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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계 애플의 성공비결은 "선택과 집중"
안경진 기자 2017-05-02 06:14:52
인터뷰 |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이승우 대표



[2017년 다국적사 최고경영자와 만남-⑥길리어드]

길리어드는 소위 '제약업계의 애플'로 비유되는 회사다. IT와 제약, 선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이 조합은 '혁신'이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1987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작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길리어드는 30여 년만에 글로벌 9위 자리에 올랐다. 전 세계 흩어져 있는 임직원수를 다 합쳐야 8900여 명. 이토록 작은 조직으로부터 창출되는 수익은 빅파마에 뒤지지 않는다. 2016년 3월 기준 길리어드 본사의 시가총액은 1231억 달러(한화 약 144조원), 연매출은 326억 달러(약 38조원, 2015년 기준)로 집계됐다.

HIV와 B형, C형간염 등 항바이러스 분야에 특화된 파이프라인만으로 거둬들인 성과이기에 더욱 놀라운 수치. 효율성이 집대화된 기업의 전형적인 표본인 셈이다.

 ▲ 이승우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대표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선택'되며 제약업계 주목을 한껏 받았던 한국지사 역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직원수 60명 남짓에 생산시설, 영업조직조차 없이 시작했던 이 회사가 2015년 한해 동안 확보한 국내 매출액은 1300억원이다. 최근 론칭한 신제품을 제외한다면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와 C형간염 치료제 '하보니·소발디',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와 '스트리빌드' 5종이 전부였으니 파이프라인마저 단출하다.

이들 중 비리어드와 소발디, 2개 품목은 각각 국내 처방액 매출 1위, 5위에 랭크되고 있으며 올해는 처방액 시장과 에이즈 시장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는 비리어드와 스트리빌드의 후속제품으로 2차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 길리어드의 차별화된 전략"이라는 이승우 대표. 그와의 만남을 통해 길리어드가 글로벌 성공신화를 한국에서 재현할 수 있었던 비책을 배워보자.

길리어드가 '제약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던데, 이 같은 외부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쁘지 않다(웃음). 짧은 역사에 비해 빠르게 성장해왔고, 작은 조직이지만 혁신적인 부분이 많아 그런 평가들을 해주시는 것 같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다는 것도 애플과 비슷한 점이다. 시니어급 임원진들 가운데 화학을 전공한 과학자가 5명, 본사 CEO 세 분은 전무 화학박사다.

길리어드는 조직 규모가 작기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역량을 투입하자는 것이다. 내부인원이 작다보니 의사결정이 빠르고 유연하다는 강점을 갖는다. 대신 우리가 잘 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서는 파트너십을 통해 도움을 얻고 있다. 가령 한국에서 #유한양행이 맡고 있는 의약품 제조는 대부분 아웃소싱(outsourcing)으로 이뤄진다. 유한은 전 세계적으로 길리어드가 CMO 제휴를 맺고 있는 파트너사들 중 가장 규모가 큰 회사일 것이다. 길리어드는 생산 면에서 약하다. 반면 유한양행은 뛰어난 품질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지 않나. 대부분의 임상시험을 내부에서 진행하지 않고 외부 CRO(임상시험수탁기관)에 맡기는 것도 동일한 이유다. 덕분에 길리어드는 후보물질 발굴과 신약개발, 혁신에 집중할 수 있다. 참고로 25년 넘게 한우물 파신 분들이라 항바이러스 분야에서 혁신신약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학적인 부분을 추구한다. 제품개발 등에서도 환자를 중심에 두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그렇다면 길리어드의 아이폰은 어떤 제품이라 생각하나?

테노포비어가 아닐까(웃음).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푸마레이트(TDF)는 길리어드를 B형간염과 HIV 분야 리더로 끌어올린 '비리어드'와 '스트리빌드'의 핵심 성분이다. 올해는 TDF→TAF로 염 변경한 후속약물에 집중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HIV 신약 '젠보야(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엘비테그라비르/코비시스타트/엠트리시타빈)'와 B형간염 신약 '베믈리디' 모두 TAF(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기반 제품이다. 같은 테노포비르지만 TAF는 TDF와는 달리 약물전달 메커니즘이 개선됐다. 용량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도 비슷한 약효를 내고, 안전성 프로파일은 훨씬 뛰어나다. B형간염이나 HIV 환자들 모두 고령화가 진행 중이지 않나. 신장과 뼈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길리어드는 특정 분야에 치중하는 경영방식은 리스크가 높다고도 평가된다. C형간염 매출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매출도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비리어드도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 위기를 헤쳐나갈 대안은 무엇인지?

C형간염은 완치 가능한 질환이지 않나.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 완치될 수 있는 제품이 나왔고,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체가 회사로선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과거에는 C형간염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게 되는 사례가 허다했지만 지금은 12주동안 하루 1번만 약을 먹어도 완치율 90%가 넘는다. 제약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공헌활동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혁신이 있었기에 길리어드가 짧은 시간동안 로열티를 가질 수 있었다. 특허만료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비결은 신약이다. 제약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허기간이 남아있더라도 혁신신약을 개발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에선 베믈리디가 출시되지도 않았지만 글로벌에서는 이미 B형간염 완치를 위한 임상을 시작했다. HIV 분야에서도 완치를 위한 노력을 쉬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을 포함한 간질환과 류마티스관절염 등 염증질환, RSV 등 호흡기질환, 종양 등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아마 몇 년 뒤에는 이러한 질환에서도 혁신신약으로 환자들에게 완치 희망을 주게 될 것이다.

길리어드와 자주 비교되는 암젠은 아웃소싱을 하지 않고 직접 영엽을 한다는 정반대 기조라고 들었다. '큰 회사'를 지향할 생각은 없는지? 한국사회의 고용창출에 대한 부분은 다소 아쉽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작은 조직'이 길리어드만의 강점이지 않나. 기업마다 나름의 DNA가 있다고 본다. 타미플루를 로슈에 아웃소싱하고 비리어드 개발에 내부역량을 쏟았던 일, 길리어드가 규모가 큰 넥스타를 인수했던 일 모두 전문가들로 이뤄진 작은 조직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길리어드는 한국에서 생산과 코프로모션 제휴를 맺고 있는 유한을 아웃소싱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여긴다.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한국지사 출범 직후인 2012년에는 본사의 존 밀리건(John Milligan) 회장이 보건산업진흥원 주최 R&D 포럼에 참석해 길리어드의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앞으로도 본사 출신 임원진들을 통해 그러한 기회를 마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길리어드가 한국에서 진행 중인 1~3상임상만 25개다. 국내 과학자들이 전 세계 석학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 또한 길리어드가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길리어드의 강점인 R&D 노하우를 전달하고 싹을 틔우는 방식으로 국내 제약산업계에 기여해 나가겠다.

대표님 별명이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들었다. 스스로 어떤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하나?

과한 말씀이다. 개인적으로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좋은 회사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덕분에 뛰어난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더십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가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 직원들과 꿈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많을 것을 같이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회사 비전을 만들 때 전 직원들을 참여시킨 것도 모든 직원들에게 의미있는 비전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두 번째는 가치 중심 리더십이다. 명품 옷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지 않나. 뛰어난 사람이라도 가치를 공유할 수 없다면 함께 갈 수 없다. 직원들을 채용할 땐 길리어드의 핵심가치인 정직을 주로 보는 편이다. 작은 회사지만 직원들을 뽑는 데 오랜 시간을 할애하는 건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기 때문인 듯 하다.

혁신신약임을 감안하더라도 약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를 무시하긴 힘들다. 소발디 보험약가조차 비싸서 인도 제네릭을 구입해서 먹고 있는 환자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길리어드 뿐 아니라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가진 숙제라고 생각한다. 전 국민 대상의 의료보험제도는 상당히 훌륭한 제도다. 약가제도 역시 그간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다만 혁신에 대한 보상 측면에서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제약사를 포함해 의료소비자와 정부 등 이해당사자들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장 과제인 것 같다. 환자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가격을 낮춰야 겠지만 그 방법만으론 지속적인 혁신을 유지하기 어렵다. 길리어드 역시 약제의 가치를 인정받아야만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에서 1억원에 가까웠던 소발디와 하보니 가격을 단일화 하지 않고 국가별로 적정선을 맞춘 것도 그러한 고민의 결과다. 정부와 논의하면서 절충안을 마련했고, 본사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신약가격은 OECD 국가들 대비 낮다는 데이터가 나와있지 않나. 약가를 단순한 지출로 여기기 보다는 투자라고 바라보는 인식이 갖춰져야만 신약 가격이 적정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신약개발을 하려면혁신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환자분들이 경제적 이유로 위험한 제네릭을 구입하고 있다는 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보건복지부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조금씩 나아지리라고 본다.

올해 목표와 장기 로드맵이 궁금하다.

올해는 앞서 언급했던 HIV 치료제 젠보야와 데스코비, 5월에 런칭하는 베믈리디에 주력할 생각이다. HIV 분야에서는 트루바다가 올해 9월 예방요법 적응증을 승인받게 된다. C형간염 분야와 컴플라이언스 준수를 위해서도 노력해 나갈 것이다. 매년 그래왔듯이 한국법인은 지난해에도 매출 면에서 많은 성장을 거뒀다. 올해도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과학적이고 윤리적이면서 환자중심적인 기업이 직원들과 함께 만들었던 회사의 비전이다. 장기적으로는 B, C형간염과 HIV 분야에서 리더 기업이 되고 싶다. 앞으로는 직원들의 경력개발과 회사홍보에도 중요도를 높여나갈 생각이다.
안경진 기자 (kjan@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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