거법, 관계 법령에 저촉되는 경우(선관위 요청 시 즉시 삭제)

    특정 지역이나 단체를 비하하는 경우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해당인이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

    특정인의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전화, 상세주소 등)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경우

    타인의 ID 혹은 닉네임을 도용하는 경우

  • 게시판 특성상 제한되는 내용

    서비스 주제와 맞지 않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경우

    동일 내용의 연속 게재 및 여러 기사에 중복 게재한 경우

    부분적으로 변경하여 반복 게재하는 경우도 포함

    제목과 관련 없는 내용의 게시물, 제목과 본문이 무관한 경우

    돈벌기 및 직·간접 상업적 목적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

    게시물 읽기 유도 등을 위해 내용과 무관한 제목을 사용한 경우

  •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 기타사항

    각 서비스의 필요성에 따라 미리 공지한 경우

    기타 법률에 저촉되는 정보 게재를 목적으로 할 경우

    기타 원만한 운영을 위해 운영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

  • 사실 관계 확인 후 삭제

    저작권자로부터 허락받지 않은 내용을 무단 게재, 복제, 배포하는 경우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당사에 제공한 이용자의 정보가 허위인 경우 (타인의 ID, 비밀번호 도용 등)

  • ※이상의 내용중 일부 사항에 적용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으실 수도 있으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불법적인 내용으로 판단되거나 데일리팜 서비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선 조치 이후 본 관리 기준을 수정 공시하겠습니다.

    ※기타 문의 사항은 데일리팜 운영자에게 연락주십시오. 메일 주소는 dailypharm@dailypharm.com입니다.

최신순 찬성순 반대순
  • 2022.03.21 11:56:07 수정 | 삭제

     

    '오바마도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책도 있던데, 암튼 우리 건강보험제도는 세계적으로도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재외국민이나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평가를 들어보면 자화자찬만은 아닌 것 같구요. 국민적인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자부심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좋은 제도라고 해서 운영의 모든 측면이 정당화될 수는, 물론 없는 법입니다. 대의를 위해서라도 소의를 희생시키는 '꼼수전략'은 부디 없기를 바랍니다. 데일리팜이 매의 눈으로 지켜봐주세요.

    댓글 0 5 0
    등록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52715 | 등록일자 2019.11.20 | 발행일자 2019.11.20 | 발행인 : 이정석 | 편집인 : 가인호
발행주소: 서울시 송파구 법원로 128 문정 SK V1 GL 메트로시티 A동 401호
전화 : 02-3473-0833 |팩스 : 02-3474-0169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강신국)
Contact dailypharm@dailypharm.com for more information
데일리팜의 모든 콘텐츠(기사)를 무단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