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인터뷰]울산시의사회 최덕종 회장

"리베이트의 근간이 어디에 있느냐? 난립한 제약회사들의 과다 경쟁에 따른 것 아니냐? 그런데 왜 우리 의사들이 국민(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야 하는지 안타깝다."

전국 시도가운데 11번째로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진료실 출입금지를 선언한 울산시의사회 최덕종 회장의 말이다.

최 회장은 "쌍벌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의사 집단은 잠재적 범죄집단화 됐다"며 "정부의 이 같은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의사들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가고 있어 안타깝다.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의사가 진료를 어떻게 하겠느냐"고 호소했다.

정부가 의사와 국민간 신뢰가 높아질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함에도 불구 일부 의사들의 부조리를 마치 전체 의사들의 행태로 몰아세우는 등 비현실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제약사 영업사업 출입금지를 선언했는데.

= 전국적으로 영업사원들의 진료실 출입 금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우리 지역 또한 동참키로 회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의사회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띄었고, 울산시 회원 특성상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의 (출입금지에 대한)공식적인 입장이 있기 전까지 출입금지는 계속될 것이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에 대한 감정은 없다. 울산시의사회원들의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알아달라.

-쌍벌제 법안을 놓고 의료계는 의사잡기라며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 리베이트의 출발울 어디라고 보는지 묻고 싶다. 국내 제약업계에는 수많은 제네릭 발매 업체들이 난립해 있다. 너무 과소 평가하는 것으로 볼수 있겠지만, 국내 제약사 중 신약 개발이 가능한 업체는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약 650여개에 달하는 수많은 제약업체들이 비슷한 약들을 가지고, 과다경쟁을 펼치다 보니 판촉비가 늘어났다. 그리고 그 가운데 리베이트가 발생한 것이다.

약 팔아먹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펼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리베이트 문제를 의사들에게 떠 넘기는 것은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그동안 제약업계를 동반자로 생각했는데 배신감 마저 느껴진다. 사실 의사 처벌에 앞서 리베이트를 조장한 제약업계 구조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쌍벌제 하위법령 TFT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하위법령에서 꼭 갖춰야 할 것은 모든 리베이트를 불법으로 보지 말아달란 것이다. 즉,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불법과 합법에 대한 구분이 애매하다면 의사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실과 괴리된 법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미꾸라지는 어느 집단을 가더라도 있기 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유독 의료계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의사들은 개원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왜 그렇겠느냐? 의사 10명 중 1명이 신용불량자인 의료계 현실 때문이다.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의료수가에도 진료에 최선을 다하는 의사들의 입장을 알아 줬으면 한다.