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토픽] 유한 'YH25448' 첫 임상발표…한미·신라젠·테라젠이텍스 등 시카고 대회 출격
▲ 2017년 ASCO 개최 현장(출처: ASCO Photo Gallery)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와 더불어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ASCO 2018(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로 54회차를 맞는 ASCO 연례회의에는 매년 전 세계 3만2000명이 넘는 암전문의들이 참석, 항암치료 분야 최신 동향과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집중 조명한다. 대회기간 중 주요 제약사들이 임상결과를 발표해 관련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기도 하다.
올해는 유한양행과 함께 3세대 폐암 신약(YH25448)을 개발 중인 오스코텍과 한미약품, 신라젠 등 국내 기업들도 대거 참여한다고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ASCO 개최와 더불어 매년 6월경 강세를 보여온 제약바이오주가 거품 논란에서 벗어나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한양행 기대주 'YH25448', 임상 결과 첫선= 유한양행이 3년간 공을 들여온 폐암 치료후보물질(YH25448)은 ASCO 2018 대회의 최대 유망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7월 오스코텍의 자회사인 제노스코로부터 'YH25448'을 도입한 유한양행이 지난달 AACR 2018(미국암학회)에서 전임상 데이터를 선보인 데 이어 임상연구 결과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ASCO에서는 기존 EGFR 표적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대상의 1/2상임상 결과가 포스터 형태로 발표된다(#9033).
관련 임상을 총괄해 온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가 직접 발표를 맡는다고 알려졌는데, 자세한 내용은 초록의 내용이 공개되는 16일(현지시각) 이후 확인 가능할 전망이다. AACR 당시 공개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YH25448는 동계열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보다 강력하게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효능을 증명했다. 피부각화증(skin keratosis)과 같은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 2017년 ASCO 개최 당시 포스터 발표 현장(출처: ASCO Photo Gallery)
뇌척수액(CSF) 농도가 IC50값(암세포의 성장을 50% 억제 하는 데 필요한 저해제의 농도)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BBB(혈액-뇌 장벽) 통과 및 뇌전이 환자에 대한 치료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증권가는 "해외수출 둔화로 2018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된 점은 아쉽지만 R&D 성과가 공개되기 시작했다"며, YH25448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올리타(올무티닙) 3상임상 진행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이후 'YH25448'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FDA(미국식품의약국) 1차치료제로 허가되면서 연매출 30억 달러로 전망되는 타그리소와의 비교 연구 결과가 기다려지는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YH25448의 기술수출이 성사될 경우 유한양행은 오스코텍과 마일스톤 등 발생이익을 공유한다고 알려졌는데, 정확한 배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약품 포지오티닙, 새로운 기대주로 부상=2015년부터 ASCO에서 항암제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실제 기술수출로도 연결시켰던 한미약품은 올해도 어김없이 시카고로 향한다.
2015년 미국 스펙트럼사에 기술이전한 포지오티닙(Poziotinib)으로 폐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가능성을 타진 중인 한미약품은 이번 대회기간 중 EGFR 및 HER2 엑손 20 돌연변이를 나타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의 2상임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즈(Inovio Pharmaceuticals) 주도로 이뤄진 이번 임상연구의 발표는 제1저자인 잔동 양(Zandong Yang) 박사가 맡았다(Abstract No. TPS9106).
▲ 2016년 ASCO 대회에서 포스터 발표로 참여한 한미약품
지난달 AACR 2018 대회에서 포지오티닙의 폐암 2상임상 결과를 소개했던 존 헤이맥(Heymach) 교수(MD앤더슨암센터)는 "당초 포지오티닙의 반응률(ORR)을 20~30%로 예상했지만 첫 투여 대상이었던 11명의 폐암 환자들의 반응률은 64%였다. 이후 6.5개월이 지난 후로도 PFS(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이 도출되지 않았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MD앤더슨암센터는 피험자 규모를 80명까지 늘려 2상임상 참여자를 추가 모집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일라이 릴리와 진행하던 BTK 억제제(HM71224)의 2상임상 중단에 이어 올리타 3상임상 중단까지,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대개 긍정적이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R&D 비용이 지난해보다 10% 증가됐음에도 판관비 통제와 북경한미약품의 성장으로 양호한 분기실적을 달성했다"며 "ASCO에서 포지오티닙의 임상발표가 예정돼 있고 2분기에는 급성골수성백혈병 분야 FLT3 저해제의 임상 진입이 예상돼 파이프라인이 순항 중"이라고 진단했다.
◆신라젠, 펙사벡 병용근거 데이터 발표 예고= 올해 초 비뇨생식기 암 심포지엄(GU ASCO)에서 펙사벡(JX-594) 단독요법의 연구 결과(REN002)를 선보였던
신라젠은 병용임상 성과를 본격적으로 풀기 시작했다.
지난달 AACR 2018 대회에서 공개된 데이터가 신장암(RCC)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백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투여한 3상임상이었다면, ASCO 2018 기간 중 선보이는 1상임상에선 수술 직전 환자에게 펙사벡과 선행화학요법의 병용 효과를 평가했다. 즉, 예후가 불량하다고 알려진 국소진행성 및 전이암 환자에게 수술을 받기 전 펙사벡을 정맥투여함으로써 항암 면역원성을 유도하려는 원리다(#3092).
신라젠의 유럽 파트너사인 트랜스진 주도 아래 영국 리즈 분자의학연구소(Leeds Institute of Molecular Medicine)의 앨런 멜처(Alan Melcher) 교수가 총책임을 맡아 진행했으며, 임상에 참석했던 앨런 안토니(Alan Anthoney) 박사가 대회 기간 중 발표를 맡게 된다. 1차 유효성 평가에서 조직과 혈액에 잔존하는 펙사벡을 측정하고, 2차 유효성 평가변수에서 수술 전 투여된 펙사벡의 안전성과 독성 프로파일을 측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2018 ASCO 홍보영상 캡춰(출처: 유투브)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펙사벡 투여 후 PD-1 억제제를 병행하는 면역치료법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한다. 앞으로 다양한 병용요법 연구결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파이프라인 가치를 제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SCO 대회 기간 중에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신라젠 외에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테라젠이텍스도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벡토서팁(TEW-7197)을 투여한 1상임상 결과를 소개한다.
벡토서팁은 I형 TGF-β수용체를 저해하는 경구용 항암제로 고형암 외에 다발골수종,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등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평가 중이다. 발표는 미국 테네시주 소재의 밸더빌트대학병원 빅키 라이 키디(Vicki Leigh Keedy) 교수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