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18] 서울 서초구 강남메디칼약국

"독일 맥주 공장에는 대머리인 사람이 없어요. 맥주 제조 시 필요한 약용 효모 덕분이죠."

"인디언들은 감기를 모르고 살아요. 그들이 자주 마시는 '에키나시아' 차에 면역증강 효과가 있어서에요."

딱딱한 약리기전에서 벗어나 '히스토리(history)'를 가미한 상담기법에 약사를 바라보는 환자들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서울 서초구 강남메디칼약국 이광해 약사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적 흐름을 약국 안으로 들여오고자 했다.

매약이나 상담, 복약지도 시 환자들이 쉽지만 강렬하게 각인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적용해 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상담 시 '스토리텔링' 기법 도입…짧지만 강렬한 인상 남겨=이광해 약사의 상담은 30초에서 1분을 채 넘지 않는다.

하지만 상담을 받은 환자에게 남는 여운은 1시간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제품별, 또는 제품에 함유된 성분별로 약사가 미리 준비해 둔 '스토리'가 상담을 받는 환자에게는 흥미와 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례로 블루베리 관련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이 있다고 하자. 이 경우 이 약사는 2차 세계대전 전투비행사 이야기를 환자에게 들려준다.

이광해 약사는 환자에게 "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의 전투비행 조종사들 사이에서 블루베리가 유행했다"며 "시력이 좋아야 적을 공격하는 데 유리했던 조종사들은 일부로 블루베리 쨈을 만들어 먹을 만큼 다량 복용했다"고 말한다.

이어 이 약사는 "그 이유는 바로 블루베리에는 시력 향상에 좋은 ‘안토시안’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라며 "많은 연구를 통해 다량의 블루베리를 먹지 않아도 되도록 효능을 응축해 놓은 것이 지금의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이 밖에도 약사는 제품이나 또는 성분별로 환자들에게 설명한 스토리를 미리 준비해 두고 그때그때마다 소개한다.

짧지만 쉽고 강렬한 상담은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곧 매출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광해 약사는 "딱딱한 약리기전 설명에 지루해하던 환자들도 히스토리를 적절히 가미한 스토리로 풀어 설명하면 흥미로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한 후 실제 매약 매출 향상에도 큰 일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패드 활용 상담…흥미·신뢰도 향상 가져와=스토리 상담으로 고객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면 이 약사가 꺼내든 아이패드는 환자를 꼼짝할 수 없게 만든다.

약사가 평소 아이패드에 제품별, 또는 성분별로 폴더를 만들어 미리 저장하거나 링크해 놓은 자료들을 환자에게 직접 보여주며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해당 제품 POP나 제품을 만든 제약사에서 제공하는 홍보용 자료보다는 약사가 직접 선별해 놓은 자료들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때가 많다는 것이 이 약사의 설명이다.

그런 이유로 이 약사는 제품이나 원료별로 객관적인 데이터 자료를 비롯해 인터넷 까페나 블로그 등에 고객들이 작성해 놓은 리뷰나 후기 등을 환자들에게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패드를 활용한 상담은 비교적 가격대가 높거나 유명품목이 아닌 제품의 판매 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예를 들어 고가 제품인 공진단을 설명할 경우 단순 효능효과를 소개하기 보다는 아이패드를 통해 공진단을 직접 복용한 후기를 기록한 파워블로그들의 블로그 글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선거기간 동안 국회의원이나 올림픽을 앞둔 선수, 유명 축구 선수들 사이에서 공진당 판매율이 높다는 기사 등을 직접 고객이 보고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광해 약사는 "고가의 제품이나 또 지명구매 품목이 아닐 경우 환자는 더 많은 객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이 경우 약사의 설명에 더불어 다양한 자료나 직접 복용한 사람들의 후기 등은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여져 구매로 이어지는 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