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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의 귀재 일본 다케다, 새해도 통 큰 투자 감행
안경진 기자 2018-01-09 06:15:00
줄기세포치료제 기업 인수·CNS 신약개발 제휴…2건의 빅딜 체결



다케다가 신년벽두부터 2건의 빅딜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9월 노일이뮨바이오텍(Noile-Immune Biotech Inc.)과 제휴를 통해 CAR-T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데 이어 타이제닉스(TiGenix), 드날리 테라퓨틱스(Denali therapeutics)와 손잡으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불과 몇 시간 차이로 공개된 2건의 거래금액은 최대 16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의약전문지 피어스바이오텍(FierceBiothech)은 다케다의 공격적인 M&A를 빗대, '헝그리 다케다(hungry Takeda)'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헤매던 다케다의 선택을 받은 파트너사들에겐 어떤 매력이 숨어있었던 걸까.

◆줄기세포치료제 유럽허가 임박 '타이제닉스'= 다케다로부터 새해 첫 러브콜을 받은 상대는 벨기에의 줄기세포 치료 전문기업 타이제닉스다. 다케다는 지난 5일(현지시각) 타이제닉스를 인수하기 위해 5억 2000만 유로(6억 2700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거래를 체결했다고 공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다케다는 동종 지방유래 줄기세포치료제 'Cx601'에 대한 전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케다가 타이제닉스와 인연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케다는 2016년 7월 2500만 유로의 계약금(upfront)을 지불하고 미국 이외 지역의 독점 개발·판권을 확보했다. 타이제닉스가 Cx601의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3억 5500만 유로를 추가 지급한다는 조건이었다.

Cx601은 지난해 말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크론병 환자의 항문주위 누공 치료제로 허가권고를 받아 상반기 중 허가가 기대된다. 허가신청의 근거가 된 3상임상에선 TNF 항체 치료에 실패한 크론병 환자들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위약군 대비 증상완화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허가신청을 목표로 글로벌 3상임상에 착수했으며, 일본과 캐나다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에서도 허가신청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Cx601의 시장진입이 가시화 되자, 다케다가 급하게 인수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타이제닉스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파이프라인

다케다는 자발적 공개매수 입찰을 통해 주당 1.78유로를 지불하고 의결권을 가진 유가증권 100%를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타이제닉스 주식종가에 82%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덕분에 2008년 기업공개 이후 오랜 기간 저조한 실적을 유지했던 타이제닉스의 이사회로부터 만장일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는 후문.

큰 변동사항이 없을 경우 1분기 말 또는 2분기 초에 인수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케다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철회 가능성도 남겨뒀다. 유럽 규제당국이 Cx601을 허가하고, 중대한 이상반응이 없을 경우에만 거래가 진행될 것이란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다케다의 앤드류 플럼프(Andrew Plump) 최고의학책임자는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던 크론병 환자들에게 혁신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소화기 분야에 강점을 가진 다케다와 줄기세포치료 기술을 보유한 타이제닉스의 만남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서 가장 핫한 바이오텍 '드날리'= 다케다는 5일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드날리 파마슈티컬즈와 협력관계를 체결한다는 소식으로도 업계를 놀라게 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드날리는 지난해 미국 바이오텍들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에 상장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질환에 관한 연구로 일년새 2억 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후문.

엔드포인츠 뉴스(ENDPOINTS NEWS)에 따르면, CNS 치료제 3가지를 공동개발한다는 명목 아래 다케다가 지불하게 되는 금액은 최대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선계약금(upfront)은 4000만 달러지만, 주당 26.9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1100만 달러와 마일스톤 계약방식에 의한 500만 달러가 별도 계산돼야 한다. 3가지 프로그램의 임상개발 및 판매 마일스톤을 전부 합칠 경우 7억 750만 달러와 2억 2500만 달러가 소요될 수 있다.

양사는 1상임상에 소요되는 비용을 공동지불하고, 상업화 이후 발생하는 이윤도 동등하게 배분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선 다케다가 독점 판매권을 갖는다.

 ▲ 드날리 파마슈티컬즈가 개발 중인 CNS 파이프라인

드날리의 리안 왓츠(Ryan Watts) 최고경영자(CEO)는 "난치성으로 알려진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제 개발에 관한 다케다의 의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독창적인 개발 전문성을 가진 생명공학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온 점도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케다에서 신경과학치료영역을 총괄하는 에밀리안젤로 라티(Emiliangelo Ratti) 대표는 "차세대 항체약물 개발기술을 보유한 디나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항암제에 이어 소화기분야 줄기세포치료제 도입과 신경퇴행성질환 신약개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다케다의 투자행보가 수년내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흥미를 더한다.
안경진 기자 (kjan@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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